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ck 스틱! -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칩 히스.댄 히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 / 웅진윙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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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광고음악이 들리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모습을 발견한다. 아이구 이런 촌스런 음악을 내가 입에 달고 살다니. 자주 접하다 보니 나도 쇄뇌되었나 보다라고 생각할 만한데 거기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대화를 나누거나 토론을 하다보면 맴맴 돌다가 한자성어 하나가 상황을 명학히 설명해주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그리고 학창시절 부터 들어온 '내 친구의 친구가 그러는데 말이야~' 는 지금까지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이다.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며 수치들을 드려다 보며 읽은 혹은 들은 이야기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비해 이런 이야기들을 왜 그렇게 쉽게도 기억이 되는 것일까?

문제는 이제 발생한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사회활동 혹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내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위치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밤새워 데이터를 찾아내고 잘 만들어진 파워포인트 자료들을 참조해보지만 발표후에는 무언가 2% 부족해지는 분위기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 '잘 했어'라는 소리를 듣고는 하지만 내가 의도한 영향을 받지는 않아보인다. 지금 우리회사에서는 이런 조치가 꼭 필요한데 말이다.

지은이들은 나의 이런 문제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속담은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일까? 투자와 관련되거나 경제학적 이슈에서 '내 손의 한마리 새가 덤불 속의 두마리의 새 보다 낫다'라는 속담으로 상황을 정확히 이야기해주고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지를 하나 하나 되짚어 가며 길을 보여준다.

바로 스틱!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이 가지고 있는 비결. 그것은 바로 그런 메시지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그런 메시지속에는 6가지 핵심 비결이 숨어있다. Simplicity 단순성, Unexpectedness 의외성,
Concreteness 구체성, Credibility 신뢰성, Emotion 감성, Story 이야기. 성공적인 메시지를 창출하려면 '간단하고 기발하며 구체적이고 질실되며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즉 이 단어들의 첫단어, 성공(SUCCESs)의 핵심비결인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관심을 끌고(의외성),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하고(구체성), 동의, 신뢰하도록 부추기고(신뢰성), 각별히 여기도록 자극하고(감성), 행동을 야기하는 것(스토리)야 말로 스틱!의 힘이다.

이 책은 스틱같은 이야기들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풍성한 사례의 백화점이다. 아름다운 드라이브를 배경으로 한 인클레이브 미니밴은 화목한 가족과 생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여느 자동차광고 같지만 이어지는 사고장면은 어떤 메시지보다 힘있는 '안전벨트'의 사례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매일 TV 광고에서 보는 핼리코박터 파일로 균과 관련된 마셜박사의 이야기와 같이 익숙한 이름도 등장한다. 궤양의 원인은 박테리아다라는 마셜박사의 의견은 그가 갓 30대의 호주의 인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의학계에서 외면을 받아왔다는 사실은 신뢰성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이다.(매일 보는 TV 광고의 주인공이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니 흥미로웠다.) 

지은이들은 이런 스틱의 효과를 보기 위해 꼭 극복해야 할 한가지를 먼저 짚고 넘어간다. '지식의 저주' 1990년 스탠포드 대학에서의 실험은 한쪽에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곡을 테이블을 두드려서 소리를 내면 다른 한쪽은 그 곡을 알아맞추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드리는 사람은 그가 어떤 음악을 두드릴 때 머리속에서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는 상대방도 그 음악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편에 있는 사람은 단순히 타격음밖에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일단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스틱의 힘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 책은 어느 분야에 있건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특히나 보고 자료로 파워포인트를 많이 쓰는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야 할 책이다. 나는 열정을 가지고 만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의미없는 소리, 혹은 반복되는 소리로 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제 바로 이 스틱! 딱 꽂히는 메시지를 만들어보자.

