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KBS 미디어비평에서는 출판저널리즘의 부활이라는 주제를 다뤘다.

 

독재시대 언론이 차단당하던 시절, 사상계를 비롯한 인문잡지(서적) 들이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였다. 90년대에는 강준만교수의 '인물과사상'을 통해 출판저널리즘은 명맥만 유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 '의자놀이'를 필두로 언론에 외면된 사건들이 출판물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출판저널리즘의 대표는 쌍용차 사태를 다루고 있는 '의자놀이'이다. 공지영(의자놀이 작가) : "언론이 하지 않으면 누군가라도 해야 된단 생각 때문에 제가 했죠. 제가 기자간담회 때 농담처럼 말했습니다만 언론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으면 작가들이 이런 것을 쓸 수밖에. 농담으로 언론이 소설을 쓰니까 소설가가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쓸쓸한 말씀을 드릴 수 있겠어요."

 

공지영은 이미 '도가니'를 통해서도 장애인에 대한 학대가 있던 '인화학교'를 다룬바 있다. 이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출판저널리즘과 관련해 놓칠 수 없는 책은 '삼성을 생각한다'이다. 출간당시 모든 언론이 광고를 거부한 사태까지 만들어졌던 '삼성을 생각한다'는 삼성과의 관계속에 자유로울 수 없는 언론이 삼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독자에게 전달해주었다.

 

이외에도 법조계의 문제를 지적한 '불멸의 신성가족', 청년세대의 비정규직의 문제를 제대로 분석한 '88만원 세대', 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에 대해 뜯어보는 '닥치고 정치'가 대표적인 출판저널리즘의 부활을 알리는 책들이다.

 

 

출판저널리즘의 부활은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출판이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 우울하다.

 

   

'불멸의신성가족'을 제외하고는 읽었거나 소장한 책들이다. 이 참에 공지영의 '도가니','의자놀이'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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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루브르 박물관전 대도록
이자벨 르루아 제이 르메스트르 지음 / 지엔씨미디어(GNCmedia)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신화를 주제로 한 루브르 박물관전을 준비하면서 미리 도록을 구매했다가 이제서야 책을 꺼내 들었다. 그냥 도록이려니 하고 방치해 두었다. 하지만 책을 열어보니 이건 도록이 아니라 그리스,로마 신화 입문서이자 해설서였다. 단순히 전시회 그림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옆에 두고 계속 공부할 겸 들쳐봐야 할 책이다.

 

서구 문화예술의 근간이 된 그리스,로마신화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주제이다. 제우스, 아프로디테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삶과는 거리가 있다. 문화속에 뿌리내린 우리의 신화, 설화와는 달리 학습으로 얻은 지식이라 삶과의 괴리감은 어쩔 수 없다. 그런면에서 그림을 통해 그리스 문화를 접한다는것은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를 준다.

 

도록은 먼저 그리스 신화의 계보를 통해 간단하게 설명을 한다. 그리고 그림들을 다음과 같은 순서에 따라 배열하면서 신화와 그림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설명한다.

- 혼돈의시대와 올림포스의 탄생

- 올림포스의 신들

- 신들의사랑

- 고대 신화속의 영웅들

- 지속되는 고대 신화의 테마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고대 신화의 이미지가 세대를 거치면서 재해석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 새로운 문화와 결합되고, 상반되는 종교적 사상과 융합하면서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지를 직접 감상함으로써, 고대 신화의 영속성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될 것이며, 그 강력한 영향력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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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부서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아침마다 전부서원을 모아 놓고 거의 한따까리에 가까운 훈계와 협박이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관리자와 직원들간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고, 해답이 보이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 중심에는 차장이 있었다. 보고되는 업무에 대해서 잔소리가 한두시간씩 늘어지고,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일이 태반이다. 그럴때마다 직원들의 반응은 '그렇게 잘 났으면 지가 하면 되지'였다. 그는 바로 디미니셔였다. 차장과 말만 섞으면 일하기가 싫어졌으니 말이다.

 

조직마다 사람들의 생기를 이끌어내는 리더가 있고, 또 반대로 찬물을 끼얹는 리더가 있다. 저자는 전세계 리더들을 관찰하면서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라는 개념을 끌어낸다.

 

 

한국사회에서는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리더들은 점점 멀티플라이어 보다는 디미니셔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성공한 자리에 올라가면 자신은 성공했고, 남들은 실패했다는 생각을 내면에 깔고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답에 대한 논리를 가지고 오길 바란다.

 

저자는 누구나 다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00%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는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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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rowing 바로잉 - 세상을 바꾼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되었다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창의적인 생각이 어느 한순간 無에서 有를 창조하듯 나올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과 달리 끊임없는 모방에서 나온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먼저 베껴라. 그런 다음에 창조하라. 아이디어를 빌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들 위에 집을 짓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창의력이란 어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과 그 문제를 지도 삼아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 즉,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로 자기만의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 (144쪽)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특허전쟁에 대해서 저자는 창조성이 모방에서 나오는 만큼 다른 의견을 피력한다.

"지금은 법률적인 제한때문에 베끼고 모방하는 것이 창의적인 과정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금지됐다. 그래서 사람들은 창의성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어떤 마법이라고 여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다. 이전에 있던 아이디어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한다는 것은 분명 진화다."

