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를 통해 장애인, 사회복지 문제가 새삼 대두되고 있다. 광주 인화학교와 같은 문제는 사실 오래된 문제이다.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서 사회복지라는 탈을 쓴 그들의 악랄함이 드러났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당시 책으로 나오면서 잠깐 이슈화가 되었지만 영화화 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광주 인화학교 말고도 에바다 농아학교, 성립재단 등이 문제가 되는 대표적 사회복지 법인이다. 

도가니가 전부가 아니다  ← 기사클릭

이런 사회복지 법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무현 정부는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려고 했지만 한나라당의 거센반대의 부딪혔다. 대표적으로 한나라당의 고경화의원, 김충환 의원 등이 반대했다. 그들은 도가니 사건을 두고 국민앞에 나와 사죄 해야 할 것이다. 

정말 몰랐다고?'도가니'의 '불편한 진실' ← 기사클릭

노무현 정부 만들려 한 '도가니 방지법' 반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바로... ← 기사클릭

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한 사회의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이다. 우리사회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장애인을 걸림돌인 존재로 여겨왔다. 고려, 조선사회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은 현대사회 특히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없어져야 할 존재가된 것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이명박, 오세훈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서울시청사와 시청역 주변에서는 농성중인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정책을 호혜성이라며 그 혜택을 줄여갔던 장본인들이었다. 복지문제를 논하면서 망국을 이야기하지만 고려, 조선시대보다 못한 그들의 생각은 너무 구식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덕일의 글이 중앙일보에 실렸었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지에 왔다가 돌아가는 아들 ‘학유(學遊)에게 노자(路資) 삼아 집안의 계율을 써 주는데[贐學遊家誡]’ 여기에 옛날 선왕들이 사물을 활용하는 지혜가 있었다면서 장애인 등용 방식을 설명했다. 즉 “맹인에게는 음악을 관장하게 하고, 다리를 저는 사람에게는 대궐문을 지키게 하고, 환관(宦官)들에게 궁궐 안을 출입하게 하고, 다른 여러 장애인들에게도 모두 적당한 임무를 맡겼다”면서 “그 이유를 깊게 생각하고 연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왕정(王政)이 제대로 펼쳐지는지는 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늙은이를 뜻하는 환과고독(鰥寡孤獨)과 장애인 정책 여부로 판명 났다. 장애인 우대 정책은 조선보다 고려가 더 나았다. 고려 성종(成宗)은 재위 10년(991) 10월 서도(西都·평양)에 행차하면서 민정을 살펴 “중병이 든 자[篤疾]와 장애인[癈疾者]에게 약을 내려 주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 예종(睿宗)도 재위 원년(1106) 9월 80 이상 노인과 의부(義夫)·절부(節婦)·효자·순손(順孫) 같은 의행자들과 함께 환과고독과 중병 든 자, 장애인을 대궐 마당으로 초청해 직접 잔치를 베풀고 물품을 하사했는데, 이런 기록이 많다. 그래서 성호 이익(李瀷)은 ‘고려 때의 진휼정책[高麗賑政]’에서 “환과고독은 모두 관에서 구휼하고 이외에도 온갖 장애인도 모두 국가에서 부양했으니 백성들을 우대하는 정사가 지금(조선)에 비해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니었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다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10/07/6007456.html?cloc=olink|article|default 

장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한 활동가가 있다. 김도현이다. 장애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이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뼈아픈 말이다. 아프리카 끔찍한 흑인 노예무역 역사를 읽다 보면 닮은 생각이 절로 난다. “아프리카가 엉망진창이어서 유럽 제국주의에 당한 게 아니라, 유럽 제국주의에 당했기 때문에 아프리카가 엉망진창이 됐다.” 우리 근현대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조선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일제 식민지가 된 것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가 됐기 때문에 조선이 형편없는 나라가 됐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형편없었기 때문에 나라가 분단당한 것이 아니라, 미국 소련이 우리나라를 분단했기 때문에 우리가 형편 무인지경이 된 것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205541.html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

'장애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담은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가 나온다. 북유럽 출신 인류학자인 베네디크테 잉스타와 수전 레이놀즈 화이트가 쓴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은 오랫동안 장애인 차별철폐 운동의 현장에서 일해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김도현(37·사진)씨다. 학교가 아닌 현장에서 장애학을 배우고 고민해 온 활동가로서, 그는 이전에도 몇 권의 저작을 통해 장애학 담론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 
  
 
29일 만난 김씨는 “장애학 담론 소개라는 벅찬 작업에 착수하게 된 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장애 차별에 맞선 사회운동에 필요한 담론적 기반을 찾는 것이다. 여성운동이 여성학 담론을 부르고 그 담론이 다시 여성운동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처럼, 장애운동도 담론과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장애운동·담론은 여러 이유로 그런 상호작용을 본격적으로 겪지 못했다고 그는 진단한다.

두번째 목적은 장애 문제를 장애인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낯설게만 대하는 사회에 대해 확장된 고민과 소통을 제안하는 것이다. 그는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이냐 하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고민을 놓고, 결코 장애 문제를 생략하거나 우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사회를 풀이하고 인간다움이 뭔지 밝히는 일에서 “장애는 중요한 연결점이자 매개점”이라고 했다. 컬렉션 출간은 떨어져 있던 장애-비장애의 연결고리를 다시 복구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애학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여성학에도 다양한 성격과 견해의 담론들이 있는 것처럼, 장애학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따라서 컬렉션에서도 다양한 견해와 방법을 담은 책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그 가운데에서 굳이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찾자면, “장애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점으로 다룬다는 것”이라고 김씨는 말했다. 곧 ‘장애는 만들어진 개념’이자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억압’이라는 인식이다.

