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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책 읽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초등 3·4·5 학년 독서교육법

[조선일보]

독서교육에서 초등 3·4·5 학년은 아주 중요하다. 어느 시기이든 중요하지만 특히 이 시기는 독서에서 과도기 또는 전환 시기로서 부모나 교사의 적절한 지도가 꼭 필요하다. 비교적 쉬운 책에서 조금 까다로운 책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많은 아이들은 책읽기에 좌절감을 느낀다. 저학년 때 책을 좋아하던 아이들도 점점 책과 멀어지거나 흥미 위주의 만화만 보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아야 하는 때이다. 특히 이 시기의 독서력은 학습 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학업 성적이 너무 떨어져 고민인 중학생의 독서력을 검사해 보면 초등 4학년 수준에 멈추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 시기에 적극적인 독서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1. 못 읽는 건지 안 읽는 건지부터 파악하자


책 읽기를 싫어하는지 책을 못 읽어서 자신감이 없는지 알아본다. 책을 싫어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책을 못 읽어서 자신감이 없는 경우라면 아이의 독서수준을 점검한 후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주도록 한다.


2. 독서수준부터 파악하자


아이가 자기 학년보다 낮은 수준일 경우 수준에 맞는 책을 읽고 이해하도록 지도를 하여 점차 독서 수준을 올려가도록 한다. 시중에 나온 상업용 책에 표시된 학년 수준 표시는 혼자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라기보다 부모나 교사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읽는 책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 누구의 도움 없이도 혼자 읽을 수 있는 책은 보통 자기 학년보다 낮은 수준의 책이 된다. 즉 초등 4학년 아동이 지도 없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책은 3학년 수준의 책이 된다.


3. 제대로 읽는지 확인하자


초등 3·4·5학년 과도기 독서의 중요성은 바로 꼼꼼히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꼼꼼히 읽는다는 것은 대충 후딱 줄거리 위주로 읽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정독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하면서 읽지 않으면 읽고 나서 내용을 물어도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대답을 못한다. 내버려두면 대충대충 읽는 습관이 굳어버린다. 텔레비전을 보고 자란 요즘 아이들은 책 읽는 것도 텔레비전 보듯이 눈으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4.골고루 읽히자


이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은 독서의 편식 현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읽고 싫어하는 책은 전혀 읽지 않아 독서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과도기 아이들의 편독 현상이 반드시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 나름대로 흥미를 느끼는 분야가 생겼고, 그것을 계속 탐구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좋아하는 책도 즐기게 하되, 꼭 읽어야 할 책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억지로 싫은 책을 권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나니 주의해야 한다.


5. 책을 읽는 전략(방법)을 가르치자


학년이 올라갈수록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다. 이런 아이들은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조금 지나면 재생이 되지 않아 스스로 실망을 거듭하게 되고 심하면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우선 어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낱말의 뜻을 문맥 속에서 이해한 다음 낱말장에 그 뜻을 기록하여 수시로 보면서 암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글을 읽어가면서 “아, 이건 중요한 거야. 중요해, 꼭 외워 둬야지!” 하며 중요한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것도 하나의 기억술이다.


( 임성미 ‘독서논술, 초등 3,4,5학년 때 배워야 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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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가족으로 선정되고 2탄이 나왔다.
누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책 잘 읽힐 수 있냐고 물어 본 덕분에 간단히 정리를 해주기로 했다.

1. 독서법 다시 말해 책 읽는 방법에 대해 부모가 먼저 잘 알아야 한다.

내가 모르면서 자녀에게 잘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자녀가 처음에는 따르다가도 나중에는 내용도 모르면서 강요만 한다고 등 돌릴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법에 대해 잘 소화해야 한다.
모티머의 독서법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잘 읽어두면 평생 도움 받을 수 있고
나아가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속독이 중요하다. 서서히 아이가 속독을 익힐 수 있도록 꾸준하게 가르켜야 한다.

2. 책 읽는 환경을 만들라

부모는 드라마, 스포츠 중계를 TV로 보면서 아이들에게 책보라고 하는 건 뭔가 문제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나와 아내가 같이 책보는 모습을 어려서 보여주자
아이들이 자기 방의 책을 들고 내옆에 와 눕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자세는 별로 좋지 않아서 자주 누워서 보았더니 아이가 그것까지 따라하게 되었다.

