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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ㅣ 오늘을 비추는 사색 2
기시미 이치로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평점 :

까치 출판사에서 출판된 [오늘을 비추는 사색 시리즈]는 시대의 철학자 쇼펜하우어, 카를 마르크스, 에리히 프롬, 미셀 푸코, 한나 아렌트, 장-장크 루소 6명의 철학자 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살아온 시대도, 추구하는 철학도 다른 이들이 모여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제일 먼저 펼쳐든 작품은 에리히 프롬 저자의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작품이다. 에리히 프롬 작품 중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은 [사랑의 기술], [자유로부터의 도피]다. [사랑의 기술] 작품에서는 사랑을 흔히 감정의 영역이 아닌 기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개인적으로 놀라웠고, [자유로부터의 도피] 작품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법정 스님이 추천하여 독서를 한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
에리히 프롬 사상 이야기를 서술한 기시미 이치로는 도입부 그를 대언자라 소개하는 동시에 프롬의 주장은 단순하다고 확언한다. 에리히 프롬은 정통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걱정이 많았던 부모님으로 인해 신경증적 가정에서 자라난 프롬은 인간 행동 비합리성을 의식하고, 심리학 연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대부분의 인간은 불행이나 시련을 맞이하게 되면 자신의 비극을 승화시키기보다는 합리화 혹은 퇴행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더 많다. 프롬 이야기를 통해 불행을 대하는 자세를 새삼 배우게 된다.
프롬이 영향을 받은 철학자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다. 프로이트로부터는 개인의 인간의 법칙을, 마르크스로부터는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법칙을 도출한다. 프롬은 두 사람의 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통합하려고 노력하였고, 그 열쇠는 프롬이 정의한 "성격"이었다. 프롬에 따르면 "성격"이란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라 정의한다. 인간은 자원 획득 및 자기와 타자의 연결 두 가지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는다.
프롬은 아이의 성격이 부모의 성격이나 아이가 자라는 자원적 사회 환경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주장하였는데, 그의 주장에 수긍하는 바이다. 경기도로 이사를 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집에서 살게 되었을 때,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문화나 행동양식을 보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헐뜯고, 미워하고, 신경질적인 공간에서 나는 움츠려들고 점점 소심하고 눈치만 보는 성격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프롬은 현대인의 근본적인 병리가 "고독"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을 자유롭게 했지만, 그로 인해 유대가 끊겨 세상과 홀로 대치해야 하는 "고독한 존재"가 된 것이다. 프롬은 고독을 뿌리부터 해소할 해결책으로 "사랑"을 뽑는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고 피할 수 있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것이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 작품을 읽으면서 사는 동안을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 하는 질문에 실마리는 찾은듯하다. 기시미 이치로는 프롬을 객관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에리히 프롬 입문서로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