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글쓰기 -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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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회사에서의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일종의 교과서이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회사생활이 담겨있다. 회사생활 어떻게 해라라는 류의 책을 100권 읽느라 시간 낭비하느니, 이 책 한권만 옆에 두면 된다.

좋은 보고서는 상사가 찾기 전에 보고하는 것이라든가? 말발이 왜 안먹히는 든지 회사생활과 관련한 디테일한 조언들이 깨알같이 들어있다.

 

회사에서의 글쓰기는 명분 만들기다. 회장은 다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더 가지려는 사람이다. 존경 받고 싶어 하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가진 것을 잘 포장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더 가지려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만들어주는 직원을 총애한다. 나아가 회장 스스로 자기를 멋있고 훌륭한 기업인으로 착각하게 해 주는 직원을 대우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명분이다. (26쪽)

 

 

글을 잘 쓰는 방법이다. 아니, 사실은 모든 일에 해당한다. 음악이건, 미술이건, 스포츠건. 고수들은 쩔쩔 매고 따라가지 않는다. 바둑의 고수는 정석을 어긋난 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훌륭한 지휘자는 악보의 강약, 시간 등을 마음대로 조정한다.

글에 매몰되면 안된다. 글을 잡아채야 한다. 글 앞에서 쩔쩔매면 글이 그것을 알고 나를 얕잡아 본다. 그런 상태에서는 글이 써지지 않는다. 안절부절 시간만 흐를 뿐이다.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글을 다뤄야 한다. 글 아래 묻히지 말고 그 위에서 호령해야 한다.(39쪽)

 

 

글쓰기 요령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세심해야 한다. 꽃을 꽃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진달래, 채송화라고 쓰는 게 좋다. 차보다는 승용차가, 승용차보다는 아반테나 SM5가 낫다. 뿐만 아니라 작은 실수 하나가 글 전체의 느낌과 신뢰를 무너뜨린다. 치밀한 배려가 독자를 미소 짓게 한다. 글을 성공은 디테일에 달려 있다.(58쪽)

 

 

보고서를 쓰기까지의 과정은 말로써 이루어진다. 글이 아니다. 상사에게 내민 보고서 내용보다, 보고서가 만들어지기까지 상사와 주고받은 대화가 중요하다. 수신자와 발신자 사이에 흐르는 내용, 즉 텍스트도 중요하지만, 회로를 잘 연결하는 것, 즉 배경과 맥락이 되는 콘텍스트가 더 중요하다. 글쓰기도 중요하지만 그 저변이 되는 관계, 그리고 그것을 만드는 소통이 더 먼저다. 소통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글쓰기 자체보다 더 근본적이다.(104쪽)

 

 

글쓰기. 어떤 이들에게는 쉽지만, 많은 이들에게 어렵다. 하지만 좌절하지 말자. 연습으로 될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의 장점을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평소에 고민을 하고 있어야 글이 되어 나온다. 평소에 고민을 하려면 먼저 독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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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1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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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언급되는 책들 중 세권만 추려봤다.

 

"독자를 의식하는 글쓰기란 무엇인가. 바버라 베이그는 <하버드 글쓰기 강의>라는 책에서 첫째,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끌어 모을지. 둘째,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붙잡아 둘지. 셋째, 자신이 말해야 할 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분명히 밝힐지. 넷째, 독자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해서 그들을 웃고 울거나 생각하게 할지를 헤아려야 한다고 권고한다."(29쪽)

 

 

"분명하지 않으니까 글이 오락가락 길어지는 것이다.

김동식 교수는 <인문학 글쓰기를 위하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생각의 길이와 글의 길이를 서로 같게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생각을 충분히 드러내기에 말이 부족하면 글이 모호해지고, 생각은 없이 말만 길게 늘어뜨리면 글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69쪽)

 

"이에 대해 장순욱은 <글쓰기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에서 지우고(반복 삭제), 줄이고(늘어진 것 조이기), 바꾸라(어색한 것 고치기)고 조언한다."(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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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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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대통령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 두 분 대통령이 그리워진다. 국민을 봉으로 생각하는 그리고 왕과 백성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을 보니, 국민을 존경하던 대통령이 그립다.

