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한민국 업계지도 - 업계동향부터 기업분석까지 한눈에 보는 비즈니스 지형도!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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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지금 당장의 한국 기업을 산업별로 분류하고, 그 산업에서 차지하는 기업의 순위를 정하고, 해당되는 기업을 분석한 책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2010년 3분기(어떤 기업은 상반기)의 결과를 가지고 분석하였다. 

머니투데이(www.mt.co.kr)가 가진 한국의 기업의 DB에 기자들의 산업별 분석(요약된 한페이지)을 보태어 공개된 기업 정보가 총 출동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여진 느낌이다. 주식을 한다던지 할 때, 하나의 산업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기초자료로 삼기에 좋다. 더군다가 보기 쉽게 총천연색으로 표와 그래픽으로 정리되어 있다. 더더군다나 신문기자 특유의 사족을 잘라내고 요점만 명확하게 부각시키는 관점으로 (특히 개인적으로) 한 눈에 알아 보기 좋다. 더더더군다나 표나 그래프는 그 속에 많은 내용이 녹아 들어가 있다는 말하여 준다는 것으로 볼 때 이 책이 포함한 정보의 양은 엄청나다 하겠다. 물론 일관되게 통일되지 않아(예를 들면 휴대폰에서 한국기업들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서도 유사한 세계 시장점율이 있을것 같은 혹은 있어야 될거 같은) 약간 산만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다양하고 깊은 정보는 여러 단점이라고 불리울 만한 것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 책 한권만 가지고도 지금 당장의 한국의 주요 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개인적으로 CJ제일제당에 투자하려다 이 책을 보고(정부의 물가 정책과 원자재가 상승을 대비할 때 이 기업의 대폭적인 수익은 힘들거 같다) 다른 종목으로 방향을 틀었고, 한 직원의 포스코의 주식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들어 갈까 한다는 말에, 이 책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설명하여 (국내에 경쟁기업-현대제철이 생겨 옛날 같지 않을 거다) 단순히 가격이 아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잘 찾아 보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 할 거 같다.

또 한가지 태생적인 단점은 이 책의 시기성인데, 너무 지금 당장의 정보를 담고 있어,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산업과 시장을 볼 때 향후 몇 개월 이후엔 이 책이 담고 있는 정보가 그다지 생명력을 지금처럼 크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작년 비슷한 주제로 히트쳤던 책(이데일리)의 미투제품이라는 한계와, 또한 같은 주제로 일본시장과 세계시장을 분석한 책의 출판까지 확장한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 책<2011 대한민국 업계지도>은 지금 당장의 한국기업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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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중미전쟁 - 환율,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21세기 세계대전!
랑셴핑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아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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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이 그렇듯이 우리는 미국 혹은 EU를 중심으로 하는 시각을 통해 세계를 바라본다(특히 외신이 그렇고, 우리의 눈과 귀가 되는 한국의 언론도 그렇다). 물론 미국이 지금 당장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주류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관점이 잘못됐다거나 오류가 있다거나 수정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므로 다른 관점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 <중미전쟁>은 지금까지 미국의 시각이 아닌 중국의 시각으로 중미간의 무역/경제 이야기를 다뤘다. 물론 약간의 중국 중심의 국수주의적인 시각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시각을 가진 분이 노벨상 후보라는 언급에서 약간 놀랬다)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동일 선상에 놓고 이에 대한 적개심이 담겨져 있는 느낌이다. TV에 이 책의 작가이자 학자의 고정 코너도 있다고 하고, 이 책의 내용이 방송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방송에서도 적개심과 국수주의를 부추길 것이라는 느낌도 든다.  

중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해와 함게 오버하지 않나하는 약간의 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영화 <공자>와 <아바타>의 비교라던가(사상의 차이라기보단 3D의 기술적인 차기가 아니던가), 파생상품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오만과, 경제학자의 무책임과, 미국 정부의 규제 실패의 uncontrollable의 결과는 미국내에서도 피해가 컸다는 것(그 결과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였고)은 간과한 채, 미국식 제국주의로 몰고 간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시카고대 교수였다는 이력을 본다면 지금의 자유주의식 시장경제는 전혀 문제없다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중국의 제조업이 미국에(또한 전 세계에) 엄청 많이 나간다는 것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의 규모는 전혀 문제삼지 않고, 또한 미국이 거론하는 환율에 대한 문제제기가 그에 관한 반대 급부라는 것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다. 다만 미국식 제국주의가 싼 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공세의 신흥공업국 중국에 영향을 끼치는 것만 문제삼는 것은 공평하지 못한 일이다. 또한 투기자본과 미국정부를 동일시 하는 것도 합당하지 않는 일이다. 태국, 베트남, 홍콩, 일본의 거품의 원인은 미국정부와 미국의 투기자본에만 있지 않다. 물론 순진한 자를 꼬드겨 털어 먹는 것도 전혀 없진 않지만, 당한자는 책임이 없고,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본다. 이로인한 중국의 시장개방과 환율에 대한 경고의 의미는 되짚어 볼 만하다.

