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박성혁 지음 / 다산3.0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박성혁 / 다산 3.0

마음을 다져야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

 

 

 

 ▒ 책을 읽고 나서.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이런 뻔하디뻔한 말을 뼛속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평생 '공부가 재미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딱 두 번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대입 준비 때, 그리고 두 번째는 지금.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 운명인 줄만 알았다. 첫째 딸이었던 언니에게 과도하게 닦달을 했었던 우리 엄마는 둘째인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어느 정도 놓아주는' 방식을 택했다. 공부하라고 크게 혼내지도 않았고,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뭘 하든 즐거워 보여서 그냥 그대로 놔두었다고 했다. 아무 걱정 없이 참 즐겁게 살았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보통을 유지하다가 싫어하는 과목은 슬슬 내려가기 시작했고, 시험 하루 전에 후다닥 공부하는 날도 흔했다. 고등학교 때는 보충수업과 야자를 째고 친구들과 맛있는 것 먹으러 가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는 점심시간 때까지 내리 졸다가, 시험기간에 후다닥 밀린 공부를 했다. 그나마 벼락치기를 한 탓인지 성적은 바닥을 치진 않고 보통에 머물렀지만, 대학을 가기에는 턱없이 안정권에 모자란 성적이었다. 부모님께 호되게 혼나도 별 감흥이 없었다. 부모님은 아마도 내가 전문대학에 갈 거로 생각했다고 한다.

 

 

 정말 소중한 시간이 의미 없이 나버리고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나는 어찌 된 영문인지 '내 인생이 어떻게 될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 아마도 2살 터울의 언니가 대학입시를 하는 모습을 보고 터닝포인트를 잡았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부터 나는 영어 단어장을 손에 쥐고 다녔다. 이미 뒤떨어진 영어 실력을 보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미친 듯이 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내가 일궈낼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잡았다. 정말 처음으로 부푼 각오로 독서실을 잡아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했고, 내 손으로 문제집을 이것저것 골라 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려 꾸미던 다이어리는 스터디 플래너로 변신했고 시간을 조각조각 나누어 해야 할 일들을 적어나갔다. 하루에 목표한 것들을 실행한 뒤 스스로 점수를 적고, 집중한 시간을 스톱워치로 잰 것을 밑에 적었다. 5시간, 7시간, 9시간, 10시간…… 점점 시간을 늘려나갔다. 그리고나선 점점 뿌듯한 결과들을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7등급을 찍었던 과목은 모의고사에서 2등급을 찍었다. 그리고 인생 처음으로 모의고사에서 만점을 받았다. 맨날 잔다며 구박하던 선생님의 눈은 조금씩 부드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궈낸 나만의 목표는 남들이 보기에 대단할 정도도 아니었고 훌륭한 성적도 아니었지만, 스스로에게 뿌듯할 만큼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었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닌, 내 스스로 '마음'을 결단한 탓이었다. 어떤 책에선가 '내가 스스로 잡은 것은 절대로 놓지 않는다'라는 비슷한 말을 읽었다. 어떤 의미로는 '공부'라 말할 수 있는 '책에 미친 지금'도 내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고 즐겼기에 가능한 시간이 틀림없다.

 

 

 

공부……. 하라고는 하는데 저에게는 그저 뜬그룸 잡는 소리 같고, 멀게만 느껴지더라고요. 도대체 왜 해야 하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렇다고 멋진 곳에서 짜릿한 경험을 하며 노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라도 홀가분한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놀든 빚지도 도망 다니는 사람마냥 왠지 모를 불안감이 떨쳐지지 않았어요. 내 할 일로부터 도망쳐 숨어 다니는 사람만의 주눅이라고 할까요.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니 어깨 활짝 펴지 못하고 움츠러들어 있었던 거죠. (29p)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원래는 잉여짓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로 아무런 목표 없이 살아가던 청소년이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자신의 인생이 '엎질러진 물'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아무 의미 없는 인생을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했는지, 어떤 감흥도 없던 나날들이었다. 그렇지만 갑자기, 벼락을 맞은 것처럼 탁- 하고 '난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한심하고 비참한 자신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처음으로 자신을 믿어보기로 했다고 한다. 결심이 말라버리기 전에, 문제집을 사서 작은 목표들을 세우고 독하게 결심했다. 그리곤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했다. 잉여짓 하는 인간에서, 공부하는 인간으로.