그 다음 스텝은 도서관 가기. 어른 책 빌리는 도서관이지만 1층의 아이 도서관을 같이 가게 되니
주변이 모두 책 읽는 사람으로 채워진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주변사람과 보조 맞추며 책 보게 된다.

단 여기서 문제는 동네를 이사하고 새로운 도서관을 갖더니 만화책 보는 비중이 확 커져버렸다.
게임과 만화는 가장 큰 책인데 요즘 나오는 만화로 학습이 강조되는게 아니라
만화 영화 보듯이 만들어 놓은 책들이 문제다. 특히 마법천자문.

서점도 매우 좋은 곳이다. 새로 나온 책을 볼 수 있고 이것저것 들추어보면서 아이의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
단 최근 문제는 서점에 게임기가 설치되는 경우다. 금방 아이가 게임기 앞으로 가버린다.
게임 타이틀 몇개 팔겠다고 설치해놓는 짓은 정말 바보 같은 경영이다.

3. 아이에 맞는 책을 잘 골라주라

혹시 로렌 리디, 안노 마쓰마사를 아십니까?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가 되었는데도 이들을 모르시면 곤란합니다.
책 하나 하나가 보물같은 작가들이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책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친구들, 동네 아저씨 아줌마, 선생님 하는 친지.
알라딘의 블로그 운영하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은 도움이 된다.
리뷰가 왕창 올라와 있는 강아지똥 같은 책은 쉽게 선택될 수 있다.

참고로 대치동의 사교육이 왜 발달했냐를 따져보면 자녀의 학습매니저를 수행하는
어머니들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스스로 대학 공부를 해보았고 자녀에 대해서 열의를 가진 이들 어머니들이
학원들을 돌면서 강사를 평가하고 각각의 자녀의 매니지먼트에 나섰다.

학습이론과 관련해서 모두에게 좋은 방법은 일부 밖에 없다.
우등생을 키우는 학습방법이 꼭 중간 수준의 아이에게 맞으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로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학습 매니저는 부모가 되는 것이 정답이다

4. 처음에는 자녀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라

푸름이 아빠에게 여러모로 감사한다.
가르침의 요지는 초등학교 가기전에 많은 지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 중 상당수는 독서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 때 아이가 책 들고 오는 것을
절대로 돌려보내서는 안된다고 한다.
똑 같은 책을 또 읽어줘 또 읽어줘라고 하면 나는 바쁜데 다음에 하자라고 대답하기 일수다.
이때 꾹 참고 읽어주라. 지겨워도 할 수 없다.
이때를 놓치면 머리가 덜 발달되니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나도 아이들 키우면서 이 부분에서 제일 힘들었지만 되돌아보면 맞는 이론인 것 같다.

5. 스스로 책읽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의 강제적 권유는 금방 한계에 닥친다.
욕심 내다가 흥미를 잃어버린다면 그건 정말 아주 망치는 것이다.
맛 뵈기를 해가면서 아이에게 독서가 즐겁고 유익하다는 것을 꾸준히 설득해내라.
유태인이 과자로 만든 알파벳을 먹여서 공부가 맛있다는 것을 가르친다고 하는데
시사점이 많은 이야기다.
아이가 모든 분야를 다 흥미를 가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몇가지는 확실히
흥미를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평등을 지향한다. 과학을 좀 잘해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초교 3학년이 되어야 한다. 이런 공백을 자율적 독서 중심의 학습법이 메워줄 수 있다.
과학의 경우 특히 실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독서와 실험이 서로 물려들어가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이에게 갑자기 고교 졸업후 한번도 써먹지 않은 과학지식에 대한 질문을
받는 영광스러운 날도 올 수 있다.
그 때 잘 못 대답하면 아버지는 아는게 없어라고 핀잔들을 수 있으니 조심하기를.

잡다한 보충설명으로는 안경 씌우지 않으려면 독서 환경을 잘 갖추어야 한다.
책상, 독서등, 조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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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9-23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교보문고에 갔는데 어떤 엄마는 애한테 "여기 책 엄청 많지~ 니가 암만 열심히 읽어도 여기 있는 책 다 못 읽어~"라고 하더군요. 열심히 읽으라는건지 그러니까 읽지 말라는건지 원. 애가 질려버리겠다 싶었어요.
 
