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의나 할까? - 아이디어가 진화하는 회의의 기술
김민철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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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기록 : 여행>을 읽는 김에 같이 읽게 된 책인데, 책을 고르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일단 출판사가 과학책을 전문으로 펴내는 사이언스북스다. 게다가 추천사는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가 썼다.

 

장대익 교수는 광고라는 밈Meme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험하기 위해 회의에 참관한다. 그가 말하는 TWBA의 회의는 박웅현 팀장이 화두는 던지지만, 그가 회의를 주도한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한다. 회의가 어떻고, 회의시간을 꼭 지켜야 하고, 회의는 1시간 이내로 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 평등함이 아닐까. 일반 기업에서의 회의는 무턱대고 회의만 소집하는 사람, 혼자만 잉기하는 리더 아니면 다른 의견이 나오면 얼굴 붉히는 리더만 있지 않은가.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가 회의에 대해서 명확하게 아는 것은 있다. 회의만큼 기적적인 순간은 없다는 것. 회의실에 들어올 때는 빈손일지라도 나갈 때는 빈손일 수 없다는 것. 집중해서 하는 회의 한 시간은 혼자 아이디어를 내는 스물네 시간보다 가치 있다 는 것. 그만큼 회의 시간에 일어나는 사람들 간의 화학 작용은 중요 하다는 것. 회의만 효율적으로 잘 해도 일은 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는 것. 회의의 위대함에 대해 말을 하자면 끝이 없다. 


물론 모든 회의가 다 성공적일 수는 없다 회의에도 흐름이 있고, 물살이 있다 잘못된 조류에 휩쓸려 낯선 곳을 한참이나 헤매기도 하고, 좌절하고 술이나 마시게 되는 밤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는 와중에 누군가는 오솔길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 길로 모두를 인솔하 기도 하고, 그렇게 겨우 도착한 곳이 원래 서 있던 곳임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 포기하려는 순간에 갑자기 눈앞에 탄탄대로가 보이기도 하고, 그 길로 따라가다 엄청난 대어를 낚기도 하고, 결국 실패하고 각자의 머리를 쥐어박기도 한다. 인생이 원래 다 그런거니까. (18쪽)

 

<우리 회의나 할까?>는 TBWA의 주요한 네개의 광고가 나오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 바탕에는 저자의 꼼꼼한 회의록이 있다. 회의중 막히는 경우가 있다면 특정한 날 회의록을 토대로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기도 한다.

물론 회의과정을 보면 박웅현 팀장의 역할이 상당해 보이지만, 저자와 장대익 교수의 추선사를 보면 방향을 다시 잡아주는 역할에 충실했던 것 같다. 다만, 인상적인 것은 막내라 할지라도 방향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 의견을 개진하게 해준다는 것, 한명이라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의를 통해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은 배울 점이다. 

 

(성공한 사례만 다뤄서 그러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추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회의록 작성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만하고(일반 회사에서 이렇게 썼다가는 혼날수도 있다. 일반회사 회의록은 또 하나의 보고서이고, 때로는 상관이 자기는 그런말 한적 없다고 하기도 한다.), 광고회사의 회의는 어떻게 되나 알고 싶으면 읽을 만 하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거론되는 사례들이 조금 시간이 지난 광고라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할 것은 TBWA가 독립적인 광고회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모두 광고회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적인 광고회사가 광고수주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과는 다른 위계질서가 덜 할 수도 있다. 특히 회의에서는. 그러나 독립적이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할 것이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야 주기적으로 계열사 광고가 들어올 테지만 TBWA는 광고 수주를 못하면 바로 수입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또 다시) 그럼에도 이 회의가 의미있는 것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회의 궁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참고로 광고회사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쯤에서 광고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자면, 광고 만들기는 오케 스트라 연주와 같은 것이다 맨 처음 광고주가 광고 회사AE를 불러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회사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 로 나아갔으면 좋겠는지, 어떤 목적의 광고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 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AE들은 회사로 돌아와 프로젝트에 필요한 팀을 꾸린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광고주에 관한 자료를 찾고 분석하여 방향을 잡은 뒤 AE 들은 PT에 참여할 여러 팀을 만나 오리엔테이션을 해준다. 그중 한 팀이 제작팀이다. 제작팀에는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 그리고 팀장인 CD가 있다. 그들은 AE들의 오리엔테이션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AE들과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에선 카피를 쓰고 이미지를 만든다. 인터렉티브팀은 프로모션 아이디어부터 인터넷 광고까지 외부 환경에서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효과적인 접점에 관한 아이디어를 낸다. 매체팀은 타겟에 맞는 매체를 중심으로 어떤 채널에 언제 광 고를 내보낼지, 얼마의 돈을 분배할 것인지 전략을 짠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AE들이 진두지휘를 하며 하나의 선율로 만들어 낸다. 마침내 광고의 완성이다. (21쪽)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다른 주제인데, 연휴에 임시저장 해 둔 후기들을 꺼내 서둘러 완성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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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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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인줄 알았던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책 중에 두번째로 읽은 책이다. 전작 <모든 요일의 기록> 보다 여행에 집중한다.

