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생을 ‘평가’한다는 말은 그 내용을 차치하고 먼저 거부감을 느낀다. 영업 실적을 평가하듯이 인생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 하는가? 저자는 튼튼한 이론으로 무장한 경제, 경영이론으로 인생을 ‘평가’하려 한다. 거부감을 안고 시작한 책은 점점 호감으로 바뀌었다.

왜 인생을 평가해야 하는가?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이 아니다. 인생 중간 점검은 위기 닥쳐서가 아니라 살면서 때때로 해야 한다. “그늘이 필요할 때 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 않은가. ‘평가’라는 말에 거부감을 갖지 말고 내 인생을 돌아보면 지나온 문제보다도 앞으로 닥칠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든다.

“내일을 위해 오늘이 불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일의 행복에 현재 내 가족이 불행을 느낀다면 안 된다. 저자는 이를 좀 더 간명하게 전한다. “인생이란 나처럼 ‘생명이 위태로운 병에 걸렸을 때’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매일’ 중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중에서도 직장 또는 일에 관련된 선택을 많이 한다. 이 회사 좋을까, 저 회사가 좋을까? 많은 고민을 하든 단순하게 선택하든 후회는 남는다. 이때 저자의 “당신이 고용된 이유는 어떤 일 때문인가”라는 조언을 기억한다면 선택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택 후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저자는 강력한 이론으로 무장하기를 권한다. 저자가 제시한 몇 가지 이론 중에서 꼭 필요한 이론이 있다. 이안 맥밀런과 리타 맥그래스의 “발견지향기획(Discovery-Driven Planning)”이다. 이것은 경영이론이지만 인생에 접목해도 손색없다. (물론 저자도 그러하기에 이것을 책에서 예로 들었겠지만)

시간은 한정적이므로 모든 기회에 도전할 수 없다. 어떤 기회가 정말 ‘기회’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발견지향기획”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전략이 효과를 보게 하려면 무엇이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보면 된다. 같은 질문을 다르게 표현하면 “이 예측이 맞으려면 사실로 입증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정은 무엇이고, 우리가 그 가정이 맞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일반적으로 대답을 얻는다.

‘자기계발서’에 거부감을 가져 이 책 읽기를 주저한다면 많은 것을 놓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유명한 경영학자의 책이라 많은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다. 단지 ‘참아라’, ‘간절히 소망하라’, ‘내일을 위해 오늘은 참아라.’라는 식의 책은 아니라는 게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모로코 항구 도시 탕헤르에서 관광객에게 방심은 금물이다. 이슬람 상술의 대명사인 이곳 상인들은 '흥정의 귀재'. 마지드는 이곳에서도 전설로 불린다. 형형색색의 담요와 양탄자, 실크 셔츠와 드레스가 잔뜩 쌓인 그의 가게 방명록엔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과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의 서명이 있다. 록스타와 호텔 경영자들도 그에게서 물건을 사갔다. 비결이 뭘까. "장사꾼은 모든 사람을 유심히 봅니다. 손님이 어떤 물건을 보는지 관찰하지만 절대 귀찮게 하지 않지요." 손님을 읽어내 '동기'를 간파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

저 널리스트 출신인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더니 장사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세일즈 과목이 없어 어리둥절했다". 세일즈는 비즈니스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가장 치열한 전투인데도 말이다. 그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위대한 장사꾼들을 찾아 세일즈 기법을 들었다. 스토리텔링으로 고객 마음을 움직이는 홈쇼핑, 일본 보험 판매왕의 인맥 관리술,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고객을 안달나게 하는 미술상의 노하우…. 고객을 끌어당기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각종 장사 기법이 페이지마다 생생하다.

애 플은 고객의 충성심을 넘어 '신앙심'을 자극하는 종교적 마케팅을 펼친다. 고(故) 스티브 잡스는 "마치 종교지도자 같은 카리스마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그를 숭배하는 사람들 앞에서 선보였다. 달라이 라마도 세일즈에 능하다. 때로는 빙그레 웃으면서 행복 철학을 설파하고, 때로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폭정을 방관하는 세상을 향해 불같이 화를 낸다. "청중에 맞게 메시지를 전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일종의 청중 맞춤형 판매 방식"이다.

