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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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p18의 뉴기니의 지역 정치가 얄리의 질문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들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 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현대문물)들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고, 그동안 많은 역사 학자들도 그 해답을 찾아 왔고, 작가의 추구해왔던 25년간의 대답이 이 한권의 책이 되었다.(퓰리처상도 탔고)

책은 '아메리카 원주민은 북아메리카에서 사과를 작물화하지 못했는데, 그 문제가 원주민에게 있었을까 아니면 사과에게 있었을까(p147)' 같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려 왔던 원인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풀어주는 방식으로 책은 진행되며, 그 주요한 원인을 환경에서 구하고, 환경에서도 총과 균과, 쇠에 귀결되어 있음을 보인다. 

일단 작가의 방대한 지식에 입을 헤~ 벌리고 가만히 앉아 설명을 듣는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발견할 수 있는 또다른 논리는 기술적인 진보가 항상 발전을 가져 왔고, 보수는 퇴보를 가져왔다. 다시말해 굳이 새로운 문물을 만들지 않더라도 그것을 능동적으로 받아 들이는 것만으로 비슷한 발전을 가져왔고,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 무리들과 혹은 기회가 있더라도 억지로 발전을 뒤돌렸던 무리들은 시간이 지났을때, 극단적인 결과(문명과 무지, 정복자와 피정복자, 조직화와 채집생활 등)를 가져왔음을 볼 수 있었다.

다만 개인적인 지적 관심이 그리 활발하지 못해 작가가 침 튀겨 가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이 눈에 잘 들어 오지 못했다.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인 나의 책임이었다. 태평양의 섬들, 아프리카의 부족과 언어, 아메리카 대륙의 기술 전이의 속도, 인류학, 고고학 등에 해박한 지적 깊이의 글쓴이에 대한 예의를 넘어선 관심이 가지 않음은 나로써도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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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0-10-2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저는 구판으로 읽었었는데, 저자에게 한 순간에 매료되었던 책이랍니다.
그 뒤 '문명의 붕괴'라는 책도 나오자 말자 서점에 달려가다시피 해서 읽었었구요.
오래 전에 남겨둔 제 서평글도 알라딘에 있답니다. ㅎㅎ
☞ http://blog.aladin.co.kr/oren/549493
 
전통을 지켜 새것을 만드는 나라, 영국 이야기 - 흥미진진 세계 여러 나라 이야기, 아이세움 배움터 17
정준희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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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변도의 서양사와 서양 문화의 또 다른 한 면인 유럽, 그 중에서도 영국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언론 이외에 문화와 역사 등 여러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저자 정준희씨 특유의 이야기 풀어나가기 방식을 영국이라는 한 나라에서 파생된, 우리에게 밀접하지만 밀접한지 모르고 누려왔던 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실은 저자 정준희씨를 개인적으로 쬐금 아는데, 아는 사람이 쓴 책이라 사서 봤다. 제 취미가 책의 저자가 싸인한 책 모으기 거든요.)  

책의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삽화와 그림, 사진, 도표 등이 적재 적소에 들어 있어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진지한 주제들을 동화책 읽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나라의 탄생, 민족의 구성, 영글랜드의 구조, 신화로서의 아서왕 이야기, 헨리8세의 여섯번 결혼한 이야기(이혼-처형-사망-이혼-처형-생존)와 가톨릭에서 성공회가 갈라져 나온 역사, 국지적으로 이해타산에 맞춰 갈라 먹는 왕권, 그 사이에 성장하는 시민권, 결과적으로 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영국 특유의 군주제, 전통을 지키고 있지만 새로운 제도를 흡수하기에 익숙하여 결과적으로 다양한 문화의 융화와 거기서 새롭게 나오는 생명력. 이런 주제들이 한꺼번에 혹은 여러 가지로 조합되어 설명된다.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들이 이 책을 통해 정리되는 느낌이다.

중고등학교 때의 교과서 같은 느낌이지만, 지식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니 딱딱하지 않고, 호흡의 완급을 잘 조절하고 있어, 영국의 전근대/근대 정치사 개론서로서 좋을 듯 싶고, 영국이란 나라를 알기에 첫 발자국 내 딛기에 좋을 듯 싶다. 비틀즈와 텔레토비 같은 영국 특유의 문화적인 깊이를 이해할 수 있고, 가까운 과거와 현재의 영국을 생각해 볼 기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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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친 10권의 책 - 그리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5권의 책
벤저민 와이커 지음, 김근용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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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망친 10권의 책-그리고 세상에 도움 되지 않는 5권의 책, 10 Books That Screwed Up the World:and 5 Others That Didn't Help>은 '기독교와 보수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을 망친 책 15권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책의 내용중 일부는 동의 하기도 하고 일부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차라리 '종교' 분야로 분류 되었더라면 읽어 내려 가면서 속이라도 편할거 같았다. 

