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있고, 얄려주고 싶은 게 있고, 사람들이 해주기를 바라는 게 있고 나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데 그 일을 하기에는 내가 가진 게 너무 적네요."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교양인, 2010), 109-110쪽
 
   

 

 

 

* 지금은 내곁에 없는 미찌가 농담 아니고 진짜로 짧게 한숨을 푸 내쉬는 걸 본 적이 있다. 바닥에 놓인 장난감을 한쪽 앞발로 들어올리려는데 계속 떨어지니까 내쉰 한숨이었다. 그리고는 비난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뒤돌아 휙 가버렸다. '하고 싶지만, 안 되잖아. 이게 뭐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나는 고양이의 타고난 신체구조가 그리 불편하지만 않았다면 미찌는 그 장난감을 우아하게 집어들었을 것이며 그리고 나서는 내게 "어디서 이딴 걸 사 온 거야?"라고 말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11-09-15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말로는 정말 미성이거든요, 말로가 첫 고양님이신지라, 다른 고양이의 터프한 목소리(?)를 들을때면 잠깐 놀라곤 한답니다. ㅎㅎ

미성에 대단히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를 내는지라, 표정도요! 진짜 무슨 말 하고 싶은지 120% 알아듣겠다니깐요.

Sati 2011-09-15 11:18   좋아요 0 | URL
말로가 암컷인가요? 암컷은 거의 다 미성인 것 같아요. 미이~ 먀아~ 이렇지 않나요?^^

우리 냥군은 꾸예꾸예꾸아아악 이런 소리를 내요. 주로 화장실 다녀와서 치우라고 할 때요... 나이가 나이인지라(2000년생) 요즘엔 주무실 때 코를 또 무쟈게 고네요. 커거거걱 쿠그그그그...

노이에자이트 2011-09-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고양이 직접 기르고 있는 겁니까? 정말 오동통하니 귀엽군요.덩치가 좀 큰 것 같은데...

Sati 2011-09-16 05:29   좋아요 0 | URL
동영상은 인터넷에 '배고픈 고양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있는 거예요.^^ 저희 냥군도 저만하긴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1-09-16 16:55   좋아요 0 | URL
아웅~ 정말 귀여워요.

페크pek0501 2011-09-1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찌는 그 장난감을 우아하게 집어들었을 것이며 그리고 나서는 내게 "어디서 이딴 걸 사 온 거야?"라고 말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 정말 그랬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읽는 재미를 주는 글이네요.





Sati 2011-09-16 05:33   좋아요 0 | URL
고양이 쳐다보고 있으면 재미있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예전에 있던 한겨레 정치성향 테스트 페이지가 사라져서,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이란 것으로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한겨례 때와 똑같이 나왔다. 재주가 없어서 테스트 결과 그림을 긁어오지 못했다. 결과는  

시장자유 -4 개인자유 0   

 

내 성향은 대략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놀랐던 것은 나와 제일 가까운 곳에 오세훈과 홍준표가 있어서였다. 게다가 이 사람들이 나보다 조금 더 개인자유를 옹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KBS에서 만든 정당정책 비교프로그램으로 테스트를 해보면 나는 민주노동당과 압도적으로 성향이 맞다고 나온다. 한겨레 테스트와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에서 민주노동당 계열 정치인들은 아나키즘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는데, 두 테스트간에 결과의 편차가 너무 큰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신지 2011-09-16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네요.^^ 하지만 정확도에는 의문이. 다른 것과 달리 정치성향을 진단한다는 자체가 저는 의문이에요. '잘 모르면서'도 사람들은 다들 정치성향이 있으니까요. ^^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잘 모르고 있는 문항이 많더군요.)

이런 식의 테스트라면 오세훈 홍준표와 sati님이 비슷하다고 해도 이해가 됩니다.^^ 정책판단은 복잡한 것인데, 질문과 선택할 수 있는 답변이 너무 간단해서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아마도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를 것 같은데 말이죠.

(기억이 확실친 않지만 sati님 혹시 김대호 소장 좋아하시지 않나요?) 어쨌든 정치적 의식이 높으셔서 걱정되네요. 혹시 제가 실수하더라도 좀 봐주실거죠 ^^;;


Sati 2011-09-16 11:17   좋아요 0 | URL
김대호 소장 글 좋아하는데, 요즘엔 모든 종류의 긴 글은 잘 안 읽혀지더라구요. 정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구요. 신지님 글은 참 논리적으로 투명해서 가끔 감탄하면서 읽고 있답니다.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4개월이 지나자 레이철은 발성 기관을 의도적으로 조종하는 듯이 소리를 내는데, 때로는 소리를 지르고 때로는 속삭인다. 레이철은 소리를 내면서 즐거워한다. 이 시기에 아기들을 처음으로 입술을 부르르 떠는 소리(투레질)를 내고 큰 소리로 웃는다. 

75쪽

 
   

  
* 어르들 말로는 아기가 투레질을 하면 영락없이 비가 온다고... ^^

 

 

   
 

옹알이는 그저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자신이 내는 옹알이 소리를 듣지 못하면 아기는 나중에 다양한 소리를 내지 못한다. 아기는 자음-모음-자음이나 자음-모음 음절을 제대로 소리 내지 못한다. 또한 말의 억양과 소리 크기를 갖고 '노는' 연습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할 때는 소리 크기와 억양을 다양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소리의 크기는 다급함, 화, 관심 같은 여러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81쪽

 
   

 

 

 

   
 

아기와 아무 의미도 없는 말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멍청해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조금도 바보 같은 짓이 아니다. 아기에게 아기 말로 말을 거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 아니다. 아기와 잡담을 나누는 부모는, 언어의 흐름을 만드는 데 이용되는 소리와 침묵을 강조함으로써 아기가 말을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104-10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닥터 지바고 - 하 Mr. Know 세계문학 7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구판절판


"그것을 자랑하고 계시는 것 같군요."
"아버님의 용의주도함을 말입니까? 그렇고말고요!"
"그러면 당신의 사회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니, 그게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해서 코흘리개 바보 천치가 되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마르크스주의는 실증 과학, 현실에 관한 이론, 역사적 상황의 철학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철학이라고요? 아직은 친분이 그렇게 두텁지 않은 분과 이런 문제를 가지고 논쟁한다는 것은 경솔한 짓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친 걸음입니다. 마르크스주의는 과학이기에는 근거가 너무나 불충분합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한결 더 균형이 잡혀 있게 마련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객관적이라구요? 나는 마르크스주의만큼 자기 폐쇄적이고 그만큼 사실에서 유리되어 있는 사상은 없다고 봅니다. 누구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를 리가 없다는 신화를 만들려고 진실에서 눈을 돌리는 일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나는 정치에는 조금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진리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31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9-14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0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