발품 끝에 내린 저자의 결론. "위대한 세일즈맨은 제각각의 모습으로 드러났다. 공통점은? 손님에게 거절당해도 굴하지 않는 회복 탄력성과 낙관주의, 자신의 세일즈 능력에 발동을 거는 간절한 욕구였다." 무엇을 왜 팔아야 하는지 내용과 목적은 달라도, 모두 스스로 팔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추동력으로 세일즈의 달인이 됐다는 얘기다.

물건이든 믿음이든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사고판다. 식당 종업원은 손님에게 요리를 팔고, 의사는 환자에게 치료 행위를, 기자는 데스크에게 새로운 기사의 아이디어를 판다. 세일즈 능력이란 결국 상대를 움직이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삶의 기술. 그러니 저자의 결론을 곧바로 각자의 인생에 대입해도 좋겠다.



1995년 미국의 광고회사 치아트데이의 소유주는 회사를 옴니콘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정리해고가 임박했음을 한 치아트데이 런던사무소의 앤디 로는 런던의 직원을 규합해 모두 회사를 떠나버렸다. 요청을 받은 고객사도 그들을 따랐다. 회사는 텅 비었다. 결국 옴니콘은 런던사무소를 단 1달러만 받고 로와 동료에게 넘겼다.

여기서 책은 질문을 던진다. 애당초 회사의 ‘소유주’라고 불렸던 이들은 회사의 무엇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일까. 책상 몇 개 혹은 서류뭉치들? 사람이 떠난 회사가 1달러의 가치밖에 안됐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흔히 주주가 주식회사의 소유주라고 생각하지만, 단지 주식을 사들인 만큼의 돈을 냈다는 이유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

‘주주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다. 기업은 주주 이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신화에 가까운 공식이다. 그런데 ‘투자’라는 말은 거짓말에 가깝다. 대부분의 주주가 주식을 살 때 내는 자금은 또 다른 투기성 투자자에게 돌아갈 뿐이다. 아주 예외적으로 새로 발행한 주식을 사들였을 경우에는 기업에 직접 자금이 들어간다. 그 비중은 월가의 모든 주식거래 자금 중 1% 미만이다. 회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을 빼면 오히려 적자다. 회사가 돈을 쏟아부어 주식시장을 지탱한 셈이다. 이렇게 보면 주주는 ‘투자자’라기보다 ‘투기꾼’이다. 주식을 사면서 회사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을 과연 몇이나 할까. 물론 초기의 자본 투입은 있었을 터다. 그러나 오늘날 대차대조표에 등장하는 납입자본금은 언제 납입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대차대조표에서 주주 몫의 이익은 ‘자기자본’으로 분명히 표기되는 반면 직원에게 지급되는 이익, 즉 임금은 비용으로 처리된다.

그 러니 비용절감이란 명목하에 노동자의 몫은 계속 줄어든다. 모건 스탠리의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는 1990년대 직원 생산성 향상은 임금 증가의 세 배였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노동생산성’은 얘기하지만 ‘주주생산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명목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수십년 된 공장의 문을 닫고 직원을 해고하는 게 일상화됐다. 환경오염 등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것도 비용절감이란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1987~1997년 사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실질임금은 7% 하락했다.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해온 저자는 “진보적 기업가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자본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가정친화적 정책을 발표했다가도 결국 구조조정의 물결에 휩쓸려 수만명을 해고하는 기업”을 목도하면서 좌절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폐해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권력 분배 구조’의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세상은 정치적으로 민주화되었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귀족주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부를 소유한 자만이 ‘귀족’의 특권을 누린다. 저자는 이를 인종이나 성차별과 같은 ‘빈부 차별’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그들 ‘귀족’이 지배하는 기업 내부로 들어오면 작동을 멈춘다. 종업원는 식민지의 국민이나 다름없으며, 심지어 전화나 e메일을 감시당하기도 한다. 저자는 “주식회사의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최상위 부유층이 주식회사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기 때문에 주식회사를 주주 이익에 부합하도록 운영한다는 것은 경제를 부유층에게 유리하도록 운영한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경제귀족주의’에 대비해 ‘경제민주주의’를 역설하는 저자는 1776년 미국 독립혁명 시기의 사상가를 인용한다. “초창기 미국인들이 영국 왕실의 집중화된 권력과 싸웠다면, 오늘날 우리는 주식회사와 부유층의 집중화된 권력과 싸운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정부를 변혁하거나 폐지할 권리가 시민에게 있듯이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주식회사를 변혁하거나 폐지할 권리 역시 시민에게 있다”고 말한다.

