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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칭찬하라 - 학교,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7가지 전망
요하임 바우어 지음, 이미옥 옮김 / 궁리 / 2009년 2월
평점 :
1.시작하기 앞서...
대도시에서 시골로 내려와보니,
왜 신규임용고사를 재수,삼수,사수,오수...를 해가면서
계속 대도시교육청으로 응시를 하는지 이해가 가고 있는 요즘이다.
정말 으찌나 바쁜지 즐겨쓰던 서평을 쓸 시간마저 잘 나질 않았다...
그러나, 이 책만큼은 꼭 서평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짬을 내본다.
2.누가 왜 썼는가? 그리고 누가 읽어야 하는가?
우선 제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원제 'LOB DER SCHULE'에서 'LOB'은 단순한 칭찬이 아닌 '찬사'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독일어를 잘 몰라서 대충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굳이 학교를, 교사에 대한 찬사를 보낸다는 것은
독일사회역시 학교,교사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아니나 다를까 이 책속의 학교문제, 교사문제, 학생문제, 학부모문제는
지금 한국사회가 겪는 것하고 똑같다.
-더이상 서구화, 세계화라는 구호가 필요없을 만큼
이 사회가, 이 사회속의 학교가 이미 세계적인 문화로서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음을
나는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요아힘 바우어는 '교육자들을 위한 건강 연구소 '소장으로서 본업은 의대교사, 그것도 정신과의사란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의 학교현실은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사가 머리를 때렸다고 교사의 뺨을 때리는 학생이 있고
아이들이 무섭다고 아이들을 경찰에 신고하는 교사도 있단다..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학교현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마다
'도무지 제정신이고서는 저지를 수 없는' 일들이다-
저자 요아힘 바우어는 아마도 교사 중심으로 상담 및 치료를 해온 것 같다.
교사들의 애로점을 전반적으로 잘 진단하고 있고
교사들의 진정한 권위와 실력과 애정이 회복되길 책 전반에서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의대교수이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분석력이 남다르다.
p.66
"흔히 간과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학생들이 전문가라는 사실이지요.
그들은 교사가 오고 가는 것을 봅니다. 그들은 당신을 뚫어지게 보고 즉각 추정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이 움직이는 방식, 교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서 말이죠.
당신의 목소리릍 통해 그들은 당신이 수줍어하는지 아닌지,
당신과 잘 해나갈 수 있을지 혹은 당신을 적으로 삼게 될지를 간파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의 관계를 객관적이면서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p.68
"다른 한편으로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지도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말은 교만하거나 잘난 체하라는 게 아니라, 수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어떤 규칙이 있으며 목표는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은,
버릇없는 아이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에게 학부모회의나 다른 기회로 만났을 때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진실을 숨김없이 말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교사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교사들간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하고 있다.
pp.73-74
"학교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대표적인 규칙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교사들 각자가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수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교사들 내부에서 동료의식을 갖고 연대하며 서로를 지원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좋은 교사가 되는 데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pp.83-84
교사를 병들게 하는 것은 문제와 개인적으로 싸우는 문화이다.
"수업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많은 교사들은 수업을 개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걸 두려워합니다.
이럴 때 학교 관리자들이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직원을 관리하고 팀워크를 발휘하는 분위기는 유감스럽게 드물지요.
<중략> 수업 참관은 서로를 감시하는 기능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 혹은 자신의 수업을 동료들은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경험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저자는 학교평가에 관련된 조언도 하고 있다.
p.138
"개별 학교 그리고 개별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의 질, 학교의 분위기를 어떻게 체험하고며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부모들이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교사들은 교사들 사이에 어느 정도 지속적인 협조가 가능한지 추측할 수 있어야 하고
학교 관리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의 평가는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OECD와 같은 거대한 조직이 시행했고 앞으로도 하게 될 그런 히스테리성 연극 같은 평가는
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학교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거울체계로서의 가정과 학교'를 제안하고 있다.
그 전제는
"부모와 교사는 아이들에게서 뭔가를 되비추어 보며,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라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들의 상을 찾는다"(p.149)라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의 기술은 자라는 아이들에게 발전 가능성과 부족함을
총체적으로 언급하는 데 있다"(p.151)고 저자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처럼,
학교-교사,학생,학부모, 교육제도 전반-와 사회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통해
저자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분은 의사로서도 매우 훌륭한 분임을 짐작할 수 있다.-
현재의 학교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학교를 경영하는 다양한 교육전문직,
학교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다양한 평교사들 모두가 제대로 된 통찰을 갖고 있질 못하다.
일제고사, 교원능력개발평가, 사교육비 문제, 공교육의 위기,
조기유학, 특목고 열풍, 학생들의 문제행동, 교사들의 문제 행동 등이
이슈가 될 때마다 무슨 정파싸움처럼 정당논리처럼
눈치를 보며 편을 가르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미명아래 뒤처지고
'우리의 미래'라는 구호아래 회쳐지고 있다.
극과 극으로 휘둘리고 내동댕이쳐지고 있다.
그 분위기가 아이들한테, 학부모들한테 반영되어
교육전반에 대한 불신, 두려움, 맹신 등이 악순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전문직, 교사들이 반드시 읽어야 하고
조금은 현실을 냉정하게 볼 줄 아는 학부모들도 읽어두면 좋을 것이다.
3.개학을 앞두고
모레는 2학기 개학이다. 전국이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한 휴교열풍으로 시끄럽다.
나는 2학기 준비를 위해 강의-수업-계획서와 업무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학기에 무척 힘들어했던 신규선생님들, 전입선생님 몇 분께 안부 문자를 보낸다.
며칠 전부터 개학준비를 시키려고 학급아이들에게 전화, 문자, 이메일을 보낸다.
학생지도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정리해본다.
"NIE 계발활동반을 정식 동아리 '신문반'으로 만들어볼까나?"
"도무지 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을 모아서 동화,만화만 읽는 악동독서클럽을 만들어볼까나?"
"7,8교시 보충수업시간에 어떤 특강을 짜야 하나?"
그리고, 즐거운 고민 하나가 추가된다.
"이 책 <학교를 칭찬하라>를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추천해드면 좋을까?"
내가 저자 요아힘 바우어씨를 만난다면
이런 사족을 달고 싶다.
"제 생각으로는 교사가 교사 자신을 반영해볼 줄 안다면
교사가 바로 서고 그로 인해 학생이 바르게 따라오고
학교도 저절로 정상화될 것 같은데요.
다시 말해, 교사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거듭난다면
학교에 대한 찬양은 끝이 없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