작가는 책에 열거된 15권의 책이 없었더라면 세상이 좀 더 밝았으리라 말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아마 이 책이 없었더라도 지금의 세상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으리라 하는 것이 솔직한 나의 생각이다. 한 권의 책에 영향을 받아 당시의 권력자들이나 당시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세상을 어둡게 만들었다기 보단, 그 반대로 이미 어두운 당시의 권력자나 동시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대부분 피지배계층을 뜯어 먹기 위한 경우가 많다)을 채우기 위해 정당성으로 이 책을 찾아내 부각시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일종의 '도구'로 사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의 다른 근거는 이 세상에 착하게 살아라, 정직하게 살아라 하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데(종교나 자기계발 분야의 책들을 보시라) 그 중에서 몇 권쯤 없었더라면 세상이 지금보다 좀 더 타락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니면 현실 세상은 타락해 있는데, 도덕 교과서같은 책들이 많아 진다고 해서, 이미 척박해진 세상을 책 덕분에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나의 투쟁>같은 책이 있기 때문에 나치가 유태인을 핍박하고 세계대전을 일으켰다기 보단, 히틀러와 나치가 동일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자신의 정당성을 <나의 투쟁>에서 찾으려 한 것이지, 만일 <나의 투쟁>이 없었더라면 히틀러와 나치가 세계대전을 일으키지 않았다라던가 까지 생각하기 힘들다. 만일 <나의 투쟁>이라는 책이 없었더라도 다른 책을 만들어서라도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를 찾아내지 않았을까 보는 것이다. 열거된 15권의 책이 없었더라면의 후회보단, 차라리 당시의 사회적인 상황이 이런 위험한(?) 책의 내용을 열렬히 받아 들이고, 세상을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만큼 불평등 했다거나, 먹고 살기 어려웠을 것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후회하는 편이 더 올바른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번째 책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턴>, 존 스튜워트 밀의 <공리주의> 찰스 다윈의 <인류의 유래>, 니체의 <선악의 피안> 같은 책은 기독교의 관점에서 교리와 다르기 때문에 이 목록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사모아의 성년>, <남성의 성적 행위>, <여성의 신비> 같은 책 역시 기독교 관점에서 죄악인 난잡한 성을 과장 했기 때문에 목록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원래 학문이라는 것이 보수적인 사고방식인 '다 그래' 혹은 '원래 그래'를 깨트리기 위한 방법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에 혹은 자신의 업적을 과장하기 위해 소위 '오버'하기 마련이고, 누군가가 주장한 어떠한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도구(학회, 논문 등)가 있어 지지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을 학문하는 한가지 과정으로 보지 않고 한 이론이 나왔다고 해서 전체를 그릇된 방법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또한 이러한 책들 역시 <공산당선언>이나 <나의 투쟁>과 동급으로 놓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특히 <리바이어턴>의 경우 '사회적인 합의'를 '윤리없는 인간의 본성'보다 촛점을 맞추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이 책은 '인간의 본성'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약간 무리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최근 있었던 '아이티 지진에 의한 무정부 상태'나 과거 '인도네시아 폭동', 'LA 폭동'의 예를 본다면 막판에 몰렸을 경우 인간의 본성이 윤리에 많이 벗어나 있고 야만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리 과장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몇몇 책들은 책 제목조자 생소한데, 이러한 존재했던가 하는 책들이 세상을 나쁜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보기도 힘들지 않나 싶다.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에도 힘든데, 더군다나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기엔 무리가 아닌가 싶다.

인과관계상 지나친 확대 해석과 작의적인 해석, 숨은 의도로 끌고 가는 것도 억지스러운 면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작가가 주장하는 것에 반감이 생기게 한다.(원래 작가의 주장이 그런건지, 번역을 잘못한 것인지, 아니면 나의 지식이 부족해서 쉽게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인지) 또한 책을 읽어 가면서 가끔씩 아주 가끔씩 보수 우익의 논리(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외는 모두 좌빨이다)를 생각나게 해 준다. 또한 일부를 보고 전체를 평가함으로써 원 작가의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게끔 인도하여 전체의 의도를 잘 못 평가하거나 혹은 훨씬 더 악의적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공산당선언> 같은 책은 결과적으로 잘못된 사상이었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지만, 이 책으로 시작하여 많은 선량한 인류를 공산주의에 물들게 만들어 죽음으로 몰아간 것도 맞지만, 그 책이 환영받았던 시기를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 배려도 없고, 규칙도 없고 단지 돈 많은 일부 사람 혹은 권력은 잘살고 돈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도 힘들었던 상황 말이다. 책이 인류에 재앙인지 그당시의 상황이 재앙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 책 저자의 의도는 제목엔 명확하지 않지만, 머릿말과 맺음말에 명확하게 들어난다. '기독교적 시각으로 본' 혹은 '보수적인 시각으로 본' 그리고 '15권의 책' 등을 첨가하여 제목을 지었으면 제목을 보고 책의 내용을 판단하기에 더 명확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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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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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처럼 이 세상을 움직이는 무슨무슨 효과, 무슨무슨 법칙, 무슨무슨 현상을 100가지 법칙으로 추려 모았다. 이 법칙들만 잘 알고 있으면 바로 오늘,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21세기를 사는(유행에 맞다) 우리의 피부에 와 닿는 현상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다시 말해 주저리 주처리 달지 않고 지루하지 않고 그렇다고 제목과 정의만 언급하지도 않고, 간단 간단하게 요점만 짚고 넘어 간다. 넓게 보는 책이다. 우리가 그 법칙의 연구자가 아니라면, 깊은 전문 지식이 없이도 잘 읽힌다.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 마케팅의 법칙, 공식적인 법칙과 비공식적인 법칙을 모두 망라했다. 차이를 따지자면, 자연과학의 법칙은 상황과 상관없이 일어 나고, 사회과학의 법칙은 대다수의 경향을 보여 주기도 한다지만, 기존의 경험을 톧해 법칙을 정해 놓으면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 닥쳤을때 앞으로 일어날 경향을 예측 할 수 있는 점에서 이러한 법칙을 알고 있는 것은 효용성이 있다. 