 

이 책은 글쓰기 교본과 같은 책이다. 그런데 두 분 대통령의 향기가 곳곳에 배여있는 책이다. 대통령에 대한 부분을 빼면 교과서와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퇴고의 과정이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 이 얘기를 하는게 맞는가 하는 것이었다. 바로 주제의 적절성 여부다.
  • 두 번째 주안점은 주제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 세 번째는 글의 전개에 무리는 없는가 하는 것이다.
  • 네 번째는 내용상의 보완이다.
  • 다섯 번째는 표현상의 문제다.
  • 여섯 번째는 오류 찾기다.
  • 일곱 번째는 독자나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들이다.

 

고치는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다.

  • 오류는 틀림없이 있다.
  • 철저히 독자가 되어야 한다.
  • 잠시 묵혀둬야 한다.
  • 소리 내어 읽어 보자.
  •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자.

이렇게 글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전개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가 담겨 있다.

 

글쓰기의 기본은 독서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의 공통적인 부분이다. 만약 독서의 중요성을 담고 있지 않다면 그런 글쓰기 책은 그냥 버리면 된다.

독서와 글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책을 읽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 따라서 독자없이 글을 잘 쓸 수 없으며, 글을 잘 쓰는 사람치고 책을 멀리하는 사람은 없다.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그랬다.

김대중 대통령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특히 감옥에서의 독서로 유명하다. 옥중에서 보낸 편지 말미는 매번 '다음 책을 넣어주시오'로 끝났고, 10~20권의 도서 목록이 적혀 있었다. 정치·경제는 물론, 철학·신학·역사·문학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

청와대 관저에는 큰 방 하나가 책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 김대통령은 도저히 읽을 시간이 나지 않으면 비서실에서 보고한 책 요약본이라도 찾아 꼼꼼히 읽었다.(46~47쪽)

 

노무현 대통령도 책 읽기를 좋아했다. 좋아한 정도가 아니라 열정적으로 책을 읽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책부터 사서 공부합니다. 컴퓨터도 컴퓨터를 만지기 전에 책부터 읽었고, 낚시를 배울 때도 책부터 먼저 봤습니다."<노무현 등, '노무현:상식 혹은 희망' 행복한 책읽기>

···

노 대통령 주위에는 늘 책이 있었다. 하루에 한 쪽이라도 읽었다. 책 읽는 게 일상 그 자체였다.

···

퇴임해서는 책에 더욱 빠져 들었다. 찾아오는 사람들과 책을 놓고 토론하는 것을 즐겨했다. 윤태영 전 부속실장의 말이다. "봉하 사저의 대통령 자리 앞에는 언제나 책들이 수북이 놓여 있었다. 대통령은 끊임없이 책과 자료를 찾았다. 책 한권을 읽고 나면 그 속에서 다시 두 권의 책을 찾았고, 심지어는 외신에 등장하는 기고들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독서가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더욱 치열하게 하고 생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었다."

(48~49쪽)

 

책을 읽는 대통령 자랑스럽다. 그런데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과 관련해 연설비서관들에게 전달해준 메모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하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집중적으로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그와 같은 논리의 선상에서 비슷한 유형을 나열할 때에는 제목만 나열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을 쓰는 데 있어 집중 부분이 좀 떨어지고 나열 부분이 너무 느슨하게 길게 돼 있습니다.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은 더 깊이 들어가고, 나열 부분은 좀 덜어내는 쪽으로 정리를 해봅시다."(110쪽)

 

"무엇 무엇이 필요하다고 죽 나열해 놓고 하나씩 하나씩 설명한다든지, 받아치고 되친다든지, 그런 입체 구조 없이 넘어가면 글이 밋밋해집니다."(111쪽) 

 

글쓰기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는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의 글쓰기 강의에는 리듬이 들어간다. 소리내어 읽어보라는 것이다.

