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의 건강 도시락
김주리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엄마가 꼬박꼬박 도시락 싸주던 생각이 나네요. 고등학교때는 2개씩 싸다녔었죠.

저도 그때는 가끔 반찬 투정도 하고 그랬었는데, 결혼해서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보니 반찬 투정하는 사람은 정말 얄밉더라구요.

다행히 결혼하고 주부 경력이 1년씩 쌓일 때마다

요리 실력도 조금씩 늘게 되는 거 같아요.

물론 가끔은 반찬하기 귀찮을 때도 있고, 그냥 굶기도 하고,

외식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요리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열심히 정성껏 예쁘게 담아서 맛있게 먹어주고

맛있다고 칭찬 한마디 해줄 때 정말 행복하더라구요.

그러다 올해 3월 어느날, 신랑이 갑자기 점심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더라구요.

점심 시간에 늘 뭘 먹을 지 고민하는 것도 싫고, 밖에 나가면 흰쌀밥에 고기 등의 기름지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들을 먹어야하고,

혼자 도시락 먹으면서 천천히 여유있게 먹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죠.

요리하는 걸 즐겨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정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도 도시락을 안 싸는 시대가 되어서

신랑 도시락 싸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었어요.

전 오히려 도시락 싸는 것보다 혼자 점심을 먹는다는 것이 신경쓰이더라구요.

직장 다녀봐서 알지만 업무시간에는 서로 일하느라 얘기할 시간이 별로 없다가,

점심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는건데 말이에요.

회사 직원들한테 같이 도시락 싸다니자고 얘기해보라고 했더니,

다들 귀찮다고 했다네요.

친정엄마한테 한번 얘기했더니

요즘 아이들도 도시락 안 싸다니고 학교 급식을 하는데,

무슨 도시락을 싸냐고,

그 귀찮은걸 어떻게 하냐고 그러시면서 저를 걱정해주시기도 하시더라구요.

신랑이 도시락 반찬에 대한 투정은 전혀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대신 현미밥 싸주고, 고기, 햄, 어묵, 소세지는 절대 싸지 말라고 부탁하더라구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싸준건 아니지만 

그렇게 3월부터 2달 정도 도시락을 싼 거 같네요.

선뜻 싸주겠다고 했지만 매일 조금씩 다른 반찬으로 3가지씩

싸주려고 하니 반찬 걱정이 조금 더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 와중에 <여보의 건강 도시락>을 만나게 되었어요.

 

<여보의 건강 도시락>에는 칭찬받는 울자기 도시락,

건강지킴이 계절 도시락, 푸짐해서 든든한 일품 도시락,

자랑하고 싶은 피크닉 도시락,

그리고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 캐릭터 도시락 이렇게 5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106가지가 소개되어있어요.

 

도시락 쌀 때 최대한 깔끔하게 싸려고 노력을 하지만

아이 소풍이나 견학 도시락 쌀 때를 제외하고

신랑 도시락 쌀 때는 예쁘게 싸주려고 한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도시락 용기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도시락 소품들도 이용하고,

채소로 멋지게 꾸며낼 뿐만 아니라

식재료의 영양소나 효능 등의 간단한 설명도 되어 있어서

남편을 위한 건강 도시락을 싸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 같아요.

 

하트 모양의 두부, 깨나 콩으로 눈을 재미있게 표현하기도 하고,

알록다록 색색의 예쁜 도시락들을 보니까

도시락을 준비했던 사람의 정성과 사랑도 느껴지고,

또 도시락을 먹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뒷부분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 도시락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되어 있어요.

도시락 하나 하나를 보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을까 싶더라구요.

캐릭터 도시락의 작은 부분 하나 하나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적혀 있어요.

 

계량도 쉽고 조리법도 복잡하지 않아서 초보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도시락 레시피들로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소개 되어 있어요.

저는 무엇보다 도시락을 예쁘게 꾸미는 법에 대해 잘 배웠어요.

사실 도시락을 싸기 전에는 회사 출근하면 퇴근하기 전까지

문자 한통 잘 보내지 않았었는데,

도시락을 싸면서 가끔이지만

도시락 고맙다는 문자나 맛있게 잘 먹었다는 문자를 보내줄 때면

그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서

다음에는 더 맛있는 반찬을 싸줘야지 하는 마음이 더 크게 생기는 거 같아요.

 

이제 캐릭터 도시락을 한 번 싸보고 싶네요.

그래서 딸아이 소풍 갈 때 도시락을 싸서 너무 좋아하는 모습 보고 싶고,

또 신랑 도시락에도 캐릭터 도시락을 싸줘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