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박용후 지음 / 프롬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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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관점을 디자인 하라>가 책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다른 의미로 보면, 내용은 제목 만큼 못 따라 가는 것 같다. 결과론적인 마케팅 성공담의 불규칙적인 나열일 뿐이다. 그래서, 그럼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관점을 바꿔야 한다. 이 것이 바로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적용 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마케팅 기법과 이론은 (이상하게도) 처음에 아이디어를 내고 시행하는 것은 어렵고 때로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성공하는 것을 제3자가 옆에서 보면 아주 쉬워 보이는 법이다. 처음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의 수고에 비해 카피도 무척 쉬워 보이는 특색이 있다. 한발 앞서 나가는 것이 큰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하지만, 반드시 꼭 그런건 아닌 것 같고, 역도 그다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지 않다. 기술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래 보인다. 오히려 자본의 논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의 내용에선, 말이 차고 넘치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별로 없어 보인다. 마케팅에 관한 무지 때문인지, 그동안 읽었던 몇권의 책과 동일한 방향을 가르키고 있어서 인지, 혹은 내 사고가 고정관념에 꽉 차 있다거나, 고리타분해서 높은 차원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일 수도 있겠다. (내가 생각하는 별점보다 다른 분들의 평가에 관한 별점을 상당히 놓게 나온 걸 보면, 맞는거 같기도 하다) 이미 많이 알고 있는 단편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고, 그 단편적인 이야기가, 반드시 다른 쪽에는 잘 맞지 않을 것이란 모순이 있어 보인다. 심각한 이론서라기 보단 그냥 쉽게 읽고 지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 둘 얻어 걸리면 다행이고.

 

여러 차례 반복이 되어 눈에 얻어 걸리는 것은, 작가 자신에 대한 성공담이 (스스로의 자랑으로 보인다) 자주 보인다. 넘치는 자신감은 좋게 평가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제3자가 보기엔 성공한 필자의 나열하는 자랑거리를 구경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마치 좋은 학교를 입학한 옆집 형의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듣는 기분이랄까.

 

마치 결론을 정해놓고 과정을 끼워 맞추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과거 30여년전 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삼성전자를 두고, 성공하면 '과감한' 투자였다고 부르고, 만약 실패했더라면 '무리한' 투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런한 과정에서 성공한 사례만 모아 놓는 결과론은 그리 감동적이지도 않고 별 도움도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이것도 관점의 차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긍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어쩌면, 필자가 현재 가장 빨리 발전하는 산업에 종사히기 때문에, 그중에 성공한 경험으로, 다시말해 무엇을 하던지 선점하는 효과가 있어, 마치 개척지에 깃발 꽂기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물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연습을 한다면 'TRIZ' 강의를 한 번 듣는게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지난 디자인 과제 하는 도중에 디자인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사전 추천도서였기 때문이었다. 제목도 근사하고, 저자의 약력도 흥미를 끌었다. 다른 독서클럽에도 추천해서 같이 읽고 있는데 약간 후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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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이야기 -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애니 레너드 지음, 김승진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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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sh Kills, 2001년 폐쇄된 뉴욕의 쓰레기 산이다. 대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단지 당장 눈에만 치우고 버려진 땅에 쌓아놔 쓰레기 들이되고, 쓰레기 산이 되고... 우리네 난지도와 닮았다. 침출수나 가스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를 아스팔트로 그리고 풀과 나무로 덮어 공원을 꾸미는 것도 난지도와 닮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 땅을 덮고 버림으로써, 분리수거와 재활용이란 것을 배웠지만 미쿡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들은 아직도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과 매립용 쓰레기를 다 같이 버리고 있다.

 

거리에 쌓인 생활 쓰레기가 어디로 갈까, 청소원 아저씨들이 새벽마다 치우고 그 다음엔, 그 다음엔... 이 책<물건 이야기>은 단순한 이런 의문점에서 시작한다. 폐기물은 단순히 폐기물에만 한정지은 것이 아니라,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의 단계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따로 떼어 놓고 볼 수 없고, 그 해결 방안 역시 전체적인 맥락에서, 연결고리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보는 것 (system thinker)이 이 책 <물건이야기, The Story of Stuff>이다. 물건 Goods에는 좋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물건은 stuff으로 정의하고 있다.

