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특집편이 단순히 가벼운 책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 대해 고민해 볼 입문서로 제격인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한번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가오는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정치의 해’다. 현실 정치가 구질구질하다고 느낄수록 ‘정치 혐오증’에 빠질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치철학을 논의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정치철학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굴 정치 문제에 대해 좀더 심도 깊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들,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검증된 인기도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있다. 이 책은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등 현대 정치철학의 주요 쟁점들을 피부에 와닿는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대신 이 책은 지은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또렷하게 강조하지는 않는다. 일본 지바대학 교수 고바야시 마사야가 쓴 <마이클 샌델의 정의사회의 조건>(황금물고기)은 <정의란 무엇인가>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등 샌델의 주요 저작들을 살피며,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샌델의 정치철학에 대해 들여다보는 책이다. 지은이는 “샌델의 정치철학의 핵심은 ‘좋은 삶’에 대한 추구, 곧 선이 있는 정의”라며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고전적인 정의론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공공철학’이라는 개념을 통해 샌델이 말하는 공동체가 역사적인 변화에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인문학자 강유원씨가 쓴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라티오)는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등 정치사상을 다룬 서구의 고전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일러주는 책이다. 지은이는 고전이 쓰여진 시대의 상황을 고려할 것, 기본 개념을 철저하게 익힐 것 등 고전을 읽을 때 주의할 사항을 정리해준다. 지은이는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존재인데, 공동체 속 인간들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은 말에 의한 설득으로써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설득의 궁극적 근거를 제공해주는 정치사상은, 결국 공동체에 사는 모든 이들이 행복한 삶을 두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정치철학에 대한 고민을 생각해보려면 철학자 김상봉 전남대 교수와 정치학자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참된 공화국의 건설’을 주제로 펼친 대화를 묶은 <다음 국가를 말하다-공화국을 위한 열세 가지 질문>(웅진지식하우스)이 있다. 정치철학과 역사, 용산 참사와 같은 현실 등을 넘나들며 ‘민주공화국’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지은이들은 “민주국가가 모두에 의한 나라라면, 공화국은 모두를 위한 나라”라는 핵심을 짚어준다. 두 사람의 사유에는 ‘씨알’이란 개념으로 개인과 전체의 관계성을 고민했던 함석헌의 생각이 녹아들어 있다. 정치의 목적, 국가의 본질과 구실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던 주제들을 철저하게 우리 삶에 기반해서 펼쳐냈다. 최원형 기자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6581.html 

‘필독도서’ 목록에 실린 셀 수 없이 많은 교양·인문서의 이름들은 늘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층층이 쌓여온 고전들도 마찬가지다. 내 관심사와 연결되는 책들은 무얼까? 어떤 책부터 봐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해 ‘입문서’가 있다. 폭넓은 지식 세계를 간추려서 쉽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읽지 않은 책도 대강 ‘어떤 책이구나’ 감을 잡게 만들어준다. 평소 쏟아져나오는 책들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는 인터넷 서평꾼 로쟈가 책 선정에 도움을 줬다.
  

            


서양 정신문화의 뿌리는 그리스다. 그리스 연구에 평생을 바친 앙드레 보나르가 쓴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 책과함께)는 서양 문명의 발원지인 그리스에 대해 종합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다. 호메로스부터 에피쿠로스까지, 그리스인들이 처했던 환경적 조건부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피며 그리스인들의 실질적인 삶과 생각이 어떠했는지 드러냈다. 딱딱한 글로서 전해지기 쉬운 그리스 문명의 전체적인 모습을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 전해준다. 많은 그리스 고전들이 탄생한 문명사적 배경을 알 수 있다.

언론인인 데이비드 덴비가 쓴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씨앗을뿌리는사람들)은 이름난 서양 고전들을 다루는 책이지만, 접근 방법이 독특하다. 중년의 지은이가 집 근처 컬럼비아대학을 다시 찾아 학부생들이 듣는 교양필수 과목을 1년 동안 청강하고 책을 읽은 경험을 풀어놓은 것이다. 오랫동안 고전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지은이는, ‘지금 여기’만 강조하는 미디어 중심의 세상 속에서 “타자와 맞닥뜨리는 만남의 지점이며, 현실을 성찰하는 힘을 준다”며 고전 읽기의 새로운 의미를 강조한다.  


 
입문서의 가장 큰 함정은, 그저 간략한 소개와 해설에만 치중할 경우 독자들에게 신선한 시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매일경제> 문화부 기자이자 시인인 허연씨의 <고전탐닉>(마음산책)은 그런 함정을 뛰어넘은 고전 소개서다. 자신의 작업을 ‘사적 고백’이라고 일컫는 지은이는, “내가 그 책들을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이해했으며, 그 책들이 내게 와서 무엇이 되었는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같은 문학작품에서부터 엘리아스 카네티의 <군중과 권력>과 같은 사회과학 서적까지 동서양의 명저 56권을 읽고 나름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짧은 글 속에 명료한 해설과 감상을 담았다.
 
사회과학에 대한 입문서로는 최근 출간된 우석훈 박사의 <나와 너의 사회과학>(김영사)을 추천한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큰 부담 없이 사회과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안내하는 책을 내고 싶었다”는 지은이의 말처럼, 사회과학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강의처럼 쉽게 풀어놓았다. 과학주의와 해석학, 환원주의와 다원론, 실존과 선택 등의 딱딱하게 느껴지는 개념들에 좀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지은이는 엘리트 남성의 전투 용어로 뒤덮인 사회과학의 언어가 여성을 포함한 생활인들의 일상용어로 바뀌어야 ‘사회과학의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청소년들에게 권하는 입문서로는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파고스)가 있다.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지은이가 아들과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국제 기아 문제를 폭넓게 다룬다. 2005년 기준으로 10살 미만의 어린이가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등 적나라한 기아의 실상도 충격적이지만, ‘왜?’라는 질문이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지은이는 절망적인 굶주림의 현실 반대편에는 다국적 금융자본과 이를 유지하는 과두적 권력이 있다는 사실을 까발리며, “기아에 대한 범세계적 투쟁이 어려운 것은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국제통화기금의 무차별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이라고 질타한다. 서아프리카의 작은 국가 부르키나파소에서 개혁 정치를 펼치며 식량 자급자족을 이뤄냈지만, 프랑스 일부 세력의 사주로 살해당한 상카라 대통령의 이야기는 그 대표적인 본보기다.

지은이는 한국어판 서문에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단지 빈곤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라 인간의 삶과 생각을 변화시키려 하는 인문학 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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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에 여름휴가 특집 책이 실렸다. 기억을 되살려보니 공포소설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추리소설은 꽤 읽었다. 초등학교 시절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 모든 아이들이 다니던 곳이 있다. 바로 주산학원. 나는 매일 빠짐없이 학원에 갔는데 주산 보다는 학원 상담실이던가에 비치되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 때문이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중학교때는 괴도 루팡을 섭렵했고, 007에 이어 여명의 눈동자로 유명한 김성종의 작품 중 도서관에 있던 모든 책을 읽었다. 앞으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공포, 추리소설 특집을 정리해본다. 추리소설은 모르겠지만, 공포영화는 아무래도 손도 뻗지 않을까 싶다. 무서우니까.

