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중력과 모리츠 에셔의 역설 (Quantum gravity and M. C. Escher's paradoxes) 
  

양자중력이론(Quantum gravity)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과 일반상대성이론(General relativity)을 통합하려고 하는 이론물리학 분야의 하나다. 즉 우주의 기본적인 네 가지 힘 가운데 양자역학에서 기술하는 전자기력, 강력, 약력과, 일반상대성이론에서 기술하는 중력을 하나의 통합된 이론으로 모순없이 기술하려는 하나의 이론 분야다. 이른바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 만물이론)"을 꿈꾸는 이론이다. 이 양자중력이론에 관한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의 철학과 스티븐 와인스타인(Steven Weinstein) 교수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매우 암시적이다. “마음과 의식” 연구에도 깊은 암시를 주는 것 같아 인용하여 적어둔다. 
   
 

Ascending and Descending (1960), Relativity (1953)  

  

네덜란드 화가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가 탁월한 그림으로 표현한 역설들은 철학자, 물리학자, 수학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한테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의 작품 중 일부는, 예컨대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Ascending and Descending〉는 착시를 이용하여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한편 다른 작품들은 넓은 의미에서는 역설적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들을 묘사한다. 예컨대 〈상대성 Relativity〉은 비록 중력이 낯설게 작용하는 모습으로 대상들의 배열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대상들의 배열 자체에는 모순이 없다. (즉 배열 자체는 정합적이다 ― 옮긴이). 양자중력이론 자체가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양자중력이론은 낯익은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들을 낯설게 배열한 것이지만, 모순적인 것은 아니다. 다른 한편 양자중력이론은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Ascending and Descending〉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부분적인 세부사항에서는 모순이 없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정합적인 체계를 이루지 못하는 불가능한 구성물일 수 있는 것이다. 

  

 
The Penrose triangle (Impossible triangle, tribar)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와 스튜어트 해머로프(Stuart R. Hameroff)는 양자물리학 분야의 여러 개념과 이론을 자신들의 의식 이론(Orch OR model of consciousness)에 도입하고 있다. 그 중에 핵심적인 것 하나가 바로 “양자중력”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와인스타인이 에셔의 역설적인 구조물에서 유추하여 암시한 양자중력이론의 [불가능성+가능성] 문제와 결부하여 펜로즈와 해머로프의 양자의식이론을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펜로즈 또한 에셔의 불가능한 건축물과 유사한 함축을 지닌 “불가능한 삼각형(impossible triangle)”을 고안한 장본인이다···

   

    
M. C. Escher, Roger Penrose, Stuart R. Hameroff, Steven Weinstein (from the left)
   

[스티븐 와인스타인의 원문과 원문 출처]
  

Dutch artist M. C. Escher's elegant pictorial paradoxes are prized by many, not least by philosophers, physicists, and mathematicians. Some of his work, for example Ascending and Descendingrelies on optical illusion to depict what is actually an impossible situation. Other works are paradoxical in the broad sense, but not impossible: Relativity depicts a coherent arrangement of objects, albeit an arrangement in which the force of gravity operates in an unfamiliar fashion. [ ··· ] Quantum gravity itself may be like this: an unfamiliar yet coherent arrangement of familiar elements. Or it may be like Ascending and Descendingan impossible construction which looks sensible in its local details but does not fit together into a coherent whole. 

   

Reference

▷ Steven Weinstein (Dec. 25, 2005). Quantum gravity.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Winter 2007 Edition), Edward N. Zalta (ed.). Stanford University.

URL = <http://plato.stanford.edu/archives/win2007/entries/quantum-gravity/>. 

   

[양자중력, 양자의식이론 관련 참고 문헌]

  

 

  

▷ Callender, Craig, and Nick Huggett (Feb. 2001). Physics meets Philosophy at the Planck Scale: Contemporary Theories in Quantum Gravi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363 pages).
  

  

  

▷ Johnson, George (Feb. 2003). Shortcut Through Time: The Path to the Quantum Computer. Knopf Publishing Group. 

  

 

  

▷ 조지 존슨 / 김재완 옮김 (2007. 11. 20). 『양자컴퓨터 ― 이보다 더 빠른 컴퓨터는 있을 수 없다』. 한승. (270쪽). 
  

  
  

▷ Penrose, Roger (1989). The Emperor's New Mind: Concerning Computers, Minds, and the Laws of Physics. Oxford, U. K.: Oxford University Press.

