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늦둥이를 낳아 재미나게 키우고 있다.

 덕분에 나도 요즘 그림책 고르는 '신성한'기쁨을 누린다.

 애가 눈도 못 뜰 때부터 나는 그림책 사주는 책 담당 이모역활을 자처했다.

 앤서니 브라운 같은 그림책을 주로 사주다가

 <---얼마 전에 스티커 인형 옷 입히기-웨딩편을 사주었다.

  4살 된 여자 아이인데 면사포도 좋아하고 드레스라면 사족을 못 쓴다.

 반응은 내가 투자한 수고에 비해  500% 대환영,대만족이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이모~또 사주세요~"한다.

그러엄~다음에 갈 때 이모가 또 사줄게~^^

자기가 여자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이 무렵 여자 아이들이 그러하듯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등 공주에 몰입한다.

그런 공주 취향에 맞는 다음 책을 물색하고 있다.

<---발레리나 편과 공주편도 좋을 듯.

 

 

 

 

 

 

조금 더 지나면

<--쇼핑 걸 편과 세계의 전통 의상편도 좋겠다.

옷가게 가서 예쁜 치마와 받쳐 입을 블라우스

겉옷을 고르고 어울리는 머리끈과 가방을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날 것 같다.

 

세계의 전통 의상을 보면서 신기한 외국 옷들도 구경하고

자연스럽게 세계로 흥미를 가지지 않을까?

 

 

 

 

 

 

<---운동할 때 입는 옷,

 

<---직업의 세계 편도 

 직업에 관한 공부도 되고 좋을 것이다.

 

 

 

 

 

 

스티커는 일회용은 아니고 서너 번 이상 뗐다 붙였다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스티커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소근육 힘도 기를 수 있고 어울리고 예쁜 것을 고르는 과정을 통해 미적인 감각과 생각하는 힘도 길러 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4~7세 여자아이들의 취향을 한껏 살린 사랑스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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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2-02-14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안그래도 이것을 사줄까,말까 엄청 고민했었는데...
담달 둥이들 생일선물로 사줘야겠어요.ㅋ

진주 2012-02-14 12:21   좋아요 0 | URL
아,그래요? 좋아서 기절할지도 몰라요!
예뻐서 제 친구랑 저도 하고 싶어서 군침 흘렸다니까요ㅋㅋㅋ
(둥이들은 쇼핑걸, 세계전통의상,직업세계,스포츠걸...들이 공부도 되고 좋겠군요..
아님 시리즈로 확 지르시던가 ㅋㅋ 숨겨놓고 한권씩 줘야 할걸요?)

울보 2012-02-1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딸 11살인 되었는데도 이것 보면 눈나오겠네요,,ㅎㅎ

진주 2012-02-14 17:33   좋아요 0 | URL
노렸던 교육적 효과는 없겠지만 사족을 못 쓰게 만드는 놀잇감은 되겠죠.
류보다 4배나 나이 더 먹은 저도 눈 나올 판인데요..ㅋㅋㅋㅋ

반딧불,, 2012-02-1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정말 좋아하죠.
어쩔 수 없어요. 넘넘 좋아하는 완소아이템^^

진주 2012-02-14 17:35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넘 오랜만이예요. 이제 우리 자주 좀 보는거죠?^^

난티나무 2012-02-1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안녕하세요??^^
넘 오랜만에 들어와 인사드리기도 쑥스럽네요..ㅠㅠ
잘 지내시죠?

진주 2012-02-14 17:37   좋아요 0 | URL
헐~이게 누구야~~난티나무님!!!!!!!
이젠 장아찌 생각 안 나시나요?ㅎㅎ
장아찌 먹고 태어난 꼬마도 잘 지내고 있죠?
바쁘시더라도 간간이 소식도 올리시고, 제 서재에도 놀러오고 좀 그러세요...

차트랑 2012-02-14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님이 쩜 바빠지시겠구나~
저런 책을 읽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ㅠ.ㅠ
제가 자랄 떈 저렇게 이쁘고
깜찍한 책이 없었던거 같어요 ㅠ.ㅠ


진주 2012-02-14 17:40   좋아요 0 | URL
머스마들도 저런 인형 옷 입히기 놀이 하나요?@@
있었다고 해도 랑공님이 저런..인형놀이까지 할 리가....ㅋ
하긴 님은 인형놀이도 하고 자랐을 거 같네여 ㅋㅋㅋㅋㅋㅋㅋ

차트랑 2012-02-15 01:21   좋아요 0 | URL
헐러덩~
듣고보니 그렇네요 ㅠ.ㅠ

숲노래 2012-02-15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텔레비전이나 만화에 늘 나오는 모습이니까
아이들이 자꾸 눈이 가며 좋아하게 되지 않나 싶어요.
다른 재미난 게 있으면 안 들여다보더라고요~

진주 2012-02-15 13:45   좋아요 0 | URL
그 말씀도 일리가 있지만, 공주를 좋아하는 건 여자아이의 천성이예요^^
제가 대여섯 살밖에 안 되었을 땐 우리집에 티비도 없었고요 만화도 못 봤어요.
언니가 손수 종이 인형 그린 걸 오려서 옷 해입히면서 종이인형놀이 곧잘 하고 놀았죠^^


북극곰 2012-02-1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둘째는 딸래미인데도 오빠덕(?)에 자기 생일선물로도 자동차를 고르는 아이랍니다.
그냥 모르고 살아라, 오빠 장난감 재활용하면서.라는 심정으로 내버려두고 있긴한데,
요 책을 보니 조끔 찔리네요. ^^
다가오는 5세 생일에는 공주님의 세계로 인도해줄까봐요.

진주 2012-02-15 15:17   좋아요 0 | URL
제가 한동안 긴~~머리(일명 소녀시대머리ㅋ)해다닌 적 있어요.
아하 그때 잠시 사진 보셨죠? ㅋㅋㅋㅋ
그게요,심리학적으로 근거 있는 행동이람니닼ㅋㅋ 젊을 때 할 걸 다 못하면 다 늙어서 젊을 때 못한 걸 한다네요ㅋㅋ제가 키가 작아서 늘 짧은 머리 고수하고 있거든요. 단발삼고에서 숏컷, 단발 더이상 기르지를 않았죠. 그러고 살다가 나이 50~60 할머니가 되어서 소녀시대 머리 하고 다닐 가능성이 아주 높대요 ㅋㅋㅋㅋ앜! 얼굴 쪼글쪼글한데 소시머리! ㅋㅋㅋ그래서 더 늙어 추태 부리지 않으려고 그때라도 시도해본거예요. 그머리 감고 손질하는데 귀찮아 죽을 뻔!ㅋㅋ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가 가장 편하고 아름다운 법이에요.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때가되면 저절로 제 갈길 가긴 가더라구요ㅋ

다섯 살이라...이제 핑크공주시대가 열리겠네요. 5세를 기점을 여아들은 분홍과 공주에 열광하더라구요. 분홍 촌스럽다고 말리지 마시고 애가 질려 나가 떨어질 때까지 실컷 즐기게 놔두세요. 10살~12살 그 정도되면 블랙으로 갈아타면서 분홍시대는 끝나는거죠. 그런데 유아기때 이렇게 소녀다운 대접을 못 받고 충분히 못 누리면 성인이 되어서 어울리지 않는 원색에 집착한대요. 간혹 보라색 유독 좋아하는 중년 아줌마들 있죠? 보라 정도면 정상 범주 안에서의 일종의 그런 케이스.(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자주 등장하잖아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빨강만 입는 아줌마, 노랑만 입는 아줌마 등등..ㅋㅋㅋ)

하늘바람 2012-02-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줄까 말까 고민했어요.
안 사주었지만
요즘 책들이 특히 스티커 책들이 참 좋고 인형놀이 책들은 넘 아기자기해서 부럽기까지 해요
저 어릴 때는 열심히 그리고 오리기만 했는데 말이에요

진주 2012-02-16 11:38   좋아요 0 | URL
아닛~태은이같은 공주님이 아직도 이런 게 없단 말입니까?
태은이 무지 좋아할 텐데^^
 

 

                                                       <20대로 急회춘하신 옆지기!>

 

 

머스마가 아기자기하게 꽃도 심고 집안을 가꾸고 앉았는 거다. 옆에서 흘깃 흘깃 보다가 급기야는 '야~ 재미있겠다. 나도 한번 해보자'며 졸랐다. 아들이 어디에 살고 싶냐고 해서 나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선셋 벨리'라는 산이 겹겹이 둘러 쌓인 조그만 마을을 찾아냈다.