 전출처 : 가넷 > [퍼온글] 당신의 똥은 안녕하십니까 - 한겨레 21

 

당신의 똥은 안녕하십니까

바나나처럼 건강하고 싱싱한가, 우동가락처럼 흐물흐물한가… 볼일 끝난 뒤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건강검진 효과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똥은 시대에 따라 진화한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시대 사람의 똥은 아마도 바나나 모양에 가까웠을 것이다. 거듭된 사냥 실패로 채소류 섭취가 많기 때문에 똥은 적당히 뭉쳐졌을 것이다.


△ 언젠가부터 똥은 더럽고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대장 건강을 위해서는 먼저 똥과 친해져야 한다. 똥과 친해지는 것은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았던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기도 하다.

단단할 때는 지점토 같고, 부드러울 때는 튜브에 든 물감 같았을 것이다. 물에 떨어지면 가볍게 떠오를 정도. 물론 지역에 따라 달랐을 것이다. 기아에 허덕이는 지역의 사람들의 똥은 다이어트를 일삼는 현대인이 배설하는 토끼 똥과 비슷했을 수도 있다.

퇴보한 똥을 진보시켜라

그런데 변화는 100~200년 전에 찾아왔다. 인류는 근대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고기를 비정상적으로 많이 먹기 시작했다.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난 이래 50만 년 동안 현생 인류의 최대 섭취량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섬유질이 많은 신선식품 대신 가공식품을 찾았다. 이런 식생활의 변화는 똥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런데 똥의 진화는 역방향이었다. 진보가 아니라 퇴보였다. 똥의 퇴보를 보여주는 징후는 도처에 나타난다. 올해 미국소화기학회 학술대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의 12%가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인은 이보다 많은 17%가 변비 증세를 겪고 있다. 한국인은 1983년 고령인구 10만 명당 13.5명이 대장암으로 숨졌는데, 20년 뒤인 2003년에는 무려 90.3명이 숨졌다. 그리고 의료계는 한국인의 30%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걸린다고 추정한다. 죄다 똥을 제대로 못 만드는 사람들로, 이들의 똥은 굵은 우동가락 같거나 풀어놓은 물감 같거나 못생긴 조약돌 같다.

그러다 보니 건강한 똥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구사되고 있다. 발효유업체들은 대변 전쟁을 벌인다.


△ 똥의 모양은 대장의 수분 흡수 능력, 섬유질 섭취량,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똥은 바나나 모양이다. 바나나형의 똥이 끊김 없이 한번에 길게 나오는 황금색 똥은 프리미엄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식생활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이런 건강한 똥이 점

‘바나나변’이라고 쓴 광고 카피(매일유업 프로바이오 GG)로 ‘못 싸는 자’들을 유혹하는가 하면 ‘쾌변’(파스퇴르유업)이라는 똥이란 단어가 들어간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비데업체들은 “중앙집중식 회전기포 물줄기로 직장까지 물을 침투시킨다”는 ‘관장 비데’도 개발해냈다.

현대인들은 ‘똥 만드는 공장’인 대장을 구경하러 몰려들고 있다. 건강검진 전문병원인 하나로의료재단의 장완신 팀장은 “지난해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가 폭주하기 시작했다”며 “요즈음은 검사를 신청하면, 서너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장 내시경은 항문으로 내시경을 넣어 대장에 있는 용종을 제거하고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이런 대장 열풍은 혹시 현대인의 건강염려증은 아닐까.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정기적인 대장 검사가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의료비를 지불하기에 앞서 습관 들여야 할 일이 있다. 바로 똥과 친해지는 것. 퇴보한 똥을 진보시키기 위해서 똥에 대한 관찰력을 키우는 것이다. 대장·항문 전문 한솔병원의 이동근 원장은 “화장실에서 볼일이 끝나기 무섭게 물을 내려버리지 말고 자기 변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1차적인 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냄새가 적다

먼저 똥의 형태를 살펴본다. 가장 건강한 똥은 바나나처럼 싱싱하지만, 허약한 똥은 우동 가락처럼 흐물흐물하다. 보통 바나나 똥은 한 덩이씩 뒤끝을 남기지 않고 풍덩 떨어진다. 냄새가 가만히 나지만 기분 나쁘지는 않다. 똥이 바나나처럼 잘 뭉쳐지는 이유는 대장에 섬유질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섬유질은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부풀어올라서 똥을 부드럽고 크게 만든다. 감자, 콩, 버섯, 해조류를 먹으면 섬유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빼빼 마른 똥은 이와 반대다. 식사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다이어트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먹는 양이 많지 않으니 대장에서 똥이 뭉쳐질 리 없다. 설사 일보 직전의 물렁물렁한 똥이나 물똥은 장에서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기형태다. 스트레스와 폭식, 폭음이 주원인. 냄새는 말할 수 없이 구리다.