"일본 드라마 <호타루의 빛>에서는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툇마루, 그 마루에 같이 앉을 사람 한 명만 있다면 여름은 반딧불처럼 반짝반짝 행복한 계절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툇마루나 옆에 앉을 사람 한 명 없다 해도 장르소설 독자들은 여름엔 울지 않는다. 추리소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딴 데 신경 쓸 틈이 없으니까. 해거름에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 맞으며, 비 오는 밤에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추리평론가 박현주씨와 소설가 이종호씨가 올여름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켜줄 추리소설과 공포소설들을 골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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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작가 루이즈 페니의 <스틸 라이프>(피니스아프리카에)는 정통 추리소설의 양식을 계승하면서 전원의 가을 풍광을 담아 아기자기한 재미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퀘벡주의 스리파인즈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비밀을 감춘 소박파 회화를 소재로 하여 인간의 선의와 악의를 들여다본다. 영어권 추리소설의 주요 작품상을 휩쓴 소설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사건 수사 분야에서 여성의 불리함을 토로하면서도 박력 있는 서술을 보여주는 추리소설들도 있다. 하드보일드 탐정 무라노 미로가 스너프 필름의 여배우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인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기리노 나쓰오, 비채)과 수사 전문 기자 안니카 벵트손이 올림픽 경기장 폭파범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폭파범>(리사 마르클룬드, 황금가지)이 대표적이다. 일본과 스웨덴이라는 문화도 다르고 홀로된 여자와 가정주부라는 개인적 배경도 상이하지만 사회인으로서 여성이 느끼는 쓸쓸함은 유사하다. 

             

<완전 연애>(마키 사쓰지, 문학동네)는 케이블 채널의 데이트쇼 같은 제목과는 달리 되레 남자 독자들이 좋아할 수도 있는 추리소설이다. 언뜻 보기에는 어릴 적 만난 한 여인에게 평생을 바치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하면서도 어리석은 애정을 묘사한 로맨스이지만 여기에 불가능한 원거리 공간이동 살인사건이 섞여서 기묘한 추리소설이 탄생했다. 또한 페미니스트를 가장한 마초 주인공의 가장 좋은 견본인 007 시리즈가 재출간되어 강한 남자를 원하는 독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이언 플레밍, 웅진 뿔)에서 제임스 본드의 대사와 행동을 보면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저릴 정도지만 007의 뻔뻔한 매력 덕분에 책장은 휙휙 넘어간다. 

            
 
지하철에서 미국 드라마를 보는 대신 책을 읽고 싶다면 유럽 추리소설에 눈을 돌려 봄 직하다. 상반기 베스트셀러인 독일 추리소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넬레 노이하우스, 북로드)은 오래전의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의 미국 드라마 <콜드 케이스>와 성격이 유사하다. 한창 예쁠 나이에 죽은 소녀들이 있다. 그 죽음으로 인생이 바뀐 남자가 사건 발생 후 10년 뒤에 진실을 찾아 나선다는 설정은 새롭진 않지만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대칭적으로 촘촘히 배열하여 긴장감을 높였다. <로앤오더: SVU (성범죄 전담반)>의 팬들에겐 이탈리아 추리소설인 <속삭이는 자>(도나토 카리시, 시공사)가 적격이다. 어느 날 발견된 여섯 개의 왼팔. 그중 다섯 개는 실종된 여자아이들의 팔이었고 수사관들은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여섯 번째 아이를 찾기 위해 정체 모를 연쇄살인범과 두뇌 게임을 벌인다. 실제 범죄 심리학자였던 작가는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 있는 악과 그를 부추기는 속삭임에 주목한다.

한국 추리소설로는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3탄인 <정신 자살>(도진기, 들녘)이 있다. 삶이 못 견딜 정도로 괴로운 이들에게 정신만 자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상한 연구소와 집을 나간 아내를 찾는 남편, 4년 전 일어난 등반 사고 등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소설이다. 현직 판사로 재직중인 작가는 현실적인 법률 사례들을 주 사건에 엮어가며 서사를 구축했다. 결말 부분의 과잉 요소가 아쉽지만 시리즈물로서 개성이 쌓였다. 
 

           

추리소설을 지적인 유희로 여기는 독자들에게 어울리는 두 작품이 있다. <추상오단장>(요네자와 호노부, 북홀릭)은 책에 숨겨진 비밀을 추적하는 비블리오 미스터리로서, 다섯 편의 단편과 그 결말이 되는 다섯 개 문장의 짝을 맞추면서 과거 사건의 진상을 찾아낸다. <죽음본능>(제드 러벤펠드, 현대문학)은 프로이트의 후기 사상인 죽음본능에 의거하여 1920년의 월가 폭탄 테러 사건을 해결하고 살인 납치 사건의 범인을 찾는 스릴러이다. 이 책은 야심만만하게도 테러 수사, 추격전과 로맨스, 추리, 정치와 심리학, 사실과 허구 등 대중소설의 모든 요소를 집어넣었다. 
 

 


도둑과 사기꾼들이 주인공이 되어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담을 일컫는 케이퍼 소설 계열의 작품으로는 <마리아비틀>(이사카 고타로, 21세기북스)이 있다. 도쿄에서 모리오카까지 가는 신칸센 열차에서 돈 가방을 두고 벌어지는 킬러들의 대결을 속도감 있게 그린 오락적 소설이다. 전작인<골든 슬럼버>와 비교하면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감상은 약하지만 결말은 여전히 여운이 있다.

여름의 문제는 너무 빠르게 지난다는 것이다. 방학은 짧고, 휴가는 더욱 짧고, 추리소설 독자들에게는 더더욱 짧다. 이미 나온 소설들과 앞으로 쏟아져 나올 책들을 읽으려면 한 계절로 충분할까. 미처 다 오지 않은 여름이 벌써부터 아쉬워진다. 박현주/추리평론가 

 

  
공포문학은 독자 성향에 따라 작품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뉜다.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거나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탐구하는 현실적 공포를 선호하는 독자가 있는가 하면 미지의 공포나 원혼 같은 초자연적 공포만을 찾는 독자도 있다.
현실적 공포를 다룬 대표소설로는 일본공포문학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기시 유스케의 <검은 집>(창해)이 있다. 사이코 연쇄살인마를 다룬 소설로 추리기법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만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미저리> 이후 사이코 캐릭터를 이처럼 실감나게 표현한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읽는 내내 오싹한 공포를 선사한다.

공포를 말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스티븐 킹이다. 얼마 전 출간된 그의 신작 <언더 더 돔>(황금가지)은 그가 왜 오랜 세월 ‘호러 킹’으로 군림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투명한 돔이 생기면서 외부와 단절된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 작품은 악이 어디에 숨어 있고 어떻게 창궐해 사람들을 죽음과 공포로 몰아넣는지 너무나 현실적인 묘사로 보여주고 있다.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처럼 인류 종말의 어두운 미래를 다루는 작품인 코맥 매카시의 <로드>(문학동네)도 추천 1순위 작품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모든 독자들이 즐겁게, 그리고 굉장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걸작으로, 스티븐 킹이 극찬하며 추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지의 공포를 말하면 단연 러브크래프트다. 그중에서도 <광기의 산맥에서>(동서문화사)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남극대륙에 도착한 탐사대가 거대한 얼음 속에 묻힌 고대의 유적지를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에게 쫓기는 과정은 흡사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에일리언>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실제 <에일리언>은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수많은 에스에프(SF)와 공포영화들이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역시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즈키 고지의 <링>(황금가지)은 원혼을 소재로 한 공포소설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영화가 워낙 유명해 책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언컨대 그 생각을 재고하라고 말하고 싶다. 링은 심리공포소설이기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영화보다 추리적인 재미에서 월등하고 책을 읽으며 느껴지는 긴박감과 오싹한 공포는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각광을 받는 공포소설로 좀비물이 있다. 좀비물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황금가지)는 좀비들에게 둘러싸인 인류 마지막 생존자의 고독과 절망적인 공포의 깊이를 담담한 필체로 써내려간 수작이다. 흔히 좀비물이라 하면 정신없이 달아나고 쫓아가서 물어뜯는 액션과 잔혹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이 작품을 접하고 나면 그런 선입견 대부분이 걷힐 것이다. ‘나는 전설이다’는 좀비물이기 이전에 로빈슨 크루소보다 더 고독한 어느 남자의 처절한 생존기인 것이다.

