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문할 책을 기웃거리다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원강의인 하버드 대학 강의 동영상을 보다가 자막이 없는 답답함에 검색을 하다보니 DVD로 이미 나와있는 것을 알게 됐다. 12만원이라는 가격의 압박 때문에, 더 검색을 하다보니 오호, 통재라, 작년 1월에 EBS에서 이미 방송이 되었던 역사가 있었구나...

 

검색을 하다가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A의 무슨 토론 프로그램에 샌델 교수가 출연했다하여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1월 18일 방송한 것으로 보이며 제목은 <마이클 샌델 교수 초청 특별토론 공생발전과 정의: 보편적 복지 vs 선별적 복지 기준과 원칙은 무엇인가>이다. 우선 샌델 교수가 패널 중의 한 명이 아니라 사회자 역할을 맡은 점 하나는 신선했다. 그런데 사회적 현안을 외국의 석학까지 동원해 토론하는 마당에 초청된 좌우 4인의 전문가 패널이 식상한 말만 내뱉고 경직된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어서 흥미를 반감되게 만들었는데.

 

헌데, 고개를 더 갸우뚱하게 만든 것은 방청객들의 모습이었다. 마이클 샌델이라는 네임밸류에 비해 스튜디오 안의 방청객도 소수정예라고 할 정도로 소수였고 유리로 된 오픈스튜디오 바깥의 시민 수도 너무너무 적었다. 그러고보니 오늘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기 전에는 샌델 교수의 방한 소식도 몰랐다. 적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 바깥 시민 앞줄은 모두 10대후반 20대초반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었고. 스튜디오 안에는 구색을 맞추려고 그랬는지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도 앉아게셨다. 제일 고개가 갸우뚱해진 순간은 100억을 노인복지에 쓰겠냐 아니면 반값등록금에 쓰겠냐는 샌델 교수의 질문에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의견을 낸 알없는 검은 뿔테안경의 남학생과 돈없는 학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주는 편을 택하겠다는 다른 남학생을 계속 세워놓고 샌델 교수가 두 학생의 말을 들어볼 때 무상급식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이 어떨지 알겠다고 하는 대목 부분이었다. 처음 든 생각은 샌델 교수의 하버드 대학 강의에 비해서 뭔가 정교함이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어쩌면 토론의 주제와 질문의 폭을 주최측에서 틀을 잡아놓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고. 두번째로 든 생각은 마치 유치한 연출가의 손길이라도 거친 듯한 두 학생의 비교되는 외모였다. 첫번째 학생은 알없는 과장된 검은 플라스틱 테 안경에 칙칙한 색상의 자켓과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셔츠 깃에 동그란 기름때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어떻게 방송에 나오면서 칠칠치못하게... 말도 어눌하고.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화면에 잡힌 두번째 학생은 뽀얀 얼굴에 호감형 얼굴, 그나마 논리적 언변. 그리고 방청석에 앉아서 자기 의견이 아니라 토론의 결론을 내려버리려는 김 모 교수라는 분. 김 모 교수라고 자막이 뜨는데 학교 이름은 안 나온다.

 

방송을 끝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완성된 후기는 아니지만, 지금 궁금한 것은 하버드 대학 교수의 연봉 수준과 채널A과 샌델 교수에게 지급한 강연료가 얼마일까 하는 정도다.

 

여러 모로 코미디스러운 토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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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달새의 짹짹거림에 놀란 모모당. 냉면 음식점 바지사장 어디 소속인지 모르지만 하루만에 창피 당하며 기획이 드러나고. 다시 무차별 고소장 남발하는 코미디. 유사이래 이리 염치 없는 사람들이 또 있었을까. 

 

 

http://twitter.com/#!/ddanzis/status/145033386245881856/phot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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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 작가 이외수 트위터에 올라온 글 '조선일보의 트위터 대작전'을 읽고나니 노무현 대통령은 자살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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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 

 


Масть лошад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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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과학이 도적적 이해보다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사람들은 저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을 어떻게든 제대로 파악해보려고 한다. 자유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가 우선 접하는 언어는 자율성이나 공정, 개인의 권리 등이다. 그러나 이런 도덕 언어만으로는 복제와 디자인된 아이들, 유전공학이 유발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거론하고 해결하기에 불충분하다. 게놈 혁명이 도덕적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강화의 윤리에 대해 제대로 고심해보려면 현대 세계의 사야에서 사라진 문제들에 직면해야 한다. 이는 본성의 도덕적 지위나 주어진 세계에서 인간의 적절한 지위에 대한 문제들이다. 이 문제들은 신학에 가깝기 때문에 현대의 철학자들과 정치사상가들은 이 문제들이 나오면 몸을 사린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새로운 힘 앞에서 이런 문제들을 직면하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마이클 샌델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2010, 36-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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