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편안함을 주는 최고의 첼로 앨범
Various Artists 연주 / 이엠아이(EMI)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음악에 대해 조금씩 듣게 되면서 클래식에서는 첼로에 재즈에서는 콘트라베이스가 들려주는 음을 조금씩 조금씩 듣게 되었다. 마음 가다듬고 정성스레 듣지 않으면 잘 들려주지 않는 악기들이다. 그러나 조금 귀를 열면 두꺼운 커튼에 가려져 있던 맑은 아침의 햇살마냥 아름다움이 밀려들어온다.

이 앨범은 편하게 들어보자는 생각과 위에서 말한 첼로의 아름다움을 느끼고픈 마음에 구매하게 되었다. CD를 들으면서 일주일 후 쯤 그냥 책상위에 꽂히게만 되었다. 아무래도 편안함이라는 데는 큰 점수를 줄만하지만 첼로라는데 한발 디뎌보려는 사람에게는 큰 매력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욕심이 과했던 점도 작용했다고 생각도 한다. 물론 나쁜 앨범은 아니다. 하지만 만족감이라는 유형의 것들을 던져주기에는 좀 부족했다. 가끔씩 틀어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해보려는 이에게는 추천하지만 첼로의 맛을 느끼려 첼로에 첫발을 디디려는 이에게는 한번 생각을 더 해 볼것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물과 사상 2003.11
인물과사상 편집부 엮음 / 인물과사상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2003년 11월 월간 인물과사상은 나에게 사회공부를 할 몇 주제를 던져주었다.
- 부자
- 한나라당, 정형근
- 스크린쿼터
- 화물연대의 파업은 끝났는가?
- 순수예술
- 지금시대의 미국

하나. 사회진화론-강준만의 세상이야기
허버트의 적자생존의 개념은 20세기 말 신자유주의의 힘을 실어준다
부자란 자본과 경쟁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적화되었다는 적자생존과 누구도 그의 능력과 부를 발휘하는데 방해를 해서는 안된다는 신자유주의의 결합으로 부자는 이제 떳떳하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윤리적 문제점과 부의 형성 과정속에 파렴치한 행동들은 뒤에 감춘채 말이다.

둘. 한나라당의 공격성-돌아온 정형근, 한나라당의 신화 또는 악몽(안수찬)
최틀러라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모 아쉬운 것이 있는지 단식을 한다고 난리다. 연일 계속되던 정부에 대한 비판속에 정치자금이라는 쨉 한방에 엄살부리는 모양이다. 노무현정부 출범 이후 한나라당의 맹목적인 공격성에 대해 안수찬(한겨레신문기자)은 정형근의 복귀를 지목한다.(대선패배 후 책임을 지는 자세였는지 조용했었다) 상생의 정치보다는 공격의 정치를 택한 한나라당에 있어서 정형근은 꼭 필요한 저격수이기 때문이다. 그 정형근의 복귀는 잠시나마 희망의 빛이 비쳤던 한나라당에 다시 그늘이 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셋. 유지나,왜 할리우드의 시장 독과점에 대해선 공격하지 않는 겁니까? - 지승호의 누드토크
11월호 지승호의 누드토크의 주인공은 유지나 동국대교수다. 이제 제법 경쟁력을 갖춘 한국영화에 더 이상 스크린쿼터는 필요한가? 유지나 교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할리우드의 시장 독과점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냐고? 그렇다 경제학에서는 시장 독과점의 폐해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우리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포기했을 때 우리가 얻을 경제적 이점을 열심히 설명한다. 왜 아무도 헐리우드의 시장독과점에 폐해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을까?

넷. 표지인물,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 - 화물연대 파업의 진상은 가려져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끝났고 사회는 화물연대의 문제점들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인사가 만난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은 아무런 문제해결이 없다고 말하면서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인 원인들을 이야기한다. 선복귀 후교섭이라는 명분으로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 진행된 교섭은 없다. 오히려 계약거부와 화물연대를 인정한적이 없기때문에 교섭할 수 없다는 사업주의 통지만을 받은채,

다섯. 책세상 그리스비극,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예술-고명섭(한겨레신물기자)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매체를 통해) 순수문학을 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고명섭기자는 재야 철학자 김상복의 <그리스비극에 대한 편지>를 소개하면서 순수문학 운운하는 사람 치고 정치적 불순함의 때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리스비극에 대한 편지>는 치열하게 정치적인 예술만이 진정한 예술의 지위를 얻을 수 있음을 인류역사상 최고의 문학적 성취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그리스 고전비극을 통해 입증해보인다고 설명한다.

여섯. 장정일의 책이 있는 풍경 - 미국의 극우파에 대한 명상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 미국에 대해 세부적으로 소개해주는 책들이 근간에 많이 출판되었다. 장정일은 그런책들 중에 이주영의 <미국의 좌파와 우파>, 손영호의 <마이너리티의 역사 혹은 자유의 여신상>, 김형인의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정욱식의 <MD 미사일 방어체제>, 김진웅의 <반미>를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본다. 미국사회를 이끈 정신은 첫째, 개인주의에 대한 신념 둘째,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였는데 이런 정신이 깨진것은 대공황 때 부터였고 이후로 진보-좌파 연대세력과 보수-우파세력이 조직되었음을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여자네 집 창비시선 173
김용택 지음 / 창비 / 199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의 끝자락에 시인은 시집 <그 여자네 집>이'팍팍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포근하게 쉴 고향의 '집'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2003년 가을 끝자락에 만난 시인의 첫 시 [첫 눈]은 잠시 빠듯한 일상에서 먼 산 바라보며 쉼의 찰나를 갖게 한다.
=====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던 이름 하나가 시린 허공을 건너와 메마를 손등을
적신다
- 첫 눈 전문
=====

손등에 떨어진 첫 눈에 깜빡잊었던 이름 하나 생각하듯
표면적인 삶에 찌들어 앞만 보고 달려가던 이들에게
소중했던 무언가를 떠오르게 하며
시인의 시집은 그렇게 그렇게 시작한다.

시집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면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자그마한 돌들을 밟고 건너가는 어린애의 모습과
옛날에나 입었던 교복입고 자전거 타고 등교하던
그런 드라마속에 어느덧 들어가게 된다.

실연당하곤,
===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선운사 동백꽃 전문
=====
앙증맞게 울질 않나.

눈 오는 날,
=====
아침밥 먹고
또 밥 먹는다
문 열고 마루에 나가
숟가락 들고 서서
눈 위에 눈이 오는 눈을 보다가
방에 들어와

밥 먹는다
- 눈 오는 집의 하루 전문
=====
생뚱거리며 밥을 먹질 않나.

하늘이 파란날
햇살을 얼굴 가득 받고
한적한 풀밭에 눕질 않나.

환하게 꽃피우는 날,
=====
피할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 없이 떨리는 이 까닭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 이 꽃잎들 부분
=====
황홀해하기도 하고.

인생을 보며
=====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 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 그랬다지요 전문
====
달관한 모습으로 있기도 한다.

시 한편 한편을 대하면서 살포시 웃음짓기도 하고 잠시 먼 곳 쳐다보며 상황 그려보기도 하다가 고마운 시어 하나에 하나에 어느새 마음 따뜻해지고.. 시를 다 보곤 시집에서 나오며 나는 시집의 끄트머리에 다음과 같은 흔적을 남겼다

김용택 시인이
팍팍한 일상에 지친 이를 위해 만는
집에서

잠시,
온갖 것들 다 게워내고
햇살 비치는 맑은 피로
부드럽고 연하게
가만가만 흔들리며

쉬다 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 1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