무턱대로 움직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곳을 기록하기도 한다. 뭐 좀 시니컬하게 말하면 누구나 다 자신만의 여행기가 있고, 이 책은 그 카피라이터의 하나의 여행기일 뿐이다. 공감하거나, 공감하지 않거나.

 

 

남의 여행은 남의 떡이다. 언제나 더 커 보이고, 언제나 윤기가 흐른다 흠집은 좀처럼 찾아지지 않고, 부러운 행운만 넘쳐 흐른다. 어쩜 그 여행의 풀밭은 그토록 푸르른지 남의 여행을 직접 이야기로 듣는 시대를 지나, 이제 블로그에서 각종 SNS에서 남의 여행을 보게 되면서 이 증상은 좀 더 심각해진다. 앞뒤 맥락 따위 존 재할 수 없는 그 찰나의 사진 한 장을 보며 우리는 여행에 필연적으 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주름살을 제거해버린다. 저 여행은 모든 것 이 풍족해, 저 여행은 커피 잔에 떨어지는 빛 하나까지 어쩜 저렇게 완벽할까 저 사람은 내내 행복하기만 할 거야, 같이 간 사람이랑 싸 우는 일도 없겠지. 돈이 왜 부족하겠어. 돈이 부족하다면 저런 걸 사 지도 못하지. 여행은 왜 또 저렇게 자주 가 시간도 넘쳐나나 봐 명백히 세상은 엄친아들의 여행으로 넘쳐난다.

 알고 있다 나의 여행도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보일 것이란 사실을 내가 나의 SNS를 보고 있어도 이토록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여행이 없어 보인다. SNS에서는 내가 방금 버스를 놓쳤다는 사실도 어마어마하게 바보짓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 엄청 비린 생선을 엄청 비싼 돈에 먹었다는 사실도 편집된다. (241-242쪽)

 

감각은 여행을 왜곡하는데, SNS는 그 감각을 편집한다. SNS에서 편집된 세상. (시뮬라시옹까지는 아니고)

 

저자가 잡고 싶은 여행 그리고 기억을 가볍게 읽어나가다

문득 멈춰선 문단

그리고 바로 허핑턴포스트에서도 포스팅 되었던 부분이다.

 