별 이유 없이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거나 동시에 나타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참 힘을 줘 토끼 똥을 뱉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진흙으로 폭격하듯 머그컵 1~2잔의 물똥이 나온다면 혐의가 더욱 짙다. 스트레스와 고기와 술·커피로 점철된 식습관이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과민성 장증후군은 대표적인 현대병이다.

똥 색깔은 대장병을 판별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똥이 붉다면, 건강에도 적신호다. 대장 위쪽에서 출혈이 있으면, 똥은 검붉은 색을 띨 수 있다. 직장이나 대장 하부, 항문에 출혈이 생기면 똥에 선홍색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변기 안이 붉게 물들 정도라면 치질이다. 아스팔트 재료인 타르처럼 검고 끈끈한 똥은 식도·위·십이지장의 출혈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들 부위에서 60cc 이상의 출혈이 발생하면, 이 혈액이 위를 통과하면서 위산과 반응해 검게 변하고 아울러 똥까지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똥 색깔은 영양분이 지나치면 진해지고, 모자라면 옅어진다. 대장에서 오래 머물면 진해지고, 대장을 빨리 빠져나오면 옅어진다. 변비의 색깔이 탁하고, 설사의 색깔이 묽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똥의 형태를 관찰한 뒤에는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본다. 건강한 사람의 똥일수록 냄새가 적다. 냄새는 장 안에 서식하는 세균의 바로미터다. 냄새가 심한 사람은 그만큼 세균이 많다는 것. 냄새를 줄이기 위해선 요구르트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나 올리고당 등 좋은 균을 공급하거나 유지함으로써 나쁜 균의 발육을 억제해야 한다.

깨져버린 동물과 식물의 ‘똥 사이클’

똥과 친해지는 것은 다른 말로 지구와 친해지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생태 뒷간을 연구하는 이동범 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은 “똥은 사람 몸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잉여물을 자연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식물은 빛과 양분을 흡수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 없는 것은 배출한다. 다른 말로 ‘산소를 배설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과 동물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식물의 배설물’인 산소와 함께 다른 영양분을 섭취한 뒤 똥을 배출한다. 그리고 그 똥은 거름이 되어 식물에 섭취된다. 동물과 식물을 잇는 ‘똥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과 똥과 지구는 한 몸이었다.


△ 우리 몸은 ‘똥 공장’이라 할 수 있다. 입 안의 이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고, 위액은 이를 녹인다. 십이지장은 지방을 녹이고, 담즙은 똥을 노랗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해 각 기관에 보내고 남은 것은 대장에 보낸다.

그런데 이 사이클이 깨지기 시작했다. 도시화가 촉진돼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고, 똥은 하수구로 흘러가 쓸모없는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과도한 물을 쓰게 되고 막대한 정수 비용을 들여야 했다. 양변기에서 물 한 번 내리는 데 자그마치 13ℓ가 쓰인다. 미국의 문명비평가인 웬델 베리는 현대의 배변 시스템을 이렇게 꼬집는다.

“마실 물에 오줌과 똥을 섞어 넣는 비싼 기술을 개발하고 그 물을 다시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하는 더 비싼 기술을 발명한다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현대인에게 일상적인 대장병도 이즈음에 왔다. 공장식 축산업이 도입되면서 육류 섭취가 많아졌고 이는 곧 대장병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의 똥에 대한 태도도 급격하게 바뀌었다. 농가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사랑받던 똥은 더러운 것이 됐다. 똥은 변기 뚜껑을 덮고 서둘러 흘려보내야 하는 것이 됐다. 이동범씨는 현대인들은 예전과 달리 똥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전의 뒷간은 똥을 거름으로 재생하는 곳이었죠. 똥을 누고는 자기 똥에 왕겨나 톱밥을 부어 넣었어요. 똥과 대면하는 시간이 있었던 거죠.”