골드만 삭스, BHP 빌리턴, 몬산토의 이야기는 글쎄... 책임이 있긴 하지만, 모든 문제가 이들 때문인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를 장악한 중국의 공산품도 이런 논리로 본다면 얼마든지 적요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전쟁과 무한경쟁의 시대에 다른 식(경공업은 넘겨주고 힘과 지식산업으로 잡은 방식)으로 전략을 짠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것 때문에 정부에서 경제 계획을 짜고 자국에 맞는 산업기반을 짜는 것 아닐까. 

농산물과 자원, 공산품의 많은 숫자가 중국 내부에서 생산이 되지만, 가격 결정권자들은 중국외부에 있다. (약간의 피해의식이 담겨져 있지 않나 싶다) 또한 이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이윤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그들(중국)이 많이 영리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언젠가(중국도 자본주의가 성숙될 때)는 많은 분야에서 가격결정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우리는 중국이 가격결정권을 가졌을 상황도 우려된다)

이 책은 경제를 중심으로 중미관계를 다뤘지만, 일방적으로 중국의 내부에 관한 이야기와 중국 내부로 향한 관점, 즉 중국식 관점을 담고 있다.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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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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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경제/경영 서적중에서 최고의 책이다. 왜 장하준 교수가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더군다나 딱딱한 학문(경제학)의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의 작가인지 이 책은 보여주었다. 쉬운 언어로(물론 번역자의 공로가 크다) 간단명료한 언어로 직설적으로 표현하였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명쾌하게 전달하였다. 분량도 부담없었다.(개인적으로 얇은 책 좋아합니다) 장하성교수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의 형식은 이렇다. 흔히 알려진 논제를 보여주고, 그 논제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알려진 논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유도된 논리를 제공하고, 그 논제가 왜 진실이 아닌가에 대한 반론을 제시한다. 그 반론에는 적재적소한 논리가 녹아들어가 설득력 있고 신뢰성으로 이동되며 점차 책에 빨려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런 과정으로 우리가(특히 내가) 흔히 잘못 알고 23가지가 언급되며 상식이 뒤집혀진 진실을 깨우치게 된다. 이미 많이 들어 아무런 고민없이 당연하게 받아 들었던 일들 23가지중 몇몇은 뭔가 찜찜해 의심은 있지만 어떻게 묘사하지 못하던 것들이었고, 다른 몇몇 논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것들이었다.

2번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여되면 안 된다'에서 6시그마 잭 웰치가 주장했던 주주가치가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주주는 가장 기업의 장기비전에 관심없는 집단이었고,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의 주식의 가격은 높겠지만, 그만큼 투자할 자본이 줄어드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 회사의 발전할 여력은 줄어드는 셈이다. 이 연장선에서 왜 외국인 비중이 높은 회사의 배당이 많은지 생각해 볼 문제다. 배당이 적더라도 수익이 많이 나는 회사에 투자하라는 워렌 버핏의 조언도 같은 맥락이다. 

13번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부의 분배보다 파이를 키우자는 미국의 공화당, 우리의 한나라당같은 보수 정당의 경제논리의 주장과 비슷한 논리에 내심 동의 했었는데, 역시 직접세 인상을 통한 적절한 분배로 공동 성장하자는 것이 정답인거 같다. 앞으로 부의 집중이 사회 전체를 잘살게 할것이란 논리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17번 '교육을 더 시킨다고 자나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에서 내린 결론, 즉 국민들을 고등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진 산업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전체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책의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자유시장경제가 모든 어려움을 해결할 것이다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사실이 아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반대로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데에 적극 동감한다. 특히 금융산업은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제약 혹은 신물질, 식품산업에서 우리나라 식약청이나 미국의 FDA같은 정부기관이 국민을 대표하여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은 적절한 비유였다. 실패할 경우 사회적인 파괴력이 큰 산업은 더욱 그렇다. 파생상품같은 금융상품이 정부기관의 아무런 검증없이 판매되어 결과적으로 지금처럼 미국발 경제위기가 세계의 불황의 근원이 된 것은 큰 아쉬움이다.

