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
KMA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거대한 세상이 아주 복잡하다고는 하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만큼이나 복잡할까 싶은 생각을 종종 하는 편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것이 지난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가라고 표현하기엔 좀 어색하지만 분명 그러한 관계 속에는 생각보다 값진 보상이 숨어 있는 것 또한 사실인 듯하다. 새로운 에너지, 일상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일종의 설렘, 지역과 나이 그리고 성별이라는 경계가 비로소 무의미해지는 작지만 깊은 희열감,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울타리에 대한 실감 등을 비롯해 많은 것을 주고받게 된다.  


이처럼 비교적 자유로운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는 서로가 일종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더군다나 서로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그 타협점이란 생각보다 훨씬 더 쉬워지기도 하니까. 만약, 어떤 ‘환경’이라는 요소가 보태진다면, 이야기는 생각보다 더더욱 복잡해지는 것 같다. 아직 직장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다소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원론적인 시각(?)에 비춰보면 어떠한 특정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들 간의 관계란 학문적인 차원에서 다룰 만큼 복잡한 것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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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요리사』는 인적자원관리나 조직행동론을 연상케 한다. 조직전체에 위기가 닥쳤을 때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즘 기업(경영)의 미래는 사람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여봐란듯이(?) 광고를 하는 기업을 보면서, 조금은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틀린 말은 아니다, 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아무튼 이 책은 그렇다!(??) 

 

꽤나 흥미롭게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다름 아닌 재미가 있었다(?), 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이유 때문이다. 기업 내 사원들의 교육목적으로 창작뮤지컬을 만들었는데 기존의 딱딱하고 지루한 프로그램에 비해 아주 반응도 좋았으며, 효과와 만족 역시 아주 높았기 때문에 책으로까지 출판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몽블랑’이라는 레스토랑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인물들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다른 말이 필요 없을 만큼 그냥, 재미있다! 따뜻하기도 하면서 때론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던, 자기계발서에 대한 일종의 알레르기(?)가 있는 내가 재미나게 읽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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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책으로 옮겨서 그런지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한, 연극을 보는 것 같기도 한, 무대를 상상하면서 등장인물들의 제스처도 번번이 떠올려보게 되는 그런 편안하면서도 재미도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일련의 우화적이면서도 단조롭다 못해 앞부분만 대충 읽어봐도 뒤에 이어질 스토리가 눈에 훤했던 기존 계발서들의 이야기 구조에 비해 월등하게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문학적인 성향이 좀 더 짙기 때문에 ‘소설처럼’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덧붙여, 마침맞게 다니엘 페나크의『소설처럼』과 번갈아 가면서 읽게 된 이 책은 다니엘 페나크가 강조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가미함으로써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격으로 편식의 대마왕(?) rainlife도 재미나게 읽게 만든다!(?)를 느끼게 한 책인 듯하다. 그 단순한 것이란 이야기를 듣는 것 혹은 듣는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 조성이랄까. 다니엘 페나크가 강조한 ‘무상성’에 충실했다고 봐진다. 어떤 강요나 요구, 교육적인 측면을 우회적으로 이야기 속에 포함시킴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저 즐길 수 있고 감동할 수 있도록 편안함을 제공했다는 것,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 비로소 책으로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오랜만에 ‘소설처럼’ 부담 없이(?) 즐겁고 후련하고 가뿐한 기분으로 읽은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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