우리가 아는 장애란 개념은 근대 자본주의 문명의 발달과 연관되어 나타났다고 한다. 자본주의 이행기에 공장제 노동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부랑인들이 출현하게 되었는데, 이들의 ‘훈육’을 맡았던 국가가 이들을 분류·관리하는 과정에서 ‘일할 수 없다고 판단된 사람’(the disabled bodied)이라는 기준을 적용하게 됐다. 이것이 근대적 장애 개념의 시초라고 한다. 그 뒤 이들에게 사회적 배제·격리가 가해졌고, 이들을 다시 노동하게 만드는 ‘재활’이란 개념도 등장하게 됐다는 것이다. 문화인류학적 접근인 <우리가 아는 장애는 없다>는 아프리카, 아시아, 북유럽, 미국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장애의 저마다 다른 양태를 보여준다. 신체의 일부나 전부가 불완전하다는 ‘손상’의 개념이 손상을 지닌 사람을 사회 활동으로부터 배제시키는 ‘장애’라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그런 낙인 효과에 의해 인간 존재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구조화된다. 이런 방식으로 장애를 둘러싼 역사, 문화, 사회적 관계 등을 두루 읽어내는 것을 장애학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470734.html 

장애학 함께 읽기 

'말이 나온 김에 우리 사회가 장애에 관해서 얼마나 찌질한 사회인지 떠들어 보자. 왜 찌질하다고 하냐면 저열함을 감추기 위해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는데, 그 포장지가 너무 천박하기에 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아직도 장애인의 집단 거주지가 있다. 시설이라고 하는 곳이 그것인데, 가끔 비인간적 운영 실태가 보도되곤 한다. 그런데 언제나 사건은 운영자와 관리자의 개인 비리, 그것에 대한 분노, 그걸로 끝난다. 장애인들을 왜 그런 시설에 격리 수용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애인들이 사회 속에서 같이 살아나가려면 이 사회의 구조가, 사회 구성원의 생각과 매너가 바뀌어야 하는데, 바로 그 비용 감당이 싫어서다. 시설에 두면 일단 내 눈앞에서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이 없어도 되고, 그렇게 되면 장애는 오로지 장애를 가진 자, 그들만의 문제에서 멈춘다. 그래서 장애 운동 하는 사람들은 '탈시설'을 외치지만, 비장애인들은 두려워한다. 왜 나오려고 해? 그냥 그 속에서 편하게 살아, 걸리적거리지 말고, 이렇게 말이다.

간혹 기특하게도 어떤 종류의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주목하는 장애인들은 대개 스스로의 장애를 극복하고(혹은 부모가 극복시키고) 비장애인에 근접한 기술과 기능을 익힌, 의지의 인물들이다. 그래서 장하다고 상도 준다. 여당 국회의원도 장애극복상이라나 뭐라나를 만들어서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을 국회로 초청해서 행사를 벌였었다. 그 행사 주체의 하나인 나모라는 의원도 장애아의 부모였다는 점에서 어이가 없었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은 누구도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진정 극복되어야 하는 것은 장애인 살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회이지 장애를 가진 개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애를 극복하라는 말은, 장애가 곧 자기결함이라고 인정하라는 윽박지름과 같다. 장애인이 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장애를 극복해내야 하는가. 이런 기본적인 의문도 갖지 않았었다는 말이니, 이는 장애부모의 임무와 사회인의 책임 둘 다를 저버린 것이다.

비장애인들이 자기들만의 출발선을 그어놓고는 바로 거기서부터 자기들은 출발하면서, 장애인한테는 그 출발선까지 가는 게 목표여야 한다고 말하는 셈이다. 왜 자기조건을 극복하고 이른바 일반인(그들만의 표준인을 말하는 것이겠지)처럼 살기가 목표여야 하는가 말이다. 이래서 웃긴다는 말이다. 그 인간 표준이라는 거. 낡아빠진 우생학적 발상 아닌가. 상품성에 미달되니 솎아내고자 하는. 비장애인들의 출발선까지 가기 위해 장애인들은 자신의 존재와 무관한 헛땀을 쏟아야 한다.

나는 그것은 비본질적 노동이라고 부르고 싶다. 내 존재를 풍요롭게 하는 일과 상관없는 허상의 포장을 위한 헛땀 말이다. 금칠 범벅한 고층 빌딩이 강줄기를 차고 세워질 때, 수초 우거진 아름다운 강변이 시멘트 길로 메워질 때, 밤새도록 현란한 조명이 한강다리에서 번쩍일 때, 아, 삶의 터전이던 온 나라가 저들의 돈놀이와 유원지로 변해 가는 것을 볼 때, 그것들을 위해 내 땀과 내 수고가 얼마라도 쓰였구나 하고 생각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바로 그게 비본질적 노동이 아닌가. 장애인들에게 자기 조건을 극복하고 표준화된 이 사회에 적응해서 네가 해야 할 몫의 노동을 하라는 것도, 바로 그 헛땀을 강요하는 셈법에서 나온 것이다.

다소 감상적인 이러저러한 내 소박한 장애관(이라고 말하니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이 바야흐로 '이론 학습'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가졌다. 김도현의 책 <장애학 함께읽기>를 접하면서 장애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으며 그것은 여성학처럼 여러 분과를 통섭하는 학제적 의미를 갖는 분야로 있어야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 자체에 대한 논의가 사회복지학, 특수교육학, 의학 내에 분산되어 있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도 장애 문제가 체계성을 갖고서 논의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늦었지만 이론적 기반과 실천운동의 기반을 제공하는 독립적 체계로서 장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때이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1017073634&Secti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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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소개된 책 중에 복지와 관련된 책이 시의적절해 보여 일단  '복지국가'와 '대한민국복지','복지국가 스웨덴'을 읽을 준비 중이다. 지금 한국사회를 달구고 있는 복지에 대해 여러면에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9월에 소개된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눈에 띄이는 <진보대통령 vs 보수대통령>, <도시개발, 길을 잃다>외에도 흥미를 끄느 책들이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이 종교를 다룬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2000년대 건축 분야를 교양수준으로 활발하게 소개하고 있는 임석재 교수의 <임석재의 생태건축 - 일곱 번의 위기와 일곱 개의 자연> 의 출간소식이 반갑다. 

