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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과 수필 ㅣ 태학산문선 301
윤오영 지음, 정민 엮음 / 태학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돈으로 수필집을 사 본 경우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20여년전 여고생시절 유행하던 유안진씨류의 '수필집'을 내돈으로 사서 읽고 난 후
온전한 수필집 구경을 별로 못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10,20대가 열광하는 김윤아, 유희열 같은
제법 지적인 예능인의 에세이나
언론인, 경제인들의 에세이를 가끔 들여다볼 따름이었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인 선택은 '안철수'의 책들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온전한 수필집이란,
수필가가 그야말로 다듬고 다듬은 '수필'을 펼쳐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교과서에서 가끔 만났던 이 윤오영님의 수필집을 샀다.
사서 음미해보았다.
음미하면서 머리를 조아려보았다.
이분이 국어교사였다는 점에
'음메 기죽어!'(이 정도는 읽고 쓸 줄 알아야 국어교사라 할 터인즉...)와 동시에
'음메 기살어!'(이런 분이 국어교육계의 선배로 계셨다는 사실 자체로 뿌듯..)였기 때문이다.
나는 이분의 '양잠설'을 몇 년째 두고두고 읽고 있으며
'쓰고 싶고 읽고 싶은 글'은 원고지에 옮겨적어두기도 해보았다.
'나의 독서론'은 깊고 섬세하여 어쩔 줄 몰라하며 읽고 읽었다.
'기몽'에서 사마천의 부형 장면에 놀라 흐느껴 울다 깼다는 대목에서는
'글쓰는 사람'으로서의 숙연함,처절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단지 좋은 수필 정도가 아니라,
온전한 수필들을 남기고 떠나신 윤오영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이 가을...
멀리 있는 벗들에게 '곶감 닮은 수필'들을 한 번 권해봄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