 

 

 어떤 좋은 학원에 다녀도, 유명한 선생님을 만나도,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공부를 시작하게 하는 것은 결국 인생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사실, 이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청소년들의 방황 어린 눈들이 갑자기 확- 뜨일지는 모르겠지만, 공부 (혹은 공부라 생각되는 많은 것들)에 대하여 고민해볼 기회만큼은 제공해준다. - 책 속에는 춤, 그림, 운동, 요리 공부를 위해 반쯤 미쳐본 사람들의 사례가 등장한다. 공부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을 자신의 힘으로 이끌어갈 목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어떤 일에도 이 공식이 적용되는 것임을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 책 속에는 잘라서 책상 등에 붙여놓고 각오를 다질 수 있는 '힐링 포스트잇' 페이지가 있다.

 

 

 

 

Written by. 리니

한국 에세이/ 힐링 에세이/ 공부, 자기계발​

서포터즈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한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꼼짝 않겠다는 독한 각오, 내 심장박동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팽팽하게 당겨놓은 긴장감, 모르는 내용은 알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 나쁜 습관은 모조리 끊어내겠다는 단호함. 1분 1초를 치열하게 채워나가는 절박함을 갖추기만 한다면 지금 내 성적표 따위는 의미 없는 `종이 쪼가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세상에 보여준 적 없는, 그래서 아직 나 혼자만 알고 있는 내 안의 가능성을 잘라버리지 마세요. 내 안에 들어 있는 `진짜 나`에게는 이기지 못할 절망 따윈 없습니다. 내 잠재력을 이대로 묻어버린다면 두고두고 내가 나한테 아주 `나쁜 놈`이 될 겁니다. (27p)

저는 내 인생을 하찮게 여겼고, 나를 그다지 사랑하지도 않았고, 나에게 거는 기대도 별로 없었어요. `내가 돌보아주지 않으면 내 인생은 녹슬고 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저는 어리석고 멍청했습니다. 결코 끝이 나지 않을 바퀴를 굴리는 햄스터처럼, 저는 옴짝달싹 못하고 `하던 짓`만 되풀이하고 있었습니다. (...) 그러나 한 번뿐인 내 인생은 무척 귀해요. 나에게 이 기회는 절대로 두 번 주어지지 않거든요. 껐다가 다시 켤 수도, 되감을 수도, 멈출 수도 없이 오직 딱 한번. 우리는 인생을 딱 한 번 살아볼 수 있습니다. 주눅 들지 말고, 머뭇거리지 말고, 멋지게 한 번 힘껏 내달려볼 필요가 있어요. 나를 놓아버리고 내팽개쳐두면 안 되는 겁니다. 내 인생에게 미안하잖아요. 몇 년 후, 혹은 삶의 끄트머리에 가서 뉘우친들 그렇다고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니까요. (58p)

우선, 라이벌은 나와 고만고만한 친구일 확률이 높습니다. 승부욕이 제대로 발동하기 어려울 정도의 `나보다 훨씬 뛰어난 친구`를 라이벌로 삼는 경우는 거의 없죠. 대부분 나보다 `쬐끔` 잘하는 친구를 라이벌로 정해요. 그러나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이 라이벌 친구는 점점 나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 라이벌이 나보다 잘하고 있을 땐 자극이 되기보다는 기분이 잡치고, 라이벌이 별로 열심히 안 하는 것처럼 보일 땐 안심이 돼서 공부가 안 되는 겁니다. 결국 라이벌은 내 공부할 마음을 빨아먹는 `뱀파이어`가 되어버리고 말아요. 처음 라이벌을 정한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버리죠. 나에게 경쟁자는 눈앞의 그 친구뿐만이 아니잖아요. 내 눈앞에 안 보이는 경쟁자가 몇 만 배는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정한 라이벌만을 기준으로 삼고 나면 어쩐지 그 친구보다 조금만 더 잘해도 될 것 같은 `비교의 함정`에 빠져버리는 겁니다. (1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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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아우름 4
주철환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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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주철환 / 샘터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법

 

 

 

 ▒ 책을 읽고 나서.