책 은 부자나 주주를 적으로 삼아 공격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누구나 부를 얻고 싶어하고 그럴 권리는 존중해야 하지만 “부를 창출한 이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의미의 시장경제이고, 효율성도 가장 높아진다. 재산권의 창시자라고 일컫는 존 로크는 “모든 자에게 그의 정직한 노고로 낳은 산물에 대한 권리를 주는 것이 정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만은 귀족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체제는 유지된다.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부족할수록 창업의 열망은 커진다.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도 벤처기업 지원 등을 통한 ‘제2 창업혁명’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법인은 7만4162개. 처음으로 7만개를 넘어섰다. 창업 지망생이 늘면서 그럴듯한 조언도 쏟아진다.

그런데도 막상 창업한 사람의 성공률은 낮다. 국내에서 창업 후 10년을 버티는 기업은 30% 남짓. 미국에서도 창업 기업의 25%는 1년 내에 사라지고 5년 후에는 45%만 살아남는다고 한다.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HBS)의 노암 와서먼 교수는 《창업자의 딜레마》에서 그 원인을 시장 상황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찾는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하나의 전쟁이라면 사상자는 대부분 아군의 포격이나 스스로 자초한 부상에 따른 결과”라는 것. 창업자와 신생 기업을 괴롭히는 것은 창업 전부터 성장하기까지 도처에서 불거지는 바로 ‘사람’의 문제이며 이 딜레마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저 자는 창업자와 신생 기업이 직면하는 딜레마를 조사하기 위해 2000년부터 10년 동안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한 3,607개 기업의 창업자 9,900명을 직접 조사해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기술과 생명과학 분야의 신생 기업들이다.

저자는 자신이 구축한 DB와 40건에 가까운 사례연구를 통해 창업자가 처하는 딜레마를 8가지로 요약한다. 우선 창업 전에는 어느 시기에 창업할지 ‘경력 딜레마’를 겪는다. 창업을 결심한 뒤에도 딜레마는 꼬리를 문다. 혼자 시작할지 공동 창업자를 찾아야 할지의 ‘1인창업 대 공동창업 딜레마’, 공동 창업자로 누구를 끌어들일지의 ‘관계 딜레마’, 창업 팀원의 역할 분담에 관한 ‘역할 딜레마’, 지분을 비롯한 경제적 보상에 대한 ‘보상 딜레마’,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업팀의 역량이나 자원이 부족해 외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때 나타나는 ‘채용 딜레마’와 ‘투자자 딜레마’, 기업의 발전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 경우 생기는 ‘CEO의 직위승계 딜레마’까지.

저자는 방대한 자료 분석과 사례 연구를 통해 창업자에게 딜레마 대처법을 제시한다. 우선 창업자의 열정은 새 기업 설립에 필수적이지만 자칫 열정이 편향적으로 작용하면 자신을 겨눈 화살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령 창업 전망에 대한 지나친 믿음과 낙관을 바탕으로 가족과 친구를 직원이나 투자자로 끌어들이면 인간관계와 기업 모두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창업 시기에 대해 저자는 “성공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회사에서 지위가 올라 고액 연봉을 받는 ‘황금수갑’을 차게 되면 창업 의지가 약해지거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창업할 사람으로는 과거 직장동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분석한다.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적당한 위계질서가 있으며 목표를 향한 열정도 공유하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친구는 동업 대상자에서 빼는 게 좋다. 그들과는 좌천시키거나 해고하는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기 어려워서다.

창업 초기의 지분 분배도 중요하다. 저자는 각 구성원의 과거 기여도와 예상 기여도를 최대한 정확하게 반영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불공정해 보이지 않도록 각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보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한다.

창업자의 딜레마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불가피하게 직면하는 투자 유치와 관련된 것이다. 인력이든 정보든 돈이든 외부 자원을 끌어들일 경우 지분이나 자리를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창업자 자신이 세운 회사를 떠나는 경우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

저 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과 창업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런 딜레마를 설명한다. 판도라의 창업자 팀 웨스터그렌, 통신업체 GTE에서 25년 동안 일하며 경력을 쌓은 뒤 메이저지를 창립한 배리 널스, 스마스틱스의 창업자 비베크 쿨러, 트위터의 CEO이자 PR회사 피드너버의 창업자였던 딕 코스톨로 등이 겪은 딜레마와 대처 과정이 책 전반에 걸쳐 상세하게 나와 있다.