  

  

  

▷ 로저 펜로즈 / 박승수 옮김 (1996. 12. 30). 『황제의 새 마음』(상 · 하).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350 + 354쪽).
  

 
  

▷ Penrose, Roger (1994). Shadows of the Mind: A Search for the Missing Science of Consciousness. Oxford, U. K.: Oxford University Press.
  

  
  

▷ Penrose, Roger, Abner Shimony, Nancy Cartwright, and Stephen Hawking (1997). The Large, the Small and the Human Mind. Cambridge, U. K.: Cambridge University Press.   

  

▷ 로저 펜로즈, 에브너 시모니, 낸시 카트라이트, 스티븐 호킹 / 김성원 · 최경희 옮김 (2002. 10. 30). 『우주 양자 마음』. 사이언스북스. (254쪽).
  

 
  

▷ Smolin, Lee (May 2001). Three Roads to Quantum Gravity. Basic Books. (240 pages). 

  

 

  

▷ 리 스몰린 / 김낙우 옮김 (2007. 09. 25).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리 스몰린이 들려주는 물리학 혁명의 최전선』. 사이언스북스. (422쪽). 
  

 

  

▷ 남순건 (2007. 03. 30). 『스트링 코스모스 ― 초끈 이론, M-이론, 그리고 우주의 궁극 이론을 찾아서』. 지호. (308쪽). 

  

지금 2008. 03. 11. 화요일. 맑은 편이지만, 하늘은 온통 희부연 먼지빛이다. 낮 1시 17분. 

지금 2008. 03. 12. 수요일. 맑음. 낮 1시 17분. 참고 문헌을 덧붙이다.

  

콸리아/퀄리아/qu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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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ta 2008-03-2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요즘 로저펜로즈의 [우주 양자 마음]이라는 책을 보고있는 중인데 반갑네요.^^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이 가진 비계산적(non-computational)특성을 괴델의 정리와 연관시키면서 또 그것이 양자중력이론과 연관된다는 설명이더군요. 더욱 재미있던 것은 물리적 세계를 플라톤적인 수학적세계의 일부분으로 묘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관념과는 배치되는 방식인데 제가보기에는 이러한 관점이 플라톤의 형상이론에 대한 이해로는 보다 정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qualia 2008-04-20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oonta 님, 반갑습니다. 댓글이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윤타 님 말씀대로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는 일종의 플라톤주의자(Platonist)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로저 펜로즈의 마음 · 의식 개념은 존재론적 창발론(ontological emergentism)과도 밀접한 접점 혹은 친연성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는 로저 펜로즈에게서 매우 큰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펜로즈의 마음 · 의식 이론을 좀더 심층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그런데요, 『우주 양자 마음』의 번역 상태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매끄럽게 술술 잘 읽히는지요?

yoonta 2008-04-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서와 비교해 보지는 않아 오역여부는 알수가 없습니다만 읽기에 크게 껄끄럽지는 않더군요. 이 책을 본 뒤 <황제의 새마음>이라는 책도 구입했는데 이 책이 사실 본격적인 내용은 많이 실려있는것 같더군요. 님 말씀대로 켄로즈의 마음/의식이론은 여러면에서 흥미롭습니다. 특히 마음과는 상관없을 것 같은 수학을 통해서 의식을 해명하려는 점에서 말이죠. 저도 앞으로 제 능력이 닫는만큼 파고들 생각입니다.

qualia 2008-04-2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꽤 오래 전에 『황제의 새 마음』을 읽긴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해하면서 읽은 것이 아니라 읽어야만 한다는 강박감에서 어거지로 읽어나갔던 것이라 뭔가를 깨닫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읽으면 뭔가 깨닫겠지요. 그런데 정말 시간이 너무나 모자르네요.

펜로즈의 마음 · 의식을 놓고 언젠가 흥미로운 토론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군자란 2009-01-05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자중력의 세가지길을 어제 다시 읽었는데(사실 2부중간까지 읽다가 도저히 읽지 못하고 오랜만에 어제 일요일아침부터 다시 읽었는데 역시나 2부 가속도와 열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하여 책만 오늘 다시 사무실책상에 덩그러니 놓여 있읍니다.1부까지는 재미있게 읽다가 꼭 이부분에 오면 갑자기 꽉 막힌 벼랑박을 보는것 같아 깝깝합니다. 무슨 방법 없을까요?