 

 책을 보는 순간, 제일 먼저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와요.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법"……. 그야말로 우문현답인 것 같아요. 수동적인 행동을 버리고,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 뒤통수를 딱 때리는 문장이에요. 언젠가 한 친구를 보고 느꼈던 기분이 문득 생각이 나요. 그 친구는 누구에게나 허물없이 대하곤 했어요. 누군가의 허물을 알게 되어도, 똑같이 대했죠. 그 친구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 만나는 친구에게도 선뜻 다가간다는 것이었어요. 그에 반해, 저는 친해져서 나를 다 풀어놓기까지의 시간이 참 오래 걸려요. 낯을 많이 가려서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운 성격이죠. 친해지면 개그도 치고 많이 나를 풀어놓지만, 언제나 '시작'이 참 무거웠어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은 때론 위험을 감수할 수 있지만, 그만큼 행복을 선물 받을 기회도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진정한 친구를 만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거예요. '시간이 답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시간은 친구들을 갈라놓기도, 진정한 친구를 가려내기도 하죠. 그러나 세상을 사는데 풍성한 인연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게 있다면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놓고서 말이죠.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에선 친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소개하고 있어요. 인상 깊게 남아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1. 시비지심보다 측은지심

2. '기브 앤 테이크'는 잊어라.

3. 상대가 원하는 '거리' 배려하기

4. 아무래도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총 열 개의 조언을 담아두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만 담아놨어요. '친구 사귀기를 좋아한 덕분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저자는, 인간관계에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어느 정도의 선도 두고 있어요. 4번에서 아무래도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저자는 '서로 부딪칠 일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제시하죠. 거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싫은 사람이지만 '나쁜'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 사람은 단지 나와 맞지 않을 뿐이지요. 반면에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공감과 '줄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장황히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마음인지 알아채는 것, 슬플 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것, 진짜 힘들 때 옆에 있어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공감이죠. 그리고, 사랑을 하면 누군가가 '퍼주는 역할'을 담당하듯이 친구 사이도 은근 비슷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만큼 정을 주고, 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 보답을 바라지 않고 줄 수 있는 마음이죠. 그리고 가끔은 친구가 원하는 '거리'를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하고요. 그 선을 지키는 것도 가끔은 중요한 것 같아요.

 

 언제부턴가 저는 사람 만나는 데에 너무나 많은 제약을 두게 됐어요. 과연 일종의 방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첫인상과 다른 모습들을 목격하기도 했고, 어렸을 때의 친한 친구와 각자의 시간을 보내면서 멀어지기도 했어요. 친구 사이에 대해 말하는 이 책을 읽어보니, 새삼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폐쇄적이기도 하고 편견도 있고 아집도 있었음을……. 지금으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을 열어두는 것 같아요. 진정한 친구, 좋은 친구를 만나려고 강박적으로 매달리기보다도, 먼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할 것 같아요. 

 

   

 

 

 

Written by. 리니

한국 에세이/ 자기계발/ 아우름 시리즈

소장중인 도서를 읽고 쓴 서평입니다

 

 

"아임 온 유어 사이드, 오~ 웬 타임즈 갯 러프" (I`m on your side, oh when times get rough)

내가 너의 편에 설게. 언제? 시절이 거칠어질 때, 고난이 왔을 때.

시절이 좋을 때, 시절이 스위트할 때 곁에 있는 건 친구가 아니에요. 그건 그냥 멤버십membership이죠. 프렌드십freindship은 그것과는 달라요.

언젠가 `인생 항해에 필요한 일곱 척의 배`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리더십, 프렌드십, 파트너십, 오너십, 멤버십, 스킨십, 스포츠맨십이 바로 그 일곱 척의 배라고 말이지요. 말장난 같지만, 우리가 타야할 그 배들 중 저는 프렌드십이란 배를 가장 좋아합니다.