가정용 커피 머신으로 유명한 네스프레소는 오히려 주요 대도시에 고급 커피숍을 차리고 ’매장 커피’를 파는 데 공을 들였다.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 기계를 팔면서 거꾸로 커피숍 운영에 주력한 것. 언뜻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본 이유는 뭘까.

미국 출신 마케팅 전문가인 로저 둘리는 신간 ’그들도 모르는 그들의 생각을 읽어라’에서 이러한 비합리적인 마케팅 전략이 잘 통하는 까닭을 신경과학 이론을 토대로 분석했다. 인간의 사고와 학습, 감정 가운데 95%는 무의식 상태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마케팅도 구매자의 감정과 무의식적 욕구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네스프레소는 자체 연구 결과 소비자가 커피를 마시는 감각 경험의 60%가 매장 환경에 기인한다는 점을 알아채고 커피 향으로 가득 찬 매장을 차리는 데 주력했다.

저자는 광고 문구에 형용사를 많이 집어넣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 된다고 귀띔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식당 메뉴에 적절한 형용사를 쓴 덕택에 매상이 27% 상승했다는 것. 비즈니스 미팅에서 잡담을 먼저 나누는 게 협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2010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정 금액의 돈을 나눠갖도록 하는 ’최후통첩’ 게임에서 참가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눈 경우 성공률이 83%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처럼 실제 사례를 토대로 기업에 마케팅 전략을 조언해주는 책이지만 소비자에겐 감정에 휩쓸린 ’비합리적 소비’를 가려내는 데 참고가 될 만하다.



2G, Wibro, 3G, Wifi, LTE…. 알파벳과 숫자의 알 수 없는 조화는 앞으로 또 어떤 생소한 속도의 용어를 만들어낼까. 기술과 사회는 ‘이유나 의미는 알 필요 없으니 더 빨라지라’고 강요한다. 패스트푸드와 스마트폰은 때론 우리 삶과 뇌로부터 진실을 분리시킨다.

이 책은 이러한 맹목적인 현대사회의 속도전에 반기를 든다. 순간적 직관에 몸을 맡기는 대신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최대한 기다리라고 주장한다. 원제는 ‘기다림(Waiting)’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웰빙’이나 ‘힐링’을 위한 추상적 느림이 아니다. 철저히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느림의 가치를 역설한다. 중대한 의사결정에 있어 ‘어떻게’가 아니라 ‘언제’의 타이밍을 조언한다.

심 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과학, 법, 금융, 역사에 걸친 방대한 자료 수집과 전문가 인터뷰가 ‘느림’이라는 추상적 가치를 내세우는 책의 ‘골다공증’을 막는다.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워런 버핏까지 고금을 막론한 ‘늦춤의 달인’도 소개한다.

책이 전하는 예시는 구체적이다. 야구에서 타자에게는 공의 속도와 궤적을 파악하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데 0.2초가 주어진다. 훌륭한 타자는 이 짧은 시간을 생리학적으로 최대한 늦추는 데 성공한 사람들이다. ‘타이밍의 예술’인 코미디에서 코미디언들은 의도적인 멈춤을 통해 관중의 시간을 왜곡하고 긴장감을 최고조에 이르게 한 뒤 목적을 달성한다. 사과는 빨리 할수록 좋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실제로 사과하는 시점을 가능한 한 늦추는 것이 관계회복에 더 좋다. 진화 과정에서 동물처럼 생물학적 반응이 즉시적이었던 인류는 도태됐고 반응을 늦춰 안정성을 유지한 인류는 살아남았다.

샌디에이고대 법학·경제학 교수인 저자는 전작 ‘대파국’ ‘전염성 탐욕’을 통해 기만적이고 탐욕적인 자본주의의 심장 월스트리트의 안팎을 날카롭게 파헤쳐왔다.

