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 짧은 정적을 깨뜨린 것은 처절한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

아이의 어머니는 들고 있던 상자를 내던지고 양팔을 벌린 채 미친 듯 길을 가로질러 달려왔다. 상자 속에서 새빨간 핏방울 같은 것들이 와르르 쏟아져 사방으로 가득히 흩어졌다. 딸기알이었다. 아이는 대여섯 걸음이나 멀리 튕겨져나와 아스팔트 바닥에 나가떨어져 있었다. 그녀의 뒤를 따라 아이의 아버지가 달려왔다. 당신은 그제서야 도어를 열고 황급히 뛰어나갔다.

<임철우, 어둠, 187쪽, 문학과 지성사> <이미지 : 플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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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4-08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플레져...면...님이 찍으신 사진이로군요~ 오호라...

플레져 2005-04-0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쫌전에 딸기 먹으려다가, 넘 이뻐서, 그냥 내 입으로 쏙 들여보내기가 아쉬워서 몇 장 찍어놓고 울궈 먹는 중입니다 ㅋㅋ

stella.K 2005-04-0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염장을 지르시는군요. 으~~!

로드무비 2005-04-0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든지 울궈먹으소서.^^

물만두 2005-04-08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 안먹는다네~~

플레져 2005-04-08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그랬수? ㅎㅎ
로드무비님, 고마와요, 님 뿐이에요 ^^
만두님, 왜요?

울보 2005-04-08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는 오시오 제가 딸기 드리리다...

stella.K 2005-04-08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울보님!!!

하루(春) 2005-04-0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 먹고 싶어라. 으~ 딸기

어룸 2005-04-08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저도 먹고 싶어요 TㅂT

물만두 2005-04-0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일은 토마토만 먹어요^^

Laika 2005-04-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겠다. ㅠ.ㅠ

미미달 2005-04-0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바탕이 우유인 줄 알았네.. 호호

플레져 2005-04-09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울보님 댁에 가실 때 딸기 사들고 가세요 ^^
하루님도 함께 가실래요? ^^;;
투풀님은 라이카님과 함께 드시기를 권해요 ㅎㅎ
만두님, 저두 토마토 좋아해요!
미미달님, 정말 그렇게도 보이는 군요 ㅎㅎ =3 =3
 

 


바구니에 붉은 딸기가 가득이다. 바구니 밑바닥에 깔린 흰 면장갑을 끌어내보니 붉은 물이 촉촉이 스며들어 있다. 처녀는 면에 밴 딸기물을 잠시 응시한다. 그리곤 가능한 한 고개를 들지 않고 딸기만 따려 한다. 고갤 들거나 조금 시선을 비끼면 햇빛에 반짝이는, 땋아내린 유의 갈색 머리, 그 사이에 놓여 있는 고운 목덜미, 붉은 딸기와 녹색 잎새 속의 유의 흰 허벅지, 홍조를 띤 유의 뺨이 시선에 들어온다. 유는 딸기 따는 일에 몰두해 딸기밭 속에 놓여 있는 자신의 관능성에 대해서 완전히 방심해 있다. 엎드릴 때마다 아직 누구도 만져보지 못한 자그만 가슴이 엿보인다는 것도 유는 모르고 있다. 발육 부진의 육체를 지닌 처녀는 고통스럽다. 새끼손가락을 갖다 대고 싶은 유의 쇄골, 그 관능적인 움직임 때문에, 유의 말랑한 귓불을 물들이고 있는 밝은 빛 때문에. 

<신경숙, 딸기밭, 80쪽, 문학과 지성사 > <이미지 : 플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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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4-0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관능적인 글이네요..... 딸기밭..

울보 2005-04-08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를 저리도 표현이 가능하군요..

hanicare 2005-04-0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를 들여다볼 때마다 김춘수(로 기억되는데 자신없음)의 어떤 시가 떠오릅니다.밭에 있을 땐 그렇게 보잘것 없던 딸기가 깨끗이 씻고 나서 저렇게 요염하게 빛나더라는. 눈부신 변신으로 시인의 마음을 뺏었던 그 딸기군요.물기 머금고 촉촉히 빛을 발하는 녀석이네요.뒤이어 따라나오는 것은 나스타샤 킨스키가 테스로 분해 들고 있던 딸기구요. 이상하게도 신경숙의 글은 거북해서 별로이지만.은희경의 나르시시즘도 싫지만 그것의 음화같은 신경숙의 시녀 컴플렉스가 싫어서.
어렸을 때는 나스타샤 킨스키의 그 이상하게 생긴 입때문에 무진장 싫어했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고혹적으로 보이는 여자들이 있군요. 킨스키와 킴 베신저.

stella.K 2005-04-0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 먹고파라~~~!

날개 2005-04-08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넘 탐스러워요..! +.+

놀자 2005-04-08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싶어라..+_+
저 과일 중 딸기 무지 좋아한다말이에요...>_<
(울엄마는 왜 요즘 딸기를 안 사오시나...ㅡ.ㅡa)

플레져 2005-04-0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님들... 딸기를 사랑하시는 님들...^^

Laika 2005-04-09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전 님의 사진을 사랑합니다. ^^ 딸기도 주인 닮아서.....^^

플레져 2005-04-09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이카님, 고마워요. 저의 주근깨를 닮은 딸기씨 ^^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몬드 카버 지음 / 문학동네

리뷰어: 플레져 님
상품평점 :


카버가 크로키로 그린 일상의 한 폭은 쉽게 마음을 떠나지 못한다. 카버의 인물들은 모두 외롭고 쓸쓸하다. 금세 쓰러져버릴 것 같은 불안한 인생들. 오뚜기처럼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일어나지 못하는 작고 약한 사람들이다. 그들 나름의 실핏줄 같은 진실이 질기게 살아 있지 않다면 그의 소설을 다시 읽지 못했을 것이다.