벌써 5년째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국공포문학단편선(황금가지) 시리즈는 국내 공포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검증된 작품집이다. 이전 국내 공포소설이 소설이라기보다는 싸구려 괴담에 가깝다는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것에 반해 한국공포문학단편선 시리즈는 탄탄한 필력을 갖춘 국내공포문학 작가들이 오랜 기간 공들여 쓴 다양한 장르의 공포소설을 모아놓은 단편모음집이다. 공포소설에 입문하는 독자들이 선택하기에 가장 무난한 작품이란 생각이다.


이종호/소설가, <분신사바> <이프> 지은이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65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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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서인지 소설이나 시집을 손에 들 틈이 생기지 않는다. 1년에 두어권 읽는게 전부인 듯 하다. 몇 달 전에 읽은 허수아비춤이 가장 최근에 읽은 문학작품이다.
사실 문학을 손에 잘 대지 않은 것은 90년대를 장식했던 작가들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90년대 작가 중에 윤대녕, 공지영, 공선옥 등을 제외하면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2000년대 신진 작가들의 선전에 관심은 갔지만 한번 손에서 떨어진 문학이 다시 손에 들어오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6월에 소개된 문학 중에 단연 눈에 들어온 것은 김이설이라는 작가의 환영이다. 이름부터 독특한 그의 작품 소개 역시 인상깊었다. 소개글에서부터 치열함을 읽을 수 있었는데 조만간 그의 작품을 손에 들 생각이다.
  
 
환영
김이설 지음/자음과모음·1만원

"김이설(36)은 동세대 작가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소설 세계를 구축한 이다. 이즈음의 젊은 작가들이 청년백수로 대표되는 ‘젊은 가난’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는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직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한 주변부적 존재들의 이야기라 해야 옳다. 그와 구분되게 김이설의 소설은 사회의 최하층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생존의 몸부림을 처절하게 그리곤 했다. 장편 <나쁜 피>와 소설집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에 그 몸부림들은 징그럽게 수집되었다.

그의 두번째 장편 <환영> 역시 앞선 작품들의 기조 위에 서 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무능력한 남편 대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윤영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소설에서도 작가는 윤영이 놓인 비참한 현실을 호도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작가는 가엾은 주인공을 끝 간 데까지 밀어붙인다. 동정도 연민도 없이, 잔인할 정도로. 수렁에 빠진 한 발을 빼내려 다른 한 발을 내디뎌 보나 결국은 두 발과 몸뚱이 전체가 하릴없이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이 여자 윤영은 자신을 옥죄어 오는 현실로부터 도망치고자 있는 힘껏 발버둥쳐 보지만 무위에 그칠 따름이다.

외진 물가 식당의 서빙으로 시작한 일은 차츰 성격을 달리하며 윤영을 인간성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인다. “버티다 보면 버티지 못할 것은 없었다. 그릇을 나르다가 삶은 닭고기의 살을 찢고, 닭고기를 먹여주다가 가슴을 허락하고, 가슴을 보여주다 보면 다리를 벌리는 일도 어려운 일이 못 되었다.”
 
 
아내가 밖에서 노동력에 더해 몸을 파는 동안, 남편의 시험 준비는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어린 아들을 돌보고 아내 대신 살림을 사는 것이 본업처럼 되어 버린 남편은 툭하면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만, 악에 받친 아내의 언사는 험상궂기만 하다. “듣기 싫어! 미안하단 말은 공짜지! 당신이 뭘 안다고! 시끄러워!”

남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는 듯, 운명은 윤영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어떤 일이 더 생겨야 최악이 되는 걸까.”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파도처럼 연이어 밀어닥친다. 알량한 지하 셋방의 전셋돈을 알기고, 아이는 병에 걸리고, 공장 일을 시작했던 남편은 차에 치여 중상을 입는다. 병원비도 없어 퇴원시킨 남편을 등에 업고 힘든 걸음을 떼는 말미의 장면은 희망도 절망도 속단할 수 없는 엄중한 현실을 상징하는 듯하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3396.html 

    


근래에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면 김애란을 들 수 있다. 일찌감치 김애란을 찜해두고 '달려라 아비'를 준비해두었지만 아쉽게도 몇 년째 책장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김애란이 첫번째 장편을 들고 나타났다. 이제 '달려라 아비'를 손에 들 시간이 된 것 같다.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창비·1만1000원

"김애란(31·사진)이 2002년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을 때 그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80년대산 문인이 등장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10년. 2000년대 문단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애란은, 어쩌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문단 선배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꾸준히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사이 <달려라 아비>(2005)와 <침이 고인다>(2007) 두 권의 소설집을 냈고 한국일보문학상, 신동엽창작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하면서 작가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피해 갈 수 없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첫 장편이라는 관문이 그것이었다. 김애란이 좋은 단편 작가라는 사실은 알겠다, 그런데 그가 뛰어난 장편 역시 쓸 수 있을 것인가? 그가 잡지 연재를 거쳐 단행본으로 내놓은 첫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그에 대한 기대가 헛되지 않았음을 웅변하는 작품이다. 올 상반기에 나온 장편 가운데 주저 없이 첫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

<두근두근 내 인생>의 묘미는 외양만큼이나 의젓하고 낙천적인 소년 아름과 그의 철부지 부모가 연출하는 부조화와 아이러니에서 온다. 아름이는 조로와 이른 죽음이라는 운명을 상대로 씨름하느라 속이 깊어진데다 다양한 책을 읽는 것으로 학교 교육을 대신하면서 한층 성숙하고 지혜로워진다. 반면 이른 나이에 ‘사고’를 치는 바람에 졸지에 어른이 된 부모는 서투르고 어리석기 짝이 없다. “나는 식성 좋고 혈기왕성한 아버지를 손자 보듯 흐뭇하게 바라봤다”와 같은 문장에서 확인되는바 이 소설이 뿜어내는 뜻밖의 따뜻한 유머 감각은 이런 우스꽝스러운 구도에 말미암은 바 크다.