 

그렇다면 단순히 모방하고 베끼기만을 반복한다면 창조성이 나오는 것일까? 지은이는 창조에 관련된 팁을 전해준다.

 

1단계. 정의하라. 창조와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단계는 바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교육과정을 통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에만 몰두했지 문제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정의하는 방법은 배우지 않은 것이다. 문제를 파악하고 정의할 때 비로소 문제를 이해하게 된다.

 

2단계. 빌려라. 특허전쟁이 시대적 이슈가 되면서 남의 아이디어를 빌리는 것 역시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남의 것을 빌리는 것에서 출발했다. MS의 빌게이츠는 개인 컴퓨터의 장을 연 DOS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개발된 기술을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마우스를 쓰는 윈도우 애플에서 베껴온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베낀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재해석해내야 한다.

 

3단계. 결합하라.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는 결합의 결과물이다. 조지 루카스는 처음에는 공상과학과 첩보물을 결합시키려했다. 두번째는 공상과학과 서부극과의 결합이었고, 세번째가 바로 공상과학과 신화, 고대전설과의 결합이었다. 여기서 그는 딱 맞는 조합을 찾아낸 것이다. '레이저와 우주총으로 무장한 악당에 맞서 정의의 전사가 검과 돌멩이로 싸우는' 기본 컨셉을 찾아낸 것이다.

 

4단계. 숙성시켜라. 결합한 내용이 해결책이 되기 까지 잠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창의적인 정지가 필요한 것이다.

 

5단계. 판단하라. 브레인스토밍으로 대표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놓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비판의 금지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비판하면서 비로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비판은 곧 비교할 대상이 필요한데, 판단의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디슨에게 전등의 기준은 조명과 안전이었다. 에디슨이 설정한 비교 대상은 가스등과 양초 그리고 난로의 불빛이었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응용과 유용성이 개인용 컴퓨터의 기준이었다. 그의 비교 대상은 다른 컴퓨터가 아니라 계산기, 시계, 스테레오였다.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설정한 기준은 오락이었다. 윈프리는 필 도나휴뿐만 아니라 연속극과 텔레비전 드라마 그리고 소설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267쪽)

 

6단계. 끌어올려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마지막 단계는 시행착오의 과정이다. 이전 단계로 돌아가 다시 정의하고, 빌리고, 판단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통찰력과 창의적인 직관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해결책을 다시 숙성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부분에 집중하면서도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창의적 사고는 각각의 부분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에 딱 들어맞게끔 전체를 형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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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h 러쉬! - 우리는 왜 도전과 경쟁을 즐기는가
토드 부크홀츠 지음, 장석훈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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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164쪽에 명확하게 나타난다.

" 우리는 일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일은 생명을 연장시킨다. 게다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게으른 사회는 도태되고, 게으른 사람은 단명한다. 경쟁이 우리를 부추긴 결과, 우리 삶은 나아지며 행복을 성취할 기회도 많아진다. "

 

이 책은 경쟁의 폐단이 강조되고 있는 이 때, 경쟁의 미덕을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며, 사회적으로도 발전이라는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게 해준다. 더욱이 기업은 경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다. 이런 경쟁이 갖는 장점은 발전이라는 보이는 장점과 개인의 발전과 행복이라는 정서적 장점마저 가지고 있다.

 

인간은 새로운 경이로움을 겪을 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배출하게 된다. 인간 본성에 자리한 게으름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에서 얻는 행복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임을 저자는 주장한다.

 

경쟁의 장점은 굳이 토드 부크홀츠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한국사회는 특히 경쟁이 뿌리깊게 잠재되어 있다. 좁은 땅덩어리라는 환경을 주입하여 자연스럽게 경쟁하도록 만든다. 한국사회는 언제난 1등, 2등 식으로 서열을 강조한다.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해 직장생활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사실 토드 부크홀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물론 경쟁을 통해 얻는 성취감이라는 개인적 행복에는 동의한다. 회사내에서 중간관리자이면서 경력인 나는 사원, 대리에게 다른 회사에서의 경쟁과 각자의 경쟁력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적당히 자기 경쟁력을 갖추라는 의미에서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얼마전 인사출신 임원이 들어오면서 경쟁적인 체제로 바뀌었다. 부장은 석달동안 매일 아침마다 30분씩 사원들의 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조금이라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쳐야 하는 것 처럼 설교를 하였고, 아침마다 한따까리씩 하고 일을 시작했다. (영업부서도 아닌데 말이다.)

 

또한 경쟁을 이야기할 때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공정한 사회냐는 것이다. 게임의 룰이 지켜지는 사회에서 경쟁은 분명 사회를 발전시키는 수단이다. 그러나 부모의 경쟁력이 나 자신의 경쟁력보다 우선시되는 그리고 애초부터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어 버리는 사회에서는 경쟁보다는 먼저 근본적인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토드 부크홀츠는 게으름이 찬양받는 이 사회가 정말 보기 싫었던 것 같다. 그들을 에덴주의자라 부른다. 그가 경쟁이 가져다 주는 성공의 예를 반대로 살펴보면 경쟁을 반대하는 이들은 사회를 도태시키는 사람들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의 장점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일년 365일 경쟁에 내몰린 우리사회에서 경쟁의 미덕을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사회적 미덕일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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