책은 종종 하나 마나 한 당연한 이야기로 빠지기도 한다. 시간을 두고 읽기 못마땅한 독자라면 책의 정수만 기억해도 좋다. ‘잘못된 결정을 내린 순간을 후회한 적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 순간을 CCTV로 찍어 멀리서 바라보듯 숙고하라. 최고의 순간까지 기다려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3-06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제기적의 비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1946년 7월 팔레스타인 지역 영국군 최고 사령부가 주둔하고 있는 예루살렘의 ‘킹 데이비드 호텔’이 테러범에 의해 폭파당했다. 이 폭파로 80명의 영국군 고위 당국자와 민정관이 죽었다. 부상자만 100여 명에 이른다. 이 테러는 팔레스타인의 유대인 지하무장 단체인 ‘이르건’이 대 영국 투쟁의 시작이다. 현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불륜과 로맨스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유럽의 식민지 정책은 유럽국가 간의 패권 싸움으로 분열되면서 2차 세계대전과 함께 끝났다. 이스라엘의 처지에서는 유럽국가 자신은 실컷 식민지를 개척했으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통제하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유럽이 식민지를 개척할 때는 국제적인 추세였으니 괜찮고 2차 세계대전 이후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식민지 또는 점령정책이 안 된다는 논리는 이스라엘이 볼 때는 다분히 유럽 중심적인 생각이다.” 이는 저자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서의 독립국 성립에 관해 말하는 부분이다. 이스라엘의 처지에서 볼 게 아니라 현지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의 처지를 생각하는 게 더 우선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나라를 이루고 산 것은 2,000여 년 전 그것도 길지 않은 기간이다. 그것을 근거로 기존에 살고 있던 원주민을 몰아내고 식민지화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인정하는 ‘2국가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해서 한 국가에서 유대인과 같이 살면서 동등한 투표권이 있는 ‘1국가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아랍인이 유대인보다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에 이스라엘은 이를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2국가 해결책과 1국가 해결책 전부 원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아랍인을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몰아넣어 살게 하여 궁극적으로 고사시키려고 한다.”

《경제 기적의 비밀》이라는 제목과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쳐왕국이 됐을까?>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우리가 이스라엘의 어떠한 점을 배워야 할지 이 책을 읽고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다만 곳곳에 드러나는 저자의 우호적인 구절이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한국 사람은 역경을 극복하면서 성공한 이스라엘에 대해 좋은 감정이 있다.” “팔레스타인 아랍인이 측은하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큰 비난을 하지 않는 것이 현재 우리의 인식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미국을 절대적인 우방으로 여기는 영향이 크다.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오류이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유대인의 가장 뛰어난 점은 ‘유일신’ 종교를 만든 것이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사상이었다. 그 사상을 기반으로 불교를 제외한 대부분 종교의 뿌리가 되었다. 가톨릭,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들 종교가 반목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종교의 뿌리인 유대교가 원죄를 가진다고 본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디아스포라(diaspora)’는 오늘날 유대인을 있게 한 원동력이다. ‘흩어진다’, ‘산재한다’라는 뜻의 희랍어에서 비롯했다. 삶의 고장을 잃은 유대인이 이산과 방랑을 의미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강제이주의 슬픈 역사이다. 이 디아스포라를 통해 한층 더 다져져 오늘날 유대인의 혈맥 속에 살아있다. 이런 이주 생활을 거쳐 유대인은 ‘세계인’이 될 수 있는 경험을 쌓아 왔다. 최근에는 국외 각국에서 살면서 집단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인 교류를 한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우리가 유대인과 다른 점은 전 세계 각지에 한민족이 없어 네트워크가 부족한 것이다. 이를 극복해야만 한다.


“폭력은 원래 이유가 없다. 권력 행동에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폭력에 이유가 있다면, 그것을 가능케 하는 조건이 있을 뿐이다. ” 유대인에 관한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글귀이다. “폭력에는 이유가 없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2-24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마키아벨리는 지금 지하에서 슬피 울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르네상스 창조경영' 등 전작을 통해 르네상스 연구에 집중해온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1469~1527)를 위한 변명'을 시도한다. '마키아벨리안(Machiavellian)' 즉 '통치술 전반에서 권모술수를 부리는'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등재된 '사악한 인간'이란 굴레를 벗기고 '약자를 위한 수호성자'로 복권(復權)시키겠다는 것. 이미 시오노 나나미를 비롯해 많은 학자·저술가가 내린 평가를 뒤집어보겠다는 도전인 셈이다.