qualia 2009-01-06 03:03   좋아요 0 | URL
군자란 님, 반갑습니다. 책을 읽으시다가 막히셨군요. 저에게도 무척 답답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군자란 님께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드릴 능력이 거의 없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아직도 『양자 중력의 세 가지 길 ― 리 스몰린이 들려주는 물리학 혁명의 최전선』을 읽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도움 말씀 드릴 자격 또한 전혀 없는 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이 책이 우주론 · 양자역학 · 초끈이론 · 양자중력이론 따위를 다루고 있으므로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박병철 옮김, 승산 발행, 2002)를 먼저 읽고 접근한다면, 위 책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 추정입니다만...) 저는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비교적 수월하고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어, 초보자나 일반인들이 우주론 · 양자역학 · 초끈이론 · 양자중력이론 따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두 책의 주제와 이야기가 서로 중첩되는 부분이 많은 듯해서, 한번 말씀드려 보았습니다. 군자란 님, 감사합니다.
 

 

영적인 형태들에른스트 헤켈의자연의 예술적 형상들
  

마틴 켐프(Martin Kemp)
  

“설계 논증”의 주장에 따르면, 창조된 우주의 놀라운 형상과 구조에는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담겨 있다고 한다. 촬스 다윈(찰스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은 이 설계 논증에 결정적 타격을 가한 듯이 보였다. 에른스트 헤켈의 추론을 빌어 말해보자. 만약 미리 고안된 설계 따위는 없었고 오직 “자연의 선별”(natural choice)에 따르는 선택(selection)만이 있었다면, 신은 더 이상 자연이라는 시계태엽장치에 속한 모든 개개의 톱니바퀴를 고안한 직접적인 설계자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신이 정말로 살아 있기라도 한다면, ‘그’는 만물(things, 피조물)이 그 과정을 가로질러 생겨나게 된 시간적 체계(temporal system) 속의 그 어디쯤을 점유했어야만 하리라.
  


Ernst Haeckel: Christmas of 1860 (age 26) (from: wikipedia.org)
  

헤켈은 1834년 독일의 포츠담에서 태어났으며 예나 대학교의 초대 동물학 교수로 장기간 재직했다(1865-1909). 그는 진화론자이면서 동시에 자연신론자(deist, 이신론자)여야 하는 딜레마에 대해 매우 독특하고 유력한 해결책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한다”는 법칙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의 사상에 담긴 우생학적 함축으로 악명이 높기도 하다(《네이처 Nature》 395, 447쪽; 1998년 10월 1일자를 보라). 그는 표면상 모순돼 보이는 자연의 양상들 ― 다시 말해 유기적이면서 무기적인, 영적이면서 물질적인, 물질이면서 에너지인 양상들 ― 을 “근본적인 유일 실체의 여러 속성들”로 보았다. 물질적이면서 동시에 정신적인 것, 바로 그러한 실체가 신과 동일한 것이었다.
  

▷ 이신론(deism, 理神論) ― 자연신교, 자연종교라고도 한다. 17~18세기의 계몽사상가의 신관인데, 그 특징은, 1) 신의 존재를 인정하며, 2) 신의 세계 창조를 인정하지만, 신은 세계와는 이질의 비물질적 · 초월적 존재로서 세계 밖에 있으며, 3) 세계는 일단 창조된 뒤, 스스로 합리적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하는 것이다. 이신론은 특히 영국에서 보급되었다. 그것은 가톨릭주의와는 독립된 자연종교라는 성격을 지니고, 종교를 근대의 과학적 합리성과 조화시키려 한 것이었다. 그 대표자로는, 틴달(Matthew Tindal, 1657~1733), 콜린스(J. Anthony Collins, 1676~1729), 뉴튼(Sir Isaac Newton, 뉴턴, 1643~1727), 볼테르(François-Marie Arouet Voltaire, 1694~1778),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등을 들 수 있다. [주 ― 임석진 외 집필, 황세연 외 편집 (1987). 『철학사전』. 도서출판 중원문화. 550-551쪽에서 이신론의 항목을 거의 그대로 옮겨온 것임.]
   