프렌드십이란 말없이 그 사람의 편이 되어 주는 것이죠. 이 때 편이란 이편저편 편 가르기 할 때의 편이 아니라, 그의 옆자리가 비어 있을 때, 고난이 왔을 때 함께 하는 것을 말합니다.(22p)

진심이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심이 칼과 비슷합니다. 칼집에서 나오는 순간 자를 수도 있고 찌를 수도 있습니다. 깎을 수도 있지만 벨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심을 사용할 때는 지혜와 용기와 절제가 필요합니다. 칼끝이 어디로 향하는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혀 아래 도끼 들었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진심이라도 내 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솔직함과 정직함은 차이가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정직함이지요. 하지만 솔직함은 내 마음속의 판단이기 때문에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솔직함을 드러낼 때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67p)

친구를 반드시 많이 가지려 할 필요도 없고, 친구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집착할 필요도 없습니다. 친구는 고정불변이 아닙니다. 세월 따라 상황 따라 친구도 자연스럽게 모였다 흩어집니다.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친구라 자처하던 많은 사람이 떠나갑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들 때 내 손을 잡아 주는 사람, 세월이 누가 친구인지를 가려 주는 것이지요.

왔다가 떠나고 그중에 남고, 나중에 어쩌다 다시 만나고, 그럼 또 반갑고, 그게 자연스러운 인생의 모습입니다.

가장 슬픈 인생은 내가 준 것에 집착하며 서운해하는 인생입니다. 내가 이만큼 해줬는데, 내가 저한테 어떻게 했는데, 하면서 원망하는 인생은 어리석습니다. 잘 생각해보십시오. 상대방은 그렇게 부탁한 적이 없습니다.

그와 같이 `기브 앤 테이크 give and take` 의 공식에 매달리는 한 진실한 친구를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랑의 기술은 한마디로 주는 기술이지요. 주는 게 기쁠 때 우리는 진짜 친구입니다. (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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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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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서주희 / 샘터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 책을 읽고 나서.
 
 일본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작은 목표나 계획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딱 하나 자신과의 약속을 정해서 꼭 실천하기로 했죠. 그것은  "매일 첫차를 타고 출근한다."라는 다짐이었습니다. 매일 새벽 5시, 첫차를 타고 조용한 그곳에서 책을 읽고 번역을 했다고 합니다.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에 나오는, 제목과도 관련된 아주 인상 깊은 에피소드였습니다. 하루의 자투리 시간, 누군가는 부족한 잠을 때우기 위해서 침대에서 꿈틀거릴 때, 그는 남들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했고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조그만 습관이었지만, 그것의 더께가 어언 30년이 되었을 때, 그 사람은 얼마나 달라져 있었을까요?
 저도 의지가 참 약한 사람에 속합니다. 잠도 어찌나 많고 잠귀도 어찌나 어두운지, 매일매일 일어나기가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꾸준히 유지해오던 생활패턴이 있어도 쉬는 날엔 10시간 이상을 내리 잘 수 있는 강력한 수면제지요. 학교 다닐 땐 '지각대장' 소리를 많이도 들었고, 일어나야 할 때 "5분만 더"라는 말을 달고 살죠. '부지런함'이 저의 가장 큰 숙제와도 같은데, 참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긴 이런 에세이를 읽게 되면, 처음에는 "아, 식상하다-"며 핀잔을 주다가, 갈수록 "좋은 말도 많은데?"하고 말을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배움보다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되죠. '세계의 엄청난 부자들이 오히려 적은 돈을 소중히 한다는 것', '마오쩌둥이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참새를 박멸하는 '타마작' 운동을 벌인 어리석은 사건',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의 이름표를 양보한 한 셰르파'의 이야기……. 세상엔 정말 본받을 사람도 많고, 받아들일 교훈들도 많습니다. 오로지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나에게 적용하느냐는 것이겠죠. 저는 이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한 번에 머금으려 하지 않고, 먼저 하나만 골라서 되새기며 실천하려 합니다.
 

​Written by. 리니

한국 에세이/ 힐링 에세이/ 좋은글.

서포터즈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하지만, 글로 쓴 것은 그보다 더 지우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사이버 공간에 남아 있는 것이라면 그 처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록된다는 것만으로도 무서운데,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뒤에도 증식되어 도처로 퍼져나갈지 모른다니, 죽어서도 찜찜한 일입니다.

