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을 지배한 무기전 전세를 뒤바꾼 보급전 - 전투코끼리, 랜드리스 작전, 아쿼버스, 탄저균까지 무기와 보급으로 본 세계사
도현신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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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류역사 내내 지속된 큰 행사였다.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데는 뛰어난 무기 그리고 보급이 중요했다.


이 책은 역사 속의 전쟁에서 무기와 보급이 어떻게 역할했는지를 멀리 성경에 나오는 시대부터 현대전까지 이어가면서 서술해보여준다.

성경시대를 보면 이집트 람세스와 히타이트의 대결이 나온다. 카데쉬 전투라는 싸움에서 히타이트는 철기와 우수한 전차전술을 보여서 람세스를 압박한다. 

이 시기에는 소수의 철기 문명이 등장하면서 청동기만 가졌던 이집트나 이스라엘 민족들을 밀어 내었다. 

성경에 보면 당시 사회상이 기록되는데 농사에 철기가 더 효율적이므로 이를 빌리려고 하면 필리스틴에게 일정한 대가를 치렀다고 한다. 이때 관계의 역전을 일으킨 인물이 바로 다윗이라고 한다. 다윗은 수하에 철기 문화에 익숙한 헷족을 참여시켜 새로운 무기로 새로운 싸움을 일으켜 대왕이 되었다고 한다. 

무기는 계속 발전하는데, 저자는 총기류의 변화에서 초기의 화승총이 라이플로 진화하는 걸 잘 보여준다. 총기가 발전할수록 기마병의 위세가 줄어들고 결국 봉건시대가 끝나가게 된다. 이 무기가 멀리 흘러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내전을 끝내버리고 임진왜란으로 조선에도 충격을 주는 건 잘 아는 사건이다.


전쟁의 또 한 축은 보급이다.

이 책에서 제일 흥미로웠던 대목은 보급으로 바뀐 전쟁이다.

고려말 몽골과의 항쟁 과정에서 강화도는 철옹성이었다. 지금도 강화도 앞바다는 거센 물살 덕분에 쉽지 않은 항로라고 한다. 이를 멀뚱멀뚱 봐야만 했던 기마민족 몽골에게 어느날 놀라운 제안이 들어온다. 섬을 막바로 공격하지 말고 섬으로 들어가는 식량보급로를 끊어버리라는 전략이었다. 곡창지대인 전라도 지역의 쌀창고들을 추수 시기에 집중해서 공략해버리면 강화도는 그냥 손에 들어온다는 개념이다. 덕분에 몽골군의 기병들은 전국을 누비며 쌀공략에 나서고 결국 강화의 고려 조정은 손을 들게 된다. 이 정보를 넘긴 매국노는 <이현>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대목은 러시아의 모피 상인들이 시베리아를 넘어 알래스카 그리고 멀리 하와이까지 가는 과정이었다. 하와이에 보호령 설치를 시도할 정도로 그것도 1800년대 초반에 그들의 모험심은 매우 강했다. 


책은 매우 긴 시간 속의 역사적 사건 중에 흥미로웠던 것들을 모아서 독자들에게 "앗 이런것도"하는 지적자극을 준다. 

한번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 될 정도로 술술 익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앞으로도 역사의 대중화에 도움되는 좋은 책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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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무능 - 굿바이, 朴의 나라
전여옥 지음 / 독서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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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이 입을 열었다.


전여옥은 원조친박으로 박근혜가 한나라 대표를 지낼 때 대변인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었다. 

가까이서 시작했지만 그녀는 박을 비판하고 <탈박>하는 운명적 결정을 했다. 당시는 논란이 많았고 지 복을 왜 걷어차냐는 비판도 들었지만 최근 <탄핵전쟁>의 와중에 전여옥의 행동은 선구였다고 새롭게 인식되게 되었다.

주목을 받게 되면서 전은 자신이 본 박이라는 존재에 대한 이 책으로 정리해보였다. 전여옥은 정치인이기 전에 <일본은 없다>라는 책의 저자였고 그 이전에 분명 원조 커리어 우먼이다. 이화여대를 나와 KBS에 입사해서 당시 도쿄특파원이라는 매우 특별하고 예외적인 성취를 거두었다. 그리고 계속 경력을 자산 삼아 유리천장을 깨나간 커리어우먼의 원조였다. 