변기 뚜껑 덮기 전의 명상

사실 똥에 대한 저어함을 없애는 것도,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도, 양변기에 벽돌 한 장이라도 넣는 것도 모두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으로 회귀하려는 행위다. 1천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똥 사이클을 회복시킬 수는 없겠지만,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 대장은 본격적으로 똥을 만드는 곳이다. 대장 안의 세균은 똥을 분해하고, 분해된 똥은 건조된 뒤 뭉쳐진다. 직장에서 똥의 외형이 완성된 뒤 항문으로 배출된다.

똥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일본에서 ‘똥 박사’라고 불리는 후지타 고이치로는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자기 똥과 매일 제대로 대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변기 뚜껑을 덮기 전 똥을 보면서 자신과 지구의 건강을 상상해보자.

도움말·참고: 서울 한솔병원, <쾌변천국>(후지타 고이치로·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시공사 펴냄)


산업화될수록 배변량은 줄어

변비와 설사 피하려면 잡곡밥·미역 등 섬유질 많은 음식 찾아먹어야

하루 동안 성인이 누는 배변량은 얼마나 될까. 식사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g 내외는 돼야 건강하다고 여겨진다.

한국의 성인들은 보통 하루 100~200g의 똥을 배출한다. 서유럽의 경우 100g, 파푸아뉴기니 민족은 하루 1kg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배변량이 문화와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문화권은 배변량이 많고,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문화권에서는 배변량이 적다.

선진국일수록 배변량은 줄어드는 경향도 보인다. 농경사회를 탈피해 산업화된 나라일수록 정제된 가공식품의 섭취는 늘고 섬유질 섭취는 감소하는 식습관이 퍼지기 때문이다. 섬유질 섭취가 줄어듦에 따라 배변량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있다. 섬유질이 적은 정제된 음식을 먹은 그룹은 하루 100g 내외, 채식을 주로 하는 그룹은 225g 정도의 똥을 눴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럼 현대인의 일상병인 변비와 설사는 어떨까. 변비는 배변량이 지나치게 적은 것이고, 설사는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의학적으로 변비는 하루 35g 이하 또는 일주일에 2번 이하로 똥을 누는 경우를 말한다. 하루 300g 이상 또는 4번 이상의 똥을 누면 설사로 간주된다. 설사의 양이 많은 것은 그 성분의 대부분을 이루는 물 때문이다.

변비와 설사를 막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섬유질을 찾아 먹어야 한다. 하루 성인 권장 섬유질 섭취량은 25~30g인데, 현재 한국인의 섭취량은 17∼20g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10~15g의 섬유질을 섭취하면 배변량이 100~150g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섬유질이 많이 든 잡곡밥과 시금치, 미역을 먹고 화장실에서 관찰해보자. 똥이 변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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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늘빵 > [퍼온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101가지 말과 행동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101가지 말과 행동

아이들에게도 인격은 있다!!!


 ☆ 아이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말과 행동

 

1 쓸모없는 녀석 같으니라구
2 좀 배워라, 배워!
3 어디서 말대꾸야
4 넌 심부름 하나 제대로 못 하니?
5 버릇없이 어른들 얘기에 끼어드는 게 아냐
6 공부도 못하면서 무슨 오락이야
7 잘했구나, 그런데 영철이는 몇 점 맞았니?
8 우리 애는 아직 철이 없어요
9 그런 시시한 음악 좀 듣지 마라
10 네 누나가 너만할 때는 너보다 똑똑했는데
11 옆집얘는 이번에도 1등 했다더라
12 딴 거 틀어
13 오빠는 남자잖아

 

☆ 아이들의 자율성을 해치는 말과 행동

 

14 숙제부터 해
15 쓸데없는 것 좀 사지마
16 지금은 속셈 학원을 다니란 말이야
17 엄마 말이 맞아, 그 옷은 네게 어울리지 않아
18 만화만 보지 말고 책 좀 읽어라
19 더 먹으라니까
20 딴 데로 새지 말고 곧장 와!
21 너희는 매일 싸우니?
22 넌 왜 맨날 돈타령이야!
23 한 번만 더 반찬 투정하면 다신 밥 안 줄 거야
24 용돈 까먹지 마
25 오늘만 특별이다

 

☆ 아이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말과 행동

 