아름이 불편한 심신으로 자신의 탄생담을 글로 옮기는 동안 그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한 성금 모금 방송에 출연하고, 그 방송을 본 동갑내기 여자아이 서하와 속 깊은 이야기를 편지로 주고받게 되며, 서하를 상대로 싹트던 풋풋한 연정이 뜻밖의 암초에 부닥쳐 좌초한 다음, 시력을 잃고 마침내는 죽음을 맞는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운명을 채 수락하지 못한 아름이 어쩔 수 없이 절망과 분노를 폭발하듯 분출하는 장면이 없지 않지만, 그의 태도는 시종 담담하고 어른스럽다. 가령 두 눈이 완전히 안 보이게 되는 사태를 기술하는 소설의 문장은 이러하다. “첫눈이 왔다. 그리고 나는 혼자가 됐다”

자신이 쓴 이야기를 부모가 읽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아름의 의식은 꺼져 가는데, 에필로그도 모두 끝난 소설 말미에는 그가 쓴 이야기 ‘두근두근 그 여름’이 부록처럼 덧붙여져 있다. 아름의 부모가 처음 몸을 섞고 아름을 잉태하던 순간을 그린 그 이야기에서 “나뭇잎 하나가 어머니의 손등 위로 살포시 내려앉”고, 어디선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로 바람이 불어오는 장면은 한 아이의 탄생에 자연과 우주 전체가 관여하는 ‘우주의 하모니’를 보여준다. 그것은 아울러 죽음이 끝이나 단절이 아니라 탄생과 출발의 거울상일 수 있다는, 모종의 희망의 메시지 역시 전달해 주는 듯하다.

첫 장편의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작가는 “장편 쓰기의 기술적 감각을 익힌 것 같다”며 “단편을 버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되도록이면 장편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3399.html 

     



2000년 초반 10년 후반 문학계에 창비청소년문학상의 여파가 있었다. 지지부진하던 문학시장에 '완득이', '위저드베이커리' 등으로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그 창비청소년문학상이 4년째이고, 이번엔 캄보디아를 소재로 한 작품이 문을 열고 나왔다. 캄보디아라~ 몇 해전 다녀온 곳이라 반갑다.

내 이름은 망고
추정경 지음/창비·9500원
  
   
 
창비청소년문학상의 4번째 모험은 캄보디아다. 2007년 첫 수상작 <완득이>(1회, 김려령)부터 <위저드 베이커리>(2회, 구병모) <싱커>(3회, 배미주)까지…. 이 상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매년 작품의 완성도나 장르의 파격 등 여러 면에서 한국 청소년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모험을 해왔다. 그런 기대감 속에 선정된 추정경씨의 4회 수상작 <내 이름은 망고>는, 집과 학교와 학원을 훌쩍 뛰어넘어 독자들을 캄보디아라는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가이드는 수아라는 여고생이다. 그는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와 캄보디아에 왔다. 이름 ‘수아 리’가 캄보디아어로 망고를 뜻하는 ‘스와이’와 비슷해 별명이 망고다. 엄마는 한국 관광객 여행가이드로 생계를 꾸려 가는데, 우울증 때문에 그마저도 위태롭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사라진다. 뒤이어 엄마 대신 닷새 동안 가이드 노릇을 떠맡아야 하는 ‘난감한 현실’이 들이닥친다. 악재는 계속된다. 수아한테는 쩜바라는 앙숙이 있다. 머리채를 붙들고 흙바닭을 뒹군 ‘구원’도 못 풀었는데… 둘은 함께 일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

수아는 닷새 동안 엄마의 이름인 ‘지옥’의 삶을 살고 나온다. 오직 ‘현실도피’가 꿈이었던 소녀는 이제, 엄마와 손을 맞잡고 순간순간을 이겨내며 살겠다고 다짐한다. 주변과의 갈등이 해소되고, 자기 자신도 좋아하기 시작한다. 익을수록 달고 부드러워지는 망고처럼, 성장통을 통해 크게 한뼘 자란 것이다.

<완득이>는 2008년 출간 첫해 20만부를 돌파했고, 연극과 영화로 옮겨졌다. <위저드 베이커리>와 <싱커> 역시 큰 화제를 낳았다. <내 이름은 망고>가 이런 성공을 이어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블루오션’이라 불릴 정도로 큰 수요에 비해 작품과 작가가 부족한 청소년문학계에는 올해도 단비가 내렸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2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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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띄는 경제관련 서적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폐해들이 속속 드러나기 때문이기도 한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의 경우 역시 이와 다르지 않고 있다. 집권 초 부터 기업프렌들리 정책을 폈지만 통계와는 달리 경제적으로 좋아진 것은 없다. 70년대식 수출위주 정책으로 환율을 방치해 대기업에는 막대한 이익을 던져주었지만 손해는 고물가로 전이되었지만 이에 대한 대책 조차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4대강에 의해 가뜩이나 농산물 재배면적이 줄어든데다가 4대강 물난리로 인한 농산물값 급등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를 보면 경제에 대해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시기에 재미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경제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경제운용을 잘 하고 있다며 자화자찬하는 정부를 보면 경제맹이 경제를 잘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듯 하다.

경제학의 배신-시장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라즈 파텔 지음·제현주 옮김/북돋움·1만4800원
 
 
"안톤-바빈스키 증후군을 아는가? <경제학의 배신>은 시작부터 요상하다. 일명 ‘안톤의 실명’으로 불리는 이 증상은 뇌졸중이나 외상에 의한 두뇌손상 이후 생기는 시력상실을 말한다. 이 환자는 볼 수 없는데도 자신이 볼 수 있다고 확신하여 정상인의 눈에는 환각증세처럼 보인다.
이 책은 자유시장에 대한 환상을 ‘안톤의 실명’에 비유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결국은 눈이 멀었는데도 볼 수 있는 척 이야기를 꾸며대는 환자와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책에 따르면 우리를 이끄는 이는 눈먼 자요, 지팡이 끝을 잡은 우리 역시 눈먼 자들이다.

지은이 라즈 파텔은 옥스퍼드대학, 런던 정경대학을 거쳐 코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세계은행과 세계무역기구에서 일한 바 있는 경제학자다. 그는 책의 전반부를 온통 시장경제 비판에 할애한다.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인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 의장, 그리고 그린스펀의 정신적 지주인 199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를 시작으로, 그들이 금과옥조로 삼은 ‘호모 에코노미쿠스’, ‘보이지 않는 손’ 등의 이론적 배경을 존 스튜어트 밀, 홉스, 존 로크, 애덤 스미스를 거슬러 올라가 비판한다.

요는 시장만능주의자의 정책은 힘 있는 자들, 특히 기업을 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 곧 법인은 인간으로 치면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라는 거다. 거짓말, 가명 사용, 사기행위를 일삼고, 걸핏하면 폭행에다 소송을 벌인다. 또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 복지를 희생시키고 하청업체·노동자한테 줄 돈을 미루면서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 ‘인위적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몬샌토, 맥도널드, 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추구하면서 파생하는 비용은 사회에 떠맡긴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법인의 간부들이 정부의 관료로 들어가 기업과 정부의 경계를 흐리면서 문제는 더 커진다. 세계화를 빙자해 자원을 약탈하고 오염발생 산업을 수출하면서 오존층 파괴, 남획, 삼림 벌채, 기후변화 등 생태적 손실을 빈곤국에 전가하는 것이다.

책의 미덕은 미쳐 돌아가는 시계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진지하게 논의하는 점이다. 새 공유지의 발견과 대항운동이 그것. 공유지란 노동계급을 강제창출한 인클로저 운동, 인간을 상품화한 식민지 개척 이전에 누구나 출입하여 그곳에서 나는 과실과 식량을 가져갈 수 있었던 공공의 땅을 말한다. 대항운동은 눈먼 기업과 정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가질 권리를 되찾으라는 주문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4476.html 


20세기 초 우리는 장하준이라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를 얻었다. 신자유주의의 허상을 역사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재벌과의 타협을 이야기하는 독특한 경제학자는 관심만큼이나 비판의 대상이었는데, 장하준과는 다른식으로 세계화를 비판한 경제학자가 소개되었다.