이 세계에서 우리는 유용해야 한다. 지나치게 유용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만큼 자야하고 유용한 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먹어야 하고 유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 쉬는 데에도 유용함은 빠지지 않는다. 오죽하면 휴가의 목적을 리프레쉬라고 말하겠는가, 리프레쉬 단어가 프레쉬해 보인다고 속으면 안 된다. 실은 일하기 좋은 상태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평가의 기준은 언제나 우리의 유용함이다.  그러니 일상 속에서 꿈꾸는 사치는 이런 것이다. 햇빛 아래 맛있는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읽거나 멍하니 먼 곳만 보거나 지나가는 사람들만 구경하거나 그러니까 있는 대로 여유를 부리는 텅 빈 시간, 한껏 무용한 시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한껏 무용해지자 마음을 먹는다 .아무것도 안 할 거야라며 짐짓 호탕하게 말해본다. 하지만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 마음에는 다시 유용함이란 기준이 자리 잡는다. "언제 또 올 수 있겠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것도 못 보면 아깝잖아.. 등등 유용함은 각종 핑계를 달고 여행 한가운데에 뻔뻔하게 자리잡 아버린다. 그리하여 '무용하자라는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여행자의 스케줄은 봐야 할 것" 가야 할 곳, 먹어야 할 것, 사야 할 것 등등 유 용한 것들로만 빼곡히 들어차게 된다. 무용하고 싶지만 무용한 시간을 견딜 힘이 우리에겐 없는 것이다. (162쪽)

 

어찌 보면 여행이라는 것이 그 무용한 시간을 견딜힘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움직이기 전의 마음과는 달리 조급해지는 마음밀물. 그리고 돌아올 때 쯤이면 실은 나만의 온전한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인데라는 아쉬움의 썰물이 항상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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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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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인줄 알았다. 여자이름이다.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 제목이 참 흥미로웠다.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봤다. 왠걸 과학책 전문출판사인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우리 회의나 할까?>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책을 들었는데, 카피라이터다. 그것도 박웅현과 함께 일한다.

 

카피를 못하는 카피라이터란다. 기억력은 최악이란다. 그래서 기록을 한다고.

어떻게 보면 상투적이고, 어떻게 보면 솔직한 내면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기대하지 않고 읽었지만, 바로 부러움이 앞선다.

 

물리적인 환경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적 환경에서도 나는 천혜의 환경을 누리고 있다. 남편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몸도 일으키지 않고, 안경도 끼지 않은 채로 침대 옆에 있는 책부터 펴는 사람이다. 책을 읽다 좋은 부분이 나오면 꼭 내게 읽어준다. 책을 다 읽고 난후에도 그 책을 정리한글을 써서 내가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

이 환경은 회사에서도 계속되는데, 10년 넘게 한 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웅현 팀장님은 좋았던책이 있으면 꼭 권해주시고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신다. 그분의 독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남편에 비해 팀장님과는 관심 분야도 꽤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같은 시기에 같은 책을 읽게 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 다 그리고 그때마다 팀장님과 나는 서로 읽고 좋았던 부분을 정리해서 교환한다. 신기하게도 같은 책을 읽고도 좋아하는 부분은 꽤나 달라서 팀장님이 내게 보내주시는 요약본을 보면 새롭게 그 책을 읽는 느낌까지 든다 그뿐만이 아니라 좋은 책이 있으면 내게 무심하게 선물해주는 선배도 있고, 책 이야기로 술자리를 꽉 채울 수 있는 친구도 있고, 어쨌거나 인간관계적으 로도 나는 천혜의 환경을 누리고 있다. (16-17쪽)

 

가정에서, 직장에서, 술자리에서....

 

책은 깔끔하다. 아무런 장식 없이 무표정한 하얀색 표지에 왼쪽 상단에

'모든 요일의 여행:'

그리고 오른쪽 상단엔 부제인 '10년차 키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그러니까 그날 밤 내가 이해했다고 믿는 문장은 어쩌면 나의 철저한 오독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다. 선생님의 설명은 안듣고 내가 내 멋대로 해석하면서 내 세계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독서는 기본적으로 오독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오독의 순간도 나에겐 소중할 수밖에없다. 그순간 그 책은 나와 교감했다는 이야기니까. 그 순간 그 책은 나만의 책이 되었다는 이야기니까. 그때 나를 성장시켰든 나를 위로했든,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든 그 책의 임무는 그때 끝난 거다. (40)

 

책을 오독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조금은 갸우뚱하다.