Ernst Haeckel's Kunstformen der Natur (1899-1904) (photo from: wikipedia)

  

헤켈에 따르면, 모든 것에는 실체의 형상적이고 정신적인 영기(spirit)가 스며들어가 있다. 그것은 무기 물질의 “결정체 영혼”(crystal soul)에서, 가장 단순한 단세포 생물의 “세포 영혼”(cell soul)과, 가장 높은 단계의 포유류 의식(consciousness)에까지 걸쳐 있다. 이러한 문맥에서 보면, 신은 “모든 자연 현상(natural forces)의 무한 총합과 모든 원자 현상의 총합, 그리고 모든 영기(에테르, ether)의 진동들의 총합”으로 그 성격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이 영기(spirit)를 한 외부의 존재가 물리계 속으로 주입한 일종의 추상적 실체(abstract entity)로 여기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의 과학적 경험에 비춰보아 물리적 기초를 떠나 있는 현상(forces, 힘)의 존재란 아직까지는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헤켈은 “신의 의인화된 표상”, 즉 “가장 높은 단계의 우주적 개념을 초라한 척추동물의 개념으로 격하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비난을 유보했다.
  

자연 설계에 대한 헤켈의 논거를 가장 탁월하고 대중적으로 제시한 것은 그의 저서 『자연의 예술적 형상들 Kunstformen der Natur』이다. 이 책은 1899년에서 1904년에 걸쳐 10회로 나눠 출판되었다. 그 각각에는 헤켈이 특히 정통했던 단세포 방산충(unicellular radiolarians)에서, 다양한 무늬의 깃털과 둥글게 굽은 발톱을 지닌 새들(조류)에 이르기까지 환상적인 생물체들의 그림(도판)이 10쪽씩 실려 있다.
  


Kunstformen der Natur, Tafel 85, Ascidiae (from: wikipedia.org)

  

색칠그림(천연색 그림, 채색화)과 흑백그림(단색그림)들은 자연의 대칭성을 화려하게 펼치며 눈을 한껏 즐겁게 해준다. 헤켈은 고도로 정교한 자신의 그림 속에 자연 설계의 질서정연함을 심혈을 기울여 그려냈으며, 그것들은 아돌프 길취(Adolf Giltsch)의 탁월한 석판화 기법과 만나 완벽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뿜어낸다.
  

헤켈과 길취의 뛰어난 그림들은 그 당시의 미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즉, 19세기 후반의 디자인의 양식적 특징을 채택하여 생물체의 형상적(형태적) 경이로움을 극명하게 표현해 냈으며, 그것은 다시 당대의 예술적 관습에 영향을 끼쳤다. 헤켈은 자신의 생생한 묘사가 당시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수많은 생명체의 아름다운 형상에 대한 발견은 우리 세대한테 전혀 새로운 미적 감각을 일깨워 주었으며, 따라서 회화와 조각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주장했다. 
   

Kunstformen der Natur, Tafel 80, Blastoidea (from: wikipedia.org)

  

바로 이 “새로운 기풍”(new tone, 새로운 기운)은 다름 아닌 아르 누보 혹은 유겐트슈틸(Jugendstil, 유겐트 양식)에 대한 국제적인 열광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특히, 방산충의 골격에 나타나는 미세 설계 구조의 경이로운 모습들은 ― 그것에는 “유기적 형상의 결정학”(crystallography)이 매우 생생하게 드러나 보이는데 ― 1900년 무렵 크게 유행하게 된 가시와 덩굴과 유연한 곡선의 기기묘묘한 유기적 조화를 표현한 미술 사조에 풍요로운 영감을 제공했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헤켈의 그림은 우리가 오늘날까지 결코 버리지 않은 다윈의 진화론에 시각적 즐거움이라는 일종의 묘미를 불어넣었던 것이다.  
  

Haeckel’s depiction of Phaeodaria, a class of unicellular radiolarians, on which he was especially expert. (photo from: www.nature.com ; www.flickr.com/photos/origomi)

  

 

  

Kemp, Martin (2000/Feb 2001). Visualizations: The Nature Book of Art and Science.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Berkeley & Los Angeles, CA: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xvi + 202 pages] 
  

▷ 마틴 켐프는 옥스퍼드 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있다.
  

▷ 『시각화 ― 미술(예술)과 과학에 관한 《네이처 Nature》 기고 에세이』는 마틴 켐프 교수가 1997년부터 《네이처 Nature》 지의 ‘미술과 과학’ 난과 ‘과학과 이미지’ 난에 정기적으로 기고 · 발표했던 에세이들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와 캘리포니아 대학교 출판부에서 함께 출간하였다. 
  