 

추출-생산-유통-소비-폐기의 단계로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사이클은 시간이 갈 수록 커져, 대량추출-대량생산-대량유통-대량소비-대량폐기의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언제부터 풍요의 시대가 열려, 소비가 미덕인 사회가 되었고, 언제부터인지 <과소비>란 말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졌다. '패스트 푸드'나 '패스트 패션'에서 처럼, 대량생산-대량소비의 결과로 '대량'은 되었으나, 전반적으로 질적인 저하를 가져왔다. 핵심에는 소비 패턴의 변화가 있고, 더 중심에는 기업의 이윤추구의 목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자원의 대량 낭비로 이어져, 그것도 짧은 시간안에 진행되 가고 있는 점이 특히 우려할 만 한다. 자원과 지구는 한정되어 있으나 그만큼 빠른 속도로 쓰레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사이클의 다섯 단계 중에서도 특히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인데, 그 흐름을 주도 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기업이 있다. 업계는 이러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두가지 책략을 만들어 냈다. (책의 p284~293)

1) 계획의 구식화 - 사람들이 한 제품을 하나씩 모두 사는 순간 시장은 정체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행을 만들어, 아직 고장나지도 않은 제품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을 사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덧붙이고, 사소한 고장이라도 고치는 비용을 비싸게 만들어, 차라리 새로 사는 것을 싸게 보이게 하는 것이고, '취향'과 '유행'을 만들어 새로운 제품을 사게 하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제품을 1회용품으로 만들어 더 빨리 쓰레기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2) 광고 -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필요한 것 처럼 오인하게 만들고, 없으면 기분 나빠지게 만들어서, 구매하게끔 만든다. 고급 브랜드를 소유하면 마치 자신의 삶의 질이 멋있는 유명 연예인들 만큼 좋아 보이게 만든다. 광고는 제품의 원료나 특징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서, 이미지, 라이프스타일을 연결시키려 한다. 이런 사람들과 같아 지고 싶다면 그 제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제품을 산다고 해서 유명 연예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잠시 착각뿐. 광고의 선전 문구처럼 연예인이 되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상품과 소유자를 동일시 하지 않으며, 그 광고가 노리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 세대는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아직 쓰레기를 버릴 공간이 남아 있고, 파낼 자원이 아직 남아 있으니까. 문제는 우리 다음에 올 세대다. 그들은 우리의 습관을 답습한 덕분에 더 한정된 자원과 더 많은 쓰레기 속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몇가지 방법은 p93, p188에 나와 있다.

1) 튼튼하게 만든다 - 내구성이 좋은 제품은 지금처럼 빨리 버리고 새로 살 필요가 없다

2) 수선 가능하게 만든다 - 새로 사는 것보다 고치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3) 재활용 가능하게 만든다 - 대활용해도 가치가 심하게 떨어지지 않게, 여러번 재활용 가능하게 만든다.

4) 유연하게 변경 가능하게 만든다 - 기능이 향상되도 컴퓨터를 새로 사지 않더라도 몇가지 부품만 업데이트 가능하게 만든다. 카메라 렌즈처럼.

5) 많은 에너지와 유독물질 사용 안하면서, 그리고 1)~4) 될 수있도록 디자인한다.

 

문제는 우리가 생활에서 환경에 도움을 줄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게라도 시작하고 싶다면 p 403 GAIA(세계 반소각로 연맹)에서 제안하는 쓰레기 제로의 아홉가지 요소는 참고할 만 하다.

1) 소비와 폐기를 줄인다

2) 처분한 물건을 재사용한다

3)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의 원칙을 따른다

4) 완전하게 재활용한다

5) 유기물질은 환전하게 퇴비화하거나 자연 분해한다

6) 시민이 참여한다

7) 소각장을 금지한다

8) 독성물질을 없애고 내구성 있고, 수리가 용이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품 디자인을 개선한다.

9) 이런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하여 효과적인 정책, 규제, 인센티브, 재정 구조를 마련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근본적인 제안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며, 상당히 진보적이다.(p405,407~) 1) '발전'에 대한 측정방법 바꾸기 - 성장위주의 GDP에서 환경지수를 포함한 삶의 질을 높이는 척도 GIP로.

2) 전쟁 없애기 - 군사비 지출을 좋은 곳에 사용 - 학교와 보전 예산을 줄이면서 자금을 대는 군비.

3) 스트레스, 질병, 공공건강, 환경파괴, 미래세대 피해 등 포함시켜 가격 산출하기

4) 물건보다 시간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하기

 

개인적으로는, 일회용컵 보다 개인 머그잔 사용하는 것, 재활용 분리수거 잘하는 것,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 PVC제품 구입안하기 등으로 내 주위부터 바꾸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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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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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잔가,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하면) 끝! 

