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야기한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시티
손지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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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은 전 세계가 데이터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대한민국이 이런 움직임이 없어서 그렇지 다른 국가들, 특히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이라 불리는 도요타 마저도 임원의 절반을 감축하고 경쟁사 사장한테 고개를 숙이며 합작을 요청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데이터의 위력에 대해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나 역시 그 모든 변화에 대해서 당연히 다 알지는 못한다. 더 정확히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다. 그래서 담론(談論)이다. 모든 것이 변화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과거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고, 또 입증해나가려는 움직임은 무의미하다. 즉, 정립된 개론에 대한 피동적인 공부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서로 대화하고 의문과 깨달음을 공유해가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의와 사고방식을 같이 만들어가는 그런 유연하면서도 수평적인 자세를 갖춰야만 한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그것에서부터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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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야기한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시티
손지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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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천재들은 대중을 무시하기 쉽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천재라는 단어 자체는 대중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천재를 천재로서 인정해주는 대상은 역설적으로 또 대중이다. 즉 자신이 친재적인 것을 대중에게 어필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면, 영원히 역사 속의 천재로는 기억될 수 없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외연기관)도 프랑스에서 발명되었고, 2차산업혁명의 내연기관도 프랑스에서 발명되었다. 프랑스로서는 시대를 바꾸는 핵심적인 기기들을 막상 개발해놓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으니 억울하고 답답할 노릇일지도 모른다. 그 누구도 지금 프랑스를 산업혁명의 근원지로 보지는 않는다. 대중화·상업화에 성공한 영국과 미국을 종주국으로 간주한다. 현실적으로 바라보자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기술의 보유보다 중요한것이 대중화 상업화 능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2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었던 것에서는 포드의 역할이 막중했다고도 볼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 아닌가. 그 이후로 방직기계가 증기기관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지금은 더 대규모 공장화가 되어가는 식으로 양말 제조방식은 계속 성장해왔다. 그 기간 우리의 부가 축소되었는가? 아니면 일자리가 사라졌는가? 오히려 1590년보다 지금 더 부는 축적되어 있고 일자리는 많다. 단지 1589년 당시의 사람들은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의 등장을 예측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는 ‘양말 짜는 틀‘ 편물기계의 특허를 거부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행동과 다를 것 없는 것이 아닐까. 물론 인공지능의 확대로 부가가치가 증대되었을 때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될지는 지금으로서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역사 속에서 갖는다면 오히려 이는 편협한 시각에 불 과할 것일 수도 있다. 내가 모른다고 거짓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시티의 최대 관건은 기술 하나만이 아니라고 누차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승차공유 시장의 산업지도를 그려볼 경우, 개발도상국에서 오히려 발전이 더 빠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꼭 독재자라는 자극적인 단어가 결정적이라기보다는, 그만큼 규제와 기득권 · 제도권의 저항이 덜 한 환경이 확실히 4차 산업혁명이 자리 잡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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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야기한 산업혁명, 그리고 스마트시티
손지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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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잘 되고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사회적으로도 잘 되고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생산성이 높고, 소득불균형의 수준이 낮으며, 경제성장이 높게 이뤄지고 있다면 굳이 지금 새로운 것을 요구할 필요가 없다. 결국, 그것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100년 만에 똑같은 문제가 돌아왔기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고 변화를 요구하고, 또 결정적으로 그런 필요에 맞는 창의성과 혁명이 등장하고 있다. 그게 바로 산업혁명이다. 장하성 교수가 표현했다시피 ‘필요는발명의 어머니‘인 것처럼 현재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2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을 깨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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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은 기업의 권력을 보통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유럽인은 심각하게 자산 수탈을 고려한다. 파리와 베를린의 행정부는 기업의 주요 부문을 해체하는 방안을 놓고 게임을 벌이기도 한다.
과거를 한번 돌아보자. 서구 사회의 현대경제사에는 매우 드물긴 해도 잘 알려진 자산 수탈 사례가 세 가지 있다. 하나는 존 록펠러John Rockefeller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설립하고 키워 한때 전 세계의 석유공급을 입맛대로 주무른 석유회사 스탠더드 오일 standard oil이다. 다른하나는 미국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던 정보통신회사 AT&T고, 마지막은독일의 제3제국 시대에 나치가 지배 수단으로 이용한 화학회사 이게 파르벤IG Farben 이다. 세 기업은 모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착취했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특히 이게 파르벤의 경우 강제로 노동력을 동원해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의 상징은 대리석과 건물의 우아함이 아니라 최대 효율성이라는 가치에 있다. 구글은 사무 공간 구조나 작업환경 같은 문제조차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고층 빌딩은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위로 쌓는 대신 옆으로 퍼지는 건물 구조가 더 낫다는 얘기다. 이것이 세상을 바꿀 발명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인력에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협동을 잘하는 사람이 진정 창조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벽과 층으로 나뉘는 모든 경계를 없애버렸다. 경영진도 개인적인 사무 공간을 갖지 못한다. 게임을 즐기고 생각하기 위한 열린 공간은 디지털 경제 구역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페이지와 브린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이들은 회사 창립 일에 자사의 임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표했다.