국내 출간 마틴 켐프 저서
  

 
  

Kemp, Martin (Nov 2004). Leonardo.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st Edition: 304 pages / Revised Edition: Nov 2011, xx + 292 pages] 

○ 마틴 켐프 지음,  임산 옮김 (2006. 04. 10). 『레오나르도』. 을유문화사. [316쪽. 양장. 15,000원]
  

지금 2008. 01. 06. 일요일. 낮 2시 10분. 온 하늘을 엷게 덮은 먼지 빛 구름, 약간 푸근한 날씨다. 2주일째 오른쪽 눈이 아파 고생하다.
지금 2008. 06. 19. 목요일. 맑음. 어제는 장맛비. 낮 2시 28분. 『자연의 예술적 형상들도판 80번과 85번이 사라져 다시 올려넣다. 출처는 《위키피디아》 영문판과 플리커 닷 컴(www.flickr.com)이다 . 20일에 밤 8시 26분쯤에 마틴 켐프의 한국어판 저서 서지 사항을 덧붙여 놓다.

  

콸리아/퀄리아/qualia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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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출처: 《네이처 Nature》 413(6855), 2001년 10월 04일자, 460쪽.
  


  

Kemp, Martin (2001). Spiritual Shapes: Ernst Haeckel's ‘art forms in nature’. Nature 413(6855): 460. (Issue of 4 October 2001).
   
  

▷ 원문    

  

Spiritual Shapes: Ernst Haeckel's ‘art forms in nature’.
  

Martin Kemp
  

The “argument from design” held that the wondrous forms and mechanisms of the created Universe bear irrefutable witness to the existence of a supreme deity. Charles Darwin's theory of natural selection seemed to deal it a devastating blow. If, to use Ernst Haeckel's reasoning, there were no preconceived designs but only selection according to “natural choice”, God could no longer be hailed as the direct designer of every individual cog in nature's clockwork. If God were to survive at all, ‘He’ needed to be located elsewhere in the temporal system through which things have come into being.
  

Haeckel was born in Potsdam in 1834 and was the long-term inaugural professor of zoology at the University of Jena (1865-1909). He achieved a very particular and highly influential solution to the dilemma of being both an evolutionist and a deist. Famous for his formula that “ontogeny recapitulates phylogeny” and notorious for the eugenic implications of his ideas (see Nature 395, 447; 1998), he saw the apparently contradictory aspects of nature ― organic and inorganic, spiritual and material, matter and energy ― as the “attributes of the one underlying substance”. This substance, at once material and psychic, was identical with God. 
  

According to Haeckel, everything was infused with the substance's formative and psychic spirit, ranging from the “crystal soul” of inorganic materials, through the “cell soul” of the simplest unicellular organisms, to the highest consciousness of mammals. In this context, God could be characterized as “the infinite sum of all natural forces, the sum of all atomic forces and all ether-vibrations”. This spirit was not to be thought of as an abstract entity infused in the physical world from an exterior being, because “our scientific experience has never yet taught us of the existence of forces that can dispense with a material substratum”. Haeckel reserved particular scorn for the “anthropomorphic representation of God”, which “degrades this highest cosmic concept to that of a gaseous vertebrate”.
  

The supreme popular manifestation of Haeckel's witness to natural design was his Kunstformen der Natur (art forms in nature), issued between 1899 and 1904 in ten instalments, each with ten plates of marvellous organisms, ranging from the unicellular radiolarians, on which he was particularly expert, to birds with patterned plumage and horned ungulates. 
 
 

The coloured and monochrome plates parade a visual feast of natural symmetries. Haeckel consciously draws out the orderliness of natural design in his own highly skilled depictions, which have been visually pitched to come across with full beauty in Adolf Giltsch's accomplished lithographs.
  

The superb plates of Haeckel and Giltsch played an active part in the aesthetic of their time, adopting stylistic features of late-nineteenth-century design to enhance the formal wonders of the organisms, and in their turn influencing the mores of contemporary art. Aware that his images were beginning to affect the artists of his time, Haeckel claimed that “the discovery of countless beautiful forms of life ··· [has] awakened a quite new aesthetic sense in our generation and thus given a new tone to painting and sculpture.
  

This “new tone” was nowhere more evident than in the international craze for art nouveau, or Jungendstil. In particular, the miracles of micro-design represented by the skeletons of the radiolaria, in which the “crystallography of organic forms” seemed most evidently disclosed, provided fertile inspiration for the extravagant organic symphonies of spikes, tendrils and plastic curves that became so fashionable around 1900. In so doing, Haeckel's plates infused a sense of visual joy into darwinian evolution that we have not entirely discarded today.
  

Martin Kemp is in the Department of the History of Art, University of Oxford, Oxford OX1 2BE, UK.
  

Haeckel's illustrations are on show in the Turmgalerie der Orangerie von Sanssouci, Potsdam, until 15 October 2001. 
  