요새 뜬 개그맨 조윤호씨의 유행어이다. 신문 기사를 보니 무술을 책으로만 배운 건달역이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이론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하며, 투자회사는 교수 출신이 만든 회사에는 투자를 꺼린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런던의 컨설팅 회사에서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일했다. 자본주의의 중심에서 주로 상담과 조사, 그리고 근본적으로 숫자만 가지고 거시적인 경제를 바라보던 금융인이었다. 이런 저자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5만달러를 들고 시작해서 10만달러는 만들겠다고 세계를 일주한다. 실물 경제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스포일러 짓을 하자면) 약속된 시간 안에 런던으로 돌아오는데 성공했고, 물론 10만 달러는 만드는데도 성공했고, 지금은 강연으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결과론 적으로 보면 흥미진진한 내용이 잔뜩 담겨진 성공스토리지만, 중간 과정에는 녹녹치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과 이론을 바탕으로 한 거래가 낯선 나라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임기응변과 잘 녹여져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한 나라에서 한 물건을 산다은, 다른 나라로 건너가서 그 물건을 처분하고, 새로운 물건을 구입해서,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물건을 처분하고, 또 다른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는 식이다. 수단에서 낙타, 키르키즈스탄에서 말, 대만에서 우롱차로 실패를 거두고, 일본에선 다랑이잡이로 이익없는 장사를 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패는 없었고, 대신 중국에서 산 부기보드로, 브라질에서 구입한 목재로 큰 이익을 실현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무역이 잉여제품을 교환함으로써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고 배웠다. 이 책 역시 단순한 원리를 따르고 있다. 이 나라에서 싸게 사서, 다른 나라에 가서 비싸게 판다. 좋은 품질은 기본이다. 특이한 제품에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남의 말만 듣고 판단하면 손해가 난다. 전문가의 말은 들을 필요가 있다. 틈새시장은 있다. 역발상으로 비집고 들어 갈 수 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싼 가격이다. 가격과 조건 협상에서 상대방을 파악하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부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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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2012년 9월 동일한 책으로 서평을 올렸었다. 책장을 찾아보니 누구를 줬는지 없었다. 그래서 또 사서 읽었다. 기억에는 망각이라는 장점이 있어 두번째 읽는 책도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친구들과 하는 직딩토론에 이 책이 선정되었기 때문이다.(추천도 내가) 그래도 동일한 책으로 두번의 서평을 올리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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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 - 지구상에 현존하는 단 하나의 특별한 리더
한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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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 Alex Ferguson

 

축구감독 주제 무리뉴(Jose Mourinho)의 이야기다. 무리뉴는 주변국 포르투갈 출신의 별 볼일 없는 선수에서 최고의 감독이 되었다. 아마 그가 감독으로 이룬 성과를 본다면, 맨유의 Alex Ferguson 정도가 비교가 될 정도인데, 재임 기간을 본다면 오히려 무리뉴가 앞선다고 볼 수 있겠고, 퍼거슨은 은퇴 했지만, 뮤리뉴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마 현존하는 감독으로 비교대상을 찾자면 전 FC 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josep guardiola, 현 바이에른 뮌헨 감독)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는 재능도 있고, 기술이 있는데, 심지어 성실하기 까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의 천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지만, 축구는 단체 경기이므로 개인보다 팀이 우선시 되며, 그로 인해 이변 가능성이 풍부한 경기이다. 그래서 공은 둥글다고 하지 않던가. 팀을 어떻게 묶어 경기에 임하게 하는가가 승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선수가 모여 있어도 그 선수들을 팀워크나 리더십이 없다면 그 팀은 승리하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감독의 리더십의 역할이 매주 중요하다. 감독은 같은 원재료를 가지고도 맛있는 요리 혹은 맛없는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의 역할일 수도 있겠다. 만약 동의하지 못한다면 2012/2013 시즌의 맨유와 2013/2014 맨유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퍼거슨의 은퇴 후 후임자로 낙점된 모예스 감독이 이끄는 이번 시즌의 맨유는 중위권을 유지하면서 다른 강 팀들의 동네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제 무리뉴는 선수를 재조합하고 전술을 최적화하여, 팀의 능력을 극대화 시켜 승리를 거둔다. 동시에 기자회견에서 독설로 정점을 찍는다. 그는 건방져 보일 정도로 직설적이며, 상대 팀에 대한 도발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도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그의 팀은 항상 우승에 가까이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리더십이다. (개인적으로 첼시 팬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그의 리더십에는 전술과 용병술이 있고, 4-4-2 혹은 4-3-3를 기본 틀로 다양한 변형된 포매이션을 사용한다(전술은 10장 참조). 당연히 전술에 이해도가 높은 선수를 선호한다. 말 잘 안 듣는 선수를 다루기 위하여 그 만의 용병술도 필요하다. 맘에 맞는 코치진과 함께하고, 기본적으로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긴다. 기자회견의 독설은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함도 있지만, 심판진을 포함한 경기 전체를 위해서, 동시에 자신의 팀을 위해서이다.