항상 좋게 만 여겨진 자아를 다른 시각으로 다룬 책이 있어 흥미롭다. 자아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인간사회는 퇴보했다는 주장인데, 그 주장이 궁금하다.  

자아폭발-타락
스티브 테일러 지음·우태영 옮김/다른세상·2만2000원


'우리는 흔히 선사시대 사람들이 괴롭고 힘든 삶을 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류학자들은 수렵채취로 먹고살던 선사시대 사람들이 1주일에 단지 12~20시간 정도만 식량을 찾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현대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 당시에는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으로 지적되는 전쟁, 가부장제, 사회불평등 등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영국의 심리학자인 스티브 테일러가 쓴 <자아폭발-타락>은 왜 현대 인간이 평온했던 선사시대의 삶에서 벗어나 ‘정신이상’에 가까울 정도로 전쟁과 남성 지배, 사회적 불평등이 넘쳐나는 삶 속으로 들어왔는지 파헤치는 책이다. 지은이는 고고학과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발견된 사실들을 넘나들며 인류 역사의 흐름을 다시 정리하고, “인류는 진보해온 것이 아니라, ‘자아폭발’을 계기로 퇴보해왔다”고 주장한다.

지은이가 쓰는 ‘자아폭발’이라는 말은 자아의식이 폭발적으로 크게 팽창해 과도하게 발달한 현상을 가리킨다. 인류가 퇴보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에 ‘타락’이라고도 부른다. 고대 인류에게는 ‘과도하게 발달된 자아’가 없었기 때문에 자연 환경이나 집단들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정신을 지니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원전 4000년께가 되어서야 비로소 항시적인 전쟁, 대규모 사회적 억압, 남성 지배 같은 사회적 폭력이 고질화됐다고 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8828.html  

자아폭발과 연장선상에서 읽을 만한 책이 한권 소개되었다.

 진화의 종말 
폴 R. 에얼릭 & 앤 H. 에얼릭 지음, 하윤숙 옮김 / 부키

'태초부터 진화가 일어났다. 인류는 200만년 동안 진화를 거치면서 커다란 두뇌를 갖게 됐다. 또 갈릴레오와 뉴턴, 아인슈타인을 거치면서 눈부신 과학발전을 이루며 지구를 지배했다. 책의 원제는 ‘The Dominant Animal’(지배적 동물)이다. 책은 하나의 생물 종인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구에서 승리했는지, 막강한 지배자로 군림한 결과는 무엇인지를 따지고 든다.

인간은 어떻게 지배적 지위에 올랐나. 침팬지는 왜 이 세계를 운영하는 자로 등극하지 못했나. 저자들이 주목하는 건 ‘문화적 진화’다. 진화론을 따르는 전통의 책들이 초점을 맞춘 것은 “생물체가 후대에 물려주는 유전적 특질의 변화”인 ‘유전학적 진화’다. 저자들이 책의 주축 개념으로 내놓은 문화적 진화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지만, 유전자에 들어 있지 않은 정보”다. 인류는 문화적 유전을 통해 정보의 방대한 축적물을 전달하고 변화시켰다. 특히 말을 통해 사상을 전달하고, 글을 통해 그 사상을 지역적으로나 개념적으로 더 널리 전파할 수 있었다. 침팬지와 격차를 벌린 결정적 지점이다.

저자는 문화적 진화의 중요 추동력으로 상상력을 꼽는다. 상상력은 세계에 대해 인식한 내용을 세계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연결해주는 고리다. 상상력은 국가를 조직하는 일에서부터 자연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전지전능한 신의 세계를 창조하는 데까지 중심역할을 했다.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가 결합하면서 인류는 지구의 지배 동물이 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의 양상은 비관을 불러일으킨다. 수만 가지 화학물질과 핵무기에서 나오는 방사성 원소들은 지구의 북극에서 남극까지를 오염시킨다. 지구 지표면 전체를 바꾸면서 숲을 없앴고, 강줄기를 바꾸며 생물 서식지를 변화시켰다. 해충을 독성 물질에 노출시키면서 내성에 강한 종을 만드는 식의 다른 종의 유전자를 무심결에 바꾼 사례도 부지기수다. 진화 산물인 인류의 지구 정복과 지배는 이처럼 지구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지속가능한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역사는 노예제도와 유대인 대학살, 르완다 집단학살과 여성에게는 학대와 굴욕을 강요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 

저자들은 진화론에서부터 생태학, 기후학, 인구학 등을 거쳐 미국정치, 국제 문제까지를 개괄하고 종합 진단한다. ‘생물학책’으로 시작한 책은 다양한 지적 탐험을 이어간 뒤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교과서’로 마무리한다. 인구·자원·빈곤·평등·환경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대안이다. 식량체계를 합리화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장거리 수송을 줄이고, 다극체제를 통한 국제협력과 지속가능한 기술의 공유 등을 제시한다. 저자들의 대안 리스트에는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킨 대기업에 대한 규제도 포함한다.

저자들은 “쓸데없는 기술적 손질보다 훨씬 더 필요한 것은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가져다줄 사회 변화”라고 말한다. 유전자·문화적 진화가 변화의 관건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지배적인 동물이 되게 해주었던 특성을 이제는 우리 자신과 생물 세계의 모든 존재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건 윤리와 책임, 의식혁명이다. “우리 모두 이 작은 행성에 함께 갇혀 있다는 인식”을 깨치는 게 그 혁명의 전제일 것이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162016175&code=960205

그럼 다른 동물들은 어떠한가? 가볍지만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으로 보인다. 

