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없던 세상 - 당신이 만날 미래의 業
이민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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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좋은 책일수도 있다 그리고 저자가 뛰어난 안목을 가졌을수도 있고, 그런데 전망, 트렌드, 미래에 대한 책이나 경제연구소의 보고서, 기사 등을 꾸준히 찾아 읽는 개인적인 성향때문인지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다. 책 표지에 있는 "모든 것이 변했다, 모든 것이 변한다" "당신의 미래, 이 책을 읽고 나서 결정하라"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물론 자본주의 역사, 미국, 한국의 경제성장사를 간단하게 보고자 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했다. 고용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메이데이라 불리는 노동절이 생기기 전 노동자들과 자본가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서로  서로 총을 겨눈 전쟁을 하기에 이른다. 이런 경험에서 자본과 노동은 고용의 안정성이라는 선에서 타협을 하게 된 것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어쨌거나 현재 고용사회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시스템은 고용사회에 맞춰져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세상이 아니다. 맞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변화가 심하고, 거대하다. 전세계는 경험하지 못했던 고령화시대에 직면했고, 지금 어린이들이 청년세대가 되었을 때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외려 저자가 이야기하는 변화들은 계속 있어왔다. 고용사회에 대해서도 우리는 IMF를 경험하면서 누구나 창업이라는 시기마저 이미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문제인식이 잘 와닿지 않는다

게다가 저자가 주장하는 6가지 섹터, 그 섹터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고용사회가 끝났다고 이야기하는데, 6개 섹터에서 사업을 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취업을 하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왜냐면 그 6개 사업이 대체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사업으로 개인이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업이 아니다. 게다가 국내 환경에서 그 업이 유망한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핀테크, 차세대자동차, IOT 등에서는 우리나라는 기존 산업보다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크다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어보이는 책이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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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 - KOTRA 전 세계 주재원이 취재한 세계의 지금 그리고 기회
KOTRA 지음 / 알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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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에서 나오는 <2016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는 매번 드는 생각인데, 재미있다. 솔직히 이 책이 현실적으로 어떤 조언을 해줄지, 그리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루는 소재들은 흥미롭고, 한번 생각해볼만하다. 다른 트렌드, 전망책 처럼 뭔가 가르치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세상에 이런일이'나 '서프라이즈'류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그안에 생각해볼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 이 책의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캐시프리, 현금없는 세상이 온다는 전망이 꽤 오래되었는데,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2015년 5월 초 발의된 법안이 통과된다면, 2016년 1월부터 상점 주인이 결제수단을 카드 및 스마트폰 결제로만 제한할 수 있게 된다. (145쪽)

하지만 여기에는 전국민이 카드나 스마트폰 중 하나를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 있을 것이다.

덴마크내에서도 사회적 흐름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여전히 현금을 선호하는 노년 계층 등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언제 어떤 모습으로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151쪽)

그런데 사회적 환경에 따라 현금없는 사회가 생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겠다. 치안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오히려 현금없는 사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 케냐에서는 모바일머니가 열풍이다.(163쪽)

번거롭게 은행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엠페사 이용자는 휴대전화의 엠페사 계좌에 얼마든지 돈을 보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불안정한 치안이 문제인 아프리카에서 엠페사는 또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엠페사의 활용으로 점차 사람들이 현금을 소지하지 않게 되었고, 이는 아프리카의 거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매치기나 강도 등의 범죄 가능성마저 제거해버렸다. 현금을 소지하며 갖게 되는 불안과 스트레스까지 줄인 것이다.(170쪽)

 

리얼리티쇼가 인기를 끌고, 우리나라에서도 <무한도전>이나 <런닝맨>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처럼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 뜨고 있다. 현재 헝가리에서는 실제로 만들어진 방에서 주어진 힌트를 사용해 문제를 해결해 탈출하는 탈출게임이 인기라고 한다.

헝가리 탈출게임의 창시자인 쥬르코비치 어틸러는 헝가리 출신이자 미국 시카고대 교수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이론에 경도되었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몰입이론의 창시자다. 그는 인간이 어떤 일에 집중해 시간과 공간의 흐름마저 잊게 되는 몰입에 이르면,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되며 이때 잠재력과 창의력까지 발휘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따럿 어틸러는 사람들이 탈출게임을 하며 몰입을 경험하므로 이 게임에 열광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181쪽)

 