삶을 정리해야 한다면, 이제 그 범주 안에 사이버 공간 역시 포함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말을 뱉든, 글을 쓰든 신중해야 합니다. 그 원칙은 동일합니다. 언제나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자는 것입니다. (66p)

현상을 잘못 파악하면 그릇된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눈앞의 현상뿐 아니라 그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갖가지 문제들 그리고 그것들을 포함하고 있는 `전체`를 알아야 합니다. 생물체는 물론이거니와 이 세상의 모든 현상 또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까닭입니다.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은 어떤 문제든 전체의 한 부분으로서 파악하며, 그만큼 현명한 판단을 내릴 확률도 높습니다.

조그맣게 보이는 빛만 쳐다보지 말고 터널 밖으로 나가세요. 밝은 하늘 아래에서는 무엇이든 보다 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2p)

​내가 아닌 사람들은 전부 나와 다른 성격, 다른 생활 습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 `다름`에 분노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자신과 다른 종교, 출신 지역, 소득 계층, 피부색 등은 곧 틀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만의 세계가 옳다고 생각하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편협하다고 합니다. `내가 아닌 사람`의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다수가 함께하는 사회생활의 기본 덕목임에도 그것을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116p)


​성공에 이르는 데 있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말은 한계점이 아니라 임계점입니다. 임계점이란 물리학 용어로, 간단히 설명하자면 물질의 고유한 성질이 바뀌는 온도나 압력, 혹은 변하는 그 지점을 의미합니다. 물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액체상태인 물은 100도가 되면 기체 상태인 수증기로 변합니다. 따라서 100도가 바로 임계점인 셈입니다. 물이 100도에서 끓는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과학 상식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참 놀라운 사실입니다. 99도, 99.5도 그리고 99.99......도일 때까지만 해도 이전처럼 액체로만 존재했던 물질이 100도가 되는 순간부터 기체로 변한다는 게 참 신기하지요.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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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 평범한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50편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엮음, 박종근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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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애덤 고프닉, 조지 도스 그린, 캐서린 번스 편저 / 북폴리오

비밀스러운 이야기로 공감하는 '스토리텔링 콘서트'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우리 집 거실에 TV가 켜진다. 아빠가 좋아해서 챙겨보는 「강연 100℃」의 방영 날이다. 삶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사람들이 한주에 몇 명씩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관중들은 감동이 이는 부분에서 손뼉을 쳐 응원한다. 나는 이 프로그램에 그리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아니, 조금 삐딱하게 바라본 면이 없지 않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예상하던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박수, 너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때로는 매끄럽지 않고 어리숙해 보이는 강연들. 아마도 내게 '강연'이라는 말의 무게가 몹시 커 보였던 것이 분명하다. 무언가 대단한 목적을 이룬 사람만이 다수에게 인생의 노하우를 전해주기 위해서 웅장하고 큰 무대에 서는 것이 오직 '강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단한 목적'의 정도가 과연 무엇일까? 어느 하나 분명하지 않은 잣대에 나는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언뜻 본 「강연 100℃」에는 유명한 사람도, 유명하지 않은 사람도 등장한다. 나는 제목의 뒷부분, '100℃'에 집중했어야 했다. 프로그램의 목적도 바로 그것일 테니까.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의 감정 공유, 그리고 공감. 「강연 100℃」는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 나눔터였다.

 

  『모스』또한, 비슷한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다. 원래는 한가한 시골 마을에서 펼쳐졌던 스토리텔링 이벤트였지만, 지역을 넘어 뉴욕의 큰 도시로 장소를 옮겨서 실행되었고 팟캐스트를 통해서 세계인과 만나게 되었다. "THE MOTH", 빛나는 전구 주변으로 모여드는 나방들을 연상해서 이 이벤트는 '모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강렬하고, 특별한 자신의 이야기를 관중들에게 털어놓고, 관중들은 이야기의 끝에 웃음과 함께 강연자에게 박수갈채를 보낸다. 강연자가 이야기하는 내내 조용히 듣고, 어떤 표현이나 감탄을 보내지도 않는다. (이 부분은 「강연 100℃」와 조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솔직한 이야기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감'이라는 능력을 서로 발견한다. 그리고 이 책은 실제로 있었던 강연의 내용을 글로 펴낸 것이다.