그런 그녀는 도대체 왜 정치적 성공의 동아줄이었던 박을 떠났을까?

대변인으로서 박과 가까이 하며 가진 충격적 경험들을 열거하면서 자신의 행위의 필연성을 먼저 서술한다. 언론사 간부와의 밥자리에서 상대방 자리의 반찬을 끌어다 박을 먹이는 두 교양없는 최씨자매의 행태. 그걸 보면서도 즐거워하는 영애 박근혜. 

자신과 아주 드문 인터뷰를 했으면서도 도대체 전여옥을 기억조차 못하는 박.

이 정도는 아주 작은 약과다.


선거전략에서 박을 대처와 비교해서 이미지메이킹 해보자고 했더니 박이 딱 잘라서 거절했다고 한다. 나는 대처 따위가 아니라 엘리자베스 여왕이다라는 소리에 캠프는 썰렁해졌다고 한다. 후일 대통령에 올라서 영국 여왕의 황금마차를 탓을 때가 박근혜는 가장 행복했던 표정이 나왔다고 한다.

박은 신분을 원했지 일을 하려 한 것이 아니었다. 그 아버지는 일을 했지만 말이다.


가까이서 저자를 답답하게 만든 건 박의 무지와 불통이었다. 

한마디로 박을 표현해서 <베이비토크> 였다고 한다. 그냥 어린애 수준이고 어린애들에게나 먹히는 말을 짧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콘텐츠가 없어도 도대체가 깡통 수준이었다. 부동산 대책 회의에서 <근저당권>이 뭔지 물어본다. 대화는 성립될 수 없다. 그러니 연설이 필요하면 주어진 걸 외워서 고대로 이야기만 한다. 같은 걸 반복하기 지겨우니 영어나 불어로도 말할 줄 안다는 걸 자랑삼는다. 

당시에는 이런 건 답답함 수준이었지만 후일 청와대에서 대면보고와 회의가 사라지는 국가운영의 손실로 발전하게 된다. 그 귀결은 바로 세월호 7시간 사태로까지 귀결된다. 서면보고 했다고 면피하는 측근과 관료, 비서실상 김기춘의 행태의 출발은 바로 불통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사실 가까이 있으니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아는 측근들은 왜 서면보고에만 집착했을까? 보고하면 책임은 위로 넘긴다는 관료적 면피라 더 한심스럽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일을 먼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그리고 저자의 분석이 돗보이는 대목은 바로 통일이 곧 <대박이 아니라 재난>이라는 분석이다. 위기대처 능력 하나 없는 박정권하에서 통일은 정말로 대한민국 아니 한민족 전체에게 거대한 재난이었을 것이고 이는 세월호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박이 보여준 참상을 크게 보면 일본과 비교해볼 수 있다. 저자는 일본에서 언론인으로 생활하면서 일본정치가 쇠락해가는 과정을 <족벌의원>들의 비중이 커짐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저자가 겪은 한나라당의 실태도 같이 언급된다. 한나라에서는 벌써 아버지가 누구인지 집안이 누구인지가 많이 따지게 된다고한다. 벌써 2세 의원으로 알만한 사람이 김무성,유승민,정진석 등 여럿이다. 박은 물론 빼고다. 여기에 젊은 보수 이준석도 따지고 보면 엄친아 금수저급인데 그가 젊다는 나이 뺴고 딱 와서 하는 정치행태는 이중적이라고 일침을 꼽는다. 언론인에게 밉보이면 알지 하는 특유의 독설이 살아났다. ㅎㅎ


종합해보면 친박 내지 친이는 최와 박의 문제를 어느 정도는 알았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왜 문재인은 선거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 못했을까? MB도 탈박하는 전여옥을 환대하면서 독대를 하고 전략을 논했다고 한다. 정보망이 그렇게 없었나? 여전히 선거판에서 상대가 나쁜놈이에요라는 메시지 말고는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 이번 판은 어떨런지? 지난 대선 문재인의 메시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전히 이번에도 잘 모르겠다. 