글에는 자기만의 리듬이 있다. 음악의 리듬을 타듯이 툭툭 치고 가다 길게 가고, 다시 짧게 가는 것이 글의 리듬이다. 자기 글의 리듬은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면서 귀로 들어봐야 알 수 있다. 소리 내서 읽어 보자. 리듬이 안 맞으면 왠지 어색하다. 어색하게 들리는 글은 읽기도 어렵다.(113쪽)

 

글을 쓰면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횡설수설하게 되는 것이다. 지은이 강원국씨는 첫째 쓸데 없는 욕심을 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욕심 때문에 길어지고, 미사여구가 많아지고, 지식을 내보이려 하다 보니 공허해진다. 횡설수설하는 두번째 이유는 할 이야기를 모르기 때문이다. 주제를 제대로 잡고, 글의 구조, 뼈대를 잘 세우고, 명료한 문장을 써야 횡설수설하지 않게 된다.

 

글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다른 하나는 바로 지식의 저주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자꾸 말하고 싶어하는.

'지식의 저주'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단순한 문제를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는 것은 쓰고 싶다. 힘들게 쓴 것은 버리기 싫다. 지식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글 쓰는 사람을 괴롭힌다.(179쪽)

 

<대통령의 글쓰기>는 8년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이에게서 듣는 글쓰기 노하우이다. 서로 다른 성향의 두 분 대통령의 연설 스타일 비교를 통해 다양하면서도 공통적인 글쓰기를 전해 들을 수 있는 기회다. 글쓰기 일단 이 책은 한번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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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1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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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2 - 자유롭고 행복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한국어 글쓰기 강좌 2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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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2는 좋은 글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좋은 글의 예로 평론가 고 김현의 <말들의 풍경>을 설명한다.

 

13쪽에서 23쪽까지 김현에 대한 설명을 하고, 24~26쪽은 <말들의 풍경>을 시작하며 라는 글을 그대로 옮겼다. 그리고 27쪽부터 47쪽까지 함께읽기라는 제목으로 설명을 한다. 해제를 한다고 할까.

 

"그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마치 빛의 움직임에 따라 물의 색깔이 변하듯 변한다."

 

여기서도 절묘한 비유를 했습니다. '빛의 움직임에 따라 물의 색깔이 변하듯!' 이런 비유를 생각해내기 참 어렵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앞문장의 뒷부분에 상응합니다.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1년 전의 마음, 2년 전의 마음, 3년 전의 마음, 다 다르니까 미적 감수성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34쪽) 

 

독해 강의를 제대로 받는 느낌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놓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리듬이다. 문장의 리듬, 문단의 리듬.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이야기하지만 몇 몇은 시 읽기를 이야기한다.

 

글쓰기 비결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시를 읽으라는 것입니다. 시를 읽는 것은 산문을 섬세하게 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 시인들은 소설가나 에세이스트 같은 산문가들보다 말을 고르는 데 굉장히 신중하거든요. ...

시를 읽다보면 말의 리듬감이 몸에 배게 됩니다. 시는 일차적으로 리듬의 예술이니까요. 그래서 산문을 쓸 때도 리듬감 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산문이라고 해서 리듬이 없는 게 아닙니다. 미학자 진중권 씨나 영화평론가 허지웅 씨 같은 이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자기들은 글을 쓴 다음에 한번 소리 내어 읽어본대요. (54쪽)

 

시가 갖는 강점음 바로 리듬이다. 단어의 쓰임이다. 그리고 상상력이다. 최대한 짧은 글안에 표현해야 되기 때문에 종종 제약을 벗어난 단어, 표현이 나온다. 글쓰기를 잘 하려면 시를 읽어야 한다.

 

 

글쓰기는 사람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구별짓기'로 설명할 수 있는데, 글쓰기 스타일이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고종석이 들려주는 나쁜예와 독특한 스타일이다.

 

전혜린 : 구별짓기의 나쁜 예

전혜린이 남긴 글들은 구별짓기의 가장 나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을 법한 것을 자기가 경험하고 나서, 정직하게 기록하지 않고 속된 말로 완전히 '뻥을 쳐서' 글을 썼다는 것. 그래서 저는 전혜린의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아주 나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121쪽)

 

양주동 : 독보적 문체를 통한 구별짓기

산문이 아주 독특합니다. 그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들 만큼 독보적인 한문체 스타일이에요.