26 공부 좀 해라, 공부 좀
27 잘 했구나 얌전히 잘 있어
28 당장 하지 않고 뭘 꾸물대!
29 네가 웬일이니? 공부를 다 하게
30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돼, 안 그러면 혼나!
31 당장 안 일어 날 거야!
32 너희 선생님은 왜 그런다니?
33 멋 부리지 말고 공부나 해
34 꾸물대지 마, 이 게으름뱅이야
35 넌 머리가 좋으니까
36 뭘 또 사달래?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37 그런 건 꿈도 꾸지마

 

☆ 아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는 말과 행동

 

38 그게 얼마짜린데 잃어버려!
39 울지 마! 엄마가 또 사주면 되잖아
40 아무도 안 보는데 뭐 어떠니?
41 집 잘 보고 있으면 맛있는 거 사줄게
42 제발 말 좀 들어라
43 못써, 그런 말 하면
44 넌 허구한 날 맞고 들어오니?
45 잘났어, 정말
46 너희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마라
47 당신 탓이야
48 공부만 잘하면 해 달라는 것 다 해줄게
49 남의 집에서만이라도 조용히 못 하겠니?
50 지니야, 여기 자리 났다
51 넌 텔레비젼이 친구지

 

☆ 아이들의 자신감을 없애는 말과 행동

 

52 넌 정말 구제불능이야
53 이 바보야! 이것도 몰라
54 인사도 제대로 못 하니?
55 넌 이것밖에 못 하니?
56 넌 정말 커서 뭐가 될래!
57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좀 똑똑히 말해 봐
58 거봐, 내가 뭐랬니? 넌 못한다고 그랬지?
59 누굴 닮아서 그렇게 못 생겼니?
60 애들 주제에 뭘 안다고 나서니?
61 너 왜 맨날 그 모양이니? 하는 일마다 말썽이니?
62 네가 한 두살 먹은 어린애냐!
☆ 아이들의 창조성을 없애는 말과 행동
63 네가 뭘 안다고 그래
64 하늘이니까 파랗지 당연한 걸 뭘 물어보니?
65 틀렸어,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66 그런 건 크면 다 알게 돼
67 엄마 지금 바빠
68 쓸데 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해
69 넌 여자애가 왜 그 모양이니? 남자처럼 굴지 마

 

☆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말과 행동

 

70 엄마한테는 너 밖에 없어 넌 꼭 의사가 되어야 해
71 착한 어린애는 그러는 게 아냐
72 네가 이 세상에서 최고야
73 다 널 위해서야
74 꼴이 그게 뭐니?
75 동생에게 양보 좀 해!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76 학원비가 얼만 데 수업을 빼먹어
77 좀 큰 포부를 가져 봐 소방수가 뭐니, 소방수가
78 무슨 애가 그렇게 말이 많니?

 

☆ 아이들을 불안에 빠지게 하는 말과 행동

 

79 실패하면 안 돼
80 너같은 애는 엄마 자식이 아니야! 꼴도 보기 싫어
81 내가 못살아 정말 너 때문에 내가 못산다
82 놔두고 가 버릴 거야
83 뛰지 말아라
84 말 안들을 거면 없어져 버려!
85 그런 위험한 놀이는 하지 마!
86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있어
87 다리 밑에서 주워 왔지
88 한번만 더 그래 봐라, 가만두지 않을 테니
89 조용히 좀 못 해!

 

☆ 아이들을 반항하게 하는 말과 행동

 

90 왜 그랬어? 빨리 말 못해
91 방 좀 치우면 어디 덧나니?
92 동생이 뭘 배우겠니? 네가 잘 해야지
93 네가 그랬지? 바른 대로 말 못 해!
94 아빠 들어오시면 혼내 주라고 할 거야
95 정말 엄마 말 안 들을 거야!
96 어딜 갔다가 지금 오는 거야
97 왜 맨날 그런 친구들이랑 어울리니?
98 또 무슨 말썽을 피우려고 그래?
99 넌 착한 아이니까 엄마 말 잘 들을 수 있지?
100 큰 소리를 꼭 쳐야 말을 듣니?
101 엄마가 어렸을 때는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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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ayonara > [퍼온글] '세계의 지성' 톱10

어제 TV 등 언론에서는 노언 촘스키가 영미의 시사지들이 인터넷 투표를 통해서 선정한 '세계의 지성' 중 '최고의 지성인'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약 2만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약 5000표를 획득, 2500표를 얻은 움베르토 에코를 더블 스코어로 따돌렸다고. 주로 영어권 네티즌이 참여한 것이므로 영미쪽 지식인들이 대거 선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프랑스쪽 지식인들은 톱10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어제 귀가길에 문화일보에서 이 '톱10'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대중문화'의 산물이기도 한 이런 투표 자체에 별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동시대 지식인들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가늠하는 데는 유익한 지표인 듯싶어서 소개하고 몇 자 덧붙인다(내가 흥미를 느낀 건 생물학자들의 부상이었다).