자본주의 새판 짜기-세계화 역설과 민주적 대안
대니 로드릭 지음·고빛샘·구세희 옮김/21세기북스·1만5800원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비주류 경제학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자유시장과 세계화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동안 사람들이 보려 하지 않았던 문제들을 과감하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그들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쏟아진 관심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때 장 교수와 함께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경제학자가 있다. 대니 로드릭(사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국제정치경제학 교수다. 맹목적 세계화를 비판하는 시각은 장 교수와 비슷하지만, 세계화-국민국가 논의를 넘어 민주주의와의 상관관계나 제도적 접근 등 색다른 통찰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새판 짜기>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삼아 자본주의의 최근 역사와 구조를 폭넓게 풀이한 로드릭의 최신작이다.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로드릭은 “최근 금융위기는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1980년대부터 겪어온 여러 금융위기 시리즈 가운데 하나”라며 “세계화 전략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최근의 위기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맹목적인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를 비판하지만, 반대를 대안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세계화를 둘러싼 역설을 밝혀내는 데 주력한다.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로서, 로드릭은 세계 경제가 민주주의·국민국가·세계화 등 세 가지를 동시에 좇을 수 없는 정치적 ‘트릴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세계화는 상품과 자본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국민국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것은 높은 법인세, 강력한 노동 관련 법규, 금융 규제 등에 대한 정치적 요구를 외면하는 것을 뜻한다.” 톰 프리드먼의 주장대로, 세계화를 이루려면 국민국가를 지키기 위한 정책들을 ‘황금구속복’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반대로 국민국가를 지키고자 한다면 민주주의 아니면 세계화,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

한편 로드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두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는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이다. “몇몇 사람들에게 득이 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짐이 될 때 세계화는 ‘나쁜 말’이 된다”는 것. 또 하나는 “세계화는 국민국가에 보험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중심이 되어 국가의 혁신적 역량에 대한 전략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근 한국의 복지국가 논의에 대해선 “초세계화 추구에 대한 결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 대한 의존은 다양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가져오는데, 그것들은 결국 사회보험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 국가 규모가 작지만 세계 시장에 크게 개방했던 스웨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들이 걸었던 길을, 지금 한국이 걷고 있다는 풀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2255.html 


간혹 식당이나 마트에서 와이프는 비싸다라는 말을 종종한다. 그럴때마다 나는 동의를 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노동의 가치(인건비)에 대해 인색한 편이다. 재료비를 들먹이며 가격이 비싸니 싸니 하는데 그런 비교를 할 것은 명품이지 일반 음식이나 공산품은 아니다. 내가 공정무역주의자는 아니지만 품(노동)의 가치를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나 싶다.
 
최근 가격을 소재로 한 책이 꾸준히 출간되었다.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이지만 그 내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을 다룬 또 하나의 책이 출간되었다.

가격파괴의 저주

"지난해 한 대형 마트에서 통닭을 다른 업소 가격의 3분의 1 수준인 한마리 5000원에 ‘통큰 치킨’이란 이름으로 판매한 바 있다. 싼 게 비지떡이란 반응에서부터 동네 치킨집 다 죽인다, 경쟁 촉진의 계기다 등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매장에는 긴 줄이 섰다. 소비자들이야 싸게 사면 좋지 않을까?
  
 
<가격 파괴의 저주>는 ‘통큰’ ‘1+1’ ‘착한’ 등의 이름으로 쏟아져 나오는 값싼 물건들의 뒷면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지은이 고든 레어드는 라스베이거스, 로스앤젤레스, 뉴멕시코는 물론 중국 광둥성 선전, 후난성 창사, 신장의 야르칸드(사처), 캐나다 툰드라 지대 등을 찾아가 현실을 살피고 대형 할인점 임원, 노숙자, 불법 이주노동자, 원주민 등 다양한 인물을 인터뷰해 우리가 즐기는 값싼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것이 끼치는 파괴적인 영향은 무엇인지 추적했다. 460쪽에 이르는 책을 한마디로 줄이면? “당신들은 할인점한테 낚였다.”

지은이는 생산 없이 이익을 누리는 점에서 할인점을 도박장에 비유한다. 어떤 제품에도 할인점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가치는 없다. 그들의 가치는 가능한 한 낮은 가격을 매기는 데 있을 뿐이다. 그에 따라 제조업체는 유통업체가 제시하는 값으로 상품을 납품하든가 아니면 판돈을 가지고 꺼지든가 해야 한다. 체제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원가를 줄일 수밖에 없다. 만만한 게 인건비다. 노동자를 줄이고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쓴다. 결국 노동자인 소비자들은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그들은 다시 할인점 고객이 된다. 낚여도 제대로 낚인 거다.

.....

가격 파괴를 위해 더욱 값싼 화석에너지를 추구하는 개발 바람은 단순히 개발도상국의 환경을 파괴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 북부는 흙과 기름이 뒤섞인 타르 샌드가 매장되어 있어 현재 3% 정도 채굴된 상태인데, 울창했던 삼림대가 파괴됨은 물론 채굴이 끝난 곳은 50~70m 깊이의 시커먼 웅덩이로 변하고 있다. 또한 채굴 뒤 생긴 오폐수가 북극해로 흘러들어 2차 오염을 진행시키고 있고, 온난화 문제도 야기시키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송 시스템도 문제다. 대부분 공해 상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송선은 규제를 받지 않아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다. 미국과 캐나다는 북미해안 지역을 배기가스 통제구역으로 지정해 해안선에서 400㎞ 이내에서는 2015년까지 황 배출량을 96% 줄이기 위해 깨끗한 연료를 써야 한다. 이 기준을 맞추려면 컨테이너 한개당 18달러의 추가비용이 들 것이라고 지은이는 지적한다.

값싼 물건에의 중독은 결국 ‘제 발등 찍기’다. 자기 세대와 다음 세대의 주머니에서 빼내온 돈으로 번영을 구가해온 할인경제 시대는 끝내야 한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3348.html 

     


리오 휴버먼의 책이 한권 출간되었다.   
 
휴버먼의 자본론
김영배 옮김/어바웃어북·1만6000원
"리오 휴버먼은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자신의 책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1936) 마지막 장을 당대에 전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의 등장에 맞췄다. 그는 탐욕 때문에 결국 파멸하는 동인도 제도의 원숭이 이야기를 ‘자본가를 위한 교훈’으로 들려주면서 끝을 맺었다. 1950년에 출간된 이 책 <휴버먼의 자본론>은 대공황 이후 1930~40년대를 다뤘다. 시장경제의 맹주인 미국의 사회경제시스템을 본격적으로 해부한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어떤 대통령이 통치권을 장악하든 전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정치인도 아니고, 사회 사상가도 아니다. 우리는 부자들이다. 우리는 미국을 소유하고 있다. (…)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미국을 끝까지 장악할 생각이다.” 미국 은행가 프레더릭 타운센드 마틴이 한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기회의 땅, 풍요로운 생활 수준, 민주주의 원리, 자유경쟁적 기업, 자유와 평등 같은 “당신들이 믿고 있는”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화와 달콤한 환상은 현실을 바로 보도록 눈뜨게 해주는 풍부한 논픽션 속에서 명쾌하게 무너진다. 때로는 미 의회 보고서와 대통령 연두교서를, 때로는 어느 시인의 시구를, 때로는 의회의 증언대에 선 노동자의 발언을 통해 불평등과 독점이 판치는 현실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풍경이 생동감있고 흥미로운 필치로 드러난다. 오직 이윤을 위해 생산하는, ‘정신없이 돌아가는 회전목마’ 미국에 만연한 궁핍과 공황 그리고 전쟁은 자본주의가 피할 수 없는 본질임을 역설하며 여전히 그리 달라지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33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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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독서는 최악이었다. 바뀐 환경과 가정일이 겹치면서 의도적으로 몸의 피곤을 피했다. 평소보다 취침시간이 늘어났고, 지하철에서도 되도록이면 가만히 있었다. 