분명 마키아벨리는 "대중이란 머리를 쓰다듬거나 없애버리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군주론)는 '모진 말'을 했다. 그러나 "대중은 군주보다도 훨씬 은의에 돈독하고, 총명함과 부동심에 대해서도 군주보다 훨씬 신중하며, 변덕도 적고 정직하다"(로마사 논고)고 적은 것도 마키아벨리다. 모순된 언설이다. 그러나 그의 인생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

책에 따르면 마키아벨리 스스로는 전혀 '권모술수'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그는 29~44세엔 공화정 피렌체의 고위 관리로 활약했고, 44세부터 죽을 때까지는 실업자 신세였다. 저자가 주목한 점은 그의 조국 피렌체는 늘 외침을 걱정해야 하는 약소국이었고, 마키아벨리 자신도 권력을 휘두를 위치에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외교담당이었던 그는 늘 프랑스국왕과 당시 중부 이탈리아를 제패한 교황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따라다니며 평화를 구걸해야 했다. 메디치 가문이 복귀한 후엔 관직에서 쫓겨났고, 암살 음모에 연루된 혐의로 '날개 꺾기 고문'을 6차례나 당했다.

마키아벨리의 신산(辛酸)한 삶의 버팀목은 평생을 함께한 고전이었다. 프랑스와 협상할 때는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담판할 때는 투키디데스의 '역사'를 읽은 그였다. 그는 실직한 후에도 하루 4시간씩은 공직시절에 입었던 관복(官服)으로 갈아입고 고전을 읽었다. 그런 인문학적 통찰이 '군주론' 등 저작을 일궈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군주론'은 정치이론서나 처세술이 아닌 처절한 '구직을 위한 포트폴리오'일 뿐이라는 것이다. 수도자 한 명을 위대한 예언자로 떠받들다가 순식간에 등을 돌려 불에 태워죽이는 포퓰리즘과 다양한 외교현장을 체험한 마키아벨리가 당대 영웅들의 부침(浮沈)을 고전에 비추어 분석하면서 약소국 피렌체가 강대국들 틈에서 먹히지 않을 방법을 적은 안내서였다.

 인쇄를 거절당해 필사본으로 보관하던 '군주론'을 드디어 헌정하는 날, 로렌초 데 메디치는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마키아벨리 곁에 있던 사람이 바친 사냥개만 어루만졌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저작이 졸지에 '개만도 못한' 처지가 되자 마키아벨리는 '집권한 리더'가 아닌 '집권 가능성 있는 리더 후보'를 찾는다. 피렌체의 젊은 리더들과 공부 모임을 하면서 완성한 저작이 앞서 인용한 '로마사 논고'. 결국 약소국과 약자의 생존법을 설파한 것이 마키아벨리의 삶이었다는 것이다. 그 충고를 외면한 피렌체는 결국 쇠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교수의 새 시도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완전 복권'보다는 '부분 복권'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주론'을 집필한 교외주택에서 본 피렌체 모습 등 발로 뛰어 찍은 사진들 그리고 우리 상황과 빗대어 왜 지금 마키아벨리를 읽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점은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경제 주체 사이에 “경제성장률 제로 시대”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비주류에서나 목소리 높여 주장하던 말이 이제는 주류에서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실제 세계 주요국 경제는 성장률 제로에 가깝다. 한국도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은 0.1%로 사실상 제로였다. 성장률 제로 시대의 도래를 주장해온 비주류의 발언이 점점 더 힘을 얻는 형국이다.

그 러나 아직까지 주류에서는 “성장할 수 있다” “성장만이 살길”이라며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주문한다. “경제 부흥”과 같은 지난 시대의 구호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는 이제 “성장 지상주의는 끝났다”며 제로 성장을 전제로 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촉구한다.