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
존 로이드 외 지음·전대호 옮김/해나무·1
만3800원

머릿수만 놓고 보면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는 개미, 딱정벌레, 메기, 박쥐들이다.

개미는 4분의 3이 열대우림에 서식하는데 1㎦에 9억5천만마리쯤 산다. 개미의 몸무게를 합하면 같은 면적에 사는 모든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의 몸무게를 합한 것보다 무겁다. 흰개미만 놓고 봐도 숫자만으로 지구 전체 생물 숫자의 10분의 1이다.
메기는 남극을 제외한 전 지구에 사는데 숫자로만 따지면 전체 어류의 8%를 차지한다. 박쥐의 숫자 역시 포유류 종 가운데 20%에 이른다.
딱정벌레는 모든 생물 가운데 가장 종류가 많아 800만종이 넘는 것으로 추측되며, 그 숫자를 세면 75경(1경은 1조의 1만배)마리쯤일 것으로만 짐작된다.

35억년 바닷속 단세포 동물에서 동등하게 출발한 생명체들 가운데 이들은 어떻게 승리자가 됐을까? 영국 <비비시> 방송의 인기 퀴즈프로그램에서 다룬 동물의 신비를 책으로 펴낸 <동물 상식을 뒤집는 책>은 이들 동물이 번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개미는 잘 알려졌듯 인간 뺨치는 고도의 협업체제를 갖췄다. 흰개미는 한술 더 떠 곤충으로는 드물게 일부일처제의 가족제도를 유지한다. 메기는 온몸이 초절정 감각기관이다. 야외수영장에 커피 한 방울이 떨어져도 알아챈다.
박쥐는 인간처럼 언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단 6종류의 동물 중 하나다. 먹이가 없으면 서로의 피를 돌려가며 마실 정도로 유대관계도 끈끈하다. 딱정벌레는 평생 한가지 먹이에만 집중해 자신을 특화했다. 심지어 전깃줄 껍데기만 먹고 사는 딱정벌레종이 명명돼 있을 정도다.
책은 동물들의 온갖 생존전략을 소개한다. 동물들의 생존법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독특해 서술방식도 유머러스하다. 제목처럼 처음 들어볼 법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자연계의 놀라운 적응능력과 진화방식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4673.html
  

지구가 위기라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바다. (지구가 위기라는 것을 부정하는 학자들도 적지않게 존재한다.) 차이는 그 해결방법에서 드러난다. 생태주의로 돌아가야 한다는 쪽,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쪽과 항상 그래왔듯이 과학의 발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더불어 임석재 교수의 새 책이 나왔다. 지금의 위기는 새로운 문명이 나와야 한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임석재의 생태건축-일곱 번의 위기와 일곱 개의 자연
임석재 지음/인물과사상사·2만2000원

건축사학자인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써낸 책 <임석재의 생태건축>에서 “서양의 역사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일곱 번의 위기와 일곱 개의 자연이 있었다”는 색다른 관점을 펼쳐냈다. 오늘날 환경 위기는 인류가 처음 맞이한 위기가 아니라 과거에도 이미 여섯 번이나 찾아왔었고, 그때마다 자연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 등장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핵심적인 주장이다. 곧 서양 문명이라고 해서 늘 자연을 지배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지은이는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지금의 환경 위기는 새로운 문명이 등장해야 해결할 수 있다”며, 새로운 문명을 준비하는 작업의 하나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무엇보다 문명을 뒷받침하는 정신적인 가치, 곧 사상과 예술, 종교 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책의 제목은 ‘생태건축’이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생태사상사’에 더 가깝다. 과거에 찾아왔던 위기와 그것을 극복한 자연관을 참고할 때 오늘날 위기의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자연을 열등한 것으로 보거나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과 목적으로 삼을 때 늘 생태 위기가 찾아왔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연을 독립적이고 성스러운 것으로 보면서 인간을 그 속에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할 때 얻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서양에서 자연에 대한 철학적 사유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자연은 인간을 포함하는 포괄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존재 구조를 갖는다는 ‘통합적 자연관’을 가졌다. 땅의 여신인 가이아라는 상징적인 존재에서 나타나듯 자연 자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로 파악했던 것이다. 그러나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고 정신적 가치에 견줘 물질을 열등하다고 파악한 플라톤의 이분법이 등장하면서 첫번째 위기가 찾아온다. 자연을 물질, 곧 자원으로 봤기에 여기에 기술이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 뒤로 이와 같은 패턴의 위기와 극복이 반복됐다고 한다. 물질적 수단으로서 자연을 개발했던 로마 문명과 중세 기독교 문명이 두번째 위기를 불렀다면, 자연을 ‘성스러운 예술작품’으로 바라봤던 자연철학 등이 이를 극복하려 했다. 르네상스 때 찾아온 인본주의와 종교개혁은 인간중심주의를 내세워 본격적인 자연정복을 시작하게 만든 세번째 위기였고, 자연을 감성적으로 대한 낭만주의가 이에 맞섰다. 17세기 자연을 기계로 파악하는 기계론적 자연관이 불러온 네번째 위기에 대해선 자연의 작동원리 자체를 성스러운 것으로 봤던 자연철학 등의 흐름이 등장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극심한 자연 파괴를 가져온 산업혁명은 다섯번째 위기를 불렀다. 진화론도 나타나 인간중심주의를 확고하게 굳혔다. 여기에 맞선 것은 기독교 사회주의 등이 내세웠던 ‘이데올로기로서의 자연’이었다. 대량생산에 맞서 ‘서로 다른 구성 요소들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자본주의의 심화에 따라 나타난 물신숭배와 근대적 대도시의 등장은 여섯번째 위기로 볼 수 있으며, ‘농촌으로서의 자연’을 강조한 농촌예술운동 등이 이에 대한 대안을 찾으려 했다.  