복지, 세금, 분배 위주의 정책들이 사회주의 정책이다(그러니 자본주의를 약화시키고, 결과적ㅇ로 공산주의를 하자는 거다 라는 논리로)라고 공격받았던 여러 정책들도 재고해 볼만하다. 사회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영국의 대학 출신 일개 학자의 주장으로만 치부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케인즈 학파의 주장들, 바로 전에 읽었던 스티글리츠의 책<끝나지 않는 추락>이나 김광수연구소의 주장들이, 시장 만능주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균형을 이루리다 믿어왔던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서 설득력을 얻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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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추락/머니랩>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머니랩 - 돈이 벌리는 경제실험실
케이윳 첸 & 마리나 크라코브스키 지음, 이영래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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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책이 독자를 잘못만났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절실하지 못해서 인지 책을 읽어 가면서 그다지 재미를 못 느꼈다. 약간의 산만함도 느껴진다. 하지만 모든 원인이 책 자체에서 찾긴 힘들거 같다. 단지 상황이 안 맞을뿐...

고객의 심리를 포함한 여러가지 상황을 상품의(혹은 기부금의) 판매량(혹은 수익률)에 연결시키는 과정을 논리적으로(또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공식화하여 정량화를 시키려 한다. 책의 내용이 기존의 접근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이긴 하지만 (작가에게 정말 죄송하게도) 그리 와닿지 못하는거 같다. 책에서 제시된 여러 예들이, 특수한 어떤 상황에서 유도된 결론인지, 비슷한 다른 상황에도 적용하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지 그리 장담하지 못할거 같다. 몇몇은 게임이론(특히 죄수딜레마)을 다룬 책들에서 나온 내용이 연상되기도 한다. 중고차에서 나왔다는 나쁜 제품의 가격으로 귀결된다는 레몬의 설명이 반복되기도 한다.

상호작용이 필요하고, 평판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신뢰가 중요하다는 내용도, 그 내용을 설명하고 접근하는 방식이 신선했지만, 동기(상호작용, 평판, 신뢰)와 그 결론(물건을 비싸게 많이 팔수 있다)은 그냥 알 수 있는 내용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평판과 신뢰를 '어떻게' 쌓고 유지하는가 하는 방법론적인 곳에 어려움이 있지, 그것 자체를 몰라서(혹은 그 인과관계를 몰라서) 실패로 가는 것이(혹은 막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 원래 이론이란 것이 과거의 사례를 분석하고 정리해서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닥치면 적용하여 그 나올 결과를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글쎄... 2% 정도 부족하지 않나 싶다. 물론 이 서평을 만드는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나올 수 있는 오해라고 볼수 있다. 작가의 명성으로 본다면 이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 않을까... 하지만 저 같은 마케팅에 관한 보통의(혹은 평균이하의) 지적능력을 가진 독자들에겐 쉽게 머리로 이해하면서 재미를 동시엔 느끼기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판매 기법에 관한 내용을 현장이 아닌 실험실로 가지고 들어와 과학적인 기법을 통한 해석은 시도 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새로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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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추락/머니랩>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끝나지 않은 추락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의 세계경제 분석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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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에서도 뉴스는 좋은 것만 이야기 하고, 정부가 잘한 것만 이야기 한다. 뉴스에 비판 기능이 없고 반대하는 의견을 다루지 않는다면 뉴스가 공보나 홍보와 무엇이 다를까… 경제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이나 준비는 없고, 다만 외부의 어려움을 이겨낸 내용만 줄기차게 방영한다. 의심스럽다면, KBS 9시 뉴스를 보고, SBS 8시 뉴스를 보라. 정부의 장밋빛 정책에 대한 홍보만을 전달할 뿐이다. 권력자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방송한다. 하지만 그것을 옳은 일일까, 그냥 믿으면 다 잘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심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필자는 자본주의의 금융시스템에 관한 구조적인 결함을 조목조목 짚어 가면서 이야기 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을 선도(先導, 더 좋은 경우라면 善導) 했었나 하나, 스스로 사후에 평가자가 됐을 뿐 경제 위기가 진행될 때까지 경제학자들의 역할은 없었다고 자평한다. 이 책은 그 근본적인 자본주의의 금융시스템에 대하여 ‘아니오’라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아니오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광수 경제연구소 같은 곳은 이른바 좌빨로 분류하고 매도할 뿐, 그들이 지적하는 이야기를 듣고 준비하지 않는다. 미국중심으로,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월 스트리트의 이야기는 아무 거름장치 없이 고스란히 전달받을 뿐이다.

이 책의 표현대로, 현재 금융시장의 실패는 품질관리 시스템 없는 제조업 같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금융상품에는 검증과정이 없다. 금융가들이 이해득실에 따라 상품을 만들고, 연준도 아니고 미국정부도 검증하는 일 혹은 안전장치에 관한 일을 하지 않는다. 이런 정부가 당연하게 해야 할 행동은 다만 불필요한 규제로 분류되고 개혁할 대상이 될 뿐이었다. 그 결과는 암울한 현실이다. 미국은 소비대국으로서 발생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는 채무로, 돌려 말해 채권 발행으로 늦춰지고, 그 채권은 독일이나 일본에서, 심지어 미국보다 가난한 나라인 중국이나 산다. 부자나라 미국 국민들이 이룬 과다한 소비을 골을 중국에서 채워주는 것이다. 급여보다 많은 소비를 위하여 모자란 금액은 무분별한 대출로 이어지고, 대출은 주식시장의 거품으로 반영되었다. 거품이란 시간이 지나면 꺼지므로, 부동산 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은 신용카드 대금도 갚지 못한다. 그 결과 우량 주택 대출과 상업용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쳐 지금 미국발 글로벌한 경제 위기를 불러 왔다.