리처드 하인버그(탈탄소연구소 수석연구원)의 <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The End of Growth)는 제로 성장 시대가 왜 올 수밖에 없는지 그 근거를 조목조목 보여준다. 그러고는 “지금 당장” 정부, 기업, 개인은 제로 성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 부문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미래에서 온 편지>와 <파티는 끝났다>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하인버그가 제시하는 제로 성장률 시대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석유 등 천연자원의 고갈이다. 환경파괴가 심화되면서 치솟는 환경 관련비용 문제도 있다. 계속 불거지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해결하자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통화·금융·투자시스템이 무너지는 금융 붕괴는 제로 성장 시대의 또 하나의 근거다. 빚더미 꼭대기까지 차오른 각국의 정부·민간 부채와 자원 부족·환경오염 사고 증가에 따른 비용 등으로 금융붕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는 영원히 성장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지난 150년간 값싸고 풍부한 화석연료 덕에 성장이 가능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 관료나 주류 경제학자들은 지금까지처럼 신기술 개발, 끊임없는 혁신 등 ‘대체’와 ‘효율’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대체와 효율의 한계까지 지적한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성장 시대의 종말을 논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로 성장 시대를 대비하는 방안들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제로 성장 시대에는 지금처럼 소비하고 파괴하면서 계속 살기는 불가능하기에 먼저 경제·사회 체제와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여러 가지를 언급한다.

‘성 장’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기, 지역 차원의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적 결속력 높이기, 나눔과 협력의 도모 등이다. 이런 것들은 “제로 성장 시대라는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된다. 그는 “경제성장이 종말을 맞는다고 해서 세상까지 종말을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오히려 더 행복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으니 두려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 세상을 꿈꾸자는 제안이다.


월급쟁이는 가슴 한쪽에 사표를 품고 산다. "더러워서 때려치운다 내가!" 오너만 되면 '내 세상'이 열릴 것 같다. 천만에. 이 책을 요약하면 이렇다. "사장도 외롭고 힘들고 아프다." 어느 사장은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힘든 것이 사장"이라고 고백했다. 섣불리 속내를 털어놓을 수도 없고, 조직원을 굶기지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시달리며, 어떤 위기에서든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도 갖춰야 하니, 아무나 사장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신간 '사장의 일'은 이런 책임과 정면 승부할 각오가 돼있는 사장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구 모음집. 잘나가는 사장이 되기 위해선 뭘 갖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122개의 '행동 강령'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사장의 바쁜 일과를 고려해 매일 아침 하나씩 1분 안에 읽도록 한 것.

유능한 사장은 한 가지 행동으로 둘 이상의 효과를 낳는 '원 액션 멀티 리턴'(One action multi return)을 한다. "망원경과 현미경을 동시에 가지라"는 것이다. 성공한 사장은 처음 가는 식당에서도 그 가게의 70%를 파악해내야 한다. 대화하며 즐겁게 식사하면서도, 이 가게 매출은 어느 정도이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이익은 얼마나 나는지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1 점의 위력을 소중히 여겨라. 학교 시험에서는 '100-1=99'이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선 '100-1=0'이다. 이 정도면 됐어 하고 만족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착한 사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대충 얼버무리거나 애매하게 전달하면 안 된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공과 포수가 받는 공은 같다. 하지만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투수가 던진 공과 포수가 받는 공은 색과 형태가 모두 달라져버린다."(85쪽)

"사장님! 이것 좀 해주세요"라는 직원들의 부탁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사장이 있다. 혹시 당신이 없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없어도 회사는 무조건 돌아간다.

' 사장이 없는 날'을 만들자. 직원들의 자립형 조직을 만들려면 사장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 "믿고 시킬 사람이 없다"고 투덜대지 마시길. 상사가 부하 직원을 키우지 못하는 것도 사장 책임이다. 이 밖에 '결정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마라' '연애하는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라' '직원의 의욕을 매니지먼트하라' 등 실질적 조언들이 가득하다. 경영자뿐 아니라 크고 작은 조직의 관리자들에게 '리더의 길'을 보여주는 책이다.