6월에 소개된 책중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날것같은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분노하라'이다. 책 표지 역시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임희근 옮김/돌베개·6000원

분노하라! 90대 노투사의 외침이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고,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의 한 영세 출판사에서 초판 8000부를 찍은 소책자 <분노하라>는 그 뒤 7개월 만에 무려 200만부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한겨레> 2011년 1월5일치 24면), 세계 각국으로 판권이 팔려 나갔다.

표지를 포함해 34쪽에 불과한 이 ‘팸플릿’의 지은이는 올해 세는 나이로 아흔다섯인 스테판 에셀. 그는 2차대전 당시 반(反)나치 레지스탕스로 활동하다가 붙잡혀 사형선고까지 받았으나 집행 직전 극적으로 탈출한 전력의 소유자다. 그 뒤 1948년 유엔 세계인권선언 초안 작성에 참여했으며,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와 유엔 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를 역임하는 등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그가 망백(望百)을 넘어 백수(白壽)를 바라보는 나이에 새삼 목소리를 높인 까닭은 무엇일까.

“이른바 ‘불법체류자’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 퇴직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기존 성과를 새삼 문제 삼는 사회, 언론 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된 사회(…)”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가 이렇게 큰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리고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을 사람들이 이토록 부추긴 적도 일찍이 없었다.”

에셀이 보기에 2010년의 프랑스는 자신이 레지스탕스로 싸우면서 꿈꾸었던 자유 프랑스의 모습에서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1944년 3월, 그가 속했던 프랑스 전국 레지스탕스 평의회는 나치에서 해방된 자유 프랑스가 지켜나갈 원칙과 가치를 담은 개혁안을 작성했다.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구축 △퇴직연금제도 △각종 에너지원, 전기와 가스, 탄전, 거대 은행들의 국유화 △국가, 금권, 외세로부터의 언론의 독립 △교육권 보장 등을 담은 그 개혁안은 ‘자유 평등 박애’라는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현실에 맞추어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60여년 뒤 프랑스의 현실은 그런 레지스탕스의 이상과는 거꾸로 된 길을 가고 있는 듯했다. 레지스탕스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신의 핵심이 바로 ‘분노’였다.


“레지스탕스의 기본 동기는 분노였다. 레지스탕스 운동의 백전노장이며 ‘자유 프랑스’의 투쟁 동력이었던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호소한다. 레지스탕스의 유산과 그 이상들을 부디 되살려달라고, 전파하라고. 그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제 총대를 넘겨받으라. 분노하라!’고.”
.......

에셀이 말하는 분노를 단순한 감정의 폭발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참여의 의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 
이렇듯 분노를 통한 참여를 강조하는 에셀이 보기에 “최악의 태도는 무관심”이다. 분노와 참여를 차단하는 무관심이야말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이다. 그는 한국어판 출간에 즈음해 번역자와 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젊은이들이 일단 지지 정당에 투표할 것과 시민단체에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

...... 

이처럼 분노의 이유를 찾아내고 그것을 참여로 이어나가자고 역설하면서도, 그 방법은 어디까지나 비폭력이어야 하며 그쪽에 더 희망이 있다고 에셀은 힘주어 말한다. 그는 “폭력을 멈추게 하는 유일한 수단 또한 폭력이라는 것도 사실”이라는 선배 사르트르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비폭력이 폭력을 멈추게 하는 좀더 확실한 수단”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그는 넬슨 만델라와 마틴 루서 킹 같은 이들의 비폭력 저항에서 교훈을 찾고자 한다. 결국 그가 강조하는 것은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이기도 한 ‘평화적 봉기’다.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선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21세기를 만들어갈 당신들에게 우리는 애정을 다해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라고.”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2282.html
   

우리나라의 보수주의는 보수주의라고 말하기 힘들다. 정치적인 이념이 아니라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사람들의 집단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역사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한일합방에서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정권까지 약 100년 정도 비정상적인 역사와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MB정권을 비판한 보수주의자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신문기사는 독특한 보수주의자라는 표현이 씌였다. 

"이명박 정부 이후 보수와 진보의 갈림선은 촛불시위와 4대강 사업이었다. 이 두 사안을 놓고 두 진영은 첨예한 대립를 했다. 이른바 ‘진영논리’와 ‘진영싸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두 진영에 가담하지 않은 독특한 보수주의자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 보수논객으로 불리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이다.

이명박 정부 이후 그의 행보는 이 두 사안을 놓고 보면 진보 행보였다. 하지만 그는 “‘촛불’을 지지하지도 않았고, ‘피디수첩’에 동조하지도 않았다. 나는 ‘촛불’을 ‘색깔’로 다루는 데 반대했고, ‘피디수첩’에 대한 기소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촛불, 미디어법, 세종시, 법원과 검찰개혁, 4대강 사업에 대한 그의 주장은 사실 보수와 진보에 상관없는 상식을 말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그는 책 <조용한 혁명>에서 말한다. “어떤 이는 내가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 (…) 변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들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영’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어설픈 ‘진영’ 논리 덕분에 ‘보수’가 동반몰락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단견이 빚어낸 자충수이다.”

법과 환경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지은이의 주장은 현재 한국 사회의 갈등 현안에 대한 ‘합리적 보수’의 입장과 해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보도 이에 얼마든지 동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환경법을 전공하고, 보수주의 입장에서 환경운동을 펼쳐온 지은이의 주장은 4대강 사업이 최고 권력자의 즉흥적 발상에 따라 얼마나 무모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해준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4475.html

전월에 소개되었던 생수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다가 라루스 시리즈 '물'을 찾았다. 서점에서 살짝 들쳐보니 두껍지 않고 도표와 사진으로 깔끔하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이 책이 사실 시리즈였다는데 1차로 네권이 출간되었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책이 끌린다. 

"프랑스 사람들이 잘 만드는 것은 명품 가방만이 아니다. 프랑스의 라루스 출판사는 영국 브리태니커, 독일의 브로크하우스와 함께 세계 3대 백과사전 출판사다. 언어학자이자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피에르 라루스는 1852년 이 출판사를 세운 뒤 <19세기 세계대백과사전>을 기획했다. 라루스가 기획한 세계백과대사전은 기존의 백과사전들과 달리 설명이 간결하고 명쾌한 게 특징이었다. 거기다 채색지도와 컬러사진을 많이 쓴 것은 당시로선 파격이었다. 그러나 라루스는 이 책이 완성되기 1년 전인 1875년에 죽는다. 그의 후배들이 이 책을 완성했고, 이후 라루스 출판사는 백과사전에 강한 출판사란 전통을 세워나갔다. 현재 펴내는 각종 사전류만 1000여종에 이른다. 