 

호수가 앞에 있는 산 기슭 이층집이 마음에 들었지만 가진 돈이 적어서 접었다. 하다못해 도서관 옆에라도 살고 싶었는데 형편에 맞춰 집을 골라야만 했다.

 

       "당장은 안 되니 꿈은 잠시 미루어야 해요.

        괜찮아요. 처음엔 이렇죠 뭐. 돈 벌어 이사가면 돼요."

 

아쉬워하는 나에게 녀석은 심즈에 먼저 살아본 주민답게 말했다.

가진 전 재산 18,000$ 중에서 14,000$를 주고 얻은 코딱지만한 우리 집 구조는-작은 욕실 딸린 침실 하나, 거실, 거실엔 주방도 달렸다. 가구도 여러가지 들이고 싶은데 역시 같은 이유로 절약을 해야 해서 최소한의 살림인 침대와 2인용 식탁, 컴퓨터를 들여 놓았다(음식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주방용품과 냉장고와 세탁기는 원래 세팅이 되어 있었다). 다른 가구는 차차 사더라도 집안은 화사하게 만들고 싶어서 적당한 가격선에서 밝고 예쁜 벽지와 바닥재를 고르느라 한참 걸렸다.

 

       "어휴...사람 사는 게 다 돈이예요....웬 돈이 이렇게 많이 드는지...

        엄마, 당장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만 사고 돈 좀 아껴요."

 

집에 물건을 갖다 놓을 때마다 해당 금액이 술술 날아 없어지는 것이 화면에 나타났다. 내가 예쁜 가구와 앙징맞은 소품들에 한눈 팔면 아들은 단호하게 말렸다. 돈 아끼라고 타박하는 아들. 이건 뭐 엄마 아들이 바뀐 것 같다.쩝. 철부지 딸 시집 보내는 아버지처럼 아들은 살뜰하게 살림 장만을 거들었다. 음... 우리 아들 자라서 언젠가 장가들면 나도 저렇게 말 할까? 신혼은 원래 없이 시작하는거야. 괜찮아, 하나씩 늘여가는 재미도 좋아. 부지런히 돈 벌어 차차 마음에 드는 곳으로 이사하면 되고. 아기 태어나기 전에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아끼고 모아라.이렇게?

 

 

 

 

       "마음은 이팔청춘이라잖아. 가상 세계에서라도 좀 아리땁게 살아 보잣!"

 

엄마아빠의 은퇴 후 생활을 그려보자고 했으면 노년부부, 적어도 중년부부 케릭터를 정해야 했는데, 막상 사람 욕심이라는 게 그게 아니다. 젊고 날씬한 청년이 눈에 갔다. 그래서 나는 군살이라곤 하나도 없고 적당한 근육의 미끈한 몸매로 태어났다. 승마가 취미이고 '친환경적, 검소함, 예술가, 글쓰기, 유머러스함'으로 꽤 좋은 성격도 지녔다. 옆지기도 한 20여년 전으로 회춘하는 경사가! 마당이 생겼으니 털 달린 동물을 키우자는 아들의 바람대로 슈나우저 한 마리 샀다. 털복숭이 이름은 슈. 그런데 이 강아지 성격을 설정할 때 재밌으라고 '멍청함'을 택한 게 화근이었다. 이 멍청한 놈이 신문을 물어 뜯고 가구를 갏아대는 것이다. 의자를 다시 구입하고, 야단치느라 오븐의 요리를 다 태워 먹고 불까지 났다. 119 아저씨, 아니 911아저씨가 와서 엄청 잔소리 했다는.

 

 

       <멍청한 슈, 너 충성심이 강한 애견이라며? 충성심은 어떻게 했니? ㅋㅋㅋ>  사진www.dog-zzang.co.kr

 

 

 

옆지기가 맨 먼저 한 일은 종묘상에 가서 채소 씨앗을 사는 일이었다. 작은 뜰이 있어 빨래 건조대를 설치하고 개집을 놓고도 텃밭을 만들 공간이 나왔다. 텃밭에 갖가지 채소를 키우고 싶은데 처음부터 너무 일을 크게 벌이면 뒷감당이 안 돼 낭패 본다고 이번에도 아들이 조언했다. " 어! 어떻게 알았지!" 하며 나는 아들의 지혜에 놀랄 뿐이었다. 몇년전에 나는 주말농장 한답시고 열 댓가지가 넘는 작물을 의욕있게 심었었다.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시작해서 나중엔 감당이 불감당이었다. 무모하게 덤비는 엄마보다 녀석 제법 똘똘한데? 외국 사람이 만든 프로그램이라 고추와 상추는 없어서 양상추와 토마토 씨앗을 택했다. 샐러드는 원없이 해먹을 듯.

 

 

 

멍청하게 앉아 게임만 하거나 놀기만 하면 패가망신, 몸을 움직여 일을 해야 경험치와 기술능력이 올라가니 부지런히 움직ㅇㅆ다. 기술 습득을 위해 책을 사 읽고 인강으로 공부를 해야 했다. 한창 젊어 보이는 옆지기에게 돈 벌이를 시켜도 괜찮을 것 같았다. 아직 아무런 기술이 없으니 할만한 직업이라곤 청소부, 커피 판매원, 장기기증.... 장기 기증에 식겁했다. 커피 파는 일로 골랐다. 나는 글쓰기 공부를 열심히 한 덕분에 3류 소설이라도 쓸 수 있는 레벨이 되었다. 가상 세계속에서 나는 깐깐하게 작품을 골랐다. 3류 소설 의뢰도 있었지만 공부에 더 매진하여 드라마 대본을 의뢰받게되는 쾌거를 이뤘다. 드라마 제목은 "빨강머리 앤여사". 짝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제목을 급조해서 드디어 나는 드라마 대본 집필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룻 밤 자고나면 옆지기는 커피 바리스타가 되는 꿈을 안고 커피 팔러 갈 테고, 나는 빨강머리 앤여사를 열심히 쓸 것이다. 글 쓰다가 간간이 뜰로 나와서 슈도 쓰다듬어 주고(멍청한 짓만 해서 야단 많이 쳤는데 역시 사랑이 약이 아니겠는가ㅋ)텃밭에 물 주는 것도 까먹으면 안 된다. 지금 새 순이 돋았는데 물도 주고 풀도 뽑아줘야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명색이 작가라면서 책장 하나 없이 딸랑 컴퓨터 한 대로만 글을 쓰다니 너무 안쓰럽다. 옆지기가 돈 좀 벌면 책장과 가득 메울 책을 사자고 상의해 볼 일이다. 오늘은 첫날이라 정신 없이 일만 했는데 살면서 여유를 내어 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살아야지. 그러나 이 놀이는 오늘로써 끝이다!(시간도 없고 눈도 아프고, 무엇보다 게임에 폭 빠질만큼 내 마음이 여리지만은 않다는 것) 내가 더 이상 와보지 않아도 이들은 희망대로 예쁘게 살아가겠지.

 

 

 

모니터 속의 나는 한시도 게으름 부리지 않고 부지런히 살았다. 그러면서도 행복지수는 높다. 그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새파랗게 젋어서 더욱 아름다운 이들은 이제 갓 살림을 이루어 가진 것 없고 집도 초라하지만 둘은 열심히 일해서 잘 살아보고자 하는 꿈으로 행복하다. 살고 싶은 동네에서 큰 벌이는 아니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족하며 산다.

