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잠을 자듯 눈을 감고 쥐에게 몸을 기대고 있었다.

쥐는 어깨에서 옆구리에 걸쳐 묵직한 그녀의 무게를 느꼈다.

그것은 이상한 무게였다.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어 죽어가는 하나의 존재가 갖는 무게였다.

< "1973년 핀볼" 102쪽 , 무라카미 하루키 >

***

내가 정말 갖고 싶은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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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8-2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떤 무게감을 갖고 싶어요. 여자의 무게라 되든, 인간의 무게가 되든, 지금 제 인생이 조금 너무 가볍구나 이렇게 생각되어서요. 님은 이미 이런 무게를 조금씩 쌓아가고 계신 듯해요. 님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세상은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사라져 버리는 것 투성이에요.

그냥 놔두고 볼 수밖에 없는 게 너무도 많아요.

우리 그런 거 함부로 짓밟지 말아요. 네?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윤대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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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8-2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사라져 버리는 것들, 맞아요. 눈으로만 보아도 좋은 세상인데 만지고, 쓰다듬고, 그러다가 망가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밤 저 왜 안 자고 이렇게 서재에 있는 걸까 생각하다가 님의 서재에 오니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드네요. 님 편한 밤 되시고요.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플레져 2004-08-20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밀밭님 오셨네요. 저두 지금 막 들어왔어요. 언니네 집에 다녀왔는데, 친구랑 전화로 오해가 생겨서 실랑이를 좀 벌였네요. 참 이상하죠. 나이가 들수록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서로 나를 먼저 이해해달라고 하니 말에요. 어릴땐 싸움 한번 하지 않던 사이였는데... 아침이 오면 기분이 좀 나아지겠죠. 호밀밭님도 좋은 꿈 꾸시고, 기쁜 하루 맞으세요 ^^

비로그인 2004-08-20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윤대녕..이름만들어도 설레네요.불쑥,인사 드립니다.너무 반가워서.^^

플레져 2004-08-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흑백TV님! 저는 님의 서재에 자주 들른답니다. 이렇게 불쑥(?!) 와주셔서 더 기쁘네요 ^^
 

장편소설을 쓰는 것은 내 경우 매우 특수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의미에서도 그것을 일상적인 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깊은 산림 속에 혼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수목은 벽처럼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거대한 가지는 겹겹이 뻗어 하늘을 가리고 있다.

거기에 어떤 동물이 서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장편소설을 쓸 때면 항상 머릿속 어디에선가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하루키, 먼 북소리 214페이지>

***

쿨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이냐.

그것을 지킨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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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결심했다구? 그럼 내가 따라가주지.

 

내게 너무 친절하게 대하지마.

은혜를 갚을 수가 없잖아.

단 일분이라도 영웅 소릴 듣고 싶어!

평생을 개같이 살고 싶지 않아.

인생에 단 한번 만이라도.

 

<왕가위, 열혈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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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줄어들고,

기억은 희미해지지만,

사라지지는 않아...

***

시계추처럼 희망이 왔다 갔다 한다.

당최 멈춰서 쉴 생각을 안하는구나, 희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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