20세기에 들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전방위적인 환경문제는 기술제일주의의 부작용으로 나타난 일곱번째 위기라고 한다. 여기에 대응하는 자연관은 ‘유기체로서의 자연’, 곧 자연 자체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로 보는 관점이다. 특히 지은이는 1973년 아르네 네스가 제창한 ‘심층 생태학’에 주목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의 이익을 고수하는 방식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으며, 인간중심주의를 버리고 자연중심주의를 채택할 때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이 지점에서 생태건축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은이는 “건축에서도 현대 기술을 최대한 포기해야 심층 생태학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리 ‘친환경’ 딱지를 붙이더라도 인간중심주의를 담고 있는 기술에는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일상생활을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자연중심주의’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건축이라고 강조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5750.html
  

위의 책들과 연결성은 좀 떨어지지만 식물이라는 코드로 역사를 되짚은 책이 나왔는데 흥미로울 것 같다. 음식과 관련된 역사서 정보들을 수집하는 중이어서 유용한 정보이기도 하다. (목록만 계속 만들고 있는데 언제나 읽을라나.) 

식물, 역사를 뒤집다
빌 로스 지음ㆍ서종기 옮김/예경ㆍ1만8000원

'마야, 잉카, 아즈텍…. 중남미 지역에는 왜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많은 거대 건축 문명이 발달했을까? 유교라는 독특한 지배 이념이 중국과 한국에서 융성한 까닭은 뭘까? 미국 사람들이 바로 옆나라 캐나다보다 차를 4분의 1 정도밖에 마시지 않고 주로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세계 각 지역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이어왔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근본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뜻밖에도 ‘식물’이란 요소로 분석하면 쉽게 풀이될 수 있다.

중남미 지역의 주식은 옥수수다. 옥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훨씬 더 많다. 쌀이나 밀보다 식량 확보가 쉬워 노동력에 여유가 생긴다. 곡식 재배에 들이는 시간이 다른 문명권보다 적어 거대 국가사업에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었고 그래서 거대 건축 문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주식인 벼는 물로 채운 논에서 1년 내내 정성껏 키워야만 한다. 연중 안정적으로 물을 확보해 논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인원을 조직해 체계적으로 동원하는 강력한 지도력, 그리고 그 지도력에 복속하게 하기 위해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이념이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유교는 벼농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차보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유는 미국 역사만 들여다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영국은 식민지 아메리카에 차를 팔면서 막대한 세금을 매겼고, 아메리카 이주민들은 이에 반발해 보스턴 앞바다에 차를 내다버리며 독립 전쟁에 나서게 됐다. 영국의 억압을 상징하는 차는 당연히 미국에서 인기가 좋을 리 없었다.

인간이 이룬 모든 문명과 역사의 바탕에 식물이 있다. 인간은 식물을 주식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음식은 물론 집도, 연료도 모두 식물한테서 얻으며 살아왔다. 인간의 역사는 이런 점에서 결국 식물과 공존해온 관계의 역사이기도 하다.  

영국의 사회사학자이자 원예 저술가인 빌 로스의 책 <식물, 역사를 뒤집다>는 인간 문명을 이끌어온 주요 식물에 대한 소개서다. 동서양 대표 식량 작물인 벼와 밀, 옥수수, 감자 같은 가장 중요한 식물부터 커피와 차, 후추 같은 기호품임에도 역사를 바꾼 식물들, 그리고 중요한 과일과 기능성 식물까지 50가지를 골랐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57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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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조종자들 / 엘리 프레이저 지음, 이현숙.이정태 옮김 / 알키 / 2011년 8월

'인터넷 서점에 책을 사러 들어갔을 때, 원래 사려던 책 아래에 붙어 있는 다른 책 광고에 흥미를 느껴 한두권을 더 주문한 기억이 있는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열었을 때 왜 어느 친구의 글은 ‘인기글’의 위편에 자주 올라오지만, 다른 친구가 업데이트 한 글은 한참을 내려가야 읽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내 성향을 파악해 두고 있다 구미에 맞는 정보를 끌어다 주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디지털 세상의 거인들은 언제부터인지 이용자의 취향, 관심사, 성격 같은 개인정보를 필사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해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필터링 서비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우리를 편하게 해 준다. 인류가 동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래 2003년까지 기록한 내용을 모두 모으면 약 50억 기가바이트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만한 정보가 단 이틀 만에 만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곳에 오래 집중할 수 없는 ‘주의력의 붕괴’는 불가피하고, 필터링 서비스가 손을 내밀면 반가운 것이다.

하지만 엘리 프레이저가 쓴 <생각 조종자들>은 온라인상의 정보 필터링이 광범위하게 확산(이른바 ‘필터 버블’)되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가 개인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특정하게 틀지워진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우리 생각의 범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이런 경향은 사생활 침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민주주의’와 같이 인터넷에 걸었던 해방의 가능성을 전복할 정도로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개별화된 필터링은 내가 어제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먹었다면 이 정보를 바탕으로 훈제오리, 오리주물럭, 오리로스 등 오리 일색의 메뉴판을 갖다주는 웨이터와 같다. 제공되는 정보는 같이 식사한 옆 동료와 완전히 다르기에 사람들은 갈수록 개별화되고 고립된다. 많은 사람들이 오리와 사이다를 같이 먹었다고 해서 사이다를 집중적으로 추천하기까지 한다. 익숙한 것들만 늘 접하니 창의성이 나올 리가 없다. 진보 성향인 이용자는 진보 콘텐츠를, 보수는 보수 콘텐츠를 편식하게 돼 있어 타인의 정치적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골수가 된다. 이런 알고리즘 아래서는 말초적 흥미를 끄는 콘텐츠만 살아남고 지루하지만 중요한 일들은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관심사가 아닌 것에도 눈길을 주는 게 참여민주주의의 기본이지만 현실은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발달이 초래하는 디스토피아를 우려한 점에서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의 <잊혀질 권리>, 다니엘 솔로브의 <인터넷세상과 평판의 미래>, 존 팰프리와 우르스 가서의 <그들이 위험하다> 등과 맥을 같이하는 책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4683.html 

