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글쓰기엔 뭔가 비밀이 있다 CEO의 비밀
닉 사우터 지음, 정윤미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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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뭔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아서 그렇게 한참을, 며칠씩이나 ‘곰곰’하다가 나도 모르게 어느 지점(?)에 도달하게 될 때, 하나의 낙서가 탄생(?)하게 된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같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하다보면 어느새 펜을 들거나 키보드를 두드리기 마련이다. 어떤 글쓰기건 간에 나만의 원칙이나 순서 따위는 없는 듯하다. 아니,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냥 뭔가 이끌려 나올 때까지 생각만 한다는 걸 빼면 내 글쓰기는 늘 즉흥적이고 지극히 알맹이가 없는, 그런 감상을 빙자한 궤변에 불과한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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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글쓰기엔 뭔가 비밀이 있다』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창조적인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의 행동을 유도함으로써 보다 생산적이고 효과적이며 흡족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글쓰기는 어떠해야하는지를 십여 가지 단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간단하게 그 과정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가장 먼저 글쓰기의 목적을 스스로가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비교적 간단한 심리학적 이론을 활용하여 자신은 물론 글을 읽을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한 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를 정한다.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어떤 구조로 작성할 것인지도 정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 및 계획단계를 거쳐 초안을 작성, 수정, 최종글쓰기에 이르게 되며 꼼꼼하게 완성된 글을 교정하는 단계를 지나면 글쓰기는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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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비교적 무겁지 않은 기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창조적인 글쓰기를 가르친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비즈니스 글쓰기에 대해 무지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어떤 글이건 쓴다고 생각해보면, 이미 우리 머릿속에서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그저 막연하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러한 버릇은 나도 모르는 사이 책에서 말하는 준비 및 계획단계와 더불어 초안을 작성하는 단계까지 이루어지는 것 같다. 창조적인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수긍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 머릿속에서 막연하게 진행되는 그런 과정들을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반성하게 되었던 부분이 있다면, 글을 수정하고 맞춤법을 검사하고 윤문 및 교정하는 단계라 하겠다. 나는 늘 얼렁뚱땅 써버리고는 나 몰라라 하는 버릇이 골 깊게 박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막연한 그 과정을 지나 노트나 컴퓨터에 옮겨지고 나면 내가 쓴 글이지만 가물가물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글을 다듬고 고쳐나가는 단계가 없으니 막상 내가 쓴 글이기는 하지만 누군가 내용에 관해 물어오면 우물쭈물하기 일쑤다. 좀 더 글을 다듬어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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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는 글쓰기를 육체노동에 비유한다. 또 어떤 작가는 글쓰기를 지난한 것이라고도 말한다. 글의 성격이 무엇이건 간에, 하물며 우리가 쓰는 작은 낙서에서부터 일기나 리포트, 보고서 등까지 행여 그것이 사소한 글쓰기라할지라도 어떤 일련의 과정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낀다. 나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글을 완성시키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정갈한 글쓰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역시나 중요한 건 시간과 더불어 노력인가보다. 


덧붙여, 우스갯소리해보면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뭔가 있을 것 같은 비밀은 이 책속에 없었던 것 같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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