 

최고의 감독이 되기 위해 최고의 선수여야 할 필요는 없다. 최고의 매니저가 되기 위하여 최고의 엔지니어일 필요는 없다와 같은 말이다. 최고의 선수는 최고의 축구 기술과 체력을 가지고 있는가가 요인이지만 감독은 다른 이야기이다. 최대한 많은 것을 알아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경험해야 한다. 또한 많은 정보를 분석하여 짧은 시간에 가장 최적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즉 전체적인 통솔력과 다양한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리더십을 위하여 잘 생긴 외모, 잘 입는 옷, 선수들을 휘어 잡는 능력, 그리고 인터뷰에서 이빨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나와 나의 직원, 팀장과 팀원으로 바꿔 놓으면 비즈니스의 세계에도 통용되는 이야기가 많다. 가장 강한 팀은 팀으로 뛸 수 있는 팀이다. 최고의 팀은 최고의 선수를 갖춘 팀이 아니라, 그 선수들이 팀 플레이를 하는 팀이다. 개인의 개성이 완전히 억제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장점이 팀플레이에 최대한 보탬이 되고, 팀플레이를 저해해선 안 된다는 것이 주요 원칙이다.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은,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 사람들이 통쾌해하며 더욱 비난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뉴는 입바른 말도 잘하지만 실력으로 증명하기 때문에(그의 팀이 승리하기 때문에)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두둑한 배짱이나 입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뒤를 봐야 하는데, 분석하고 노력한다.

 

첼시는 항상 전술에 변화를 준다. 그래서 볼 재미가 있다. 박지성의 맨유 때문에 영국 축구를 보기 시작했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건 무리뉴의 첼시 였다. 그래서 첼시 팬이 되었다. 이번 2013/2014 시즌 첼시는 EPL에서 우승을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이런 말을 누가 못한담) 맨시티와 리버풀의 성적도 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강 팀을 연파하며 1위를 잘 달리고 있다가 예상을 뒤엎고 비교적 약한 팀(Aston Villa, Crystal Palace)과의 경기에서 연달아 지는 바람에 시즌 전체가 꼬여 버렸다. 그래도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8강에 남은 챔피언스리그와 동시에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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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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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임머신을 타고(지리적인 이동을 위해 비행기도 함께 타야 한다) 미쿡의 18세기 후반으로 이동한다.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과 앨버트 갤러틴(Albert Gallatin) 두 사람을 조명한 일종의 공동의 개인전기 같은 책이면서, 이 두 사람을 중심에 두고 미역국(!  실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 나간다.

 

두둥~

먼저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초대 미역국(아 참 미국) 재무장관을 지냈고, 지금 직업은 10달러짜리 지폐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참고로 미역국(아 죄송 미국) 지폐 모델은 역사가 비교적 짧은 신생 국가답게 건국 초기 대통령들이 주로 맡고 있지만, 해밀턴은 대통령을 하지 못했으면서도 그 중 한자리를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만큼 당시의 미국이 지금의 강대국이 될 정도로 성장하기까지 역할이 컸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해밀턴은 초기 미국자본주의의 기틀을 잡은 사람이다. 당시의 미국은 주류에서 한참 벗어난 국가였다. 건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혼란하던 상황에 리더십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철학도 기강도 없고, 당연히 경제의 기본도 갖추고 있지 못했고 유럽의 국가들과 비교해 기틀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해밀턴은 초기 연방주의자로서 주정부를 견제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사업들과 연방정부(주정부가 아닌)의 역할을 강조 하였다. 사사건건 대립했지만 해밀턴의 앞선 생각이 대중의 지지를 얻자 급속하게 안정을 찾아 갔다.

