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일지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다니엘 디포 지음, 서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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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대다수 원인은 인재가 불러온 참사다. 일본의 원전수 방류를 목전에 둔 오늘 ‘병‘에 대한 생각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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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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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수상록』

미셸 드 몽테뉴 (지음) |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펴냄)

죽기 전에 읽어봐야할 인문고전 목록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는 몽테뉴의 "수상록"이다. "수상록"이라고 하니 뭔가 묵직하고 어려운 내용이 가득일것 같지만 의외로 잔잔하고 인생의 선배가 들려주는 듯한 여유가 느껴진다. 수상록의 원제는 '에세'(우리가 에세이라고 알고 있는)로, 몽테뉴가 인생의 경험들을 쌓은 후에 삶을 통찰하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험들이 몽테류로 하여금 수상록을 집필하도록 이끌었을까.

사람은 희노애락을 겪으며 인생의 쓴맛 단맛을 모두 맛보게 되지만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한층 더 무르익은 깊이를 가지게 하는 것은 기쁜일보다 슬프고 힘든 일이 대부분이다. 몽테뉴가 수상록을 집필하기 시작한 시기도 아버지의 죽음, 형제의 죽음. 친한 친구의 죽음, 딸의 죽음을 겪어낸 시기와 맞물린다고 하니 몽테뉴의 깊이와 성장 또한 상실과 슬픔, 아픔 이후인 것이다.

시카고플랜 시리즈의 "알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수상록"의 두께는 독서의 시작을 기쁘고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20년에 걸쳐 쓰고 수정하기를 반복했다는 수상록의 원전은 천 페이지가 넘는(사실은 이것도 완전한 완역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방대한 분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수상록"을 통해 3권 분량의 방대함을 주요 장만 추려 친숙하고 부담없는 두께로 만나게 된 것이다. 수록된 각 장의 주제 또한 친근하다. 우정, 양심, 종교, 습관, 고독, 사회, 관습 등 살아가며 경험하고 고민하는 주제들이다. 사소해서 그냥 지나쳤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들까지 그 범위는 다양하다.

주제와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일화들을 열거하며 조곤조곤 얘기하듯 풀어나가는 몽테뉴의 어조는 여유와 체념(포기 보다는 포용에 가까운), 달관한 자의 향기를 뿜는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특별하게 재미있다거나 드러나는 교훈을 담고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수상록을 두고 '살기 위해 읽는 책', '어려움에 처했을때 읽는 책'이라고 한다.

인생의 고비를 만나게 되었을 때 젊은 피의 혈기들은 그 고비를 깨부숴야하는 적처럼 공격하고 저돌적으로 헤쳐나가려 한다. 그에 반해 몽테뉴는 '그게 과연 절대적일까? 옳은 것일까?'하는 의심과 의문을 던지며 좌절을 경험한 자들이 가지는 달관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자신과 영혼을 짓누르는 짐을 내려놓지 않으면 움직일때마다 더 크게 압박을 느끼게 된다. - p.108

명예로운 사람들은 양심을 잃기보다 명예를 잃는 쪽을 택한다. - p.175

용기 있고 궁극적이고 아름답게 죽음을 대하는 방법은 죽음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걱정 없이 죽음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죽음을 향한 삶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좇는 것이다. - p.189

중간 중간 밑줄 긋고 싶은 빛나는 문장들이 많았다. 사람의 일생을 두고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줄 문장으로 압축할 수 없는 그 사이의 과정에서 성공보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몽테뉴의 수상록이 진짜 필요한 위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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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 드 모파상 지음, 송설아 옮김 / 허밍프레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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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슈 파랑』

기드모파상 (지음) | 송설아 (옮김) | 허밍프레스 (펴냄)

단편소설 <목걸이>로 유명하고 친숙한 모파상.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모파상의 4편의 단편 모음집 <무슈 파랑>이다.

글의 길이가 길어야 스토리가 탄탄하고, 메세지와 감동의 크기도 글의 길이와 비례할 거라는 선입견을 깨준 작가이기도 하다. 모파상의 여러 단편들 중 '목걸이'와 '비곗덩어리'를 우선적으로 떠올릴만큼 그의 소설은 강렬하다. 자극적인 단어와 표현없이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들을 평이하게 표현하면서도 그의 메세지는 힘을 잃지 않는다. 이제껏 국내에선 만나볼 수 없었던 국내 초역의 단편들이 모파상의 색을 잘 드러내어줄꺼란 기대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모파상의 소설들을 모두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읽어본 몇편의 단편들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간의 본성이다.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 살면서 드러내는 인간의 본성이 선천적 요인이 주요한지 후천적 요인이 주요한지에 대한 학자들과 일반인들의 갑론을박도 뜨겁다. 모파상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본인들에게 내재된 선과 악의 마음들이 주어진 환경에 따라 어떻게 드러나고 어떻게 감추어지는지가 보여진다.

순수한 선의와 사랑이 악의를 뉘우치게 하고 용서를 구하는 식의 해피엔딩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악의를 승리자로 그리지도 않는다. 대신 독자로 하여금 이루어지지 않는 정의에 대한 분노와 인간성에 대한 고찰, 소설과 현실이 오버랩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한마디로 생각할거리가 많은 작품들인 것이다.

무슈 파랑의 수록작품 중 첫번째 단편인 '사랑'은 누군가의 유희가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위헙, 생과 사를 가르는 이별,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을 사냥꾼과 상오리를 통해 보여주었다. '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에서는 지소르에서 술주정뱅이를 왜 위송 부인의 장미 청년이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그 기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정조와 미덕의 여성에게 주어지는 장미관을 받을 여성이 없자 남자인 이시도르가 장미관을 받게 되지만 부상으로 받은 금화를 술로 탕진하며 타락하고 만다. 행운이 그를 변화시킨 것일까, 잠재된 본성이 드러날 경제적 여유가 그간 없었던 것일까? 로또 1등 당첨후 당첨 전보다 불행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후일담들이 떠오르며 현실적인 시각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테오듈 사보의 고해성사' 편에서도 진실과 거짓의 줄타기를 하는 사보의 얍삽함, 마리팀 신부 또한 정적의 약점을 미끼로 삼는 비겁과 치사함을 보였다.

단편 모음집의 제목이기도 한 '무슈 파랑'은 아내와 친구의 외도, 아들이라 믿고 사랑했던 조르주가 사실은 외도의 결과였음을 알게 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했던 노력들과 아들에 대한 놓을 수 없었던 사랑과 그리움은 그들을 떠나보내고 보낸 이십여 년의 세월동안 파랑을 피폐하게 만든다.

읽은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모파상의 글이 주는 힘인거 같다. 목걸이와 비곗덩어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단편들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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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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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지만 어렵지않은 책이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시카고플랜의 목록에서 다시보니 반가워요. 다시 읽고싶은 욕구가 뿜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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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의 집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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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집단 따돌림, 이지메. 눈에 보이는 상흔과 보이지 않는 상흔 어느 것이 덜하다 할 수 없는 고통이지요. 나카야마 시치리가 보여주는 사회파 미스터리 이번에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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