 

제가 보낸 쪽지도 받으셨죠? ^^

별걸다 자랑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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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2005-03-25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플레져님.!!! 대단해요~~~~^*^

날개 2005-03-25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왜 저한테는 저런 메일이 안왔죠? 알라딘 메일 수신체크를 안했나?
받았으면 좋았을텐데.... 아까비~

chika 2005-03-25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balmas 2005-03-2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했어유~~

stella.K 2005-03-25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본 것도 같고...암튼 축하해요.^^

갈대 2005-03-25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봤어요!! 제가 쓴 리뷰도 두어번인가 메일에 실린 적이 있는데 처음엔 어찌나 놀랐던지^^

파란여우 2005-03-2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게 무슨 말인지 몰러유....
무조건 좋아서 추천이나 할래유~~~^^

연우주 2005-03-25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앵. 안 왔는데요?

마태우스 2005-03-2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의 리뷰야 예술인 거 다 알지 않습니까^^

플레져 2005-03-26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댓글을 성의껏 달겠습니다. 오랜만에 님들과의 대화니까요 ^^
새벽별님, 호호!
놀자님, 무슨 말씀을요... 쑥스럽습니다 ^^;;
날개님, 문학 메일 신청하셨어요?
치카님, 헤헤헤...
발마스님, 감사해요. 땡스투를 이 페이퍼로 누르신거군요. 저는 리뷰에 땡스투를 누르신 건 줄 알았어요.
스텔라님, 고마워요~
갈대님, 보셨군요!!
여우님, 알라딘에 뉴스 레터(문학분야) 에 제가 쓴 리뷰가 쪼만하게 실렸어요 ^^
우주님, 아직 못 받으셨나요?
마태우스님, 과찬이십니다...꾸벅.

로드무비 2005-03-26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메일 신청해야겠군요.
저렇게 보니 더 근사합니다.^^

플레져 2005-03-2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알라딘 문학메일 참 괜찮아요. 꼭 신청하세요.

연우주 2005-03-27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청하는 거예요? ^^; 몰랐어용.

플레져 2005-03-2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우주님, 얼른 신청하시죠? ^^

잉크냄새 2005-03-2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 메일이라고 칭하니 또 새롭게 다가오네요.
아, 그리고 독자추천으로 멋지게 자리잡은 글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바람이 분다 -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이수동 - 만월

* 요즘 이 노래만 듣는다. 노래를 잘 했더라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불렀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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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3-20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노래 듣고 싶어요..

마태우스 2005-03-2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던 바람이 분다랑 다른 노래 같군요. "바람이 분다"가 두번 반복되면서 시작되는 그 노래....

깍두기 2005-03-20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노래 넘 좋더라, 기다려요^^

플레져 2005-03-2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서재에서 잘 들었어요. 오늘은 사정상 몇 번 못 들었는데...^^
마태우스님, 그노래는...그 유명한 ** 타령 아니던가요? ㅎㅎㅎㅎ

플레져 2005-03-2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후... 그렇게 들리기 시작했어요, 켈님. 책임지세요 ^^*
 

  새벽별님 덕분에 마이 알라딘 기능을 알게 되었는데, 참 좋은 페이지였다.

  나는 다 안다고 생각했던 애인의 다른 버릇을 보는 것처럼

  알라딘에 요모조모 기능들을 하나씩 알아간다. 재미나라~!

  내 관심 분야에 새로 나온 책 소개가 되있어 굳이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약간의 수고를 덜 수 있는 기능이렸다.

추천한 도서중에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동화가 소개되있다.

책 이미지도 있어 살펴보았는데, 그림이 맘에 든다.

연필의 질감, 마치 나를 위해 그려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예쁜 동화같다.

추신 : 요사이  컴에서 낡은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또, 유독 알라딘에만 들어오면 더 느리다. 화면이 뜨지 않을때도 간혹 있고, 나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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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3-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김영하가 번역도 하는군요.^^

잉크냄새 2005-03-0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 알라딘 기능을 좀 보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략 보면 책의 선정 기준이 기존 구매 이력을 데이타화해서 구축한것 같은데 개인들이 마이 알라딘의 기준을 선정할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Laika 2005-03-0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자동차 제 컴퓨터 안에서도 굴러다니는 것 같아요...플레져님 집에서 출발해서 저희 집까지 온 자동차인가요? ^^

플레져 2005-03-09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스텔라님. 소설가가 번역하는 소설은 참 좋은 것 같아요. 문장도 문체도 시점도 시제도 정확하거든요 ^^
잉크냄새님, 저는 이제 막 마이 알라딘을 구경한 터라 지금도 좋아요. 더 즐기다보면 보완점을 떠올리게 되겠지요?
라이카님, 아니 그 자동차가 잠시 주차중인가 했더니 그새 님에게로 갔군요. 이런이런...

날개 2005-03-09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들어오면 화면이 잘 안뜨는건 다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나의 서재 들어오려면 한 열번쯤 새로고침을 눌러야 하더라구요..^^;;

icaru 2005-03-0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안다고 생각했던 애인의 다른 버릇을 보는 것처럼" ?
옴마 기막힌 표현임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