40년 뒤, 우리는 어떤 미래와 직면하게 될까? 과학자·경제인 등 서구의 각 분야 전문가·저명인사 100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연구기관 ‘로마클럽’이 1972년에 낸 첫 보고서 <성장의 한계>는 인류 생존 방식에 대한 기존 관념들을 뒤흔들어 놓았다. 컴퓨터 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그 보고서는 인구 증가와 자원 소모, 환경 파괴가 이대로 계속되면 인류는 21세기에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장의 한계>가 발간된 지 40년 만인 2012년, 그 첫 보고서를 작성한 주역 중 한 사람인 요르겐 랜더스가 앞으로 40년의 세계를 전망하는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첫 보고서 발간 40돌을 기념하는 공식보고인 이 책의 원제는 <2052>, 바로 40년 뒤를 가리킨다. 지난 40년간의 관찰과 연구를 더 축적한 이 책에서, 앞으로 40년 뒤의 전망은 더 구체적이고 정교해졌다. 결론은, 여전히 비관적이지만 파국을 선언할 단계는 아니다,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세계인구는 81억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이다. 40년 뒤 세계경제 규모는 지금의 2.2배 정도가 될 것이며, 그만큼 자원 소모와 이산화탄소 배출은 더 늘고, 섭씨 2도 이하의 평균기온 상승 억제 목표 달성은 실패한다. 자본주의는 수익만 쫓는 기존 방식을 상당부분 버리고 정부의 강력한 개입 아래 비수익·공공 부문을 중시하는 수정자본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우울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을 조언하는 랜더스의 어투는 냉소적이다. 소득보다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라. 넓은 들판 등 사라질 것들에 대한 관심을 접는 게 마음 편할 것이다. 전자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거기에 투자하라. 풍부한 생물다양성, 멋진 세계 관광지를 즐기려면 다 사라지기 전인 지금 서두르는 게 좋다. 기후 변화가 심하지 않을 곳을 찾아가 살아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거리를 찾아라. 자녀들에겐 중국어를 배우도록 권장해라. 선거에서 이기려면 장기보다는 단기혜택 공약에 집중해라….

요약하면, 그래도 희망을 갖되 임박한 재난과 함께 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재난을 줄이고 희망을 키우려면 지금 당장 필요한 행동을 취하라는 이야기다.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어를 배우라는 건, 중국의 세계 지배를 염두에 둔 실리적 사고 쪽보다는 무능하고 이기적인 서방의 리더십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냉소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랜더스는 필요할 경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과감하게 개입하는 중국 리더십 체제가, 지구가 ‘초과 상태’의 위기에 직면한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더 나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2-06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이 총대 메고 ‘완전 도서정가제’에  반대 뜻을 밝혔다. 업계 1, 2위는 눈치만 보고 있다. 왜일까?

알라딘의 불손한(?) 행동에 메이저급 출판사가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출판계를 살리는 오직 하나의 길인 ‘완전도서정가제’를 대놓고 반기를 든 알라딘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기는 손해는 판매하지 못하는 알라딘과 출판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구매하는 독자다.


황희처럼 양쪽 모두 옳다고, 양쪽 모두 잘못이라는 양비론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알라딘은 유통채널에 불과하다. 출판사도 지금까지 그 채널을 통해 수많은 독자가 수많은 책을 구매하였음을 상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독자는 없다. 단지 팔아주는 소비자가 있을 뿐이다.

알라딘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공급하지 않고 책을 사려면 다른 곳을 이용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알라딘에서 계속 구매할 수 있다. 직영으로 공급받지 못하겠지만, 대리점을 통하면 공급받을 수 있다. 물론 약간의 공급률 인상이 있겠지만, 판매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만일 대리점을 통한 공급까지 막는다면 그들의 의지가 결연한지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제발 그 출판사의 책을 알라딘에서 구매할 수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앞날 밥벌이가 걸린 일에 열중하고 있기에 독자는 무시당해도 좋다. 양쪽 모두에게 무시당하는 독자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목이 터지라 외치면서 막판 기념행사를 하듯이 문학 전집을 미친 듯이 할인해 팔고 있다.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된다.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하려면 먼저 그동안 부풀려진 가격에 관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 불가피하게 부풀려졌지만, 완전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그런 일을 절대 없을 것이며 부풀려진 거품가격도 인하하여 판매하겠다는 자백(?) 정도는 나와야 한다. 따라서 만일 시행된다고 해도 적용범위는 시행일 이전의 책은 정가제에서 제외해야 한다. 부풀려진 가격의 혜택이 출판사에 돌아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진정으로 출판사가 완전도서정가제를 원한다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 표명이 박근혜 측의 임명제 포기와 비교되었다. 원하는 것은 얻으려면 아니 (그들의 말을 빌리면)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완전도서정가제’만이 단군이래 매년 최대불황이라는 출판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일까? 잘 모르겠다. 출판계는 '완전도서정가제'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