           
 

'구글드'라는 책에서 구글이 사용자의 정보를 알고리즘화 한 다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읽은 적이 있다. 바로 위의 책에서 지적한 바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Gmail을 사용할 때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정보에 대해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행에 대해 메일을 주고 받았다면 여행과 관련된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다른 검색엔진과 다른 방식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었는데 단순한 페이지뷰로 성과를 측정하던 기존 검색엔진과 차별화 되는 점이었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말하며 나의 사생활이 그대로 정보화 되고 있다는 점인데, '생각조종자들'은 이런 우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선택의 폭 마저 자유롭지 못한 디지털 사회의 단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반면 아래에 소개된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디지털세상의 긍정적인 면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익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터넷은 많은 부분에서 이익과 상관없이 행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인간사회를 유지시키는 선(善)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장점을 소개한 책으로 보인다.  

많아지면 달라진다
클레이 셔키 지음, 이충호 옮김/갤리온·1만5000원

'오후 4시까지 운영하는 탁아소가 있다. 부모들은 그 시간까지 아이를 데려가야 한다. 관찰해보니 1주일에 평균 7~8명의 부모가 그 시간을 넘겼다. 탁아소는 10분 이상 늦으면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

벌금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늦는 경우가 첫 주 11건, 두번째 주 14건, 세번째 주 17건으로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벌금 제도 도입 전, 탁아소와 학부모 사이엔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행동규범’이 있었다. 누군가 늦으면 직원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벌금이 도입되면서 규범은 사라지고 부모는 직원의 시간을 값싸게 살 수 있는 상품으로 여기게 된다. 대가를 치렀으니 직원에겐 더이상 미안한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

돈으로 안 되는 게 없는 세상이지만, 정작 돈이 개입되는 순간 많은 것이 망가지기도 한다. 또 모든 게 돈으로 돌아갈 것 같지만, 오히려 돈이 없어야 돌아가는 일도 많다. 클레이 셔키(뉴욕대 교수)는 <많아지면 달라진다>에서 “돈으로 땅을 살 수는 있어도 마음을 사지는 못한다. 1년치 마음을 살 수는 있어도 10년치 마음을 살 수는 없다”고 요약한다. 그는 “시장 거래라는 것이 인간 행동의 전체 목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은 버려도 좋다”고 말한다.

..... 

인간행동 연구 이론에서 가장 보편적인 동기 부여 요인은 돈이었다. 그러나 그 결론은 “돈도 안 되는 일에 사람들은 왜 그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을까?”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다. 셔키 교수는 그 동인을 자율성과 유능성에서 찾는다. 관심 있는 일을 스스로 할 때 힘이 생기고, 그 일을 잘한다고 느낄 때 힘은 더 커진다. 사람들이 비디오게임에 빠지는 좀 더 깊은 이유는 현란한 그래픽이나 폭력, 재미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게임에 숙달되면서 얻게 되는 통제력과 유능성의 느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를 설명한다.

위키피디아는 1900만개의 ‘지식 꼭지’가 270개의 언어로 제공되는 세계 최대 지식 공유 사이트이다. 2001년 문을 연 이후 그만한 정보를 쌓는 데 들어간 시간은 얼마나 될까? 셔키 교수가 아이비엠연구소와 함께 계산을 해보니 대략 1억시간이었다. “전세계 사람이 공유하는 특정분야의 지식이 내가 직접 두드리는 자판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만으로 우린 기꺼이 우리 ‘귀한 시간’을 그 공간에 바친다.”

지은이는 그 ‘귀한 시간’이란 대목에서 다시 묻는다. “정말 그렇게 귀한 시간이었나요?” 미국인이 1년 동안 텔레비전을 보는 데 쓰는 시간은 2천억시간이다. 1년 안에 똑같은 위키피디아를 2천개나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이다. 노동시간 감소와 기술 발전으로 전세계 교육받은 사람들에겐 연간 1조시간이 넘는 여가 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돼 ‘거대 지능망’을 구성한 막강한 시간이다. 이는 이 책의 원제이기도 한 ‘인지 잉여’(Cognitive Surplus)라고 지은이가 부르는 사회적 자원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88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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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작된 서울시장의 선택의 문제가 이제 서울시장을 선택하는 문제로 돌아왔다. 지금 한국 정치문제 뒤로 이명박정부의 실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정을 이야기했지만 내사람 돌려막기식 인사는 결국 비리문제로 터져나오고 있고 (검찰과 언론을 장악한 정부에서 이 정도 드러난 것은 뒤로 숨어있는 비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하지만 경제는 10년 동안 보다도 더 어려워졌다. 게다가 이것 저것 벌려놓은 일이 많아서(4대강과 부동산정책 실패) 국가부채와 가계부채는 대한민국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정도까지 이르렀다.  

9월에 소개된 책 중에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진보와 보수 대통령의 아젠다를 중심으로 비교한 것이다. 아젠다에 대한 분석이 기존 정치해석의 틀과는 다른 듯 보여 신선하다.  

 진보대통령 vs 보수대통령
한귀영 지음 / 폴리테이아 / 2011년 9월

'지금까지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 원인은 품성이나 능력 탓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전 수석전문위원은 두 대통령의 실패가 개인 품성이나 한국적 정치 지형 탓이 아니라고 잘라말한다. 좀더 근본적으로, 민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탓이라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그는 대통령 국정 지지도 등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두 대통령과 민심이 어떻게 어긋났으며 이런 괴리가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한 독특한 책 <진보대통령 VS 보수대통령>을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어젠다’라는 틀을 선보인다. ‘협의’ 또는 ‘의제’란 뜻의 어젠다는 정치적 관점에서 대통령 통치의 수단인 동시에 대중과 대통령의 관심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대연정 제안이나 이 대통령의 4대강 살리기, 감세정책 등이 대표적인 어젠다다. 지은이는 두 대통령이 제기한 주요 어젠다별 지지율을 분석해 두 대통령이 왜 대중과 멀어졌는지를 차근차근 짚어 나간다.