       


라루스 출판사가 2008년 선보인 <라루스 세계지식사전>은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각종 현안을 정밀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시민교육의 교과서’로 불리는 시리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을 수 있는 쉬운 설명에, 다양한 그래픽과 도표가 풍성하게 들어가 이해를 돕는다. 이 시리즈가 최근 국내에서도 첫선을 보였다. 출판사 현실문화가 1차로 <멸종위기의 생물들>, <세계의 물>, <최초 인류의 후예들>, <새로운 강대국, 중국> 등 4권을 먼저 출간했다. 


       


각 권이 다루는 문제는 전지구적인 쟁점이어서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하게 접근하면 편협한 시각으로 흐르기 쉬운 것들이다. 이 책의 장점은 왼쪽 아니면 오른쪽으로 치우치거나, 또는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거나 아니면 반대 논리에 빠지기 쉬운 사안들을 철저하게 ‘사실’ 위주로 균형을 잡은 점이다. 각 현안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발생부터 전개, 전망까지 다루며 우리가 문제 극복을 위해 어떤 행동을 펼쳐야 좋을지 구체적으로 깨닫게 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첫 책인 <멸종 위기의 생물들>은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 매일 1종의 생물이 멸종해가는 현실을 들여다본다. 멸종은 진화론 관점에서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지금 생물들의 멸종 속도가 정상 속도보다 최대 1만배 정도 빠르다는 것. 과학자들은 이런 흐름을 공룡의 멸종이나 빙하기로 인한 생물의 멸종에 이은 ‘제6의 멸종’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궤멸의 주범은 물론 인간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1260.html

한국에서도 대규모 시리즈물이 기획되고 있다. '문명공동연구'라는 기획물은 10년간 100권의 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시리즈는 두 종류로 선보인다. 우선 ‘문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고전 저작들 중에서 우리말로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것들을 번역해 ‘문명텍스트’란 부제로 펴낸다. 1차분으로 중국 청대의 대학자 황종희가 맹자의 왕도정치 개념을 해석한 <맹자사설>, 독일의 전방위 인문학자 요한 고트프리트 폰 헤르더가 ‘역사주의’ 관점으로 쓴 <인류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역사철학>, 일본 고전 일기문학을 대표하는 <가게로 일기>, 조선시대 여성들의 필독서였던 <내훈>, 지리학의 남성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는 질리언 로즈의 대안적 지리학책 <페미니즘과 지리학> 등 7권이 먼저 출간됐다.
 

       

            
 
 

국내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책들은 ‘문명공동연구’란 부제로 나온다. 우선 <문명 안으로>와 <문명 밖으로> 두 권이 먼저 선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이 문명 전체에서 각자 주목한 주제들은 무엇이며 어떤 점에서 이 주제들이 중요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하는 글모음으로, 이 시리즈 전체를 요약 소개하는 길잡이 책 성격을 띤다. 자연스럽게 인문학 전반인 ‘문사철’(文史哲)을 고루 포함하고 있어 일반 독자들을 위한 알기 쉬운 인문학 교양서로 제격이다.

<문명 안으로>는 문명 전반, 그리고 한국 내부의 중요한 문명 관련 항목들을 소개한다. 문명 개념의 탄생과 전파, 문명과 야만의 대비로 인한 차별과 폭력적 측면, 그리고 이를 받아들인 아시아 지식인들의 이야기, 한국에서 주목해야 할 자생적 문명 개념의 핵심인 수운 최제우와 만해 한용운의 사상 등을 다루고 있다.

<문명 밖으로>는 주류 문명 개념을 거부하거나 맞섰던 비주류 흐름들 곧 ‘반문명’으로 불리는 것들을 종합했다. 문명을 냉소한 견유주의, 문명과 거리를 두었던 죽림칠현과 인도의 고행자들, 지배 이념들에 억압되었던 묵자나 수피즘, 신비주의와 무속서사시 등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들을 통해 거꾸로 문명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자는 것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2238.html 

종교 문제는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문제이기도 하며, 끝장없는 토론이 되는 주제이다.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종교문제에 이르러서는 얼굴을 붉히고야 마는 한국의 종교는 참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종교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책을 써내는 오강남 교수의 신작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오강남교수의 세계종교 둘러보기를 가지고 있는데 몇 권의 책을 연결하여 읽어봐야 겠다. 도덕경, 장자도 괜찮은 책이라고 나름 평가하고 있다.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비교종교학)의 <종교, 심층을 보다>는 “종교가 개인이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밝혀주는 횃불이나 등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어왔는데, 현재 한국 사회에서 종교는 오히려 문제 자체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도발적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는 아울러 한국에서 점점 종교의 필요성을 부정하거나 종교를 버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종말론이 판치고 자기 종교에 매몰된 이들이 지탄받는 요즘, 이제 종교를 버리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오 교수가 책 <종교, 심층을 보다>에서 내리는 결론은 ‘아니오’다. 지은이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맞닥뜨리는 종교의 ‘부작용’은 종교라는 이름의 한 지붕 아래 ‘심층 종교’와 공존하는 ‘표층 종교’의 썩은 열매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층 종교가 심층 종교로 깊어지면 종교는 여전히 인간과 사회에 선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메시지다.

지은이에 따르면 심층 종교와 표층 종교를 나누는 기준은 꽤 간단하다. 종교의 두 얼굴을 맞닥뜨렸을 때, 무조건적 ‘믿음’을 강조한다면 이는 표층 종교다. 심층 종교는 ‘깨달음’을 중요하게 여긴다. 지은이가 소개한 ‘도마복음’을 보면 예수 역시 ‘나를 믿으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예수는 “여러분 자신을 깨달아 아십시오”라며 오직 ‘그노시스’(gnosis), 곧 ‘깨달음’을 강조했을 따름이다. 지금도 개신교 일각에서는 4대 복음서에 속하지 않는 도마복음을 인정하지 않지만, 지은이는 도마에 대해 “그리스도교에서 잃어버리거나 등한시되던 심층적 가르침을 되살리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이 책에서는 도마 등 60명의 동서양 사상가와 철학자, 성인의 삶을 통해 그들이 깨달음에 이른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등 그리스·로마의 철학자는 물론 힌두교 ‘아드바이타 베단타’ 이론을 세운 인도의 사상가 샹카라와 인도 자이나교 창시자 마하비라, 비교적 최근까지 활동한 마르틴 부버와 에리히 프롬, 디트리히 본회퍼 등 ‘인류의 스승’이라 불릴 만한 이들의 지적 사유를 한 권으로 모두 만나는 것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분명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4443.html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지난달 로쟈의 저공비행에서 소개된 '포 피쉬'라는 책을 리스트에 담아두었다. 인류의 식품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네가지 물고기를 다루면서 여러가지를 고민한다. 