음식문화는 이제 세계의 현상이다. 정확히 말하면 서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음식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이 책 역시 음식문화에 대한 여러 사례들이 등장한다. 온라인으로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주문한다던지, 싱글족들을 위한 레디쿡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음식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금융의 발전역시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앞서 이야기한 캐시프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상이 일어난다. 에이콘스라는 회사는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 잔돈금융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사전에 사용자의 투자성향 등을 반영해 투자펀드를 정해두고 잔돈을 투자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달러 50센트의 물건을 구입하고, 4달러를 결제하면 나머지 50센트는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 중에 하나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벌어지는 코딩교육 열풍이다. 우리나라도 몇 년 후부터 코딩교육을 정규교육에 반영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준비없이 그냥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와 또다른 시험과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영국은 한 세대만 지나도 모든 영국인이 디지털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끔 공교육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2013년에 영국 교육부 장관을 지내고, 당시 영국 공교육 코딩 교육 의무화를 추진했던 마이클 고브는 "미래에는 프로그래밍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금 영어를 못 하는 사람처럼 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디지털 언어구사력이 인재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04쪽)

 

IT에서 많이 밀리고 있는 우니라나에서도 정부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물론, IT에 대한 개념이 없이 7-80년대식 사고방식을 가진 정권이 하드웨어의 장점마저 잃어버려서 현 정부 역시 IT에 대한 개념이 있는지나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다른 트렌드책에 비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트렌드책이 억지로 만들어내거나 남들도 다 아는 내용만 적었다면 이 책은 실제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네이버캐스트에 연재중이다.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878&contents_id=106245&leafId=2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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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26 빅이슈 트렌드 - 한 발 앞서 내다보는 국내외 유망시장
<트렌즈(Trends)> 지 특별취재팀 지음, 권춘오 옮김 / 일상이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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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전 세계 2만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트렌드 전문지인 [트렌즈(Trends)] 지에 실린 기사 중 국내 독자에게 유용한 것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트렌즈] 지는 매월 6~8개의 사회·경제·신기술·소비 트렌드 기사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의견과 자료를 공유해 형성하는 ‘집단지성을 활용한 지식보고서’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학 연구기관인 세계미래학회와 <더 퓨처리스트>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함께 만든 세계적인 미래학 전문지이다. 이 잡지에 실린 글들은 지구촌의 현재를 반영하기도 하고, 가까운 3년 이내의 미래, 10년 이후의 미래를 반영한다.(5쪽)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이다. 그러니까 트렌드를 다루는 전문잡지가 있고, 그 중에 일부를 엮은 책이다. 역자에 판단에 따라 그 중에서 골라낸 것인데, 중요한 정보가 빠져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전체적으로는 다른 트렌드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미래학이 점점 중요해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일상화되다보니 각 기관, 전문가들마다 서로를 벤치마킹하면서 비슷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책 내용을 보면 전세계는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기는 했지만,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성장율을 보이고 있고, 또한 일대일로의 정책으로 지속성장의 방향을 잡았다. 미국 또한 셰일가스의 발견과 엄청난 매장량으로 다시 에너지 주도권을 잡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조업이 되살아 나고 있다. 이런 점은 분명 세계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제도나 방식들이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고 있다.

대학에 대한 인식도 점차 바뀔 것이다. 현재 대학시스템은 과도한 비용으로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에게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크 등 대학수준의 무료강의가 활발해지면서 대학의 필요성에 대한 생각이 변할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기존 산업계의 금융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것이다.

 

산업분야에서는 3D 프린팅과 4D 프린팅, 인공지능 로봇, 로봇 슈트, 뇌과학, 합성생물학 등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다.

 

소비분야에서도 변화가 많이 일어날 것이다. 싱글라이프, 반려동물, 키덜트. 그런데 전혀 새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다른 책들에서도 다 있는 내용이라서

 

아무래도 미국 중심의 책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 보고서 중에 한국에 대한 부분에 별도의 의견을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현실성 없어 보이는 내용도 있다. 얼마전부터 드론을 하나 구입하려고 정보들을 찾아보다가 드론 구매를 포기했다. 드론을 구매하더라도 드론을 날릴 수가 없다. 서울은 전지역이 비행금지구역이다. 150미터이고 뭐 이런 규정을 떠나 아예 드론을 날릴 수 없다. 분당에 가서 날려볼까 했는데 성남공항 반경 9km 역시 드론을 날릴 수 없다. 그런 내용을 알면서 썼는지 모르겠다.

 

시골생활이 뜬 다는 내용도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귀농 등의 인력은 극소수이고, 대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은 대부분은 집값, 전세값이 비싸서 이다. 일본 역시 우리와 비슷하다. 도심을 제외한 도시가 극심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몇 몇 부분은 공부할 만하지만, (페이퍼로 별도 남김) 아쉬운 부분도 사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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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6
김윤이 외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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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전망에 대한 책들을 읽다 보면 책 마다 특징이 있는데, <트렌드코리아>가 너무 가볍고,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부각시킨다면 <빅픽처>는 사회의 주요 이슈를 잘 짚어낸 느낌이다. 억지로 엮어낸 <트렌드코리아>에 비해 목차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들어온다.