지은이는 어젠다를 대통령이 주도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동원형 어젠다’와 ‘반응형 어젠다’로 나눈다. 또 계파의 수장으로 지지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갈등형 어젠다’와 국가 수반으로서 제기하는 ‘타협형 어젠다’로도 구분한다. 강한 야당에 고전했던 노 전 대통령은 타협형·반응형 어젠다가 다소 많았다. 높은 지지율로 당선된 이 대통령은 갈등형·동원형 어젠다가 2배 가까이 많았다.

분석 결과는 흥미롭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평균 지지율이 27.9%였지만 어젠다 지지율이 50%를 넘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 지지율이 33.1%였지만 어젠다 지지율은 30%대에 그쳤다. 노 전 대통령은 경제·사회 분야에서 갈등형 어젠다를 제시할 때 지지율이 높았고, 정치·행정 분야의 갈등형 어젠다는 지지율을 깎아 먹었다. 지은이는 노 전 대통령이 경제 분야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고 탄핵 이후 지지율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계속 정치개혁을 집중적으로 추진한 게 실패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이 대통령의 어젠다는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들조차 이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분석됐다. 집권 초기에도 그의 어젠다에 대한 대중들의 호응이 낮았던 것이 이를 보여준다. 지은이는 노 전 대통령은 민생 문제에 대해 좀더 진보적인 어젠다를, 그리고 이 대통령은 중도층을 끌어안는 개혁적 어젠다를 내놓아야 했다고 결론짓는다. 이런 결론은 대통령마다 요구되는 어젠다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8825.html

9월에 소개된 책 중 한국의 부동산개발 특히 정부,지자체 중심의 개발을 비판한 책이 나왔다. 기존의 책들이 상식적인 부분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식상했다면 디벨로퍼의 부재로 설명하는 점이 특이했다. 대규모 개발에는 개발의 철학에서 부터 기획, 관리까지 책임지는 주체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기능이 부재했다. 이는 개발이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하기 보다는 무조건 새것이 좋다는 천민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도시개발, 길을 잃다'는 문제의 본질을 잘 지적하는 책으로 보인다.  

 

  도시개발, 길을 잃다 /  김경민 지음 / 시공사 / 2011년 9월

'늘 단기 차익만 노리는 건설업체들, 이들의 광고로 먹고사는 보수언론, 그리고 이 둘에게 휘둘리며 공공성을 지키기는커녕 훼손하는 서울시와 정부의 ‘토건 마피아’ 같은 동맹구조 속에서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현실을 학자가 처음으로 명쾌하고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적 도시개발의 실체를 통해 도시와 부동산, 뉴타운 문제 등은 물론 지금 저축은행들이 위기에 몰리는 피에프 문제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친절한 책이기도 하다.

한국에만 없는 것,  

디벨로퍼 김 교수가 가장 중요하게 지적하는 것은 ‘디벨로퍼 없는’ 개발 실태다. 디벨로퍼는 부동산 개발을 기획하고 주도하면서 책임지는 전문기업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에선 디벨로퍼는 없고 대신 여러 기업들이 모여 만든 사업용 일회성 회사인 ‘프로젝트 파이낸싱(피에프, PF) 투자회사’만 존재한다. 처음부터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선진국에선 자기 이름을 걸고 사업하는 디벨로퍼가 개발을 주도하고, 특히 대규모 개발에는 관이 직접 ‘공공 디벨로퍼’가 되어 참여한다. 특히 송도 신도시나 용산국제업무지구처럼 정부가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초대형 사업에선 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들어가 어떤 공익을 만들어 낼지 검토하면서 지역 저소득층과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한국에선 거꾸로 관이 시민들의 공익을 침해하고 업자들의 이익을 키워주기에 바쁘다.

수요 공급조차 분석 못한 서울시의 초대형 졸작 쇼핑몰 개발은 임대와 분양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분양 방식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자는 빨리 분양해 팔고 빠지기 급급해한다. 입점 업체들은 알아서 생존할 수밖에 없다. 반면 임대 방식은 장기 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사업 주체가 부동산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주력한다. 타임스퀘어는 경방이 이런 디벨로퍼 역할을 하며 임대 방식을 선택해 성공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가든파이브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구공사를 하면서 밀려나게 된 청계천 상인들을 입주시키려는 계획으로 추진된 가든파이브는 서울시와 에스에이치공사가 개발을 담당해 국내 최초의 100% 피에프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동양 최대를 내세운 규모만으로 성공할 것이란 생각으로 분양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분양값이 너무 비싸 정작 청계천 상인들조차 재정착을 꺼렸고, 결국 텅텅 빈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전문가들이 용산을 비관하는 이유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적자에 시달리던 코레일이 금싸라기 땅인 기지창 부지를 팔고 자신도 개발에 참여하면서 추진됐다. 여기에 오세훈 시장이 강변 명품도시를 내세우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추진하면서 원안에는 없었던 서부이촌동 아파트들을 갑자기 수용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일언반구도 없이 갑자기 수용 발표를 들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데도 사업자 쪽은 변경안을 밀어붙이고, 시민들의 공익을 지켜야 할 서울시는 “인허가권만 갖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당연히 사업의 리스크만 훨씬 커졌고 전문가들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97658.html

처음부터 논란이 되었던 한겨레신문의 '직설'이 책으로 엮여져 나왔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한 소개기사는 별로 없다. 단신으로만 끝내고 있다. 새로운 정치의 대표로 떠오른 안철수, 박원순 그리고 진보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문재인 등이 나오는데도 말이다. 김제동과 홍준표도 등장한다.