 

여행은 감각을 왜곡한다. 귀뿐만 아니라 눈과 입과 모든 감각을 왜곡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왜곡에 열광한다. 그 왜곡을 찾아 더 새로운 곳으로, 누구도 못가본 곳으로, 나만 알고 싶은 곳으로 끊임없이 떠난다 그렇게 떠난 그곳에선 골목마다 프리마돈나가 노래를 한다. 이름 모를 클럽마다 라디오헤드가 연주를 한다. 나뭇잎 까지도 사각사각 잊지 못할 소리를 들려준다. 햇빛은 또 어떻고 들어본 적 없는 음악들로 세상이 넘쳐난다. 

 

그 왜곡의 음악을 듣기 위해 오늘도 여행 계획을 세운다. 그 미세한 음악까지 놓치지 않을 정도로 귀가 열린, 마음이 열린 나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여행을 꿈꾼다. (130-131쪽)

 

그 왜곡 때문에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고, 무의미한것에 의미를 부여하는지도 모른다.

 

벽중독자에 가까운 내게 가장 완벽한 한 도시를 꼽으라면 포르투갈 리스본을 꼽을 것이다. 리스본에서도 알파마 지구를 꼽을 것이다. 1755년, 27만 명의 리스본 시민 중 무려 9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리스본 대지진에서 유일하게 남은 언덕 위의 동네, 알파마 지구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골목들 앞에서 지도는 무기력해지고,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가던 관광객들은 길을 잃는다. 한골목이 수갈 래의 길로 불친절하게 나눠지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어떤 법칙도 없이 교차된다. 차 한대 겨우 지나갈 것 같은 길로 노란색 전차가 달리고, 그 옆으로 색색의 빨래가 널려 있고, 전깃줄이 지나간다. 낡고, 좁고, 바랬다 그리고 그 낡고 좁고 바랜 것들이 모두 화려하게 빛난다. 눈앞에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알파마의 실핏줄들이 기어이 살아 남은 것이다. 지금까지도 고맙게도 (168-170쪽)

 

내 기준에서 예쁜 벽을 찾고, 그 벽을 따라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일상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뛰어나오는 건 언제나 아이들이다. 거리낌 없이 얼굴을 카메라로 들이민다. 그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부모들이다. 무뚝뚝해 보여도 가장 친절하게 낯선 이의 질문에 응대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벽들을 따라가다 예기치 않은 공연을 보기도 하고 낯선 이에게 술을 얻어먹기도 한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가득 찬 바에 도착하기도 한다. 그들이 매일 들락거 리는 식당 귀퉁이에 우리의 자리가 마련되기도 한다. 그러니 어떤 가이드북보다도 낡은 벽이 나에 겐가장 훌륭한 가이드가 된다. (174쪽)

 

아마도 비슷한 느낌이다. 일본 소도시에 대한 로망. 아직 현대라는 시간을 못 쫓아온 근대의 골목들에 대한 로망. 항상 일본 소도시 여행을 꿈꾸는 내가 갖는 로망과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읽고, 보고, 들은 것을 붙잡으려 쓰고, 그것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누군가는 흘려보내 듯 가볍게, 누군가는 공감하며 읽을 정도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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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7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7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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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반 트렌드코리아를 읽었을 때는 재미있었다. 경제연구소와 경제신문들이 연말이면 히트 상품이며, 트렌드를 이야기하곤 했지만, 몇 년 전부터는 보고서가 나오지 않거나 비중이 줄어들면서 <트렌드 코리아>가 그 빈 공간을 잘 채워준 느낌이었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신조어(바로 사라질 용어들도 많다)와 개념들. 이젠 피로감이 든다. 새롭다고 게속 쏟아부어주는데, 과연 그런 내용이 트렌드인지도 모르겠다. (한달전쯤 읽었는데, 후기는 지금)

 

SNS에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를 표시하는 사람들을 꽤 보 수 있다.