 

이에 반해 갤러틴의 다분히 정파적이었다. 그래서 잘한 일에 박수치지 못하고 못한 일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라고 책은 적고 있다). 갤러틴은 해밀턴과 유사한 배경(이주자 출신)을 가졌고 유사한 경로로 재정 전문가가 되어 미국 초기의 기틀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해밀턴이 연방주의자(그렇다고 현재 민주당 정부의 정책과 유사하든 뜻은 아니다)라면, 갤러틴은 공화주의자의 역할을 따르고 있다. 낮은 세금과 정부 개입을 최소화 하는 정부 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다. 비록 정책 입안과 수립, 집행에는 당파적이었지만, 해밀턴의 세운 시초를 든든히 하였으며, 더욱 발전시켜 초기 불안했던 한 신생국가가 온전한 국가로 자리잡게한 일등 공신이 되었다. 특히 혼란스런 대통령 제퍼슨의 실패한 정책(대표적으론 엠바고 조치, 영국과의 전쟁 같은)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어졌으나, 형편없는 인물들 사이에서 어려운 임무를 수행했다(라고 이 책은 평가한다). 현재 미국 정부도 양당 체제로 개편되어 재정분야에서 때로는 해밀턴의 주장을 따르고, 때로는 갤러틴의 주장을 따르고 있어, 이들 두 사람의 초기 업적과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생명력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재무 장관의 목적은 세입을 확대하고 지출은 줄여 국가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일인데, 공화주의자들과 주정부는 각자의 이기적인 생각과 계산이 있어 잘 협의 되지 않았다. 특히 전쟁 같은 조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은 신속하면서도 양이 큰 금액이 들어가는 일임에도 합의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일은 특히 기반을 다지지 못한 국가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었다.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중앙은행의 설립조차 반대하는 주류를 설득해서 정책을 이끌어 내야 했다. 주 정부 각자가 승인한 우후죽순 같은 은행들과 이들이 스스로 발행하는 통화가 유통되는 시대였으니, 현재와 같은 단일국가 단일통화 같은 중앙집중식 재무관리 및 통제 시스템은 개념조차 없던 시기였다.

 

이 책은 분량도 분량이지만, 관심사가 아니라(미국 초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한 국가의 존립 과정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한 정책적인 실패가 있었지만 어쨌든 잘 되잖아 하는 성공스토리를 기분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또한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우리에게 교훈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본주의를 심은 인물이 기억나지 않는다. 미군정 시절에 자본주의의 직접 이식은 좌우 대립하던 시절에 너무도 당연한 일로 받아 들여 졌거나 아니면 우리의 철학 없이 미제를 그대로 복사 해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쓴 사람은 기억을 하지만(물론 책에 기록되어 있다), 그 책을 복사해 온 사람은 기억하지 않으니까. 우리에겐 아마 해밀턴이나 갤러틴 만큼 똑똑한 사람이 없었거나, 만일 있었더라도 그들의 철학을 들을만한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 자주적으로 해석한 내용을 소화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 그리고 받아들일 사회적인 분위기가 부족했을 수도 있겠다.

 

물론 규모는 엄청난 차이겠지만, 국가의 설립 초기의 분위기는 회사의 설립 초기의 분위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기틀을 세우기 위해선 지도자의 지도력, 구성원들의 협력, 참모(장관 혹은 팀장급)의 통찰력과 수행능력 삼박자가 맞아야 선순환 구조로 옳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에겐 해밀턴이 있었고, 차기 대통령인 제퍼슨과 매디슨에겐 갤러틴 같은 인재가 있어, 리더의 지도력과 참모의 통찰력이 잘 맞아 떨어진 경우라고 보겠다. 물론 이 책은 리더보단 해밀턴과 갤러틴, 두 인물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결함있는 제도는 고쳐 나가는 것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그래서 시간과 등장인물을 다르지만 역사는 현재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현실이 자꾸 오버랩되어 답답하다는 생각이 끼어든다. 갑자기 규제로 치부하여 없애야 하는 친재벌 정책과, 우리 국가 내부에서조차 불평등을 조장하는 FTA, 늘어가는 가계부채, 노령화 및 청년실업 문제, 왜곡되는 통계수치,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격차, 뒷걸음치는 복지정책, 여기에 색깔을 덧씌우는 이념의 문제들. 건강하지 못한 사회의 단면을 너무나 자주 만나게 되어 그렇다. 아무리 헛점 많은 리더에게라도 뒤에서 든든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해밀턴과 갤러틴, 이런 인재가 우리에게도 나오길 기대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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