 

우리는 어떠했던가? 삯월세 단칸 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살림은 있는 것보다 없는 게 훨씬 많았지만 우리도 행복했었다. 먹고 사는 일이 녹록치는 않았지만 젊었으니 힘차게 일 하고 알뜰히 살림 살아 통장 불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함께하니 고생이 고생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요즘 혼인 풍속은, 신랑이  24평 아파트 정도는 마련해서 장가 든다. 집 살 형편이 안 되면 전세라도 얻어야 하다. 신부는 아파트를 꽉 채울 살림살이들을 종류대로 다 장만한다. 둘은 신혼여행 다녀와서 몸만 쏙 들어가면 불편함 전혀 없는 생활을 하게 된다. 우리는 아들이 장가들어도 아파트 장만 해 주기 어려운데, 이 녀석이 언제 공부 마치고 취직해서 신혼집을 살까? 서른 안에 장가가긴 글렀다. "처음엔 이래요. 아끼고 열심히 일해서 차차 좋은 집으로 가면 돼요"라고 오늘 자기 입으로 말했던 것처럼 그렇게 소박하게 신혼을 시작해주면 좋겠다. 갖출 것 다 갖춰서 혼인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 만나면 혼인하여 함께 동고동락하며 살림 불려 나가는 재미도 알았으면 좋겠다.20120213ㅇ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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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2-1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진주언니는 게임도 어쩜 이리 철학적으로 하시는지. 신혼시절의 추억이 물밀듯 밀려오다가, 어느새 생애 처음 고백을 받은 딸래미가 언젠가는 꾸릴 신접도 상상해 봅니다.

진주 2012-02-14 10:35   좋아요 0 | URL
주위에서 아기들이 태어나 재롱 부리니까 한동안 우리 애들도 '동생 낳아줘~' 노랠 불렀답니다. 이제 큰 애가 스무 살 되니까 "엄마보다 네가 장가가서 애 낳는게 더 현실성 있겠다."하면 큰애도 "그렇겠군..."이러면서 수긍합니다ㅋㅋ 장가 안 가겠단 소린 안 하네요.

오호..마로가 벌써 고백을 받아단 말이죠!@@ 페이퍼 올리세요~^^

책읽는나무 2012-02-14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의 그말을 녹음해 놓지 그러셨어요.ㅋㅋ
요즘 신생기계들(?)에 대한 두려움에 눈 닫고 귀 막고 살고 있는지라,
저게 도대체 뭘까? 한참 들여다봤어요.
저러한 가상공간이 있단 말씀에요??
오오~~
신기하네요.
나도 만약 저것을 시작한다면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 저기서 한풀이 한답시고 돈 왕창 쓸 것같으네요.ㅎㅎ

저도 잠깐 나의 신혼시절 단칸방을 떠올렸다는~~~ㅋ
근데 그땐 왜 그렇게 참 재미났을까요? 애교가 없어 참깨 볶는 냄새는 그리 안났는데도 지금 돌아보면 참 재밌었어요.전 정말 소꿉놀이하는 듯한 기분이었거든요.

그나저나,여자가 고백한다는 날에 뉘집 딸래미는 역으로 고백도 받으시고, 울집 아들래미는 도대체 쵸코렛을 좀 받아올래나? 우짤래나?.ㅋㅋ

진주 2012-02-14 12:4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만만한게 아녜요 ㅋㅋ 왕창 쓸만큼 돈이 없어요. 신혼자금이 아주 적거든요. 그건 좋더라구요. 여기서처럼 부모가 집 장만해주거나 큰 돈을 물려 주는 일 없이, 누구나 공평하게 18,000달러! 절약해야 하고, 부지런히 돈 벌어야 해요. 그렇게 부지런하게 검소하게 살면서도 아기자기 예쁘게 삶을 꾸리고 꼭 하고 싶었던 일들도 해보는 게 재미있었어요^^ 커피 바리스타 옆지기~근사하잖아요^^

숲노래 2012-02-1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한테 집 얻어 주지 않아도 돼요.
집을 사 주시려면...
시골집을 논밭 붙여서 사 주시면~

진주 2012-02-15 14:04   좋아요 0 | URL
아마도....집은 못 사주거나, 안 사주거나, 둘 중의 하나일거구요..
시골집은 애들보다는 우리가 필요하겠죠^^우린 아이들 독립하면 공기 좋고, 햇볕 따순 한적한 산골로(울 신랑은 바다도 끼인 곳을 찾지만요)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악어에게 물린 날 푸른도서관 4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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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북한 공산당(또는 김정일)이 남침을 못하는 이유는?

답 : 대한민국 중2가 너무 무서워서.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씁쓸하다. 중학생을 키우는 부모라면 또 가르쳐 본 선생님이라면 저 말에 무리없이 수긍할 것이다. 이 땅의 중학생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핵폭탄보다 더 무섭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오리무중. 제맘에 안 맞다고 친구를 팬다. 왕따 시킨다. 양심의 가책 따윈 모른다. 되려'왕따 당할만하니까 왕따시키는 거예요'라고 뻔뻔하게 말 한다. 뉴스에서 연일 중학생 자살 소식이 들려온다. 이 시기 남학생은 남학생대로 여학생은 여학생대로 미쳐 날뛰니 다루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오죽하면 이 무렵을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동서고금을 통해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주자고 약속까지 해놓지 않았던가. 성장통이라 당연하게 여기고 그저 지혜롭게 잘 넘기기만 바랄 뿐이다. '엄마도 다 거쳐온' 것을 너희만 더 유난을 떠냐고 아이들에게 역정을 내다가도 요즘 아이들이 우리때보다 더 큰 집채만한 파도와 싸우는 것 같아 입을 꾹 다물고 만다.

 

 

지각해서 벌 청소로/껌을 뗀다/ 껌 떼는 칼에 / 힘이 적게 들어가는 놈은/ 뱉은 지 얼마 안 되는 껌/

아직도 약간 말랑말랑하다 / 손이 아프도록 힘을 주어도 / 꿈쩍 않는 놈은 / 오래된 껌 / 돌처럼 딱딱하다 /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 엄마와 살고 있는 / 나도 껌이다 / 엄마 아빠의  아픈 말들이 / 나를 밟고 지나갔다/

점점 납작해지는 나 /

 

 

지난 봄에 나는 이장근 선생님의 『악어에게 물린 날』을 보며 많이도 울었다. 애를 학교 보내놓고 시를 읽다간 울고 덮어놓고 또 울었다. 지난 봄 작은애가 중3 올라왔을 적. 내 아이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났다. 큰애도 무사히 잘 지나왔으니, 또 이 엄마가 '눈동자처럼'아들을 챙기니 무서운 일들은 비켜갈 것이라고 믿었다. 아이는 공부는 빼어나게 잘 하진 못해도 그럭저럭 '우수(80점만 넘으면 우수하다는 내 기준)'하고 학급 임원도 줄곧 맡고 선생님들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항상 좋은 평을 받았다. 성격이 활달하고 붙임성이 있는 아이라 나는 정말로 작은애 학교 생활에 대해선 걱정 한번도 안 했었다.

 

 

그 날 나는 몸살로 신열이 나서 운신도 못하고 누워 있었다. 아빠가 없는 틈을 타 작은 애가 내 머리맡에 와서 나즈막한 목소리, 간첩이 접선할 때나 낼 법한 그런 낮고도 음산한 목소리로,

 

        "엄마, 내일 학교폭력위원회 소집한다고 부모님들 부를거래요.

         선생님 전화받고 놀라실까봐 미리 말씀드려요."

 

도둑놈과 눈이 딱 마주쳤을 때처럼 나는 '뭐라구!' 외마디 소리도 못질렀다.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나 앉을 뿐이었다. 애는 벌써 제 방으로 쫒아 가고 없었다. 겨우 정신 차려 "이리 와봐..'라고 모기만한 소릴 내었다. 아이는 달려와 사색이 되어 내 앞에 납짝 무릎 꿇었다. 나는 머릿속이 온통 하얀 걸 겨우 수습하여 이윽고 한다는 첫 소리가 이랬다.

 

        "네...네가...때렸니?"

 

        "아니예요! 저는 가해자가 아니고 피해자예요" 란다.

