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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 무례한 세상을 변화시키는 선한 연결에 대하여
김민섭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밋빛 인생을 꿈꾸며 살아왔던 나에게 삶은 잔인할 만큼 힘들고 버거웠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타인에게도 인색해지기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책과 문학을 가까이하는 삶이었지만 인간으로서의 이기심과 이타심 사이를 유영할 때 종착지는 어김없이 이기심이었다. 녹록지 않는 나의 삶 속에 내 상처가 제일 크게 느껴지며 내 삶이 가장 애틋해지는 만큼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내가 지닌 성향이 문제인지, 아니면 사회가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 궁금증이 생길 무렵 김민섭 저자의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 작품을 읽게 되었다.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작품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신문과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다시 손보며 엮은 글들이다. 그는 7년 동안 다정한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며 나름의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다. 저자가 택한 방법은 같은 동, 마음 정, "동정" 누군가와 같은 마음이 되어보는 일과 나와 닮은 사람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갈 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말한다. 저자의 일상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아동 전기 후원과 헌혈을 하며 자신이 사회적 존재임을 자각하고, 태풍으로 행사가 취소되고, 숙소도 환불되지 않았지만,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고, 누구도 사과하거나 상처받지 않게 처리한다.
저자가 다정한 태도로 삶을 살게 된 이유에는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힘 때문이었다. 마음을 다해 응원해온 존재들에게 정중하고 다정하게 응답해야 계속 응원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저자는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노력한다. 갑과 을, 혹은 수직관계에 있을 때 모호한 언어나 의미 없는 몸짓에도 누군가는 상처받는 사실을 깨달으며 타인의 향한 자신의 언어와 몸짓을 되돌아보거나, 카드 서명에 리본을 그리면서 추모를 위한 행위 등 크고 작은 선한 영향력을 이어나간다.
저자의 책을 읽다 보면 개인적으로 호의를 호의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배려를 배려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즉 꼬이지 앓은 마음, 심성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곧 다정한 시대가 당도할 것이라 말하는데, 진짜 그러한 시대가 빨리 찾아오기를, 나는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