이 분 또래의 한국인이라면 대개 어릴 때 서당에서든 부모에게서든 어느 정도의 한문은 배웠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다 양주동 선생처럼 한문투로 산문을 쓰진 않았거든요. 이분이 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말하자면 한문투로 다른 사람들과 구별을 지으신 거죠.

저는 양주동 선생의 산문을 좋아합니다. 제 문체와는 완전히 다르지만, 제가 흉내도 낼 수 없는 문체지만, '이런 게 바로 문체구나, 스타일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정말 양주동만의 문체죠. 이렇게 자신만의 문체를 확립한 사람을 스타일리스트라고 합니다. (123쪽)

 

피천득 : 어느 스타일리스트의 치명적 한계

피천득 선생은 잘 알려진 스타일리스트입니다. 테크닉이 뛰어나고 자기 스타일을 확립한 분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스타일에서 일가를 이뤘다 해도 그 내용이 천박하면 좋은 글이라 할 수 없습니다. 꼬마 때 읽으면 "와, 이분 글 잘쓰네"하겠지만 조금만 크면 바로 알게 되죠. "그 메마른 시대, 1920년대에서 1940년대를 이 사람은 저런 헐벗은 내면을 지니고 살았구나"하고요.

스타일만 가지고는 마음의 천박함을 숨길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올바르고 기품 있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 제일 좋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 천박함을 드러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글이 곧 사람이라는 격언은 틀린 말이지만, 사람들은 대개 그 글로 사람을 판단합니다.(127쪽)

 

 생각해보면 천박한 사람들이 있다. 한국어를 가장 아름답게 구사한다는 고 서정주시인은 '해방이 빨리 올줄 몰랐다'라고 했다. 스타일을 좋지만 생각이 바르지 않은 작가. 옳지 않다.

 

 

글을 쓰다 보면 항상 마주치는 문제는 바로 첫문장이다. 고종석은 첫문장을 쓰는 방법으로 주제와 관련된 경험과 글거리를 모은 것 그리고 에피소드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정 없다면 사전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첫문장 항상 고민이다. 

 

 

또 다른 글쓰기의 방법으로 전략적 글쓰기가 있다. 주로 남들을 비난하는 말인데, 으르렁말, 그르렁말이 이에 해당한다. 바람직한 글에는 써서는 안되겠지만 전략적인 글에는 유용하다고 한다.  

 

전략적 글쓰기의 방법 하나는 이 으르렁말과 가르랑말을 잘 쓰는 거에요. 보수세력이 한국의 자유주의 세력이나 진보세력을 욕할 때 흔히 '종북'이란 말을 씁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 사람들이 비난 대상을 종북이라고 여겨서 그 말을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문재인은 종북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실재로 문재인 씨가 북한에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이 종북이라는 으르렁말은 분단 상황에서 굉장히 효과가 있거든요. ... 으르렁말은 비난의 효과를 최대화합니다.(200쪽)

 

 

<고종석의 문장2> 역시 1권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책 <자유의무늬>를 통해 실전 연습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이런 레드 콤플렉스가 적어도 외양으로는 일거에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그 금기해제 작업의 중심에 붉은 악마가 있다. " <자유의무늬>, 16쪽

 

접속부사 '그리고'를 빼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접속부사라는 건 '그리고/그러나/그런데'처럼 문장을 잇는 조사를 가리키는 용어에요. 영어에서는 여기에 해당하는 말을 접속사라고 하는데, 한국어 학교문법에서는 접속부사라고 부릅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이 접속부사를 빼도 말이 된다 싶으면 빼세요. 글에 긴장감을 줄 수 있습니다. 접속부사를 문장 앞에 자꾸 붙이면 글이 늘어져 보여요. 이를테면 앞문장과 반대되는 내용을 말해야 하니까 '그러나'를 꼭 넣어야지, 또는 앞문장 내용을 덧붙인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서 꼭 '그리고'를 써야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다 일종의 쓸데없는 강박입니다.(68쪽)

 

고종석의 문장1,2 옆에 두고 틈틈히 공부해 봐야 할 책이다.

