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깨우는 12감각
알베르트 수스만 지음, 서영숙 옮김 / 섬돌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5월에 사서

9월까지

4개월에 걸쳐 천천히 읽은 책이다.

한두 쪽을 읽은 뒤면,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 때문에 계속 읽기가 아까웠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슈타이너의 인지학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좋은 입문서임에는 분명하다.

왜냐하면, 슈타이너의 인지학을 공부해봐야겠다는 동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국어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마다의 다양한 '언어감각', '사고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실전에서 여러번 확인하게 되는데,

바로 그 감각들을 고려-배려-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국어수업의 성공여부가  판가름난다는 내 생각에

이 책이 결정적 근거를 제공해주는 것 같다.

물론 가장 중요한-결정적- 감각은,

자아감각일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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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 박경리 시집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버리고 갈 것만 남았다고 하지만,

이 유고시집을 읽다보니...

박경리님께서 차마 버리지 못하시고 품고 간 이름들

'어머니'

'할머니'

....이 눈에 뜨입니다.

내가 '토지'를 읽으면서 너무나도 힘이 들었던 것 역시

바로 이 '어머니' '할머니'의 가슴을 쥐어 뜯는 듯한

박경리님의 문체 때문이었는데... 

가시는 길,

가신 뒤의 길에도

그 아픔의 발자국이 참으로 선명하기만 합니다.

그 발자국에서 무얼 배워야 할 지

이 유고시집을 덮고나니

더욱 품어봐야 할 문제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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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과 수필 태학산문선 301
윤오영 지음, 정민 엮음 / 태학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돈으로 수필집을 사 본 경우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20여년전 여고생시절 유행하던 유안진씨류의 '수필집'을 내돈으로 사서 읽고 난 후

온전한 수필집 구경을 별로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10,20대가 열광하는 김윤아, 유희열 같은

제법 지적인 예능인의 에세이나

언론인, 경제인들의 에세이를 가끔 들여다볼 따름이었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인 선택은 '안철수'의 책들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온전한 수필집이란,

수필가가 그야말로 다듬고 다듬은 '수필'을 펼쳐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교과서에서 가끔 만났던 이 윤오영님의 수필집을 샀다.

사서 음미해보았다.

음미하면서 머리를 조아려보았다.

이분이 국어교사였다는 점에

 

'음메 기죽어!'(이 정도는 읽고 쓸 줄 알아야 국어교사라 할 터인즉...)와 동시에

 

'음메 기살어!'(이런 분이 국어교육계의 선배로 계셨다는 사실 자체로 뿌듯..)였기 때문이다.

 

나는 이분의 '양잠설'을 몇 년째 두고두고 읽고 있으며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글'은 원고지에 옮겨적어두기도 해보았다.

 

'나의 독서론'은  깊고 섬세하여 어쩔 줄 몰라하며 읽고 읽었다.

 

'기몽'에서 사마천의 부형 장면에 놀라 흐느껴 울다 깼다는 대목에서는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숙연함,처절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단지 좋은 수필 정도가 아니라,

 

온전한 수필들을 남기고 떠나신 윤오영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 가을...

 

멀리 있는 벗들에게 '곶감 닮은 수필'들을 한 번 권해봄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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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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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8월 14일 정오의 하늘을 기억한다"

....

청소년문학의 으뜸인 한 편의 '성장소설'이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첫 장, 둘째 장, 셋째 장까지....

작가의 문체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열다섯 살 소년의 여름을 그렇게 '열다섯 살'답게 감쪽같이 속여서 서술해내는 능력은,

참으로 대단한 재주임에 분명하다.

노란 우비를 입은 네 명의 여행자와 파란 개 한마리가

'고래'도 아닌 '코끼리'를 타고 있는 이 책의 표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등돌린 채 큰 배낭을 멘 사람-그는, 정신병원을 탈주한 할아버지였다-

안경을 쓴 채로 약간 비열한 웃음을 띠고 있는 녀석-그는, 어느 절 주지에게 시달리다 탈출한 승주였다-

매끈한 긴 다리가 순정만화 여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그는, 미친 개장수 아버지에게 허구헌날 두들겨맞는 정아였다-

다소 고개를 숙인 듯한 또 한 녀석-그는, 실종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어머니의 재혼에 열받아 남의 일을 떠맡아 나선 준호, '나'였다-

그리고, 미친개장수를 닮은 미친개 한 마리 '루스벨트'....

이들 네 명의 주인공,그리고 개 한 마리의 탈출기는,

최소한 준호'나'에게는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추억된다.

아주 지독하게 집중적으로 실시된 잠깐의 합숙 훈련...

그런데, 그 합숙 훈련의 배경에는 광주항쟁과 민주화운동이 있었다.

그것의 상징이 바로 운동권 수배자 '주환'이었다.

결국 '자아'의 경계가 치열하게 형성되는 '네 명의 탈출기'의 배경에

현대사의 한 장면이 '서사'로 자리잡은 셈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자아'속으로  '서사'가 투영되지도 않았고

'서사'의 한 장면을 '자아'가  차지하지도 못했다.

-차라리, '고래'대신 '주환이와의 깊은 대화'가 자리잡았으면 더 좋았을 듯 싶었다,

 나라면 그렇게 썼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문학이 '거대한 독서시장'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마당에

'청소년 문학상'에 당선된 이 작품의 의의를 뭐라고 하면 좋을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제목이나 구성은  '당선작'다운 면이 있으나,

주제나 인물은 그다지 '생생하거나 절절하지' 않다.

언젠가,

작가 정유정씨나 또는 다른 어떤 작가가

한국판 '데미안'-자아가 알을 깨고 나오는 이야기-을 써주었으면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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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크게 멀리 보고 가르쳐라] 서평단 알림
내 아이 크게 멀리보고 가르쳐라
문용린 지음 / 북스넛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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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응모하여 받은 책이었다.

그래서, 나름 더욱 성실하게 색연필을 들고 읽어보았다.

예시로 언급된 '최고가 된 사람들의 정서능력'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마치 '정서지능'이 모든 교육현장, 교육장면, 교육상황의 만능해결사인 양

끼워맞추고 있는 저자의 설명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정서 지능으로 인생의 성공여부가 결정된다는 걸 애써 증명해내려는 게

저자의 의도였다면,

저자는 '정서지능은 성공의 결정적 요인인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스스로 그렇다고 답한 셈이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IQ가 아닌 EQ!'라는 황당하고 단순한 논리가 과연 가능한가?

IQ도 EQ도

모두 인간 존재의 발전을 설명하기 위한 상호보완적 이론일 뿐이다.

도대체 교육학자라고 하는 분들이

극에서 극으로 달리는, 그야말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니,

앞으로 당분간 '교육학자' 출신의 저자들을 심각하게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책의 목차 자체도

장별 제목과 소제목들이 엉성하게 짜집기 되어 있고

나아가 이 책의 제목도 글의 내용이나 수준에 비해 너무나도 부풀려져

설정(!)된 거창한 제목으로 보인다.

딱히 꼬집어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저자의 깊은 사색과 꼼꼼한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기보다는

저자가 제자들에게 내 준 과제물들 중 괜찮은 것을

나름 골라서 대충 짜집기해서 모아놓은 자료집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끝으로, 

39쪽 위에서 열 번째 줄 '격력하고'는 '격려하고'의 오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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