(이 책은 단순히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례들을 부록으로 제공하고 있어서 연습을 해 볼 수도 있어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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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마이클 루이스 지음, 윤동구 옮김, 송재우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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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살이가 재미있는 이유는 예상과 결과가 꼭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똑똑한 사람들이 항상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과학고, 외고 등에 입학했다고 항상 서울대를 가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사업이 발전하면서 대기업을 이기는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운일까? 열심히 일한 결과라면 과연 잘 나가는 상대는 열심히 하지 않았단 말인가?

 야구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중의 하나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보여준 성과를 보면 그렇다. 좋은 전력을 가졌다고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가장 부자구단인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를 보면 그들은 항상 좋은 성적을 낸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템파베이나 플로리다 같은 팀의 성적은 항상 하위권을 맴돈다. 그런데 예외가 한 팀 있다. 바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다. 한 예를 들어 2002년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오클랜드 103승(총연봉 42백만불). 2위 애너하임(63백만불). 3위 시애틀(86백만불). 4위 텍사스(106백만불)

오클랜드의 성적은 2002년만 좋았던 것이 아니다. 1991년 부터 1998년까지 오클랜드의 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지만, 1999년 부터의 성적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게다가 2002년은 자니 데이먼이나 제이슨 지암비 같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를 FA로 다른 팀에 넘겨준 이후의 성적이라 더욱 놀랄 만한 일이다. 여기에 어떤 숨겨진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닐까?  머니볼은 그 신비를 찾아 떠난다. 여기에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과 그를 따르는 몇 스카우터들의 이야기가 있다.

 빌리 빈이 단장을 맡은 오클랜드는 자금이 충분한 팀이 아니다. 게다가 오클랜드의 플레이와 선수수급 방식은 야구의 정석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 야구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뛰어난 선수와 홈런, 도루 그리고 적시에 필요한 희생번트이다. 오클랜드의 플레이에서는 도루를 찾아보기 힘들다. 누구의 발이 점수를 만들어냈다는 해설자의 아름다운 해설을 듣기 힘들다. 주자를 득점권으로 진루시키기 위한 희생번트를 대는 일도 없다. 호쾌한 스윙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을 아는 선수들을 선호하고 훈련시킨다. 신인 드래프트나 트레이드 또한 아무도 관심갖지 않던 선수들을 데려온다.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팀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클랜드가 보여준 성과는 탁월하다.

 그럼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우리는 빌리 빈과 그의 스카우터 팀에게서 그 핵심열쇠를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먼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야구를 한 사람이 야구를 제일 잘 안다'. '야구통이 야구를 제대로 볼 줄 안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났다. 대신 그들은 데이타와 선수들의 환경에 관심을 가진다. 예측하기 힘든 잠재력이 아닌 현실적인 가능성을 먼저 본다. 야구선수는 모델이 아니라는 선수수급 원칙이 있다. 그리고 야구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왼손타자에는 왼손타자라는 명제가 아닌 수치를 통해 증명된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클랜드가 수급한 신인선수들 중에는 다른 스카우터들은 전혀 이름도 모르는 선수들이 있다. 때로는 선수생명이 끝났다고 선고받은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한다. 그리고 그들은 2002년 무려 백세번이나 이겼다. 0.636의 놀라운 승률이다.

 빌리 빈의 이런 구단 운영방식은 회사의 경영과 관련되 우리가 극복해야 할 놀라운 비밀을 이야기해준다. 첫째, 야구의 리더는 감독이고 단장은 외부 지원자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스카우터들은 선수만 뽑아올 뿐 선수들의 성적은 감독과 코치의 역할이다라는 생각이다. 요즘 들어 회사에서는 경영관리 부서의 역할보다 개발부서와 같은 현업부서의 힘이 강해졌다. 그래서 투자와 관련된 협의속에서 이런 일들이 있다. '이거 시장성이 있느냐?' '이거 중요하다.' 야구 감독과 같은 개발부서장들의 판단은 개발을 너희가 어떻게 알겠느냐며 투자를 밀어붙이는 경향이 많은데 이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또한 핵심인재를 뽑기에 바쁜 인사부서에서는 좋은 인재들만 뽑는데 관심이 있지 어떤 인제들이 회사에서 성과를 내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성과를 못내는 이유는 회사에 대한 부적응 혹은 부서장의 관리 책임이라고 몰아버린다.