그러나 그의 최근 트윗이나 글들이 썩 맘에 들지 않는다. 피천득에 대한 비판이 자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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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문장 한국어 글쓰기 강좌 1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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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필했던 고종석이 돌아왔는 줄 알았다. 그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의 글쓰기 강의가 책으로 돌아왔다.

 

책을 읽고 후기를 어떻게 남겨야 하나 고민했다. 곳곳에 표시된 포스트잇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보려는데 붙여놓은 페이지가 너무 많다.

 

그런데 책 뒷표지에 정리가 되어 있다. 논리와 수사

글쓰기의 기본은 바로 논리와 수사이다. 논리가 있는 글이 의사소통을 통해 정확한 전달을 할 수 있다. 글이 잘 읽히기 위해서는 수사학이다. 필요하다. 바로 로직logic과 레토릭rhetoric

 

논리-명확한 글쓰기가 내뿜는 치명적 아름다움

글에는 일단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독자가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논리학이란 말할 것도 없이 명확함에 기여합니다.

논리와 수사 둘 중에서 만약 한가지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논리를 골라야 합니다.

심지어 문학작품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사-영혼을 선동하는 아름다운 글쓰기

글이 잘 읽히기 위해서는 화장을 좀 해야 합니다.

그걸 수사학이라고 합니다.

즉 수사학은 기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적절하게 쓰이기만 하면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아주 강렬한 명확함을 줍니다.

남용되지 않을 때, 수사는 글을 윤기있게 만듭니다. (뒷표지)

 

그리고 한국어만의 아름다움을 살리면 된다.

좋은 글을 쓰려면 우선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단어를 많이 익혀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매우 발달한 언어입니다. 음성상징이 매우 발달한 언어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104쪽)

 

음성상징과 더불어 색채어휘를 풍부하게 사용하는 것은 문장을 한국어답게 만듭니다. 사실 한국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모양이나 빛깔이 많거든요. '꿈틀꿈틀'이나 '너울너울'을 외국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누르퉁퉁하다'나 '푸르죽죽하다'를 외국어로 어떻게 옮길 수 있겠습니까? 가용어휘가 많다는 것은 글쟁이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단어를 익히기도 해야겠지만, 때로는 사전을 통해서 능동적으로 단어들을 익히기도 해야 합니다. 한국어의 의태어/의성어들, 색채어휘에 관심을 쏟으십시오. 그리고 그 말들을 글의 적절한 자리에 사용해 보십시오. 생동감 넘치는 한국어 문장을 짤 수 있을 것입니다.(111쪽)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바로 풍성한 어휘에서 나온다. 틈틈히 단어 공부를 권한다. 유의어, 반의어 사전을 옆에 둘 것을 조언한다. 그리고 연습을 한다면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종석의 문장은 단순히 글쓰기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저서 '자유의 무늬'를 통해 실제로 어떤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실전09

 

"나는 개인적으로 노무현씨가 후보로 뽑히기를 바란다." <자유의무늬>,35쪽

 

앞서 이야기했듯, '개인적으로는' 삭제하세요. 필요없는 말입니다. '뽑히기를'에서 '를'이 필요할까요? 격조사라 할지라도, 그게 없이도 말이 통하면 삭제하세요. '후보로 뽑히기 바란다.' 좋은 문장은 간결한 문장입니다. 물론 간결함 때문에 명확성이나 섬세함을 잃어서는 안 되겠지만, 좋은 문장의 특징 하나는 간결함입니다.(145쪽)

 

'~하는 이유는 ~ 때문이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한 오문입니다. 그런데 저런 표현을 굉장히 많이 씁니다. '때문'과 '이유'는 서로 호응할 수 없습니다. '때문이다'와 호응할 수 있는 것은 '왜냐하면'이라는 부사어입니다.

꼭 '이유는'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으면 '이유는 ~ 에 있다'거나 '이유는 ~ 것이다'거나 '이유는 ~ 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쓰지 않으면 문법에 어긋나는 한국어가 됩니다.(257쪽)

 

글쓰기 이론을 배웠다. 그리고 실전을 통해 연습해 본다.

옆에 두고 꾸준히 봐야 할 책이다.

 

아름답고 정확한 글쓰기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꾸준히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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