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의 봉건 체제에 따르면 ‘군자’가 ‘군자’이고 ‘야인’이 ‘야인’임을 결정하는 것은 신분이었습니다. ‘군자’는 귀족의 왕관학을 배웠고 ‘야인’은 그런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는 개인의 선택과는 무관했습니다.

그런데 춘추 시대에 이르자 선택의 기회가 생겼고 각기 다른 선택의 결과도 나타났습니다. ‘야인’에게는 귀족의 예악 교육을 택할 기회가 생겼으며, ‘군자’도 자기가 원하는 시기를 택해 예악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귀족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이 반드시 일정한 책임을 지는 관행도 약화되었습니다. 일부는 국정과 외교에 참여했지만 일부는 한평생 귀족이라는 허명만 내걸고 빈둥거리며 살았습니다. - < 논어를 읽다,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중에서

공자가 여러 나라를 주유한 것은 관광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키워 낸 ‘쓸모 있는’ 인재들을 데리고 각국에 들러 군주들에게 추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급변하는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각국에서는 모두 인재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자는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예의를 두루 익힌 데다 예의 근본정신까지 이해하여, 각국의 구舊귀족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놀라운 광경입니다. 한 스승이 제자들을 이끌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제자들을 등용하고 능력을 발휘하게 해 줄 군주를 찾았던 겁니다. 내일은 어떤 곳에 닿을지, 또 어떤 권세가의 후원으로 다음 끼니를 때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들은 밤낮으로 위험천만한 생활을 함께했습니다. 그러다가 도중에 뜻밖의 재난을 맞아 적에게 포위되어 거의 굶어 죽을 뻔한 것이지요.
- < 논어를 읽다,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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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와 ‘야인’이 전통적인 의미로 쓰여 주로 신분의 차이를 가리킵니다. 대부 이상의 인물은 ‘군자’라 불렀고 대부보다 신분이 낮은 인물은 ‘야인’이라 불렸지요. 때로는 ‘야인’ 대신 ‘소인’이라 하기도 했습니다. ‘야인’은 ‘소인’보다 더 오래된 용어로서 본래 ‘국인’國人과 짝을 이루었습니다. ‘國’(국)이라는 글자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지역을 가리키므로 ‘국인’은 곧 성안에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야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성을 둘러싼 주변 지역에 사는, 신분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 < 논어를 읽다,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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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가축화 가설은 흥미롭지만 가축화의 시기를 농업혁명 이후로 설정한 것은 오류 아닐까? 농업혁명은 계급사회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가축화가 동시에 진행되었을까?

수렵채집 부족이었던 인간은 농경을 시작하고 문명을 꽃피우면서풍부한 잉여생산물을 갖게 됐다. 보노보가 에덴동산에 들어간 것과 비슷했다. 사냥꾼의 큰 덩치와 동물을 잡는 근육, 길 찾기에 대한 감각 같은 선택압력은 줄어든 대신 폭력적 충동을 억누르고 친척과 동료와 협력하고 사회적 기술을 향상시키는 선택압력이 증가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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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였을까? 왜 보노보는 침팬지와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을까?
과학자들의 추측은 이렇다. 약 200만 년 전 서아프리카 콩고강의 지형이 바뀌면서, 보노보와 침팬지의 공통 조상 가운데 일부 집단이 강남쪽에 격리됐다. 양질의 식물이 널려 있었고, 경쟁자인 고릴라도 살지 않았다. 먹이가 풍부한 ‘에덴동산‘ 같은 곳이었다. 생존을 위한 폭력과 쟁투, 종간 경쟁이 필요 없었다. 그래서 집단 내에서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기술과 행동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 P93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와 리처드 랭업 Richard Wrangham이때 보노보의 ‘자기가축화‘ self domestification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자신을 사육해 평화와 안정을 획득한 동물. - P94

보노보도 가축의 일반적 특성을 가졌다. 보노보는 다른 가축처럼 어른이 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침팬지에 비해 두개골이 작고, 전체적으로 골격이 덜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반면 공감능력과 관련된 두뇌 회백질의 영역은 더 크다. 어른이 된 보노보의 행동도 유아기 침팬지의 것들이 많다. 성적인 놀이와 까불기, 장난치기 같은 것들이 사회적행동 양식을 지배했다. 두뇌의 호르몬과 혈중 화학물질이 전형적인 아동기 수준으로 유지돼,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공격성을 억압하는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낮았다. - P94

보노보가 스스로를 길들였다는 가설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이 가설은 인간도 ‘자기가축화한 종‘이라는 데까지 나아갔다.  - P100

힘이 세지만 힘을 쉬이 쓰지 않아 존경받는 사람 이러한 권력을 중심으로 사회적 처신을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게 됐다. 이런 잣대는 배우자 선택에도 적용되어, 친화력과 사회성 높은 형질이 강화됐다. 환경 운동가 칼 사피나Carl Safina 는 "자연에서 벗어나 농장에 정착하면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또 하나의 농장동물이 됐다"고 썼다!
문명이란 좀 더 공손해지는 과정이 된다. 그렇게 역사는 흘렀다.
인간이 가축이냐고? 그 말이 부담스럽다면, 인간이 스스로를 길들였다고 해 두자. 인간이 다른 존재를 만날 때, 공격이나 배제보다는 관용과 협력을 택했고 그러한 사회적 기술이 진화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가축화 신드롬이 가리키는 몸이 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조상보다 두개골과 골격이 작아지고 얼굴은 짧아졌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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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동물은 사냥한 생고기를 먹고 소화하느라 

오랫동안 잠을 자고 쉰다. 


초식동물은 식물의 열량이 부족하므로 

하루종일 먹는다. 


사냥하는 원숭이인 인간은 불로 익힌 고기를

두끼 또는 세끼 먹고 식사 사이의 시간을 

다른 활동에 사용한다. 화식은 소화 시간을 

줄여줘서 활동 시간을 늘렸다. 



그러나 아직 유인원이 인간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있으니, 바로 ‘불의 사용‘이다. 진화인류학자 리처드 랭엄은 불의 사용이 인류의 진화에 결정적 구실을 했다고 본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두 발로 걷고 큰 턱뼈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190만~180만 년 전 이들의 후손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턱과 치아가 상당히 작아져, 지금의 인간과 비슷해졌다.

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리처드 랭엄은 사냥한 고기를 익혀 먹었기(화식) 때문이라고 말한다. 야생 열매를 먹으려면 큰 턱뼈와 강한 치아가 있어야 한다. 또한 화식은 공급하는 열량이 적으니 많은 시간 줄곧 먹어야 한다. 실제로 현생 침팬지는 아주 가끔 사냥하고 대부분 식물과 열매를 먹는다. 하루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씹는 데 쓴다. 반면 고기를 익히면 부드럽다. 변질이 잘 되지 않아 저장성이 높아진다. 먹는데 소비하는 시간을 다른데 쓸 수 있다. 인간문명의 발전이 화식으로 확보 한 잉여 시간에서 왔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볼 수 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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