 둘째, 사업에 대한 경계짓기와 전통적인 사업운영 방식이다. 특히 영업부서나 마케팅 부서에서는 경영관리 부서들의 데이터에 의한 조언을 무시하기 일쑤이다. 가만히 앉아서 숫자나 보고 있는 너희들이 현장을 알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다. 각종 데이터를 종합해 만들어낸 제언과 최적화로 만든 방법들 특히 선진기업들에 시행되는 6시그마와 같은 방법들이 현업에서는 많이 무시되고 있다. 그들에게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감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사업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 그럴 수도 있다며 감의 경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 보다 핵심적인 요소들을 분석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신경영기법)에 대한 부정적인 접근에는 이런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

 솔직히 머니볼은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며 빌리 빈과 그의 스카우터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본다면 그 속에 숨겨있는 비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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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포머 - 성과로 말하는 핵심인재 하이퍼포머
류랑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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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목표관리, 성과경영에 대한 반전이다. BSC로 대변되는 성과경영체계를 논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성과경영체계를 도입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실제 적용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문제는 직원들이 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 이 책은 성과경영을 반대편 즉, 직원의 입장에서 접근하므로 그동안 파생되었던 문제점에 대한 한차원 높은 해결책을 제시했고, 읽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어 성과경영의 전도서라 할 만하다. 그 핵심은 기존의 책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전달, 사례연구 등에서 벗어나 회사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상의 인물을 소재로 소설형식으로 전개되고 있어 흥미롭게 성과경영의 진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이수호대리라는 가상의 인물이 어떻게 성과경영을 이해하고 핵심인재가 되어 가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이수호 대리는 직장생활 5년차로 자신과 비슷한 경력의 다른 동료들은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고, 열심히 하려는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상사 및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변화의 방향을 잡기조차 쉽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과높은 동료뿐에게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뒤쳐질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그는 언제나 총기있게 하루를 시작하는 직원들을 보며 이미 자신의 미래가 불투병하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다. 이수호 대리는 철두철미해보이는 김팀장을 찾게 되는데, 김팀장은 이후 이수호 대리의 완벽한 멘토가 되어준다.

 김팀장을 통해 이수호대리는 먼저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신입사원때만 하더라도 열정 넘치고 부푼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의 이수호대리는 맡켜진 일 처리에도 급급해한다. 김팀장은 그런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관료화된 조직안에서 느끼는 매너리즘'과 '역량을 키우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바로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이제 이수호대리는 김팀장의 질문에 따라 보다 목표지향적인 미션과 비전을 수립한다. 회사생활의 존재목표인 미션과 비전을 세운 후 그를 채울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운다. 바로 전략과제(CSF)와 핵심성과지표(KPI). 이수호 대리는 그간 회사의 지시아래 단순히 업무처리용으로만 만들었던 KPI를 발견한다. 사실은 자신의 미션과 비전을 수행할 핵심이었던 KPI에 대해 비로소 깨달았던 것이다.

 비전과 미션을 이룰 전략과제와 핵심성과지표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근본 힘, 바로 역량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되었다. 바로 5가지 핵심역량이 바로 그 해답이다. 이수호대리는 처음 마케팅역량에 대해 소개받을 때 흔히 생각하는 마케팅 개념으로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마케팅역량이란 고객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고 내부고객이 누구인지 정한 후 내부고객의 니즈츨 파악하고 니즈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두번째, 전략실행 역량은 내가 세운 비전과 미션을 달성해과는 과정을 체크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이다. 자칫 업무에 빠져 놓치기 쉬운 목적을 계속적으로 환기시키는 역량이다.