1부 경제 생태계를 바꾸는 특이점 

2부 특이점과 마주한 사회

1부는 기술과 경제를 중심으로 한 트렌드 변화를 이야기하고, 2부에 들어서면 사회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3D프린터등이 최근 몇년간 트렌드의 주요 이슈였다면 이제 주요이슈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자동차가 아닌가 싶다.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무인화, 에너지와 친환경, 바이오혁명, 이것들이 현재 기술혁시의 핵심이며 다가올 미래의 키워드이다. 무인화는 인공지능, 초연결사회, 빅데이터와 모두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0개 이상의 센서를 장착한 무인자동차는 센서로 감지한 정보와 지보를 결합해 스스로 최적 경로를 판단하여 주행하고 제어하게 된다. 상세하고 정확한 지도는 막대한 용량을 소모하며 계속 업데이트가 되어야 하므로 클라우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와 지도를 불러다 사용하게 될 것이다. 수시로 변하는 도로상황, 보행자 인식이 난제이므로 지도 외에도 센서를 이용한 섬세한 환경 인식기술이 필수이다. 자동차 스스로 많은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는 네트워크를 통해 빅데이터화 된다.(21쪽)

설명과 같이 자율주행자동차는 그동안 개발되고 있는 과학기술이 총합체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도전적인 과제가 여전히 너무 많다. 우선 차량 자체를 보면 레이더 등 최첨단 센서는 너무 비싸고 컴퓨터 연산장치의 신뢰성은 아직 부족하다. 구글카의 지붕에 장착된 레이저 스캐너의 가격은 약 8,000만원이고, 그 외 센서까지 포함하면 약 1억 6,000만원으로 센서가 차량 가격보다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에는 인프라 측면을 보자. 차량의 정확한 위치 측정에 필수적인 위성항법장치GPS 좌표의 위치 오차가 약 10~15미터로 정밀도가 낮고, 수치 지형도에는 차선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27쪽)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자율주행자동차가 서서히 다가올지, 급격하게 다가올지가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최근 사회현상 중에 하나는 바로 공유사회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가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다른 트렌드책들이 그 현상을 앞다퉈 소개하려고 할때 <빅픽처>는 한걸음 더 나가 기존 사회에 어떻게 부딪힐지를 고민했다. 이번에는 공유경제가 오히려 지금의 저성장 시대와 맞물려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왜 확산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적도 함께.

물론 이러한 일자리의 확대가 직업의 안정성 및 가계 수입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재 한국사회는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등 3저 시대를 통과하고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가 제대로 창출되지 않는 상황이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경제는 가파르게 성장하던 시기를 지나 저성장기에 접어들었고,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유럽·일본 모두 장기 침체를 겪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저성장의 영향으로 가계 수입이 줄면서, 이미 갖고 있는 자원이나 노동력을 활용하여 소비 비용을 줄이거나 추가 소득원을 마련하려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기술 발전 때문이든, 세계적인 불황 때문이든 공유문화는 널리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셈이다. (38쪽)

 

2016년 한국사회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사건중에 하나는 바로 선거구 문제이다. 여당과 야당의 첨예한 대립뒤에 선거구 조정의 문제가 있다. 지금 현재 선거구의 인구차가 너무 커서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수대로 그냥 조정할 문제는 아니다. 겉으로는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문제로 비쳐지지만, 사실 지역주민들의 이해관계와 크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과 인구 두 가지를 모두 대표해야 한다. 2014년의 결정에 의해 인구에 대한 대표성은 평등하게 나누어질지 모르지만, 지역 대표성의 평등성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 송파를 대표하는 3명의 국회의원이,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을 대표하는 한 명의 국회의원보다 지역을 이해하기도 쉽다. 지역이 작게 나뉘면 국회의원이 지역 민심을 파악하기도 훨씬 용이하고, 같은 행정구역 내 주변 지역구와의 연결성도 증가한다. 3명의 국회의원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원내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와 반대로 농어촌 지역의 국회의원인 경우, 우선 돌아봐야 할 지역이 매우 넓어진다.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시간을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소비해야 한다. 다른 행정구역 여럿을 하나의 지역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상대해야 할 행정부의 관료의 숫자도 늘어난다. 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이 동일 지역구 내 다른 지역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지역구를 나누면 이러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138~139쪽)

 

몇 해 전 <넛지>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행동경제학이 주목받고 있다. 그 사례로 제시된 것이 암스텔담 화장실에서 남자 소변기에 파리 모양 그림을 넣었더니 주변으로 소변이 흐르는것을 방지한 것이었다.