"낚시꾼이자 칼럼니스트인 폴 그린버그는 <포 피시>를 통해 인간의 욕망으로 고갈되는 바다 이야기를 한다. 현재 자연산 물고기를 먹어대는 인간의 식성을 채우려면 대양이 4~5개는 더 필요하다는 것. 그는 어시장과 고급식당의 식탁을 지배하는 연어, 농어, 대구, 참치 등 네 가지 물고기의 생활사를 추적하면서 일그러진 바다의 실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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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연어.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는 생을 마감하는 물고기다. 일찌기 강과 바다를 오가며 인간과 곰의 단백질 원천이던 연어는 인간이 쌓은 댐으로 돌아갈 고향을 잃어 자연산은 사실상 멸종한 상태. 회귀성을 상실한 채 길들여진 연어, 곧 ‘살모 도메스티커스’는 노르웨이 피오르 해안 그리고 자연 상태에선 절대 넘어가지 못했던 적도 이남 칠레 해안에서 사육돼 한해 200만t씩 생산된다. 그리고 수백만마리가 우리를 탈출해 일부 남은 야생연어의 생태를 흩뜨려놓고 있다. 연어 체내에 축적돼 인간한테 되돌아오는 독극물 폴리염화비페닐(PCB), 밀집양식에 따른 폐기물 축적과 기생충 전염도 문제다.

바다 농어는 예로부터 귀한 음식. 특별한 잔치에나 먹을 수 있었다. 로마인들은 내장을 꺼내지 않은 채 통째로 요리해야 하며 특히 머리 부분이 맛있다고 믿었다. 당연히 비싸게 팔렸고 양식 대상 일순위로 꼽혔다. 그런데 인위적인 우리에서는 번식을 완전히 중단한다. 알을 낳았다 해도 난황이 적어 부화시키기 힘들고 초기에 99%가 죽는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주입하는 무리한 방식으로 양식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대구는 천문학적인 규모로 잡혀 무한한 줄 알았던 어종. 19세기 미국 남부 흑인노예들의 먹을거리로 쓰였고 1960년대에는 대구로 만든 맥도널드 피시버거가 한개에 25센트도 안 되는 싼값에 팔렸다. 매년 2000만t씩 먹어댔던 음식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이 되자 개체수의 90% 이상이 사라졌다. 바다에 대한 인간의 오해와 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참치는 맛이 강하고 비려 잘 먹지 않던 생선. 일본 에도 시대 도쿄 노점에서 시작해 1930년대에는 회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됐다. 1960~70년대 미국에서는 참치의 일종인 참다랑어를 스포츠 낚시로 엄청나게 잡아댔지만 먹지 않고 쓰레기로 버렸다. 이를 수출품을 내리고 난 일본 화물기가 헐값으로 사들여가 으뜸요리로 개발한 뒤 서구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양 어종인 탓에 공해에서 누구나 얼마든지 잡을 수 있어 숫자는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새끼를 그물로 잡아 키워 양식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

지은이는 육지에서의 실수를 바다에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고기철이면 바다에 파시가 서고, 정어리를 생선기름용으로 쓰던 옛날의 풍요로운 때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본다. 공자 말씀처럼 지당한 그의 주장은 실행이 무척이나 어렵다. 자연이 버텨낼 만큼 잡아야 하고 참다랑어처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종은 어획을 금지해야 한다. 양식은 그래도 쉬운 편이다. 천대해온 트라, 틸라피아 등 생산성 높은 물고기로 어종을 대체하되 기존 양식물고기도 자족적인 먹이사슬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기영양소를 분해하는 해초, 유기 미립자 물질을 추출해내는 홍합 또는 성게를 기르면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2247.html
 

한달에 두어번 도서관에 가는데 신착도서 코너를 둘러보곤 한다. 거기서 과학책 몇권이 오래도록 꽂혀 있었다. '인간과 분자'라는 프란시스 크릭의 책이다. 신문에서 프란시스 크릭에 눈길이 간 것은 익숙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두 가닥이 나선으로 꼬인 디엔에이(DNA) 이중나선 구조가 발견되기 전인 1940년대 상황은 이랬다. 과학자 일부는 유전자가 디엔에이로 이뤄졌다고 생각했으나 일부는 유전자가 단백질로 이뤄졌다고 여겼다. 둘이 섞였다는 믿음도 많았다. 왓슨과 크릭의 1953년 논문은 분자생물학의 그림을 바꿔놓았지만 발표 당시에, 그리고 이후에도 디엔에이의 정체에 관해 한동안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영국 과학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가 쓴 프랜시스 크릭(1916~2004)의 전기는 이처럼 혁신적인 과학 발견의 이전과 이후가 뜻밖에도 그리 명쾌하게 갈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과학계에선 이미 누구나 임박했다고 느끼던 ‘디엔에이 구조 발견’을 누가 먼저 거머쥘 것이냐를 둘러싸고 경쟁과 신경전이 펼쳐졌으며 발견 이후엔 새 가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항도 이어졌다.

가벼운 책 한권에 지은이는 크릭의 생애를 간결하고 담담한 문체로 군더더기 없이 간추렸다. 2차 대전 때엔 해군 무기 개발자였으며 캐번디시연구소에선 왓슨과 함께 짜릿한 발견 순간을 맛보았고, 디엔에이 정보가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부호의 메커니즘을 규명했으며 훗날엔 뇌와 의식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삶이 담겼다.

크릭의 재능이 천재적이지는 않았다고 말하는 저자는 그의 성공 비결이 집요한 추론과 대화였다고 풀이한다. 쏟아지는 실험논문들 중에 무엇이 중요한 ‘사실’인지 가려내고 조립해 명료한 가설을 제시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단짝 연구자들과 끊임없이 대화한 연구 스타일도 중요했다. “대화는 위대한 자극제였다.”
  

만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가지 주제를 파고드는 일본 만화에 대해 조금의 관심이 있다. 음악을 소재로 한 '노다메 칸타빌레', '피아노의 숲'과 음식과 술을 소재로 한 '미스터 초밥왕', '심야식당'신의 물방울'이 그렇다. 작년에 일본에 갔을 때 서점에서 살까 말까를 한참 고민했었다. 이번에는 양주를 소재로 한 만화가 국내에 들어왔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독 인기가 높았던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의 소재를 와인 대신 양주로 바꾸고, 역시 한국 만화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인간미 넘치는 식당 이야기 만화 <심야식당>의 무대를 술집으로 바꾼 듯한 만화 <바-레몬하트>가 먼저 두 권으로 나왔다. 인적 드문 뒷골목에 있는 허름한 바 ‘레몬하트’를 무대로 온갖 다양한 세계 각국의 술에 대한 교양지식을 들려주는 만화다.  


일본의 대표적 원로 만화가 후루야 미쓰토시가 1980년대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연재 중인 장수만화로, 무뚝뚝해보이지만 정이 넘치는 바텐더가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들에게 어울릴 법한 술을 내주며 감정을 정화시켜주는 줄거리가 이어진다. 중국 지사 발령을 앞둔 손님에게는 중국식 건배법과 중국 술의 특징을, 사이가 나빠진 맞벌이 부부 손님에게는 연애시절 즐겼던 추억의 술을 되찾아 주는 식. 이렇게 매 회 다양한 술이 등장해 브랜드의 역사, 술에 담긴 각 나라의 문화와 주법, 뒷이야기들을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자 매력이다.

일본에서 대표적 교양에세이 만화로 인기가 많았는데 국내에서는 앞서 <스트레이트 온더락>이란 이름으로 소개되었지만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가 최근 출판사가 바뀌어 다시 선보였다. 지은이 후루야 미쓰토시는 술 만화를 30년 가까이 연재할 정도로 술을 사랑하는 만화가로, 이 만화의 제목과 같은 레몬 하트란 바를 실제로 운영하는 술집 주인이기도 하다. 읽다 보면 절로 위스키를 홀짝거려 보고 싶어진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844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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