 세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팀 업무는 항상 협조와 공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수적이다. 그 다음은 조직행동역량으로 업무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일을 즐기는 조직원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기계발 역량은 자신의 가지고 능력과 역량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는 바로 하이퍼포머가 되기 위한 필수 역량인 것이다.


 BSC를 도입하는 TF 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핵심역량에 대한 기반조성은 다른 TF원의 일이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이를 대하는 직원들의 태도였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니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생각은 바로 KPI를 여러차례 만들어봤던 이수호대리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조직에 성과경영이 자리잡는데 큰 방해가 되는 요소였다.

 

 이 책 하이퍼포머는 성과경영에 대한 전도서와 같은 책이다. 왜 성과경영을 해야하고 하이퍼포머가 되야 하는지 원론적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변화,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동기를 가지게 되고 왜 내가 하이퍼포머가 되어야 하는지에 한발 다가서게 한다. 성과경영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열심히 설명하기 보다는 '하이퍼포머'를 한권씩 나눠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김팀장과 같은 멘토를 만나고 싶다. 아니 이 책 '하이퍼포머'가 이미 나에게 김팀장과 같은 멘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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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산책 - 바람과 얼음의 대륙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고경남 지음 / 북센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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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거대해보이는 남극. 삶의 흔적이라곤 단순히 빙하의 움직임과 알을 품은 펭귄의 모습만이 떠오르는 곳. 질리도록 몰아치는 밤의 장막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도록 질리도록 계속되는 낮. 생각마저 극한에 몰려버릴 그 곳.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는 달리 '남극산책'은 우리에게 극한 속에 숨겨진 풍성함을 던져준다.

아름다운 남극의 풍광이 담긴 사진들이 나를 먼저 찾았다. 천천히 숨고르며 넘기는 사진들은 극한 너머 극미(極美)를 전해준다. 오히려 더 견고해지는 남극에 대한 견고함이 장막을 친다. 마음껏 한가로운 웨델해표의 졸음이 사진을 보는 나의 눈길을 타고 흐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의 긴장감이 풀어진다. 그러나 곧바로 불어닥치는 블리자드는 흐트러진 마음의 지퍼를 단속하게 만들고 서울에서 17,240km라는 이정표는 곧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곳이라는 표식에 다름아니다. 마음 가둬두고 멀리서 에둘르는 남극은 바로 극한, 극미, 장엄으라는 단어들만이 어울리는 곳이다.

그 남극에 지은이의 마음에 내 마음 얹어 글과 함께 들어가 보았다. 이제 커다랗게만 보이던 남극은 지은이의 글자를 통해 내 마음에 속삭인다. 눈을 너머 마음으로 다가가는 순간 남극도 그렇게 마음을 내 보이며 거울처럼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경외감으로 바라보면 스스로 담을 쌓아버렸던 나에게 내가 담쌓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물어본다. 블리자드라는 거대한 눈폭풍이 시간과 공간을 모두 얼려버렸지만, 실상 차와 사람들이 휩쓸고 지나가는 서울의 모습은 바로 블리자드의 그 모습이다. 서울에서나 남극에서나 내 손발을 묶었던 .. 블리자드가 부는 곳은 서울도 아니고 남극도 아니다. 바로 내 마음이다.(37쪽)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나니 이제는 남극에도 눈이 돌아간다. 우리는 항상 남을 배려하고 사회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피상적으로 나와 관계없는 타자로 인식할 뿐이다. 그러나 내 자신을 돌아봤을 때 비로소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다.