욜로족을 달관족의 진화한 형태로 해석할 수도 있다. 달관족(트렌드 코리아 2016,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키워드 참조)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도전의식과 열정을 포기하고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는 안분지족의 삶을 택한 이들이다. 일본에서 흔히 관찰되는 사토리족은 덜 벌고 덜 일하고 덜 써도 행복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자발적 미취업자가 되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최소의 삶에 안주한다. 여기서 이 달관이라는 표현은 득도처럼 깊은 육체적·정신적 수양 끝에 비로소 얻는 수양의 개념이 아니다. 일본이 오랜 세월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이를 버티면서 탄생한 사토리 세대가 우리나라식으로 변형되어 등장한 개념이다. 

 

욜로족들 중에는 달관족의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욜로족과 달관족은 구분되어야 한다. 경쟁과 미래에 대한 준비를 포기하고 적은 수입으로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달관족과 달리 욜로족은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간 형태로 현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 모할지라도 도전하고 실천하는 이들이다. 달관족이 포기한 세대라면 욜로족은 꿈꾸는 세대다. 욜로족도 달관족처럼 시대에 대한 반감과 자포자기의 특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들의 지향하는 삶의 방식은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개인의 꿈마저도 대량생 산되는 것처럼 엇비슷해지는 세상에서 욜로족의 행보는 달관족처럼 부정적이라기 보다는, 훨씬 적극적으로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 나갈 가능성이 더 크다. (213쪽)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욜로 라이프는 도전이라는 긍정적인 모티브를 품고 바랜 꿈과 도전이라는 단어를 끄집어내 실천하려는 의도가 배어 있다. 원하는 것을 실천에 옮길 때, 비로소 욜로라는 주문의 가지를 갖는다. 직접 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고 꿈만 꾸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체험경제의 시대, 누구보다 적극적인 욜로족을 만족 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지향적 경험소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중요해 질 것이다. (214쪽)

 

욜로족은 부정적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해 나가는 사람으로 칭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트렌드 코리아>의 저자인 김난도는 몇해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썼다가 비난을 받았다. 지금 젊은이들의 상황에 대한 몰이해에서 되도 않는 조언을 했다. 그런데 욜로족에 대한 설명을 보다 보니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받은 비난을 계속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욜로족.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말하는 젊은이 상이 아닌가. 김난도는 여전히 현실과 괴리되어 트렌드라고 포장하면서 다시 되도 않는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닐까.

 

B+프리미엄이라는 트렌드에 대한 설명은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이야기하는 B+ 프리미엄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부유층의 삶을 무조건적으로 선망하던 일반 대중들의 소비태도 역시 합리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에서는 가성비를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프리미엄을 더한 제품에 대해서는 그에 따른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는 ‘집중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트렌드 역시 핵심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 높은가치에 있으므로B+ 프리미엄이 성장하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결국 소비자의 인정에 의해서 발현되는 B+ 프리미엄이 가문과 역사를 통해 부여받은 럭셔리의 자리를 하나씩 대체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30쪽)

이처럼 고급커피시장이 반응을 보이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각종 커피전문점들도 콜드브루 메뉴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원재료의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 아예 별도의 매장을 내는 전략도 유효하다. '스타벅스 리저브', '탐앤탐스 블랙', '엔제리너스 스페셜 티', ‘ 이디야 커피랩', '투썸플레이스 로스터리'등은 저가 커피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고급스러운 맛과 향을 강조한·스페셜티 커피 Specialty Coffee'만을 취급하는 별도 매장을 운영하며 B+ 프리미엄을 실현하고 있다. (234쪽)

B+ 프리미엄은 그동안 견고했던 고급제품 vs 대중제품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그동안 경쟁의 법칙은 고급 제품은 고급 제품끼리, 중저가 제품은 중저가 제품끼리의 경쟁이었다. 반면 B+ 프리미엄은 대중제품이 고급제품에 도전장을 내밀 며 새로운 시장을 하는 전략이다. (236쪽)

 

