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장재영 지음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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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남편'의 입장에서 한 남자의 위기를 그린 것이다.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정신적 상처를 만들고, 그 정신적 상처가 다시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과정을

나름대로 성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주식과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비애가 잘 나타나 있다.

아내와도 함께 할 수 없는 여러가지 고통들을 겪으며,

우리시대의 남편들은 도피, 방황, 일탈을 통과의례처럼 거친다.

그 과정에서 그나마 아내마저 그러한 도피,방황,일탈로 접어들면 그야말로 가정파탄, 성격파탄이 생기고

이 소설에서처럼 묵묵히 남편의 통과의례를 희생적으로 기다려주는 아내가 있어

남자들은 거듭 진정한 남편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남편........ 진정한 아내 없이 영혼의 성장으로 한 발자국도 못나가는 이 시대의 존재....

소설을 덮으며 서늘한 연민이 더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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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아득한 우주에 큰 사람이 산다 - 선비들이 어릴 때 지은 한시, 고전의 향기 1
허경진 지음 / 웅진북스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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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에야 영재다 천재다 하면서

어린나이에 무엇을 줄줄 외워대는 능력이나 온갖 자격증을 딴 이야기를 하지만,

조선시대 영재 중 진짜 영재들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꿰뚫는 시를 지었나 보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지은 시들 중 적지 않은 것들이

그 어린이의 삶을 결정지었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내가 열 살 전후로 지었던 시가 있었던가? 어떤 시를 지었었지?' 이런 질문을 해대며

뛰어난 어린 작가들의 한시를 읽다보니 더이상 넘길 책장이 없어지고 말았다.

'시만큼 아름답고 예리한 게 이세상에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새삼 들었고,

거기에

'영재의 참된 가치를 시만큼 적절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게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새로 덧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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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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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소설이라.......

언뜻 하이틴로맨스, 무협지 외에.....우리에게 중학교시절 읽는 책이 따로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교과서와 참고서 사이에서 줄타기 하듯이 몰래몰래 읽어내려가던 상투적인 스토리,문구의 값싼 책들.....그런 걸 읽으면서 '죽음' '삶' '고독' '진리'....등의 문제는 소위 한 문자 하는 사람들만의 몫인 양 우리는 길들여져서 살다가 문득 대학에 들어가서 한꺼번 그 묵직한 주제들을 맞아들이게 된다. 사실, 중학교시절부터.....그전부터 삶을, 죽음을 우리는 고민하면서 살아왔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존재는 그런 경험을 가진 어른들이 읽기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사소한 일화들로 얽힌 사춘기시절들 속에도 그 묵직한 삶의 코드가 절절하게 펼쳐지고 있음을 스스로에게도 되돌려주고, 바로 옆에 있는 자녀들에게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철학....... 작가 이경혜씨는 아이들의 철학이 가지는 예리함과 풍부함을 밝히려 애쓴 것 같다. 그리고, 처음 시도치고는 성공적이라고 보여진다. 내가 조만간 국어교사로 교단에 서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해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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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우체국
안도현 / 문학동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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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다작하기 좋은 장르이다.

하지만, 좋은 시를 다작하기란 정말 어려울 것이다.

시가 떠올라 줄줄 시를 써내려가고 시집을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현 시인은 축복받은 것일까?

어쩌면, 줄줄 써내려간 시를 시집으로 묶어버리면서 치열함도 묶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분명의 시인의 필적이 느껴지고, 시인의 필력도 느껴지나

시집이 되기에는 뭔가 아쉬운 듯한 글들이 주로 눈에 띄었다.

내가 어설픈 비평의 눈으로 그의 작품세계를 폄하하고 있는가라는 반문도 해보았으나,

여지없이 이 시집에는 뭔가가 빠져있다.

시인은 어느덧 시를 위한 시를 쓰고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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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
한승원 지음 / 김영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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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에서 책소개 프로그램이라는 전파를 타고 요란해진

소설 '초의'의 홍보 덕에, 한 권 우연히 사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작가 한승원의 필력으로, 구상력으로는 초의선사를 감당해내지 못했다.

도대체 초의와 추사와 다산은 모두 소설 속에서 유령처럼 모호한 존재가 되어 논쟁을 일삼는다.

그 논쟁의 핵을 작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인물은 소설 속에서 형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흐지부지 갈 곳 잃어 헤매이는 꼴이 되어버린다.

독자로서,

초의를 문학으로 접하고자 했으나 만족하지 못하는 이 아쉬움이란......

너무나도 기획상품 수준으로 작가가 '초의'에 접근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에서 느껴지던 강한 필력과 탄탄한 극적 전개와 무던히도 비교가 된다.

'초의'는 언젠가는 꼭 다른 장르나 소설로 다시 씌여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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