역사에 만약은 허무하지만, 만약 저자가 박을 떠나지 않았으면 어떤 경로를 밟았을까?

수갑을 차고 수의를 입은 조윤선의 얼굴이 떠오른다. 전여옥이 친박 딸랑이로 남았다면 결국 갈 곳은 그런 길이었으리라. 그런 점에서 순간의 아까움은 있지만 결국은 그 결정은 탁견이었음으로 드러난 셈이다.


하여간 정리를 해보면 책은 쉽게 읽히고 쉽게 쓰여졌다. 그렇지만 내용은 정말 끔찍했다. 왜 우리는 이런 진실을 판이 다 끝나야 알게 되는지. 정말 이 정보의 1/3만 지난 대선에서 잘 활용되었어도 판이 달라지고 아니 그 전에 MB가 까발렸다면 친박연대라는 희대의 웃기지도 않는 종교집단이 나타날 가능성을 줄였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런 점에서 다들 <공범>이고 결국 피해자가 된다.


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니 허망도 하고 아쉬움도 커진다. 그럼에도 이를 냉철하게 되새기지 않으면 비극은 다시 반복된다. 한국인은 정치도 쉽게 종교화시키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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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2-18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여옥씨도 한나라당 내에서는 수구앞잡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동네를 떠나니 그래도 상식적인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집단은 정상적인 정당이 아리라는 생각을 다시하게 되네요^^: 사마천님 리뷰 잘 읽었습니다

사마천 2017-02-1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해 말이 많기는 한데 일단 가장 빨리나온 통렬한 비판이 담겨서 서평으로 남겼습니다
 
정해진 미래 - 인구학이 말하는 10년 후 한국 그리고 생존전략
조영태 지음 / 북스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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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생 63만,2002년생 49만.


갑자기 14만이 줄어든다.

2002년부터 대한민국은 합계출산율 1.3 이하가 되고 초저출산국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제 모든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들어가라고 하지만 그 때가 되면 이미 대학은 전국적으로는 1대1 수준이 된다고 한다. 서울과 수도권은 경쟁률이 있지만, 지방의 경우는 확실히 미달이다.


대학이 결국 문닫게 되는 건 뻔한 일이다 보니 인구학 전문가 답게 저자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대학원생 뽑는데도 매우 신중해진다. 기껏 공부시켜놓고 일자리 없는 예비 실업자 만들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아내가 최근 사립대에 임용되자 걱정부터 해두라고 암울한 예언을 해준다. 인구학 강의를 해주었다는데 과연 어떤 답이 돌아왔는지 궁금해진다


대학만이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초중고 모두 문제가 되는데 선생님이 엄청난 숫자로 과잉이 된다.

요즘 초등교사 될래 아니면 삼성전자 갈래 하면 차라리 초등이요 한다는데 그 길은 과연 안정된 길인가 저자의 말을 듣고 보면 의심스러워진다.


저출산을 통해 더욱 심해지는 고령화는 일본 모습에서 많은 힌트를 얻게 된다.

정치는 극우가 늘어나느나 보수화, 참 이건 요즘 한국의 모 집회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건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는 점이다. 일본 주요 기업들이 한국에 뒤쳐지게 된 계기는 사실 고령화 요인이 무척 크다.

시마가 과장에서 부장,이사,회장 되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보면 의사결정들이 점점 늦어지고 주도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일본 전자산업은 한국에 길을 넘겨주었다.

그런데 앞으로 한국은 과연 일본의 뒤를 따라가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안정된 고령직장이었던 조선산업의 몰락에 이런 인구구조는 영향이 없었을까? 


섬뜻한 경고는 책 여기저기 이어진다.

그리고 한국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한국의 성취는 모든 세계의 통계를 벗어나버리는 아웃라이어였다고 한다. 그러기에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글로벌 전문가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고로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인구학은 매우 예외적 학문이었기에 저자 또한 딱 하나의 인구학 교수 자리라고 한다. 반면 선진국은 인구학 전공자를 기업에서 적극채용한다고 한다.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역시 전공 세일즈인가 했다.

인문학 위기라고 하지만 인문학을 실제 써먹을 수 있는 예를 보여주고 정말 무시하면 돈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경고도 해주는 이코노미 오리엔트 프로페서라고나 불러줘야겠다.