행동경제학은 또한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데 주목한다. 여기 5만 원이 있다고 하자.  ··· 대부분의 사람들은 5만원이 생겼을 때의 긍정적 감정보다 5만 원을 잃었을 때의 부정적 감정을 크게 느낀다. 왜 똑같은 금액인데 사람들은 손실에 더 민감할까? 행동경제학은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할 때 이러한 요인을 함께 고려한다.

개인의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한 가지 요인은, 사람들이 사회적 시선이나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전통 경제학이 '합리적 인간이라면 주변의 시선이나 평판에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기계적으로 단정짓고 실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동떨어진 분석을 하고 있을 때, 행동경제학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폭넓은 분석으로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려 했다. 그 결과,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훨씬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159쪽) 

 

그런데 이미 영국이나 미국정부는 이 행동경제학을 활용하고 이다.  넛지의 저자는 리처드 쎄일러와 캐스... 영국의 캐머런 정부는 넛지팀을 가동하고 쎄일러 교수의 조언을 듣고, 세금을 제때에 납부하도록 독려하는 것부터 임산부의 금연을 높이는 정책까지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캐스 선스타인 교수를 통해 행동경제학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근거중심주의에 따른 정책을 펼친다.

영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근거 중심주의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행동경제학 및 사회과학의 연구 성과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했다는 사실은 한국 정부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한국 정부도 비영리 단체나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저출산 문제·저소득층 학생들의 교육 성취도 문제·청년실업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가 쉽게 바뀐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정책의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뜻이다. 수십 억, 수백 억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이 효과가 있는지, 효과가 없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과정도 없이 밀실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정책은 예산낭비일 뿐 아니라 국민에게 불편함만 가져다 줄수도 있다. 한국 정부도 미국 및 영국의 사례처럼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똑똑한 정부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이 국민의 삶에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할 때, '똑똑한 정부'의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 될 것이다.(176~177쪽)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대통령 시절이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분 대통령은 독서로 유명했고, 한분은 앨빈 토플러, 또 한분은 제레미 리프킨에 관심이 많으셨으니, 충분히 행동경제학에도 관심을 쏟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빅픽처2016>은 제목만큼이나 큰 그림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트렌드코리아>가 트렌드라 할만한가 싶은 것들을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이라면 이 책은 과학기술에서 정치경제까지 모두 조망한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문제에 대한 지적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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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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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트렌드 코리아>는 많이 부족해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이들 읽히는지, 실제로 소비 트렌드와 관련된 한국인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럼에도 내가 해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혹시나 나중에 보고서에 써먹을 내용이 있지 않을까 해서이다. 물론 그래본 적은 없지만,

 

그간의 비판때문이었을까 이번 <트렌드코리아2016>은 반성을 하려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트렌드라고 무조건 보여주려는 행동에서 벗어난 것 같다.

사회문화를 관통하는 트렌드 속에는 보이는 것 이면에 보이지 않는 시대의 그늘이 숨어있기도 하다. 호화스러움을 지양하고 평범함을 추구하는 2015년의 소비 시장 역시 그 이면에는 평범함 조차 누리기 힘든 사람들의 절절한 호소가 숨어 있었다. 실제로 2015년 10월,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최근 1년간 소비 생활 만족도는 10.9% 하락했으며 소비 생활 양극화지수는 1994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갈수록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만족스러운 소비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평범함은 과시의 대상으로 올라설 만큼 성취하기 힘드, 평범하지 않은 가치가 되고 있는 것이다. (164쪽)

그런데 사실 소비양극화가 최고에 올랐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책의 가치가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것 아닐까. 결국은 트렌드라는 것은 어떤 대중성을 가져야 하는데,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것은 평균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고, 당연히 트렌드는 일부 상위 소비트렌드만을 반영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을텐데.