흔히 남극잔디라 불리는 '남극 좀새풀' 최근 세종기지 주변 기온이 상승하고 얼어 붙은 땅이 녹으면서 남극좀새풀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백색의 대륙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초록. 생명의 빛깔인 초록이 남극의 생명을 조금씩 위협하고 있다.(121쪽)

한 없이 강해보이기만 했던 남극 이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에 의해 상처입고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내 자신마저 돌아보지 못했을 때는 그 상처가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나와 너에게 마음이 가니 관계가 드러난다. 나와 너의 관계는 소중함을 잃는 순간 깨져버린다. 남극의 돌 틈은 바람과 얼음에 의해서 거칠게 부서진다. 단단한 바위 틈 사이로 새어 들어간 물이 얼면서 판상으로 쪼개져 버린다. 사람사이의 관계도 그렇다. 바위처럼 단단한 관계라도 조그마한 균열이 생기면 그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간다. 그러다가 혹한의 시련의 닥치면 침투한 물이 얼면서 바위를 쪼개는 것 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쪼개져버린다.(123쪽) 다시금 우리를 잃고 세상에 매몰되어 살 때, 우리의 관계가 의미없어질 때 작은 균열이 우리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곤 다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이는지,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보여질지. 해안 빙벽은 마치 푸른 피가 흐르는 근육의 단면처럼 보인다. 빙벽은 끊임없이 푸른 빛을 변주한다. 빙벽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가시광선의 푸른 영역을 산란시켜서 밖으로 튕겨내기 때문이다. 실상 푸르다는 것은 푸른 빛을 거부한다는 것. 태양 아래 모든 것은 자신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빛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143쪽)

그렇듯 지은이의 사색은 어느새 독자의 사색이 되어 버렸다. 글자와 사진은 그렇게 불협하며 어울린다. 처음 사진만으로 호흡할 때 어느 새 우리는 사라지고 아름다운 겉모습만 남게 된다. 그런데 마음 싫어 글자를 읽어나갈 때 우리는 그 겉모습과 이별을 하게 된다. 다시 사진과 글을 하나로 한장 한장 마음과 눈이 하나가 되어갈 때 어느새 우리가 되어 있게 된다.

남극산책을 덮고는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지은이가 남극에서 서울이라는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했던 것 처럼 나도 모르게 잠시 남극에 다녀왔던 것이다. 눈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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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용, 이땅의 영어에 딴지걸다
정찬용 지음 / 문학수첩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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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정찬용은 '영절하'(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의 저자로 유명하고, '영절하' 역시 영어계의 스테디 베스트셀러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영절하'가 삼백만부나 팔렸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일조했었으니 말이다. 당시 영절하는 혁명과도 같았다. 물론 몇 몇 사람들이 영어공부법으로 듣기만 해보라는 것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그들은 영어학습법에서 주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별반 무소득이었으나 정찬용의 영절하는 영어공부의 새로운 붐을 일으켰다. 

 '영절하'는 '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에 이어 듣기방법에 대한 책까지 다양하게 책의 권수를 넓히고 있다. 이 책 '정찬용, 이땅의 영어에 딴지걸다'는 '그러니까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책에서도 느낌이 전해지듯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고 신신당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답습된 영어공부에 빠져있는 영어생들을 보며 답답함을 느낀 듯 하다. 지은이도 언급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영절하를 평가절하하고 있으니 말이다. 

 '영절하'가 갖는 의미는 인정하지만 일단 이번책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단 책의 내용이 단순히 인터넷 기사 정도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한권의 책으로 엮여져 나오기엔 부족한 감이 많다. 결국은 여전히 예전의 영어공부를 반복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이백팔십페이지를 낭비한 느낌이다. '히어롤두고?'(here or to go),'수퍼샐러드'(soup of salad)와 같은 우스꽝스런 이야기들은 이제는 식상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이 책에 대한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것은 이 책이 결국은 '영절하'에 대한 중언부언이고, 언급하는 내용들이 많이 식상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공부라는 것이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영절하'라는 새로운 공부법을 강조하려다 보니 중언부언의 글이 된 것일 뿐, '영절하'는 영어병에 빠져 있는 한국영어에 의미있는 학습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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