커피를 좋아해서 커피를 관심있게 봐 왔는데, 커피 프랜차이즈를 B+프리미엄으로 엮는 것은 뜬금없다. <트렌드 코리아>의 단점중에 하나가 굉장히 작위적이라는 것인데, 항상 단어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 묶다 보니 서로간에 hierachy도 이상하다. 커피문화의 확산을 B+ 프리미엄으로 보는 것은 커피 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듯 싶다. 단순히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고, 에스프레소 바탕의 커피를 마시던 것에서 벗어나 점점 더 커피문화가 다변화, 전문화되고 있다. 카페만 하더라도 기존 카페는 특정 로스터리에서 받은 원두를 사용하다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생겼고, 전문 카페도 로스터리에서 더 확장된 커피 랩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커피 문화가 바뀌고, 그 수요에 맞게 커피업체들이 대응했다고 봐야 할 것인데, B+프리미엄으로 엮으면서 커피 프랜차이즈가 새롭게 커피 문화를 만든 것처럼 이야기한다. 보다 큰 사회,경제,문화 현상을 단순한 소비트렌드에 담으려다 보니 <트렌드 코리아>가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단점이 아닌가 싶다.

 

영업에 대한 이야기는 좀 의아했다.

영업이 중요해지는 첫째 이유는 한국 경제가 바야흐로 저성장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어 려워졌을 때 마케팅이 등장했다”고 하지만 고도화된 마케팅에 더 이상 설득되지 않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기업의 본연의 업이라 할 수 있는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영업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기획부서와 마케팅부서, 기술부서 등 다른 부서에 이리저리 치이는 영업이지만 회사의 활동 중 유일하게 매출을 내는 부서가 바로 영업이다. 굳이 설명하자면 다른 부서는 미래를 위해 현재 돈을 쓰지만, 영업은 언제나 그렇듯 기업에게 돈을 벌어다 준다. (288쪽)

물론 영업 분야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추천 서비스와 얼굴을 굳이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 기반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수록 영업의 양극화도 심화될 르소도 가능성이 크다. 인적 자원에 근간한 면대면 영업 서비스가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로 거듭나 오직 부 를 많이 소유한 사람들에게만 한정되고, 일반 대중들은 저가로 공급되는 빅데이터 기반의 차가운 서비스만 제공받게 될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304쪽)

 

영업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트렌드 코리아>는 그 영업을 대면 영업이라는 한계속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다. 기존의 영업스타일은 바뀐지 이미 오래다. 단순히 영업만 하던 패턴은 많이 변했다. 물론 여전히 기존의 영업방식을 고수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영업-기술, 영업-생산이 융합되어 있다. 만들어진 물건,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제품기획, 생산과정에도 영업이 함께 한다.

 

<트렌드 코리아>를 읽으면서 갖게 되는 가장 큰 불만은 제목에 있다. <트렌드 코리아>는 단순히 소비 트렌드만 이야기한다. 사회, 경제, 문화의 변화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 그런데 요즘을 보면 경제전망이나 미래트렌드보다 이들의 더 권력화 되어 있다. 사실, 저자들이 경제, 경영 전문가도 아니고 소비자행동 전문가들 아닌가.

 

그리고 계속 <트렌드 코리아>에 대한 지적으로 제기되었던 것은 소비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 책만 보면 소비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비절벽이라는 표현까지 썼지만, 소비절벽으로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시점에 <트렌드 코리아>의 효용성에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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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1-08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우향님 견해에 동감입니다. 특히 민간소비지출이 감소되는 시장축소가 일어나는 현실에서 1년 단위 유행을 분석하는 작업의 효용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雨香 2017-01-08 14:36   좋아요 1 | URL
게다가 요즘은 사전 설명회 등 점점 권력화되는 것 같아 우려도 됩니다.
 
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 KOTRA 전 세계 주재원이 취재한 비즈니스 금맥
KOTRA 지음 / 알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연말 연초에 읽는 주제 중 하나가 트렌드, 경제전망이다. 읽을 때 마다 재미있다고 느낀 책 중에 하나가 바로 KOTRA에서 펴낸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이다. <트렌드 코리아>가 굉장히 작위적으로 의아한 점이 많다면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가벼우면서도 재미가 있다. (한달전에 읽은 책인데, 이제서야 간단히 후기를 남긴다

 

단순히 재미 삼아 읽기에조 좋지만, 독자 스스로 서로 다른 주제들을 엮어 본다면 조금 더 생산적인 관찰이 될 것이다. 저자들의 목차에 얽매이지 않고, 음식끼리, 사람들의 경험까리 연관지어 생각해보는 것이다.