 

 수록된 50편의 이야기는 모두가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고 깊게 와 닿는다. 허무맹랑할 정도로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도 많지만, 현실이란 허구보다 더욱 잔인하고 때로는 더욱더 거대한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 유명인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예상치 못하게 겪은 이야기들이 더욱 많아 '공감'이라는 취지에 더욱 부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짧디짧은 이야기 속에 담은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 모여 더욱더 특별한 공간을 만든다. 강연자는 나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말들을 솔직하고 진중하게 풀어내고, 청중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자신의 삶과 연결하며 관계를 맺는 스토리텔링 콘서트, '모스 (MOTH)'. 이런 자리가 곳곳에 존재한다면, 세상의 아픔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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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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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때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나의 도시와 가족을 파괴하고 있는 전쟁을 더는 못 견디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곧장 안쪽으로 걸어가 피아노를 부수고 있는 군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제발 그만하라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러지 마세요, 매우 비싼 악기들이에요. 이건 앞으로 여러분의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 쓰일 악기라고요. 들어보시겠어요? 이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를요. 원하시면 지금 연주해드릴 수도 있어요."

군인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저는 피아노 앞에 앉아 「월광 소나타」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몇 사람은 바닥에 앉았습니다. 나머지는 가까이 다가와 건반 위에서 움직이는 제 손을 구경했습니다. 연주가 끝나자 군인 한 명이 타지키스탄 민요를 연주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처음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들은 전부 러시아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 군인은 타지키스탄 말로 부탁했습니다. 제가 연주를 시작하자 군인들은 연주에 맞춰 다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마치 합창단 같았습니다. (96p)

넌 입양아란다, 넌 입양아란다, 넌 입양아란다!

그 순간 끼-익 하고 세상이 완전히 멈췄습니다. 침대에 누워 인생의 모든 것을 따졌던 3년 전이 떠올랐습니다. 공허함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그 잃어버린 고리가 저를 미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제가 모르는 유일한 한 가지였습니다. 공허함은 이제 채워졌습니다. (...)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좋아, 다시 죽도록 우울해지기 전까지 진짜 미친 짓이나 하나 해보자. `난 버림 받았어, 난 쓸모가 없어, 난 아무것도 아니야, 사랑하는 엄마도, 아빠도 없어.`라고 생각하는 어린 고아들과 입양아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어야 해." (168p)

모든 것은 이렇게 작디작은 희망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희망은 쌓입니다.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그러다가 희망은 마침내 벗어나기 힘든 어떤 것으로 변합니다. 바로 부정입니다. 우리 가족의 반응은 극단적이었지만 최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자랑스러워할 수 있었고, 어떻게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훌륭한 존재가 되는 것이 해결책이라 생각했습니다. (...) 삶은 그래도 흘러간다고 애기하지만 저의 삶은 그대로 서서히 멈췄습니다. 제 미래, 제 욕망, 제 슬픔은 무시했습니다. 생각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날마다 귓가에 나타나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포기하지마, 도망치지 마, 거의 다 왔어. 변하지도 성장하지도 마. 다른 마음은 절대로 먹지 마. 그러면 그들을 영영 되찾을 수 없을 거야!` (3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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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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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 이근후 / 샘터

 겨울이라는 계절은 조금 더 자유로워야 합니다

  

 

 

 저자는 인생을 사계절로 나눕니다. 인생을 시간으로 환산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어떤 책이 떠오르는데요. 사계절은 더욱더 인생의 참맛을 담아낸 것 같아 마음에 쏙 듭니다. 파릇파릇한 새싹 같은 청년기, 삶을 뜨겁게 살아가는 적응의 시기, 차분하게 익어가는 장년에서 노년의 시기, 사계절이 끝나가는 평온한 노년기……. 꽤 그럴듯하지 않나요? 그중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겨울입니다. 70대의 작가가 보내고 있는 지금의 인생은 '겨울'입니다. 정신과 전문의로 50년간 환자를 돌보다가 퇴임 후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나서 이제는 약간의 휴식을 할 시간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추위에 꽁꽁 움츠리고 따뜻한 곳에서만 머무르려는 겨울의 특성과는 다르게, 작가는 이 시기에 '더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거울 속의 노인을 보고 흠칫 놀랐다. '이게 나라고?' 내 딴엔 거울 속 저 노인보다 젊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털웃음을 짓자 거울 속 노인도 따라 웃는다. 거울 속의 당신은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갔다. 그런데 나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젊어 보인다. 그래, 지금의 나를 외면하지 않으면,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
 인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저자는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는 모든 게 변해간다고 체념하는 모습을 버리고, 그저 기쁘게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매해 네팔로 의료 봉사를 가는 것을 멈추지 않고, 사이버 대학을 최고령으로 졸업했습니다. 한 해를 보낼 때마다 왠지 싱숭생숭하고, 눈 깜짝할 새에 지나버린 몇 년을 아쉬워하던 그동안의 마음가짐을 조금 반성하게 됩니다. ​