 

        "휴.........." 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애가 때린 게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엄마는 알까

 

창문에 김이 서렸다 / 안과 밖의 /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밖이 보이지 않는다 / 밖에서도 / 안이 보이지 않을 거다 / 답답하다 /

생각과 행동이 다른 / 나를 보며 / 답답하다고 가슴을 치던 / 엄마 생각이 난다 /

엄마와 나 사이에 / 김이 서린 거다 / 나도 엄마만큼 답답하다는 걸 / 엄마는 알까 /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 반 친구가 있는데 이 녀석이 얼마 후에 자기 생일이라면서 돈을 달라고 하더란다. 생일이 아닌 건 이미 알았다고 한다. 생일 운운하는 건 그 아이가 '삥' 뜯는 수단일 뿐. 작은애는 처음엔 "난 너와 친하지도 않는데 왜 내가 너한테 생일을 챙겨야 해? 생일 선물을 주고말고는 내 마음이야! " 하면서 조리있게 반항했다고 한다. (자존심은 있어서  이 부분을 꼭 강조해달라는 아이의 요청에 의해 빨강색으로) 그러자 그 애는 날이면 날마다, 시간나면 시간나는대로 계속 와서 협박과 공갈로 괴롭혔다고 한다. 이미 아이들 거진 반이 어거지로 돈을 뺏긴 상황이었고 돈 줄 때까지 집요하게 공격-일테면 주먹으로 어깨나 신체부위를 계속 때린다거나,지나가면서 책상을 쾅 치거나, 화장실 간 사이 가방을 뒤진다거나, 복도나 운동장에서 이름을 불러 돌아보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손가락 욕을 하거나, 심지어 하교길에서는 다른 반에 있는 자기 패거리들과 우루루 떼지어 다니면서 길모퉁이 으쓱한 곳으로 끌고 간다거나 하는 아주 다양한....-을 하면 사람을 들들 볶아서 학교 생활을 생지옥으로 만든다고 했다. 안 주고 버티면 버틸 수록 고달파지고, 그렇다고 '에라 모르겠다~'하고 한번 돈을 줘버리고 나면 그게 끝이 아니고 줄창 돈을 대줘야 하기 때문에, 아이로는 안 주고 버티기도 무섭고 주기도 힘들어 무진장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제 말대로 담임 선생님 연락이 왔고 나는 학교로 갔다. 가 보니 학부모님이 꽤 많이 모였다. 입학식이나 신학기초 보다 훨씬 많았다. 선생님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으니 더 놀라웠다. 가해자라는 애가 우리 반 반장이라니...아연실색...  폭력을 일삼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는 결손 가정의 아이일거라는 편견과 달리 부모가 멀쩡하게 있었고 교육열도 지대한 사람들이었다. 반장과 심복이라는 애와 함께 둘이서 온 반을 휩쓸며 반 친구를 괴롭힌 것이다. 폭력위원회 소집에 본인이 원하지 않아서 빠진 여학생과 다른 반 애들까지 다 합하면 상당수가 당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어떻게 그 많은 아이들이 두 놈한테 꼼짝없이 당했는지.

 

 

 

3000원, 5000원 정도로 뺏긴 돈이 적은 애도 있고 기십만원이 넘어가는 애도 있었다. 즉, 그 애들이 한번에 뺏는 액수가 2~3000원인데 한 번 상납하기 시작하면 주기적, 지속적, 점진적으로 쌓이게 되니까 액수가 큰 것이다.  1년 넘는 세월동안 빼앗긴 애도 있었다. 가해한 두 아이의 부모 네 사람이 우리에게 무릎 꿇고 울면서 용서해달라고 빌자 '자식 키우면 그럴 수도 있지' 눈물에 약해져 급기야 큰 피해 당한 것도 아닌데 폭력위원회 조직하고 어쩌구 하면 번거로우니까 그냥 묻어주자는 말도 나왔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지난 해부터 친구 삥 뜯고 때리는데 재미를 붙인 애들이 이젠 간댕이가 커져서 온 반을 불법천지로 만든게  어찌 가벼운 일이냐고 반문했다. 지금까지 이런것도 모르고 애를 학교 보낸 것도 어른들 잘못인데, 사태를 알고도 묻어둔다면 우리 애들한테 '정의는 죽고 없다'라고 가르치는 것밖에 더 되냐고 했다. 하필 가해 피해 부모가 한자리에 있다보니 가해 부모가 빈다고 무릎 꿇었으면서도 내 얼굴을 쏘아보고 있어 가슴이 선뜩했다. (진정으로 무릎 꿇었다면 쏘아보진 않았을텐데..)

 

 

 

그때 한 엄마가 울부짖었다. 지난 해 아이가 너무나 심한 폭력과 왕따로 시달렸고, 담임과 교장에게 몇 차례 건의를 해도 뾰족한 수없이 그냥 당하기만 하고 살았노라고, 폭력은 눈 감아주면 더 크게 돌아오니 할 수만 있다면 이 참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부모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해내자고 마음 모았다. 일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한 달 정도가 걸렸는데 몸도 마음도 무척 힘든 기간이었다(아무리 다이어트해도 안 빠지던 살이 그때 3kg이나 빠졌다).  궁금해 할 분들을 위해 결말을 잠시 말하자면, 강력한 형사고발조치는 그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접고 정학 및 '자진해서 전학'가도록 요청했고 그렇게 판결났다. 생기부에 나쁜 이력을 남기지 않는 퇴출조치였다. 그 아이들에겐 기회를 한번 더 주는 셈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용서되지 않으며 부모가 아무리 무릎 꿇고 울어도 지은 잘못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 학교를 떠나 가서는 부디 새출발 하길 바랐다. 우리 시에서는 아무 학교도 받아주지 않아 멀리 시골로 퇴거신고를 해서 전학갔다고 들었다. 그애들 패거리들이 다른 반에도 더 있어서 두 아이가 전학가고도 사고가 터져 두 명 정도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두 차례 강경 조치로 인해 그동안 골머리를 앓던 폭력은 교내에서 사그라 들게 되었다.

 

 

 

변신

 

클립의 한 부분을 눌러서 구부리면 / 하트 모양이 된다 / 두 부분도 아니고 딱 한 부분/

"열려라 참깨!" / 알리바바가 도적들의 보물 창고를 열어주던 주문처럼 / 내게도 나를 변화시킨 / 한 마디가 있다 /

올해 처음으로 교사가 된 영어 선생님 / "믿는다!" /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 가슴이 뜨거워졌다

 

 

비로소 학교에는 평화가 찾아와 애는 까칠하게 굴지도 않고 예전처럼 까불고 웃고 그랬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저으기 안심이 되면서도 나는 우울해졌다. 아이가 마음에 그런 고통을 앓고 있어도 전혀 눈치 채지 못했고, 최선을 다해 키우고 있으니 내딴엔 애 잘 키운다는 자만에 빠졌던 것이 가슴을 후벼팠다. 그때 집어든 책이 바로『악어에게 물린 날』이다.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장근 선생님이 지은 청소년시집이다. 세상엔 시집이 세고 셌으며 어린애가 보는 동시집도 흔해 빠졌는데 어째서 청소년 시집은 잘 없는 걸까? 어른들은 말로만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지, 진정으로 그 질풍노도를 잠 재우고 위로해줄 방법은 간구하지 않는단 말인가. 하루도 가만있지 못하고 마음이 울렁대는 청소년들이야말로 시를 읽어야 한다.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아이들은 시를 읽으며 위로 받고 마음을 정화시키고 새힘을 얻어야 한다. 선생님 시를 읽어보면 아이들 눈높이에 마치 맞다. 처음에 나는 아이들이 직접 쓴 시인줄 알았다. 어른답게 선생답게 가르치려 들지 않고 아이들 있는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놓았다. 그래서 힘이 있다. 읽으면 위로가 된다. 속이 후련하다. 그러면서 역시 힘들어도 바른 길로 가는 것이 옳다는 깨닫게 된다. 착하고 예쁜 마음을 가져야 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악어에게 물린 날

 

책상 위에 놓아둔 스테이플러가

악어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놈이 물고 간 자리에는

이빨이 박혀 있다

 

....중략.....

 

오늘은 내가 악어에게 물렸다

피우지도 않는 담배를 피웠다고

생활지도부에 불려 갔다

아무도 나의 결백을 믿어 주지 않았다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과 친하다는 이유로

한통소으로 묶여 버렸다

겨우 오해가 풀려 이빨은 빠졌지만

집에 걸오오는 내내

마음에 구멍 두 개가 뚫긴 기분이었다.