저자의 탁견은 베트남 편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베트남을 인구학,사회학적으로 분석한 대목은 꽤 유용했다. 요즘 한국의 베트남 투자가 기업과 금융에서 모두 유행이다. 삼성만 예로 들어도 거의 2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렇지만 저자의 베트남 분석은 보다 심층적이다.

그리고 하나 더 저자는 아이들의 사교육 투자에 인색하다. 기껏 말 잘듣는 아이 만들어서 결국 프리타 만들 꺼 있냐고 한다. 그러니 차라리 동남아 특히 뜨는 베트남으로 보내려고 하고 거기서 저자는 자신이 닦은 인맥을 통해 길을 마련해주겠다고 한다

매우 지능적인 전략이고 감탄스러웠다. 


인문사회과학 책도 이렇게 쉽게 읽히면서 깨달음도 주다니 대단하구나 하는 경영으로서도 감탄을 자아낸다.

결론 만족스러운 독서고 강추다.

특히 사교육비 고민하는 가장들에게 이 책 들고 해당 대목 줄그어 아내에게 이해시켜주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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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불균형 - 패권을 향한 미국과 중국의 미래 경제 전략
스티븐 로치 지음, 이은주 옮김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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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담당으로 오랜기간 중국에 대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은퇴 이후 이 책을 통해 미-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우려와 해법을 선보여준다.

책이 나온지는 3년이 넘었지만 다시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최근 트럼프의 등장 떄문이다.

다들 놀랐고 나도 놀랐지만 이 책을 찬찬히 다시 보면서 트럼프 현상과 그의 주장, 나아가 지금 당선인으로서의 행보가 결코 우발적이지 않다는 걸 새삼 꺠닫게 된다.

책의 초반에 나온 미국의회에서 나오는 논란들이 그렇다.

민주와 공화 양당 상원의원이 함께 제기하는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 만들어지는데 더욱 중요한 건 이들이 하는 말들이다.

중국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의원이 하는 말이 과거 일본에게 플라자합의를 강요했을 때도 굳이 일본을 가볼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분명 역사의 반복을 보여준다. 일본에게 가해졌던 고환율의 고통은 아시아의 경제지도를 확 바꾸었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나라는 한국이었는데 3저 호황으로 전두환 정권의 정치적 수명을 연장시켜주었다.


저자는 이런식의 해법에 대해 쉽게 찬성하지 않는다.

두 나라가 오랜기간 상호의존적으로 경제를 키워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두 나라를 이끌었던 경제리더인 주룽지,원자바오와 미국의 그린스펀에 대해 꽤 자세히 서술한다.

그러면서 미국의 물건을 중국이 생각보다 많이 사고 있다는 점도 확인시켜준다. 애널리스트 답게 깊이 있는 분석들이 곳곳에서 그의 주장을 백업시켜준다.


그럼 앞으로 중미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중국이 점차 미국의 서비스를 더 사주고 미국도 중국에 일방적인 압박만 가하지 않으면서 무역불균형을 줄여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자 지금 미중 관계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 보인다.

트럼프는 처음 대만과 연락하면서 중국의 기본인내선을 건드렸다. 중국은 미국 국채보유량을 상당량 줄였다. 그리고 중국의 외환보유고 또한 급속히 줄어든다. 

달러는 오르는가? 내리는가? 

누구도 쉽게 답은 못한다. 트럼프 당선까지 맞추었던 일부 여의도 투자가들이 막상 환에서는 대거 손실을 입었다고도 한다. 그의 정책을 보면 약달러지만 금리를 올려가는 옐런의 자신감에서는 강달러가 읽힌다. 정말 제대로 맞추어야 실력인데 그게 어디 쉽겠는가, 특히나 동방의 작은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부의 격변을 알아보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거기다가 한층 더 문제를 어렵게 하는 건, 정치와 경제가 서로 묶여서 돌아가기 떄문이다. 한반도라면 남한에서는 탄핵과 대선, 북한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생존 더해서 사드까지 참 복합적으로 돌아가는 고차원 방정식이 되어버린다.