"우리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 및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비록 인터넷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말을 신중하게 살펴본사람은 충분히 알아챘을 것이다. 이들이 온라인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접근하도록 하는 것을 넘어 모든 종류의 정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지식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말이다. 구글은 첫날부터 그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 단지 사람들이 오랫동안 페이지와 브린의 말을 믿지않았을 뿐이다. 사실은 믿기가 어려웠다. 이 지구상의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으겠다니, 미친 짓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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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캐피탈리즘 - 장막 뒤에 숨겨진 중국 금융의 현실
칼 E. 월터 & 프레이저 J.T. 하위 지음, 서정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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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 채권시장이 낙후한 데는 역사적 이유도 작용했다. 중국은 국가, 즉 공산당이 모든 것을 소유한 나라이므로 사유재산 전통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채권시장이 가장 발달된 자본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기 쉽다. 주식과 달리 채권은 소유권이라는 예민한 사안을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관찰해도 중국의 경우에는 개미군단부터 각 성의 지시를 비롯해 공산당 지도층에 이르는 모든 사람이 주식시장에 푹 빠져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초반 주식의 발견 이래 중국인의 주식 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외부 관찰자들이 중국이 선진 경제의 족적을 따라 진화하고 있다고 믿는 것도 그와 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왜 채권시장이 뜨지 못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재빠르게 파악해낸 바, 상환의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공짜‘ 자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멋지게 구축한 시장 인프라는 꼭 필요한 것이지만 채권시장을 원시적 수준에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채권가격을 인위적으로 책정했기에 채권 발행 기업은 다양한 채권상품이 있는데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있다. 이들에게 채권은 대출과 다를 바 없다. 무엇보다 채권으로 이익을 낼수 없는 구조인 탓에 인수자와 투자자가 채권시장에 냉담하다는 점이 문제다. 본 장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것이다. 소련식 중앙계획경제 체제가 남긴 지침에 휘둘린 탓에 금리는 실제 시장의 힘을 반영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채권의 가치평가도 왜곡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체제‘가 원하는 방식이다. 공산당 정부가 바라는 것은 통제다. 당 지도부는 리스크를 평가하고 가격을 매기는 데 중국만큼 유리한 시장이 없다고 믿고 있다.
2008년 전 세계 은행 부문이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간 것도 그들의 믿음을 굳건히 하는 데 한몫했다.

중국에서 주식 공개가 그토록 인기 있는 이유는 투자자의 과열 신청을 유발하는 로또식 주식배정뿐만 아니라 증감회가 만들어낸 주식가치평가메커니즘 때문이다. 증감회 메커니즘에 따르면 수요는 높은 데 비해 주가는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된다. 그 결과 주식 공개 당일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이다(표 7.11 참조), 이 방식은 인수 리스크를 줄이기 때문에 증권사는 인수 수수료가 낮아도 우려를 덜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평가프로세스 때문에 투자자가 기업과 업계를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선전의 중소기업증권거래소(SME)나 창업판(ChiNext) 에 주식을 공개하는 사기업 비국유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전체 시장 맥락에서 볼 때 그 규모가 극히 작다. 투자자가 중소기업증권거래소나 창업판으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투자분석기법을 활용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가 85%나 소유하고 있으며 공산당이 존재하는 한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할 페트로차이나에 대해 어떻게 엑슨모빌 ExxonMobil 의 기법을 적용할 수 있겠는가? 차이나모바일이나 차이나유니콤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이들을 보다폰 Vodafone, T-모바일 T-Mobile
바티에어텔 Baharti Airtel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을까? 해외 이동통신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차이나모바일이나 차이나유니콤은 안락한 과두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특권을 누리고 있는 이러한 기업은 해외 경쟁사와 달리 규제당국이나 시장의 견제로부터 자유롭다.

중국의 모순된 경제 체제에 대해서는 제3의 시각도 존재한다. 정치, 경제, 학술 분야의 외부 관찰자들은 중국을 다른 신흥시장과 유사하다고 보는 시각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인프라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지난 18년간 중국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의 자본시장과 뮤추얼 펀드 산업, 연금기금, 국부 펀드, 환율시장을 구축했고, 외국인 참여를 허용하고 국제주의적 중앙은행을 설립했으며, 주택대출과 신용카드를 도입했다. 자동차산업을 급성장시졌고 몇 군데 눈부신 도시들을 건설했다. 이 모든 것이 서구와비슷해 보이므로 해외 투자자들은 그들이 본 바를 손쉽게 믿어버린다. 눈에 보이는 것이 너무도 친숙하면서도 기대 이상이라 열광한다.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정서가 생겨났다. 중국은 아직도눈에 보이지 않게 소련식 금융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면 외부 관찰자들도 달리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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