Visualizations: The Nature Book of Art and Science is a collection of essays edited by Martin Kemp (published by Oxford University Press and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 $35).
  

[] 원문의 마지막 단락에서 “Jungendstil”은 ‘Jugendstil’의 오타다. 그러나 원문을 중시하여 그대로 놔둔다. 단, 번역문에는 올바른 단어를 넣었다.



자연의 예술적 형상 l 클래식그림씨리즈 2
에른스트 헤켈 지음 | 엄양선 옮김 | 이정모 해설 | 그림씨 | 2018-01-30
원제: Kunstformen der Natur (1899-1904)
[232쪽 | 정가 11,900원 | 판매가 10,710원 | 188 × 130mm] 

 

♡ 2018. 02. 08. 음력 12. 23. 목요일. 밤 21시 25분. 최근 번역 출간된 『Kunstformen der Natur』 한국어판 서지 사항을 덧붙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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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파벨 2008-01-0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Qualia님...
갑자기 웬 에른스트 헤켈??? 하는 생뚱맞음도 없지 않지만...
웬지...그래서 더더욱...퀄리아님과 어딘가 통하는 듯한 느낌에 반갑네요.

저는 헤켈에 대해 아는거라고는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명제 하나뿐이지만...
이 명제가...과학적 진위를 떠나서...
미학적, 예술적, 철학적 심지어 신비주의적 통찰과 충격을 안겨준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옛날 교실에서 생물학 교과서에서 처음 만났을때부터 말이죠...
(예컨대 세상만물은 수로 이루어져있다..는 피타고라스의 주장처럼 말이죠...긴지 아닌지를 떠나서...마음을 찌릿 울리며 매혹하는 주문같은 느낌....^^)

개체발생이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건...

어쩌면...니체의 영원회귀나 호프스태터의 재귀순환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구요........
(ㅎㅎㅎ 개똥철학^^)

아름다운 그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눈 아픈거 빨리 나으시길...(계속 아프면 꼭 병원 가보세요!)

qualia 2008-01-1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파벨 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해요. 정말 이네파벨 님께서 반갑고도 감사한 댓글을 주셨는데, 저는 즉시 응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 아닌 사정이 있었다고 하면 변명이 되겠지요. 다시는 이런 결례가 없도록 할게요.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이네파벨 님의 따뜻한 마음 감사합니다. 눈이 계속 말썽입니다만, 덕분에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헤켈의 명제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로부터 이네파벨 님께서 커다란 통찰을 얻으셨다는 말씀, 정말 신선합니다. “니체의 영원회귀나 호프스태터의 재귀순환”과도 연결될지 모른다는 말씀도 상상력 넘치는 암시를 주네요. 아주 좋은 글감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에른스트 헤켈이 인종적/우생학적 편견, 자신의 연구 결과 조작 따위와 관련하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헤켈의 과학적 열정과 끊임없는 탐구 정신, 예술적/미학적인 섬세함과 샘솟는 상상력, 자연신론적인 마음 이론 따위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더랬습니다. 그가 현대의 최첨단 과학 장비들을 갖추고 있었다면,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연구 성과를 올렸으리라 생각해봅니다. 그의 열정 넘치는 탐구 정신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클리퍼드 픽오버(Clifford A. Pickover)의 책 『The Science of Aliens』(1998, 한국에선 『우주의 고독』으로 번역 소개됨)와 『Surfing through Hyperspace: Understanding Higher Universes in Six Easy Lessons』(1999, 『하이퍼 스페이스』로 번역 소개됨), 그리고 필립 볼(Philip Ball)의 책 『The Self-Made Tapestry: Pattern Formation in Nature』에 실려 있는 매우 흥미로운 방산충 그림들을 보고 그 이미지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또, 위에 제가 소개한 《네이처》 지에 실린 마틴 켐프 글에서 그 정교한 방산충 그림들과 함께 에른스트 헤켈의 자연신론적 영혼관을 접하게 되었죠. 그의 영혼관 혹은 마음에 대한 견해는 잘은 모르지만, 아주 유익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져서 에른스트 헤켈의 그 환상적인 그림들을 더 찾아보고 정말 무척 감탄했습니다. 그 정교하고 기기묘묘한 형상들은 끊임없는 영감을 줍니다. 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와 함께 인간의 상상력과 미적 감각과 과학적/예술적 탐구 정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크나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들의 글/작품/자료 따위를 좀더 자세히 파고들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거듭 이네파벨 님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