로치 박사의 책은 미중의 경제적 해법에 대한 가능한 시나리오 하나를 제시해준다. 그리고 조건을 좀 더 바꾸면 다른 시나리오들도 유추 가능할 것이다.

미래학자 최윤식 교수는 프로파일링 기업이 유효하다고 하는데 로치의 책에서는 주요 주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의사결정을 분석해간다. 한국도 로치와 같은 국제통들이 늘어가야 해외 흐름을 더 잘 이해할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가면서 책을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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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 / 부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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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관심을 두는 저자이고 연구자다.

강의도 꽤 흥미롭다.

최근에는 휴넷CEO에서 유쾌한 말투로 인사이트 있는 강의를 선보인다.


해마다 연말이면 내년이라는 화두로 트렌드 책을 본다.

김난도의 트렌드연구가 대학연구실을 넘어 기업화되어가고 있다. 덕분에 초기의 톡 튀는 것보다 아주 방대한 집약소라고 느껴져버린다. 그래서 대학에서 하는 트렌드연구라면 일본과 중국을 아울러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과제를 던지듯 한마디 해봤다.


반면 김용섭의 이 책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작은 연구소 답게 순발력과 엣지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가볍게 읽다보면 어 이거 내주변에서 보던건데 하는 아이템들이 많이 느껴진다.

최근에 친구들 만나면 오히려 당구장이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피씨방은 준다. 피씨방은 어디로 갔을까 하면 핸드폰의 모바일게임으로 들어간다. 

아주 최근 이야기지만 넷마블의 리니지레볼루션이 히트를 쳤다. 리니지라는 아주 아주 무거운 온라인게임의 전설까지도 이제 핸드폰으로 올라가는거다. 

이렇게 세상은 기술의 혜택을 키워간다.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에 고양이 비중이 빨리 늘어간다고 한다. 개가 전통적으로 충성, 연대를 상징한다면 고양이는 고독이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행위 자체가 개인화인데 여기서 더 나아가 덜 귀찮게 하고 혼자 잘 노는 고양이로 관심이 간다고 한다.


"고양이는 좀 더 이기적이지만 합리적인 사교성을 상징한다.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건 그들의 이런 행태가 우리의 모습과 닯았기 때문일 수 있다."


경제에 대한 통찰도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대박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백화점 시대는 저물고 있다.

편의점 두 업체 BGF와 GS리테일의 시총을 합치면 현대백화점은 가볍게 제치고 있다고 한다. 

그 와중에 올라가는 백종원의 도시락.

더해서 일본 세븐일레븐의 초히트작 1000원 커피. (이게 머신가격은 엄청 비싸고 한국도 여기저기 가보니 잘하는 곳은 맛이 확실히 올라갔다)

체면 형식 사라지고 실속만 남은 일인소비. 

고양이와 묶어서 보면 과연 편한건지? 좋아해야 하는건지.. 의문이 들지만 하나의 트렌드임은 어쩔 수 없다.

얼마전 가 본 추억 담긴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도 한잔에 9000원하는 고급진 핸드드립커피점 사이에 빽다방이 비집고 들어왔다. 인사동 전통거리 안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듯한 부조화와 함께 우리를 강타하는 디플레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변화 속에서 유통업은 진화라는 이름으로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유통업체들이니 말이다.

책을 그렇게 묶어 보면 꽤 흥미롭다.

그렇지만 예측이 다 맞는 건 아니다. 몇년간 이야기된 아이템이 작은사치였는데 한국에 진출한 디저트 아이템이 생각보다 돈을 벌지는 못한다고 한다. 한국인이 서구식 단맛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반면에 공차는 히트였다. 동남아에서 올라온 열대과일을 기초로 한 부드러운 단맛이 더 끌린다.


책의 장점 또 하나는 내가 가보지 않은 여러 곳들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해 마치 가본듯 드러내 보여줌이다.

성수동 대림창고 등 핫플레이스들을 열거해주는데 그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근저의 힘에 대해서 분석해준다.


새것,변화,흐름 그리고 삶과 산업의 바뀜

트렌드 읽기로는 투자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는 책이다.

앞으로도 늘 함께 하며 독자들을 자극해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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