 

일단 주제를 보며 다음과 같다.

 

  1. 퓨처 푸드Future Food : 편견을 뛰어넘은 먹거리 
  2. 새로운 안식처New shelter : 이 땅을 떠나는 사람들
  3. 데일리 디톡스Daily Detox : 일상에서 휴식을 찾다
  4. 옴니프레즌스Omnipresence : 언제, 어디서나, 즉시
  5. 에코 크리에이터Eco Creator : 창조적인 친환경 비즈니스
  6.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특별한 놀이를 꿈꾸다
  7. 따뜻한 인공지능Emotional AI : 인간을 위한 로봇
  8. 맞춤형 휴가Tailor-made Vacation : 판에 박힌 휴가는 거부한다
  9.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 식사 그 이상
  10. 펫밀리Petmily : 새로운 가족의 탄생
  11. 온리 미Only me : 오직 나를 위한 삶
  12. 구루 마케팅Guru Marketing : 믿음으로 지갑을 열다

대충 전 세계의 소비패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볼 수 있다. 하나 분명히 해둘 것이 있는데, 이건 소비트렌드라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트렌드 코리아>는 문제가 심각하다. 소비만 다루는데 마치 대한민국 전체를 다루는 것 처럼)

 

총 12개의 주제로 에피소드들이 엮어 있는데, 인공지능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트렌드이다. 인공지능에 인간적인 것을 더한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다. 십여년전 일본에선 애완용 로봇 강아지가 선 보였는데 최근엔 인공지능을 갖추기 까지 했다. 인공지능을 로봇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난다면 메신저를 활용한 채팅봇도 하나의 인공지능이다. 그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폴리는 감동적이다.

 

아이폴리를 처음 접한 대부분의 시각장애인 사용자들이 보인 첫 반응은 '눈물'이었다. ... 아이폴리 앱만 있으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통해 주변 물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244쪽)

 

IT의 발전으로 On demand 개념으로 발전하였다는 것은 쉽게 접하는 트렌드이다. On demand가 조금 더 진화했다. 이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게가 아닌 길거리에서 발견하더라도 실시간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크레이브 앱이 이렇게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 싶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사이트들을 하나 하나 확인하거나 일일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이리저리 찾아 해멜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크레이브 앱을 사용하면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쉽고 간편하게 효율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슬라이스 사는 크레이브 앱 외에도 유사한 방식의 앱인 파운스와 구매를 원하는 특정 물품을 카메라로 찍어 검색하면 을 찾아주는 스닙스냅snipSnap 앱을 보유하고 있다. (125쪽)

물론 실제 제조사들의 물건을 팔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겠지만, Buying Power를 갖게 된다면 이 회사의 영향력을 굉장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 역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집을 빌려주고 돈을 버는 혹은 빈 집을 활용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하우스시팅이란 말 그대로 남의 집을 봐주는 일이다. 누군가의 집을 지키면서 애완동물이나 정원의 식물 등을 돌보는 대신 그 집에서 무료로 숙박하는 것이다. 휴양지 못지않은 이색적인 지역에서 내집처럼 편안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휴 가로, 독일의 젊은이들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사이에서 인기다. 

무엇보다 독일은 지리적으로 유럽 중간에 위치하기에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자동차나 비행기로 쉽게 여행할 수 있어 하우스시팅을 하기에 용이하다. 집주인 역시 하우스시팅을 이용하면 휴가철에 마음 편히 집을 맡기고 휴가를 갈수 있다. 또한 외부 콘퍼런스 등으로 집을 일주일 정도 비워야 할 때 하우스시팅을 통해 애완동물을 맡기고 걱정 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사람에게는 일당 대신 내 집을 무료의 휴식 및 숙박처로 제공할 수 있으니 따로 비용이 들지 않는 좋은 거래인 셈이다. (273쪽)

 

친환경역시 단순히 구호에서 넘어 안보이는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포드사는 최근 콩으로 제작한 시트 개발에 성공했고, 민들레뿌리, 코코넛 등을 이용한 자동차 내장재를 개발하고 있다.