 

 

 

어제는 작은 애 졸업식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를 무사히 보내고 드디어 졸업했다. 작은 녀석은 졸업하는 날까지도 지각할까봐 뛰어갔다. 시간이 늦었는데도 아이는 입던 교복을 한 반 여자애한테 준다고 꿈지럭거리며 싸고 있었다. 그 여자애는 내년에 남동생이 우리 학교에 입학한다고 얻어 입힐거란다. 참 야무지고 어진 누나이다.

 

        "차 조심해서 길 건너. 설마 마지막 날인데 벌 주시겠어?"

 

        "에이~엄마도 참! 벌 받기 싫어서 뛰는 게 아녜요. 마무리를 잘 하고 싶은거지!"

 

하면서 베란다에 서서 소리치는 나에게 손 한 번 흔들고 번쾌같이 뛰어가고 없었다.

 

 

보호색

 

친구야 / 슬플 땐 울어 / 내가 어깨 빌려 줄게 / 내 앞에서까지 / 웃으려고 애쓰지 마 /

네 웃음이 보호색이라는 거 / 알아 그러나 난 / 천적이 아니잖니 / 네가 울면 / 같은 색으로 울어 주는 /

친구잖니 / 내가 바로 네 / 보호색이잖니

 

 

 졸업식에 애를  먼저 보내고 나는 머리를 감으면서 좋은 생각이 났다. 그때 함께 당했던 친구들에게 뭔가 선물을 해줘야겠다는! 돈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일 해결할 땐 시도때도없이 상담실로 불려가서 진술을 하고 진술서를 썼던 우리 애들. '어휴~넘사시러버서 못 살겠다. 어째서 내 자식이 매나 맞고 다니고 돈이나 뜯기냐? 밥은 뭐러 먹어? 밥값도 못 하는 자식아~차라리 때리고 다녀라! 등신같은 자식아! 내가 치료비 다 대 줄게! 사내자식이 어디 맞고 다니냐!!'하는 소리를 가장 사랑하는 부모로부터 들은 아이도 있다고 들었다. 그 부모는 아이를 두 번 죽인다는 걸 알기나 하는 걸까. 우리 아이들이야 말로 이런저런 상처를 가장 많이 받았는데 위로는 못 해줄 망정.......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부디 이번 일로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허용되어선 안 되며 불의를 눈 감지 말고 지혜와 힘을 모아 끝까지 싸워야 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좋은 세상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모두들 힘든 고비 잘 넘기고 쑥 자라길 바란다. 그런 뜻에서 나는 악어 시집을 부랴부랴 사러 갔다. 진작에 생각했으면 알라딘에서 미리 주문해두는건데, 서점 두 군데를 뒤져 원하는 권수를 맞출 수 있었다. 

 

이제 각기 다른 고등학교로 다 흩어진 아이들, 앞으로 공부하느라 힘들 때 간간이 여기 실린 시로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다. 20120211ㅁ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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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11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과 파비아나님,
약속했던 질풍노도 체험담 올려드립니다.
페이퍼로 쓴 다면 '엄마를 부탁해'같은 책 한 권 분량이 나오겠지만, 이정도로 갈음합니다. 님들도 애 키우다보면 별별일 다 겪을 테니까요..ㅋㅋ 그리고 이 리뷰의 이야기는 실화라서 우리 아이 및 다른 애들 사생활을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가로늦게 들어서 좀 있다 그 부분만 삭제하려고 해요. 나비님, 파비아나님, 중학교도 사람 사는 곳이니 헤쳐 나갈 방법도 반드시 있겠지요? 너무 걱정마세요^^

차트랑 2012-02-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까운 사연을 잘 읽었다고 말씀드리려니,
어린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교내폭력(돋을 달라는 행위 포함)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절대로...

이럴 때마다 늘 되돌아 보게 되는 것은
교.육.의 본.질.입니다.
'교육만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지만
매우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시'을 읽는 사회가 더욱 건강한 사회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
겨털나기 시작하는 중 2들 때문에 공산당이 남침을 못 한다는...
허거걱~ ^^

진주 2012-02-12 21:41   좋아요 0 | URL
차트랑공님은 '칼빵' '담배빵' 들어보셨어요?
짐작하시는대로 담배불로 몸을 지지고, 칼을 그어서 칼자국을 피해학생 몸에 남긴대요.
소름끼치게 무서운 일이죠! 어른이 당해도 공포로 노이로제가 걸릴텐데!
대구에서 자살한 남중학생은 목에 개 리더끈을 채워 끌려다니고, 낚시줄로 칭칭 감기고...
요즘 십대들의 잔인성은 상상을 뛰어넘어요ㅠㅠ

차트랑 2012-02-13 08:3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세상이 어찌 되려는건지...ㅠ.ㅠ

BRINY 2012-02-12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잘 풀려서 다행입니다. 얼마나 맘고생 하셨나요?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을 '애들이니까''애들의 장래를 위해 한번 덮고 넘어가자'로 나가는 사람이 가해자 부모 뿐 아니라 교사들 중에도 꽤 있습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나마 자진해서 전학갔으니 다행입니다만, 가해자 부모가 떼를 쓰면 전학도 안된다고 합니다.

진주 2012-02-12 21:47   좋아요 0 | URL
우리는 담임샘 연관시키지 않고 바로 '학교폭력위원회'소집했어요.
그래서 빨랐겠죠.폭력위원회 속히 진행되지 않으면 경찰서에 바로 신고한다고 학교측에 강력하게 의사표현을 했어요.물론 담샘과 교장샘이 많이 지지해주신거죠. 그분들이 '덮자'고 주장하면 힘들었을거예요.현재 교과부에서 정해놓은 선생님 역활이라는게 이럴 때 별 힘을 못 쓰게 되어있더만요.구조적인 문제도 있다고 봐요. 피해당했다고 담샘한테 말하면 역효과 나기 쉬워요.담샘이 가해학생 불러서 타이르면 그 학생들이 가만 있겠어요? 꼰질렀다고 보복하죠ㅡ.ㅜ이러니 당하는 애들이 의지할 데가 없는거에요.

우리는 올해 교장샘이 새로 오셨는데, 작년에 정년퇴임하신 그 교장은 오히려 피해학생에게 견디기 힘들면 전학가는게 어떠냐고 그러더랍니다...허이그...브레니 말씀대로 미치고 팔딱 뛰게 만드는 경우죠..

그애들은 안 갈래야 안 갈수가 없었거든요.
가해자 부모란 사람들은 안 갈려고 빌다가 협박하다가 별짓을 다했어요. 교무실에 가서 깽판지기고 교장샘께 행패부리고....ㅡ.ㅡ그러나 물러설 우리도 아니죠 여기서 해결 못 보면 경찰서 신고 및 언론에 퍼뜨리기 할 수 있는거 다할거라고 강경하게 말햇어요. 피해학생 아버지 중에 선생님도 계셨고, 나름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많아서 우리가 힘이 있었죠. 참 무서운 세상아닌가요. 피해자도 힘이 있어야 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니요ㅠㅠ 물론 저는 그런 아버지들이 없다고 해도 저 혼자서라도 반드시 해결을 보려고 결심했구요.

2012-02-12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12-02-12 21:53   좋아요 0 | URL
자세한 상황이야 모르겠지만, 애들 머리 크기대로 사건도 커져 가는게 아니겠어요?^^; 가벼운 사건이라도 초1 애한텐 가벼운게 아일 수 있죠... 아이 마음이 다치지 않았는지, 자존감이 쫄아들진 않았는지 잘 다독여주셔서 구김살없는 아이로 자라게 신경써주세요^^

실은 저는 아이 키울 적에 그부분에 주력해서 키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우리애들 정직하고 당당하고 멋있단 칭찬도 곧장 듣곤 했답니다.
그러고도 이런 일을 당하니 제가 너무 슬프더군요.....
아무리 무장을 한다고해도 세상의 풍파가 다 피해 가진 않는 모양이죠?
풍파가 와도 겁낼 건 없다고 생각해요. 힘을 길러서 헤쳐 나가면 되니까요^^
저는 이번에도 아이에게 나름대로 맞서 싸운 건 잘 했다고 칭찬해줬어요.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고 불의가 득세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정의가 이긴다고
이야기 나눴어요. 불법 앞에서 굽혀지지 않는 우리으 아들들이 되길!!!


