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모자란 것을 꿈꾼다. 내 흉한 몰골을 견뎌 내기 위해서 나는 철근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이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섹스에 엄청난 환상을 불어넣었고 그 결과 섹스는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성배처럼. 내 생각이 옳다. 몇몇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는 사랑을 나누는 일이 절대적이고도 숭고한 행위이자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우스꽝스런 몸뚱이를 가진 사람이 섹스를 한다면 그건 구더기들의 교미 혹은 물컹거리는 살들의 마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나 같은 존재가 여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순수하고도 단순한 금욕이리라.-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