 

 

 

- 책 속에는 캘리그라피 문구가 챕터마다 등장합니다 :)

 

 

 

  살아온 인생이 길고 풍성한 만큼, 얘깃거리가 참 많습니다. 그 다양한 이야기를 사계절로 나눈 인생을 토대로 하여, 편지 형식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어른 사이에 불안하게 걸쳐있고 꿈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역할을 감내하면서 오늘을 사는 (이제는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내려놓음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봐야 하는 장년층을 위한 편지, 행복하게 떠날 준비를 하는 노년층에게 보내는 편지. 특히나 마지막 챕터에서는 '죽음'이라는 것을 연상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어떻게든 찾아오게 될 삶의 끝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자투리 삶이라고 하기엔 노년이 너무 길지 않느냐"며 되묻는 저자의 마음가짐을 인생의 끝까지 담아두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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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가는 이상 자유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자유를 얻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스스로 자유롭다고 느끼는 경험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자유 역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와 속박은 언제나 함께 존재하며 역학관계를 이루기에 예단만으로는 자유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자유는 경험해봐야 그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가치를 모르고는 용기를 낼 수 없습니다. 용기가 없는 새는 새장 밖 세상을 알 수 없습니다.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용기를 내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 합니다. 새장 밖으로 나가 날아본 새가 새장 속의 모이를 그리워할까요? 그것 역시 새장 밖에서 겪을 경험에 달렸습니다. 하지만 새장에만 있는 새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입니다. (102p)

사실 따져보면 우리가 산 물건 중 꼭 필요했던 것은 일부입니다. 대부분은 설득에 의해 소장하게 된 것입니다. 가격이 싸서, 덤으로 준다기에, 지금 아니면 못 산다고 해서,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멋져 보여셔, 탐이 나서 등등 이 모든 것이 사실 나를 향한 설득이지 않겠습니까?

꼭 필요한 물건만 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꼭 필요한 것을 구별하기도 힘듭니다. 좋아 보이고 탐이 나서 살 수도 있습니다. 자기만족을 위해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다른 이가 가졌다고 나도 꼭 가질 필요 또한 없습니다. 소유의 기준은 필요와 효용입니다. 비교는 결코 소유의 진짜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단지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을 소유할 수 있을 뿐입니다. 비교우위에서 밀린다면 어차피 교체될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123p)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혜라는 자산은 인생의 이모작을 꾸며보고 준비하는 또 다른 흥분을 주는 소재가 됩니다. 나이 듦을 받아들였다 해서 절대 끝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이 듦을 받아들이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뿐입니다. 오히려 나이에 집착하는 만큼 젊지 않아 못할 일이 늘어날 뿐입니다.

젊어지고 싶다는 마음은 사실 건강해지고 싶다는 마음과는 다릅니다. 늙고 싶지 않다는 뜻일 뿐이죠. 마찬가지로 젊게 사는 것과 젊은 것 또한 다릅니다. 그러니 나이 듦을 받아들인다면 순리대로 나이에 맞는 일들이 눈에 더 잘 보일 테고, 마음이 편한만큼 활력도 생길 것입니다. (194p)

내려놓는 것은 포기와 다릅니다. 내가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그리고 내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짐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일단 내려놓으면 잊게 됩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번뇌가 없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려 하면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짐이 됩니다. 마음의 문제는 포기가 안 됩니다. 내려놓아야 해결됩니다. (2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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