북극곰 2012-02-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충 덮자는 분위기에서도 소신껏 목소리내신 진주님같은 부모님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저도 만만히 있진 않았겠지만 가해자 부모의 쏘아대는 눈빛 앞에선(아니, 쏘아보면 더 발끈할 수도 있겠군요!!) 소심해졌을 수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 어른들이 아이들의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거겠죠. 결국의 우리 어른들의 몫인데. 무튼,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들에게 시집 선물에 왠지 제가 더 감사해져요.^^

진주 2012-02-14 10:40   좋아요 0 | URL
한 아이 부모들은 나름 점잖케 사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아이의 아버지는 알고보니 동네 건달로 추태를 많이 부리고 다닌 모양이더라구요.그 사람이 교무실과 교장실을 난장판 만들고 막가파로 나오니까 일이 해결된 다음에 학교에선 우리애들 하굣길을 걱정해서 애들을 픽업해 가라고 하더라구요. 불안한 세월들이었죠...

paviana 2012-02-13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일 겪으셨네요. 그래도 아이가 씩씩하게 헤쳐나가서 다행이에요.
전학 간 아이들이 이번일이 자기를 내쳤다고 생각하지 말고, 인생에 기회를 한번 더 주었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아이에게도 그런 일이 생겼을때 도움을 구하는 것이 너뿐만이 아니라 그 아이에게도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에효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일을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진주 2012-02-13 21:5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 부모도 자식 살리려면 차후에 잘 대처하겠죠. 부모가 용돈도 넉넉하게 주고 좋은 옷,좋은 신...해달라는 걸 다 해줬는데 애는 학교에서 친구들 푼돈을 갈취했다는 걸 알고 부모들도 믿기지 않더래요.
자식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드네요...부모는 풍족하게 줬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자식은 뭔가에 목말라 있으니까요....

2012-02-13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4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2-1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와 가해학부모에 강하게 맞서기가 쉽지 않은데...대단합니다.

진주 2012-02-13 22:22   좋아요 0 | URL
현실적으로 우리 애 하나만 두고보면 '사건화'시키긴 힘들었죠.
고작 몇 천원 뺏기고 3주 정도 갈굼질 당했다고 해서 그애들을 처벌하긴 무리잖아요.
그러나, 그 아이들이 한 반을 완전 폭력으로 장악해 나가는 건 아주 큰 사건이죠.
중1때부터 일진 비슷한 무리가 있는데 거기 들어서 친구들을 괴롭혀 오다가
중2때는 각서까지 쓰고 그랬다는데 중3 올라와선 더 무섭게 변한거죠.
그 일당들이 다른 반에도 있고 후진들도 있어서 선생님들이 힘들었대요.
선생님을 우습게 알아 여선생님을 울리는 일도 있고 하여튼 수업 방해도 많이 했대요.

저희는 학교와 맞선건 아니고 당당히 우리 권리를 행사한것 뿐이예요.
새로 부임해오신 교장샘께서 폭력 근절을 위한 의지가 있으셔서 다행이엇어요.
그전에 있었던 옛날 교장은 편하게 은퇴하려고 계속 쉬쉬한것에 비하면요.

노이에자이트 2012-02-14 17:12   좋아요 0 | URL
역시 누가 교장이냐가 중요하군요.

편한 은퇴...하하하...

차트랑 2012-02-13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죄송해요~
악어에게 저 좀 한 번 야물게 물어주라고 일러주세요 ㅠ.ㅠ

진주 2012-02-13 22:23   좋아요 0 | URL
웬 악어? ㅎㅎㅎ
 

 

내가 끓여준 국에 밥 말아 먹고 싶다고 전화 왔다.  '밥 도' '묵자'밖에 비하면 상당히 세련된 표현이지만, 저 말 뜻을 짚어보자면 대충 이것들 중 하나이리라.

 

1. 식당에서 밥 사먹었은데 솜씨 딕하게 없더라. 차라리 당신이 끓여준 국이 낫더라구. (전체가)

 

2. 배는 고프고 어디 뜨끈한 국물 없나? 새벽에 그 국 남았어? 아참, 새벽부터 국 끓여줘서 고마워. 국 맛있더라. 밥 말아 먹고 싶다. (12세이상)

 

3. 한나절만 떨어져 있어도 당신 생각이 나. 감기는 좀 어때? 약도 챙겨 먹고 밥도 든든히 좀 먹는지 모르겠네. 이제 곧 차 출발해. 3시간 후에 집에 도착하겠네. 여보 사랑해~ (19금. 응?)

 

옆지기가 오늘 새벽 댓바람에 서울로 갔다. 나는 더 이른 새벽에 육개장을 끓였다. 추운 날 나가서 떨지 않으려면 속을 뜨겁게 덥혀 나가면 좋은데 육개장이 제격이다. 어제 고깃집에 가서 A+ 등급으로 600g 정량으로 맛있는 부위로 소고기 한 근 사놓고, 바람들지 않은 제주 무 한 통을 납작납작 썰고 표고버섯과 대파와 마늘로 국을 끓였다. 다른 재료없이 무와 대파만 넉넉히 넣어 주재료 고기 맛을 살렸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고기를 다글다글 덕었더니 깔끔하면서도 얼큰한 국이 되었다. 대가리 딴 콩나물을 넣지 않고 끓이니 또 다른 맛이 난다. 옆지기도 입맛에 맞는지 이른 시간인데도 고봉밥에 투가리 그득한 국을 비웠다.

 

 

하루 볼일 다 보고 집으로 오는 차에서 걱정하지 말라는 뜻으로 전화 한 통 넣어준다는 것이 저렇게 말 한다. 종일 함께 지내다가 오늘처럼 떨어지면(옆지기가 볼일이 있어 먼길 나가거나, 내가 볼일이 있어 나가면)왜 이렇게 걱정이 많은걸까. 서울은 춥다던데 발은 안 시려운지, 차는 놓치지 않았는지, 길은 잘 찾아갔는지 쓸데없는 불안에 마음이 무겁다. 돌아와야만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남들이 보면 초등학생 아들을 서울 보낸 줄 알겠다. 그래도 나는 좀 낫다. 나는 걱정을 생각으로만 끝내고 말지 옆지기처럼  세 시간에 한번 꼴로 전화하진 않으니까. 다정하기로 따지면 나보다 옆지기가 한 수 위다. 사실 쓸데없는 걱정의 정체란 불안으로 위장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부부란 연리지가 아니던가. 떨어지면 그립고 걱정되는 건 당연한 일. 

 

 

나와 다르지 않을 걱정들을 했을지는 안 봐도 아는데 이 경상도 남자, 막상 전화 걸어서는 퉁명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3번도 충분히 정답이 될 수 있다는 말씀. ㅋㅋ 그런데 진짜로 3번처럼 말한다면 아규..손발이 다 오그라든다~ 우리 보리문딩이들은 원래대로 '배고프다 밥 도'가 더 편하다. 그냥 이대로 살련다.

8시 15분, 옆지기는 지금쯤 어디만큼 오고 있을까. 20120209ㅁ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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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12-02-0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이들은 아파트 장에서 산 국에다 밥 말아먹으면서 '맛있다'하는걸요^^
제가 진주님의 국에다 밥 말아 먹고 시퍼요~~
19금은-마님은 왜 저에게만 고깃국을 주셨나요?? 아닌가요? 헤헤

진주 2012-02-10 09:47   좋아요 0 | URL
아웅~~수니나라님~~~~~반가워요! 이제 쭉 이어서 계속 오실거죠?
서재동네가 너무 썰렁하단 말예요....ㅠㅠ
장터 국은 어쩔 수가 없어요. 가마솥으로 끓이는 그 맛을 우리가 어떻게 당해내요? ㅋㅋ
국은 많이 끓어야 맛있잖아요^^ 그리고 MSG랑 소고기 비계 같은 것도 넣었잖아여
저야말로 수니나라표 묵은지 감자탕 잘 우려먹어요.
지금도 묵은지가 감자탕 한번 끓여낼만큼 남겨놨어요.
우리애들이 묵은지감자탕 좋아해요.제가 먹어봐도 맛있는걸요 ㅎㅎ