이 책을 보면 미국은 금융선진국인지 알았더니, 알고 보니 조직화된 사기꾼이었다. 불량 금융상품을 만들고(중간에 나오는 수수료를 따먹고), 구조적인 불합리함을 여럿이 나눠 가지면 안전할 것이라, 좋게 말해 위험의 분산이라고 속이고, 그 위험이 커지고 커져 그들이 감당하지 못할 상황이 닥쳐오자 정부지원금으로 보너스를 받았다. 이 책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금껏 나온 해결책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5장이 핵심인 듯) 부시 행정부의 무분별한 금융지원 정책은 기존의 상업은행으로부터 시작하여, 투자은행, AIG 같은 기업을 지원하였고, 그 법적인 뒷받침으로 TRAP 같은 법안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무분별한 대출로 이어져, 금융권과 금융시스템은 파괴되었으나, 월 스트리트는 계속 풍족한 보너스를 누렸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금융권은 계속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었다. 그 원인의 주체인 월 스트리트는 그 책임은 행정부로 떠넘긴다. 더욱 큰 문제는 현 현 오바마 행정부도 그 연장선에 있어 그리 희망이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느끼는 점으로, 자유시장 경제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느낌이 들어 답답한 느낌이었다. 이해가 안가는 곳에는 투자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 스티글리츠의 논리는 케인즈 학파의 이론에 가깝다. 각국 정부들이 추진하는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활성화하자는 정책에 동의 한다. 하지만, 시장은 만능기구가 아니므로 이제 자정작용의 한계를 넘었고, 이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을 확대하여 규칙을 만들고, 심판을 보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가들이 그들 자신을 위하여 규칙을 만들어 왔고, 그 손실은 납세자들이 메우는 부시-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의 오류를 끊을 때가 왔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그는 신자본주의(New Capitalism)로 월 스트리트에 대한 신뢰 회복을 우선하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 사이의, 시민과 정부, 지금 세대와 다음 세대사이에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외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p321). 2009년 G20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글로벌 공조가 중요한지, 세계적으로 조화된 규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지 논의에 대해 필자는 둘다 중요하다고 말한다(p333). 국제적으로 포괄적인 규제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나라로 옮겨 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례로 든 Tax Heaven(조세피난처)같은 예를 보면 그의 주장은 맞다.

현재까지 세계의 위기를 생산하고 또한 해결책으로 제시해 왔던,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시카고 학파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또한 이로 인하여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퍼트린 미국식 자본주의의 폐해에 따라 지금의 자본주의가 짝퉁자본주의로 퇴색되었다고 말한다. 미국 이외의 나라(한국도 포함된다)엔 농산물 생산에 보조금 지급을 반대해오면서 자기네들 나라에선 자동차산업, 철강, 금융산업엔 엄청난 보조금을 지급한 미국의 2중성을 우리는 눈여겨 보아야 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물량위주의 농업정책의 걸림돌이 되는 우리의 농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미약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위탁화하여 비상시 식량을 무기화 경우에도 무조건적으로 순응해야만 하는 구조를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또한 이 책에선 새로운 글로벌 준비제도를 제안하고, 준비통화를 만들(거나 다른 통화로 대처하는)것도 찬성한다. 이 후 거시 경제학의 원론에 관한 이야기로 들어간다. 시장은 완벽하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으니 정부의 통제를 최소화 하여야 한다는 신고전주의학파(=시카고학파)를 대비시켜, 적절한 규제를 만들고 심판을 보는 정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케인즈학파를 옹호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방법은 경제위기를 해결하는데 그다지 좋은 방법이 되지 못하니 지금의 방법이 아닌 여러 아이디어를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지금의 문제는 작고 조그마한 문제가 아니다. 금융시스템과 그에 기반한 제도들, 그리고 많은 연결고리를 끊어 버려야 하는 경제체계의 광범위한 실패라고 진단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저자가 책을 쓰는 동안에도 시대와 상황이 바뀌고 있다. 그만큼 급박하게 변한다는 뜻이다. 현재 재정지출을 늘리는 정책 같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지도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반등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기대는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 지금 당장의 현실과 바로 눈앞의 미래를 보기 원한다면 책의 10장 이후의 이야기 ‘후기’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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