 

노는 인간 호모 루덴스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몇 해전 유럽에서는 게임을 풀어 탈출하는 탈출방이 선보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 TV 및 실제 탈출방이 생기기도 했다. 한 때 일에 집중하면서 놀이는 감상하던 시대에서 이제 직접 즐거움을 느끼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비록 물리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또 다른 스릴감을 선사하는 체험도 있다. 바로 CS|Crime Scene Investigation 체험이다. 이는 직접 CSI의 직원이 되어 가상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5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살인 범죄 현장을 찾아 경찰의 배석 하에 수사하고 범죄 현장의 흔적이나 증거물을 특수장비를 통해 평가하며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한다. 유력 용의자를 심문한 뒤 살인자를 경찰에 하는 것으로 끝난다. 잔혹한 범죄 현장에서 긴장감을 느끼며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195쪽)

 

특이한 것은 주식시장 처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술집이다.

 

최근 들어 홍콩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한 랑콰이퐁Lankwaifong 그곳에 기발한 테마의 바가 새로 오픈했다. 바로 주식시장을 테마로 한 울프 마켓Wolf Market'이다. 주식시장이 모티브인 만큼 가장 특이한 점은 판매되는 술의 가격이 수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계속 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카옌 버블스cayenneBubbles (라임 추출물로 만든 보드카와 리치향이 나는 리큐어를 자몽주스, 레몬바질, 칠리시럽과 섞어서 만든 칵테일)을 주문하면 카옌 버블스의 가격이 올라간 반면 인기 없는 술은 수요부족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실제로 파인트 한 잔에 70홍콩달러(한화로 약 9900원)에 판매되던 아사히 맥주가 한 테이블에서 단체로 주문하자, 110홍콩달러(약 1만 5,500원)까지 치솟았다. 


실시간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술의 가격은 바 내의 벽과 천장에 설치된 LED 주류 가격현황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식 현황판과 매우 흡사한 이 전광판에서는 판매되는 모든 술의 가격뿐 만아니라 상승폭과 하락폭까지 확인할 수 있다. (308-309쪽)

 

먹방, 쿡방은 전세계적인 인기다. 음식을 먹는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하고, 사회연결망과 함께하기도 한다. 최근 유명셰프와 음식과 쇼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같이 먹는 소셜다이닝 형태로의 진화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혼밥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혼밥 문화가 형성되면서 반대로 소셜다이닝 형태로도 보이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은 인간-사회라는 원초적인 관심이라고 봐야 하나.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는 멜리사Melissa와 레레Lele는 차가운 도시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집을 개방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식생활이란 식사 한 끼에 들어가는 영양소뿐 아니라 올바른 식사 문화와 오감을 만족시키는 즐거움이 식탁에서 이뤄지는 것이었다. 


시작은 매우 단순했다. 그들의 집에서 멜리사는 요리를 하고 레레는 손님 호스트를 담당하기로 하고, SNS를 통해 예약을 받아 손님들과 함께 오붓하게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1주일에 1번, 10~12명이 함께 모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이 모임은 참석했던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그 성격이 조금씩 진화하기 시작했다. (323쪽)

 

이 책들의 효용은 이런 흐름을 읽어 내는 데 있다. 단순히 여기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소비트렌드가 갈 것이라고 마냥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소비라는 것도 사회, 경제, 문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고, 또 어떤 내용은 흥미로울 뿐 사회전체적인 내용은 아니어서 단순히 이 책 한권 읽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다. 몇 년 동안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읽을 필요가 있다. 사실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는 KOTRA가 꾸준히 제공하던 정보가 책으로 엮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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