책읽는나무 2012-02-09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울신랑도 육개장을 참 좋아하는데 그걸 할줄 몰라서 매번 타박당하는 마누라에요.
친구는 육개장을 끓여서 신랑을 준다더라~ 는 말을 몇 년전에 했었는데
고때부터 줄곧 우려먹더라구요.넌 언제?라면서..ㅠ
그래서 유심히 님의 레시피를 봤는데..육개장에 저것만 넣음 되나요?^^
고사리인가? 시꺼먼 줄기도 눈에 보였던 것같은데 그건 뭔가요?
고기는 참기름이 아니라 고춧가루로 볶는군요.흠~
쇠고기국이랑 비슷하네요.
암튼..저도 님의 국에다 밥 말아 먹고 싶네요.이추운 날엔 정말~~
옆지기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만해요.^^

저도 19금에서 좀 뭔가가 빠진 것같이 허하네요.더한 것을 기대했나봐요.ㅋ

진주 2012-02-10 09:56   좋아요 0 | URL
허걱..당연히 참기름에 고춧가루와 고기를 볶아요^^;;(고기를 미리 양념에 재웠다가 볶으면 국 다 끓인후에도 고기가 맛있어요. 양념:간장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토란대나 고사리도 넣고 숙주데친것(이런 재료들도 양념에 조물락조물락 무쳐서 재어놓았다가 국에 투하시키면 맛있어요), 콩나물대가리딴것도 넣고 그러죠.그런데 무가 달고 맛있어서 그런거 다 생략해도 맛있었어요.'온천 가마솥'인지 온천가마골인지 하는 유명한 쇠고기국이 그렇게 끓이더라구요^^

울보 2012-02-10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육개장 잘 끓이고싶어요, 한번 끓였는데 옆지기왈 뭔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만들지 않았는데 요즘 종종 육개장이 먹고 싶다고 하네요,

진주 2012-02-10 09:53   좋아요 0 | URL
맛이 좀 없더라도 맛있다고 칭찬해주면 솜씨가 늘 텐데 남자들은 왜 그걸 모를까요 ㅎㅎ
울보님은 어머님 솜씨 물려받았을 텐데 맛있게 잘 하실거예요^^

차트랑 2012-02-1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보 사랑해~ 가 19금이면??
상당히 압축된 언어입니다요 ㅠ.ㅠ (19금^^)

진주 2012-02-10 09:57   좋아요 0 | URL
네헤~ㅎㅎ압축이 좀..되었죠..ㅋㅋ

숲노래 2012-02-10 0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을 나가면
돌아올 때까지
이런저런 걱정을 하기 마련인가 봐요.

진주 2012-02-10 09:58   좋아요 0 | URL
딱 맞는 표현을 못 찾았는데...걱정이라기 보다...아무튼 걱정 비슷한 그런 느낌이예요. 마음이 안 놓인다고 해야하나, 허전하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실제로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요..가서 사람만나 하는 일이 제대로 잘 풀리나 싶은 그런 걱정요..

라로 2012-02-10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서울가요,,,서울 보내는 남편이 걱정이 많은가봐요,,,

경상도 말은 자꾸 들으면 친근한데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깜놀했어요!!!ㅎㅎㅎㅎㅎ

진주 2012-02-10 10:00   좋아요 0 | URL
깜놀요? ㅎㅎㅎ 표현이 좀 억세긴 하죠? ㅎㅎ
조심해서 서울 잘 다녀오세요^^

비로그인 2012-02-10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저는 중년은 아니구요~ 아줌마도 아니구요~ 그냥 소년입니다 ㅎㅎ
이런 글은 마치 묵은지 같은 맛이 나는 글이네요 ^^
아차차, 그리고 제 이미지는 브라질 배우 '페르난다 몬테네그로'에요!
영화 <중앙역>에 나오는 모래와 먼지에 둘러싸인 여신이죠!

진주 2012-02-10 19:01   좋아요 0 | URL
역시~ㅋㅋㅋㅋ어쩐지 완전 반대로 헛다리 짚은 것 같았어요!ㅎㅎㅎ
저 이미지는 음....엉뚱한 선입견을 갖게 하는거 같아요..

프레이야 2012-02-1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진주니~임~ 요렇게 달콤한 페이퍼를...
정말 깨소금 냄새나서 못살겠어 ㅎㅎ
지금쯤은 이미 오셨겠네요~

진주 2012-02-14 10:18   좋아요 0 | URL
흠...다들 이런 페이퍼 좋아하시나보네요...
20분만에 휘딱 갈겨 썼는 걸. ㅎㅎ

북극곰 2012-02-1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마을엔 왤케 알콩달콩한 부부들이 많으시답니까?
앙... 질투나 ==33333

진주 2012-02-14 10:19   좋아요 0 | URL
아이그 저런...절대 질투의 대상이 못 됩니다 앙~ㅋㅋ

icaru 2012-02-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슬이 아주 그냥~~~ ㅎㅎㅎ (쌍칼 식으로..)
진주 님 음식 솜씨는 굳이 안 먹어봐도 알 것 같은 거 있죠...
저 첫아이 임신해서 입덧 있을 때, 달아주셨던 코멘트 전 아직도 기억하는데...ㅋㅋ

진주 2012-02-15 14:06   좋아요 0 | URL
앗~제가 뭐라고 했었지요?
너무 먼 옛날이라 저 기억 못해요.
옆에 가까이 살면 드시도록 제가 뭘 좀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하던가요???

icaru 2012-02-16 13:53   좋아요 0 | URL
하하핫 맞아요! 그댓글 받고, 잠깐 고민했잖아요! (이사갈까?) 라고 ㅎㅎㅎ
 

 

아이 언어 실력은 어머니(부모)가 구사하는 말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나의 어머니는 경상도 토박이시니 나는 자연스럽게 경상도 탯말을 익혔다.

뭘 모르던 시절-그러니까 교내 방송반이나 음방 디제이 한답시고 마이크 좀 잡고 깝작대던 시절-에는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문신같이 달라붙은 사투리 억양이 마뜩찮았지만 그게 아니란 걸 차차 알게 되었다. 진득하게 공부할 기회가 생기면 (중세국어의 흔적)방언학을 전공해보리란 소망까지 가진 적도 있다.

  

 

말을 배울 때부터 내 몸에 배여 있던 탯말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 나온다. 아, '말 배울 때'가 아니구나. 탯말 역사는 내가 갓난쟁이였을 때 옹알이밖에 못하는 아기한테 눈을 맞추며 어르고 달랠 때부터 들은 말이요, 더 일찌기 어머니 뱃속 아기집에 자리잡기 시작할 때부터 내 어머니는 따스한 손길로 배를 쓰다듬으며 귀도 안 생긴 나에게 걸어준 말이니 생명이 시작된 출발점부터 시작되었다. 학교나 책에서 배워서 아는 말이 아닌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말과 어머니가 자주 쓰시던 표현들을 곱씹어보면 새로운 맛이 난다. 마치 객지 생활하다가 고향집에 와서 먹는 집밥처럼 감칠맛이 돈다. 아무 조미료 없이 그저 된장 마늘 넣고 손으로 무친 푸성귀 나물무침 같은 말. 투박한 말. 구수한 말. 향토의 넋이 깃든 말.

 

 

 

"니 올 때 방구리 가꼬 온네이~발당세이 말이다."

 

오늘 기억해 낸 낱말 '방구리'와 '발당세이'.

어릴 적에 나는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촌스럽게 들렸다.

 

"바구니? 반짇고리 말이지?"

 

이렇게 어머니를 가르치려 드는 것도 모자라, 반짇고리를 턱 갖다 놓으면서는

 

"그래도 나나 되니까 알아듣고 반짇고리 갖다 주지,

서울서 시집 온 며느리라면 얼마나 고민하겠어?"

 

하면서 혼자 똑똑은 체 했다. 어머니의 낱말사전엔 분명 '바구니'도 따로 있어서 "뒤란 감자 바구니"라는 말도 쓰셨는데 방구리를 바구니로 오해한 건 순전히 나의 무지함 때문이었다. 

 

"우짠지 풀방구리에 새앙쥐 모냥 들락거린다켔다. 니가 다 뭇제!" 

 

어느 날엔가 말리던 곶감을 몰래 먹다 들켜 혼쭐나면서 '바구니'와 다른  '방구리'의 존재에 대해 퍼뜩 깨닫게 되었다. 방구리를 사전 찾아보면 어엿한 표준말.