 

<트렌드코리아 2015>는 골목에 대한 부분을 말한다. 골목의 재발견, 재탄생. 하지만 골목의 재발견은 골목을 키워낸 소규모상인들 혹은 원 거주민들이 쫓겨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 과정을 눈앞에서 보고 있는 나로써는 젠트리피케이션은 관심있는 주제이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일본 도쿄의 '가구라자카'의 사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가구라자카는 도쿄 신주쿠의 길이 700m짜리거리다. 대표 골목으로는 게시야 신도, 숨바꼭질 골목, 효고 골목 등이 있다. 일본의 여타 다른 번화가와 달리 이 골목길에서는 17세기부터 19세기에 걸친 에도 시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지역의 복합 개발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1990년대부터 전통 건물과 경관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 고층 건물 등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며 거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에도 시대부터 계속되어온 전통적인 골목길에 자부심을 가져왔던 주민들의 굳은 의지로 거리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지켜내며 이제는 그대로의 생명력과 개성을 유지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골목길로 자리잡은 것이다. (186~187쪽)

읽다가 한숨이 나왔다. 우리나라 골목과 과연 무슨 관계가 있길래 에도시대 골목을 예로 드는 것인가? 2-3백년 된 골목과 이제 2-30년된 한국의 골목이 어떻게 엮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골목이면 북촌 한옥마을 정도 아닌가. 현재 뜨고 있다는 골목과는 전혀 관련없는 것으로 해답이라고 제시하는, 책상위에 앉아서 나온 답이다. 딱!

 

예년에 비해 <트렌드코리아>의 재미는 덜한 것 같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이상하게 올해에는 어떤 물건 혹은 브랜드, 실제 상점과 같은 실체보다는 현상에 주목한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소비가 감소하니 소비트렌드 역시 수축되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책 한권을 담아내기 힘들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중에 몇 가지 흥미를 끈 현상들이 있다.

 

많은 연구결과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높고 관련 질환의 발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수준의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경제적·사회적으로 상위에 있는 집단들은 빠르게 대처하고 곧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지만 하위 집단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위험 인식의 심리적 불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 (235쪽)

 

이런 불안사회에서 위험이 닥쳤을 때 의지할 사라, 의지할 곳이 없다는 사실은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다. 때로는 불안이 도를 넘다보니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에 불신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자신의 불안을 누군가 이용하는 것에 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실제로 위험이 닥쳤을 때, 늘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졌을 때, 오히려 그 위험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다는 것이다. 불안에 대한 역치가 오히려 불안에 대한 둔감한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244쪽)

이러한 지적을 정치권과도 엮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테러방지법이니 하면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법으로도 관리가 가능한 것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 들어갔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현 정부 들어서 안전이라는 이름을 행정안전부라는 이름까지 만들어냈지만, 세월호 처리과정 등에서 보여주는 것을 보면 불안에 대한 역치로 불안에 둔감한 정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메르스와 관련해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부와 관련 당국이 처음부터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즉, 무능한 자들이 관리하기 때문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저자들의 생각역시 정부당국을 대변하여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적지 않은 시민들이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과학책등을 찾아보며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있어빌리티를 N포세대의 현상으로 설명할 때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을 좀 놀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기성세대가 구축한 성공의 프레임과 프로세스에 반감을 느끼는 젊은 세대는 오래 인내하고 한단계씩 쌓아가는 삭의 입지전적인 성공담론을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성실과 겸손이 미덕이던 산업화 시대에는 인내하며 살아야 가능했던 성공의 매뉴얼도 유효기간이 만료됐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취업할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해도 환경을 바꿀 수 없는 가혹한 현대에 달관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기약없는 희망을 접었다. 대신 당장 눈앞에 필요한 것과 재미를 추구하고, 자격지심을 감춰줄 '있어빌리티'를 연마한다. 생활수준은 향상되었고 그에 따라 미적 감각은 높아져가는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극복하고자 포장하는 달관형 제스처가 하나의 현상이 된것이다. (369쪽)

 

이 책에서 그나마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육아에 대한 부분이다.

학력수준과 문화자본이 높아진 똑똑한 젊은 부모들은 아이를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기르는 경쟁을 시작했다. 이렇게 정성 들여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마치 검증된 공법을 총동원해 건축물을 설계하고 시공해나가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다. 이에 이런 자녀들을 빌딩 건축하듯 하나씩 하나씩 공들여 키운 아이라는 의미로 건축의 '아키텍처Architecture'와 아이의'키즈kids'를 붙여 '아키텍키즈Architec-kids'라 명명하고자 한다. 부모의 계획에 따라 설계된 도면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길러지는아이들이 바로 '아키텍 키즈'다.(375쪽)

 

고도성장기인 1980년대에 태어나 본격적인 치맛바람·바짓바람 속에서 성장한 1세대가 이제 부모가 되었다. 소싯적에 <수학의 정석>을 풀던 세대가 '육아의 정석'을 찾아 나선 것이다. 좋게 보자면 과학적이고 열정적이며, 나쁘게 보자면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극성스러운 일부 신인류 부모들의 새로운 육아법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384쪽)

 

 

올해는 실질적인 실체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이 많이 보여 실망이다.  즉, 현실적인 소비가 한계에 드러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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