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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의 난쟁이
무라카미 류 / 예음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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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섹스여야 하는가? 다른 것으로는 그와 같은 주제를 표현할 수 없는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었다. 특히 일본작가들, 그 중에서도 무라카미 류의 작품들을 읽을 때면, 이런 의문들이 더욱 강해진다. 류의 작품에 있어서는 섹스가 중요한 코드인 것만은 사실이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내가 읽었던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섹스라는 코드가 반복되어 사용되었다. 하긴, '사람들이 모두 만족한 섹스를 한다면 세상은 훨씬 좋은 곳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작가이니, 그의 작품에서 섹스가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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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2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3
키류 미사오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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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 동화를 비롯한 안데르센 동화와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등을 나름대로 각색한 작품이다. 우리가 어릴 적에 읽었던 동화들은 많은 부분 검열(사회제도 및 도덕율에 의한)에 의해 변형된 작품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과연 누가 잔혹한 꿈을 꾸기를 원할 것인가?'였다.

동화도 삶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니, 거기에 잔혹함이나 비정함, 혹은 음란한 부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을 수는 없다. 더구나 동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는 원시 문학(민담)에 가까운 형태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쉽게 고쳐지지 않는 내 편견은 동화의 세계가 조금 더 몽환적이고 아름답기를 원한다. 성적 쾌락에 몸부림치는 백설공주보다는, 바보 같은 순진함을 가진 백설공주를 기억하고 싶은 욕망이다. 결국 동화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꿈/환상이 아닌가? 이왕에 꿈을 꾼다면, 이런 잔혹한 꿈을 꾸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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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별 - 2000년도 제24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인화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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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제 제발,
이상문학상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라.

다른 많은 독자들이 그러하겠지만,
내가 문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바로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서였다.

김승옥, 이청준, 오정희 등으로 이어지던 그 주옥같던 작품들!
그야말로 한국단편소설의 정수만을 엄선하던 그 안목.
이제 그것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는가?

80년대 말,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다소 수긍하기 힘든 수상작과 후보작을 수록하기 시작하던 이 작품집이 올해에도 역시 별볼일 없는 수상작과 후보작을 수록했다. 심사과정에서 있었던 풍문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집은 정말 기대이하였다.

우리의 소설문단이 이리도 황패해진 것일까?
아니면 선정기준이 변한 것일까?
그도 아니면 향간의 말처럼 문단권력의 개입 때문일까?
실망스러웠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 독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학상은 이상문학상이다. 자꾸만 질이 떨어지는 이 상의 권위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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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 열림원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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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읽는 내내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호승의 시적 상상력도 이제 모두 고갈되어 버린 것인지, 아니면 전작 시집의 성공에 그대로 안주하여 버린 것인지, 그도 아니면 정말 어느 평론가의 얘기처럼 상업주의에 안주해버린 것인지.

물론, 정호승이 장기로 삼고 있던 그 탁월한 비유와 아포리즘적 문장은 살아 있다. 제목부터 그러하지 않은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하지만 그러한 몇몇 문장으로 시가 될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한 작품의 시는 정교한 구성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좋은 시가 되는 것일 것이다.

이 시집에는 구성이 빠져있다. 구성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갈등과 긴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한 구석이 빠지고 생략되어버린 듯한 인상을 버릴 수 없게 만든다. 또한 그러하기 때문에 반복되는 문장들이 탄력을 잃고 의미의 확산을 이루지 못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 시인의 감성안이 탁월한 것만은 인정해야 한다. 그 감성안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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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명길
박상륭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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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다소 현학적이고 어렵게 보이는 사상이 처음 그를 대하는 독자들을 서걱거리게 만들지만, 그러나 조금만 참자.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에서 쉽게 기쁨을 느끼는 일은, 그야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그는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해서 각종 샤먼과 연금술 등의 소재를 작품 속에 결합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액면 그대로 사상서, 종교서 그대로의 형태는 아니다. 그는 이러한 소재를 '서정성'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서 서서히 녹여 자기 나름의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신비로우면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바로 박상륭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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