 

방구리

[명사] 물을 긷는 질그릇의 하나. 모양이 동이와 같으나 좀 작다

 

예문:1)저쪽에서 방구리 이고 마을 처녀 모습 . 초급

       2)아이들이 부엌 이유 방구리 담은 몰래 위해. 중급

 

 '방구리' 앞에 접두어를 붙이면 여러 모양으로 활용 된다. 이렇게

 

 

'발당세이'로 들리는 소리를 문자로 풀어쓰면, '바느질 당세기'이다. 바느질이 '발'로 축약되는 건 경상도 탯말에 흔히 있는 일이다. 당세기를 사전 찾아보면,

당세기

방언 ‘고리2’의 방언(경남).

 

 

고리(2)

[명사]  껍질을 벗기어 버린 고리버들의 가지. 옷담는 고리나 키를 만드는 감으로 쓰임. a wicker trunk 고리나 대오리를 엮어서 상자같이 만든 물건. 옷을 담는 데 쓰임. 고리짝. 고로(拷 木+老)유기.a wicker basket

 

이 참에 '고리'의 어원이 '고리버들'에서 온 것을 알게 되었다.

 

고리버들

형태분석 : [+고리+버들]

[명사][식물] 버드나뭇과에 속한 낙엽 관목. 들이나 냇가의 축축한 땅에서 난다.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어긋나거나 마주나며, 꽃은 단성화(單性花)로 많이 핀다. 가지는 껍질을 벗겨 버들고리나 키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우수리 강 등지에 분포한다. 학명은 Salix purpurea var. japonica이다.

 

 

'당세기'가 '당세이'로 변한 것은 꼬치꼬치 일일이 다 발음하기를 심히 번거롭게 여기는 경상도 말의 특징 중 하나로 발음하기 손쉽게 '기'가 '이'로 수월한 소리로 바뀐 것이다. 발음의 경제성이라고 할까.

 

발당세이   >   바늘질 당세기   >   바느질 고리  >   반짇고리

로 정리하면 되겠다.

 

재미있는 경상도탯말 오늘 공부 끝.20120209ㅁ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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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니 올 때 방구리 가꼬 온네이~발당세이 말이다."

    ---> 너, 올 때 방구리 가지고 오너라. 반짇고리 말이다.

 

2) "우짠지 풀방구리에 새앙쥐 모냥 들락거린다켔다. 니가 다 뭇제!" 

    ---> 어쩐지 풀방구리에 생쥐 모양 드나든다 싶었다. 네가 다 먹었지!"

 

*사전은, 친절한 daum포털싸이트 국어사전과

            우리집에 꽂힌 뚱띠한 『밀레니엄 새로나온 국어대사전』(민중서관)을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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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2-0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당세이라,
참 재미나며 좋은 말이네요.
듣기에도 말하기에도 참 좋아요.

진주 2012-02-09 13:06   좋아요 0 | URL
발=바느질. 경상도 사람은 음운축약의 대가들이죠ㅋ
여긴 웬만한건 확! 줄여버립니다. 가가가가? ㅎㅎ 더 줄이면 "갸?"

진주 2012-02-09 13:17   좋아요 0 | URL
갸? = 그애가 그때 네가 말한 그 애니?
쟈! = 아하! 저 애가 그때 네가 말한 그 애로구나!
야? = 이 애가 전에 네가 말한 그 애니?
야! = 이 애가 전에 네가 말한 바로 그 애로구나!

울보 2012-02-0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말 공부했어요,,

진주 2012-02-09 15:22   좋아요 0 | URL
한 때 강원도 말이 인기폭발이었잖아요.
강원도 탯말도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있더라구요^^
울보님 강원도 말 가르쳐 주세요~~

조선인 2012-02-0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발당세기가 뭔가 순간 갸우뚱했어요. 읽고서야 아, 바닐당세이구나 했다는. 사투리는 정말 입말이다 싶은게, 글자로 옮겨놓으면 어찌 이리 낯선지. ㅎㅎ

진주 2012-02-09 16:40   좋아요 0 | URL
대구에서 태어났다더니 역시 귀가 열리셨네요 ㅋㅋ
'바닐당세이'에서 바늘을 '바닐'로 발음하는 것도 경상도 방언의 특징이죠.
발음을 쉽게 하려는 전설모음화 현상^^

그런데, 반짇고리 속에는 바늘만 있는게 아니고 바느질에 필요한 여러가지 도구들이 있으니 '바느질 당세이'가 맞겠죠. 조선인님이 '바닐~'로 들으셨던 그 부분을 세밀하게 분석하면 '바느질'이었을거예요. '바닐', '바느질' 을 왕창 줄이면 딱 한 자 '발'이 됩니다ㅋㅋ

그리고 활자로 옮겨 놓았을 때 사투리가 낯설어 보이는 이유는
표준말에 밀려 사회적으로 홀대를 받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부분은 다음에..

하늘바람 2012-02-0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이 바느질이군요 경상도 남편과 살아도 첨 알았네요

진주 2012-02-09 20:50   좋아요 0 | URL
바느질 바느질 바느질...빠른 속도로 말하면서 걸리적 거리는건 없애보세요.
경상도 말은 빠르고 발음하기 편해요^^
태은이 아빠가 경상도 분이셨군요. 한 '무뚝뚝'하시겠네예~~~ㅎㅎㅎ

북극곰 2012-02-0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부산말이 탯말이라, 머리 속으로 소리내가며 읽었다죠.!
엄마, 아빠 고향이 남해셨는데, 그 쪽 사투리도 정말 재밌어요.

진주 2012-02-09 20:52   좋아요 0 | URL
저희 대구 사람들 귀엔 부산 말도 전라도 말같이 들려요~ㅎㅎ
엑센트가 완전 달라요. 경상도 남쪽으로 갈 수록 첫 음절에 엑센트가 가더만요^^
진해 사람이 있었는데 우리가 막 놀려 먹었어요ㅎㅎㅎ웃기죠? 같은 경상도끼리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2-02-0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당세기ㅋㅋ...당세이는 좀 많이 들어봤는데 적혀있는 글은 뭔말이지?했네요.
진주성님! 이거 요즘 뜨고 있는 개그콘서트 사투리 쓰는 그팀들한테 아이디어 제공하시죠?ㅋ
울애들 그프로 완전 빠져있어요.
특히 '궁디를 주 차삘까?'란 그말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셋이서 맨날 입에 붙어다녀요.

울엄마는 삼천포,울아부지는 진주가 고향이신데 그쪽 사투리도 진짜 재밌는데.ㅋ
경상도도 곳곳마다 사투리가 다르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진주 2012-02-09 20:58   좋아요 0 | URL
개그맨 양상국 씨가 김해 출신이라고 하네요 ㅋㅋ
아이디어 안 줘도 주변이 온통 개그 소재일텐데요 ㅋ
알라딘에 의외로 경상도 사람 많으시네요^^

책읽는나무 2012-02-09 23:40   좋아요 0 | URL
그래요? 김해사람이었어요.울동네 옆동네인데.^^
그래서 친근했었나?ㅋ
(속닥..태은아빠님도 경상도 김해사람이라는~~)

근데 님은 대구사람이셨어요?
부산사람인줄 알았어요.ㅠ
이거 나중에 경상도 알라디너만 모아도 수십 명 되겠네예~


진주 2012-02-10 10:01   좋아요 0 | URL
부산은 ㅎㄱ님, 프레이야님이시죠^^
지금 잘 오시진 않지만 바람돌이님도 부산이구요.

노이에자이트 2012-02-1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광주광역시에 살아요.호남과 영남이 똑같은 사투리 쓰는 게 있어요.욕봤다는 표현이죠.그리고 부산 경남은 방아잎을 먹던데 여기도 그거 먹어요.대구경북도 방아잎을 먹는지 모르겠네요.

진주 2012-02-10 19:05   좋아요 0 | URL
네~방아잎 많이 먹죠. 개장국 같은데 넣으면 누린 냄새를 없애준다고...저는 어릴 적엔 못 먹겠던데 언젠가부터 방아잎으로 장떡 구은 건 맛있더라구요. 그리고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가장 닮은 말이래요. 억양이 확연히 다르지 낱말은 비슷한게 많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