여러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맞던 잘 안맞던 수십가지 법칙이 있는데, 그 모든 법칙을 머리에 넣고 다니는 것은 무리지 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숫자가 어느 정도 넘어서면, 법칙의 이름과 법칙의 내용이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강점이 있다. 책꽂이에 꽂아 놓고 뭐더라 하면 즉시 꺼내서 찾아 보면 된다. 물론 공학전공자가 보기엔 약간 눈에 거스리는 오류(p69 첫단락의 마지막 부분 1/2로 줄어드는 것은 속도가 아닌 가속도)도 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p22 에디슨이 했다는 말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의 알려진 의미가 원래의 의미와 달랐던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넓은 지식 속에 찾는 또 다른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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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 - 사랑에 아파하는 영혼들을 위한 심리 정화 솔루션
이규환 지음 / 왕의서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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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제목을 짓고 보니 책의 제목인 <심리학, 아픈 사랑에 답하다>보다 나은거 같다. 하지만 글의 제목은 내 자신이 생각해 낸 것은 아니고, 책의 어디선가 봤는지 어딘지 인용하여 찾으려고 했는데 못찾겠다.

책의 전반부는 사랑에 관한 정의와 사랑의 본질에 관한 탐구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사랑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을 모두 포함하나, 아가페적인 사랑이나 부모님의 사랑, 인류애나 희생정신, 신의 사랑 같은 사랑은 포함하지 않고 주로 남녀간의 사랑을 다루며 여성적인 감각에 맞춰 서술해 나간다. 또한 책의 뒤로 갈수록 정신적인 사랑보다 육체적인 사랑에 중점을 두고 전공심리학으로 풀어 나간다(그래서 책이 뒤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었다-나만 그런가?). 하지만 심리학 전공 지식이나 전문분야 보단 '교양심리학'쯤 될 수 있도록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앞부분의 약간 지루한 부분만 잘 넘기면)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나 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이 모양일까, 책의 p78 에서 보면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내가 그동안 만났던 여성들에 대해 정확하게 묘사한 부분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들 내게 너무 의존적이어서 상당히 힘들었다. 공통적으로 나를 매어 두려고만 했고, 그래서 나는 도망치려 했었다. 이런 여성들만 꼬이는 걸까, 아니면 내가 이런 여성만 선택하는 것일까 나도 궁굼한데, 이 책은 그것이 전이감정으로 진단하며, 그 원인을 찾아 맥을 끊지 않는 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똑같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주로 이성에 관한 생각이었다. 그때 만났던 그 이성과 관계를 지속시켜, 혹은 과정에서 더 깊숙한 관계를 가졌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이전에 그만 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다.

이러면서 점점 글의 주제는 '19금'을 슬그머니 넘어 선다. 일반적으론 이런 소재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랫도리가 뜨끈뜨끈해져 오고, 생식 기관의 끝트머리의 말초신경이 자극되지만, 형이상학적으로 허리하학적 소재를 다루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실 책을 펼치면 보이는 소제목이나 사용되는 단어만으로 전철의 옆자리 앉은 사람의 눈치는 좀 보였다) 그리 자극적이진 않다(그래도 이 책은 청소년보다 성인이 대상이다.). 사랑과 섹스에 대해 여성/남성, 생물학적 차이/인간으로서의 동질감을 교차하여 넘나들며 음담패설의 동일한 소재를 가지고 상식적이며 약간 학문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준다.

이 책은 섹스에 관한 죄책감에서 자유를 허락한다.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이해시키며 죄의식이나 과거와 다른 의식으로 분리시켜 보완해 준다.  

아무리 세대가 달라진다고 하나 섹스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긴 좀 그렇다. 하지만 모르면 불편한 이야기 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섹스를 통해 무엇을 이루겠다는 생각, 그리고 무슨 이유나 목적을 위해 섹스를 한다는 생각 이전에 그 이유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섹스를 이야기하면서 때로는 공개적으로 받아 들이기 거북한 한계를 넘나들지만 개인에 따라 적용하고 확장 할 수 있도록 여지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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