'한겨레신문의 대담 한홍구-서해성의 ‘직설’이 책으로 나왔다. ‘대한민국史’의 역사학자 한홍구와 소설가 서해성이 뭉친 이 대담집은 한겨레를 “운동권 순혈주의 신문”이라며 첫 회부터 비판의 대상에 올렸다. 성역 없는 대담의 신호탄이었다.

연재 초반부터 “한겨레에 어울리지 않는 대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설’이 학술적 대담이라기 보단 저잣거리의 언어로 풀어낸 대화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DJ 유훈통치와 ‘놈현’ 관 장사를 넘어라”라는 제목으로 뽑힌 천정배 민주당 의원과 나눈 대담이 그랬다. 한겨레신문 절독운동으로 이어졌다. 항의전화도 빗발쳤다. “구어체로 우아 떨지 말고 말과 글살이를 일치시키자는 취지”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독자들을 불편하게 했다”는 시각이 맞섰다. 결국 편집국장의 1면 사과로 논쟁은 일단락됐다.'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6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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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펴내는 격주간 출판전문잡지가 얼마전 300호를 맞으며 300호 특집으로 '한국의 저자 300인'을 꼽았다. 책에 관심이 많은 만큼 자연스레 기획회의 300호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의 저자 300인'은 "최근 5년간 1종 이상의 단행본 저서를 출간한 저자 중에서 현재까지의 성취와 향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가능성에 더 주목하여 선정했다"고 한다. 기획회의 300호를 읽으면서 소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저자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읽거나 소장한 저자들의 책이 꽤 있는가 하면 이번에 처음 알게된 저자도 있다. 대여섯명씩 구분해 정리해 볼 요량이다.   
  

강석진『수학의 유혹』(개정판, 문학동네, 2010),『아빠와 함께 수학을』(해나무, 2005), 『축구공 위의 수학자』(문학동네, 2002)   

강석진은 한국의 저자 300인 목록에서 처음 알게된 저자이다. 검색을 해보니 축구와 힙합에 빠진 수학자라는 설명이 나온다. 강석진 교수는 명문가 집안(정인보의 외손자)에서 태어나 축구에 빠져있다가 수학을 전공하였는데, 표현론 부분의 세계적 권위자라 한다. 그의 저서는 예일대, 하버드대에서 교재로 채택될 정도이다. 그런 그는 서울대 힙합동아리 지도교수, 축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고 하니 특이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수학에 관한 책들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는데 그를 통해 수학읽기를 시도해봐야 겠다.

          

 

김용옥『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 2,3』(통나무, 2010), 『계림수필』(통나무, 2009), 『대학. 학기한글역주』(통나무, 2009)   

          

김용옥은 설명할 필요 없이 유명하다. EBS를 통해 동양철학의 전도사로 나섰으며 최근 다시 EBS를 통해 강의를 할 정도이다. 김용옥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분명하면서도 학계에서도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특출난 존재이다. 김용옥의 책의 특징은 여러 분야를 융합시키는데 있다. 그만큼 그의 지식의 체계가 폭 넓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융합의 시도는 최근의 현상으로 십여년을 앞섰던 김용옥의 특출남이 드러난다.  

            

박종호『오페라 에센스 55』(시공사, 2010),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3』(시공사, 2009), 『불멸의 오페라1』(시공사, 2008)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클래식 음반점 '풍월당'의 주인으로 더 알려진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시리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악에세이다. 개인적으로도 박종호의 클래식에세이를 즐기고 있는데 클래식을 들을 때 그의 책을 들쳐보곤 한다. 『유럽음악축제순례기』(한길아트,2005)는 유럽여행을 할 때면 참고해보기도 하는 책이다. '30년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녹여낸 클래식과 오페라 관련서는 관객의 입장에서 쓴 음악에세이라는 점에서 독자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99쪽) 

           

이득재『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철수와영희, 2008), 『가부장제국 속의 여자들』(문화과학사, 2004), 『가족주의는 야만이다』(소나무, 2001)  

이득재의 책은『가족주의는 야만이다』를 읽고 한국사회에서 가족주의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지적했다. 이득재는 대한민국사회를 가국(家國)체계라 비판하였는데 가국체계가 갖는 문제점은 가족이라는 서적인 영역이 국가가 감당해야 할 공적인 영역까지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IMF 때 나타난 금모으기 운동과 우리사회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 할 사교육비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감당해야 할 공적인 부분 혹은 사회적 자본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가족에게 그 부담이 넘어오는 체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 내용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가족주의가 갖는 한국사회의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만 하였고, 근래의 무상급식 문제를 떠올려 보면 저자의 주장은 현재진행형이라 볼 수 있다. 

           

정운현『情이란 무엇인가』(책보세, 2011), 『강우규』(역사공간, 2010), 『임종국 평전』(시대의창, 2006)  

정운현이 유명해진 것은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이 되면서 부터이다. 일간지 기자에서 시민이 기자라는 표어를 내건 인터넷 신문에 등장하면서이다. 정운현은 친일의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고있는 몇 안되는 언론인(?) 중의 한명이다. 그런 그의 작업이 『임종국 평전』『친일파는 살아있다』로 나타나는 것 같다. MB 정부 들어서면서 노골적으로 친일담론들이 들어서고 교과서에 친일을 미화시키는 내용들을 집어 넣으려는 시도 등이 보이고 있어 그의 작업이 더 소중해 보인다. 

           

함민복『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현대문학, 2009), 『미안한 마음』(풀그림, 2006), 『눈물은 왜 짠가』(이레, 2003) 

함민복은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시인이다. 기획회의에서는 시, 소설 등 문학은 제외하였지만 에세이는 남겨두어 몇몇 시인, 소설가가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세이도 꾸준히 써 온 함민복 역시 그 한국의저자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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