1위 노엄 촘스키(미국). 직업은 언어학자로 돼 있지만, 정치비평가, 문명비평가 정도로 더 잘 알려져야 마땅한 사람이고, 주로 하는 일은 '미국 비판'이다. 네오콘 잡지의 한 편집장은 촘스키와 하워드 진을 가리켜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대중이 보기엔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물론 비판의 테마와 강도와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촘스키의 인지도가 높은 것은, 내가 보기에, 가장 쉽게 글을 쓰기 때문이다(그의 언어학 책이 쉽다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가 프랑스의 현학적인 지식인들에 대해서 못마땅해 한 것은 당연한다(푸코 등을 읽다가 좌절한 사람들에게 촘스키는 희망이다). 대중들이 읽을 글은 그들이 이해할 수 있게 쓰라는 것. 그가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으로 꼽힌 만큼 그의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촘스키의 책들은 국내에 '너무 많이' 소개돼 있다(국내엔 촘스키의 제자들도 여럿 된다). 수준 이하의 번역들도 많다고 하지만, '어렵지 않은' 책들이기 때문인 듯. 그의 전기로는 <촘스키, 끝없는 도전>(그린비, 1999)와 <촘스키>(시공사, 1999)가 같은 해에 나왔다(나는 전자를 읽고 후자를 사두었다). 바쁘신 분들은 <30분에 읽는 촘스키>(랜덤하우스중앙, 2004) 정도를 읽어주시면 되겠다. 책의 역자이자 전문번역가인 강주헌씨는 요즘 부쩍 촘스키에 빠져 있는 듯한데, 가장 최근에 나온 촘스키 책도 그가 번역한 <지식인의 책무>(황소걸음, 2005)이다. 물론 책은 제목에서부터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한마당, 1999)를 떠올리게 한다. 대중적 인지도에다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에 있어서 촘스키는 우리 시대의, 미패권주의 시대의 '사르트르'이다(사르트르적 의미의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뜻한다).

2위 움베르토 에코(이탈리아). 직업은 문학비평가로 돼 있지만, 기본적으론 기호학자이고 게다가 소설가이다. 아마 러시아에서 이런 류의 투표를 했다면, 촘스키를 거뜬히 따돌렸을지도 모른다. 정치비평서들이 일부 '전문서'로 소개돼 있는 촘스키와는 달리 에코의 경우는 소설과 문학비평서, 중세미학연구서 등이 시리즈로 번역/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러시아보다 국내에 더 많은 '에코'가 나와 있다(그의 '조이스'론이 소개되지 않은 게 아쉽지만). 거의 '에코 천국'이라고 할 만큼.

 

 

 

 

국내의 에코 전문출판사로는 열린책들과 새물결을 들 수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 평전>(2004)는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에코 붐'을 만들어낸 건 물론 그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초판은 1986)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에코 자신이 쓴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열린책들)와 이윤기 선생의 번역을 교정해준 것으로 잘 알려진 강유원의 <장미의 이름 읽기>(미토, 2004)가 부수적인 참고문헌이 된다. 개정판도 갖고 있지만 내가 읽은 건 <장미의 이름> 초판이며, 작년에 러시아어본도 구해왔기 때문에 나중에 개정판으로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인다(<푸코의 진자> <전날밤> <바우돌리노> 등의 다른 소설들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만 하도록 한다). 모두가 알 만한 사실은 <장미의 이름>이 장 자크 아노에 의해서 영화화됐다는 것(숀 코너리와 크리스천 슬레이터 주연). 그리고 대부분이 모를 만한 사실은 <장미의 이름>이 다른 역자에 의해서도 번역됐었다는 것. <장미의 이름으로>(우신사, 1986). 프랑코 모레티의 표현을 빌면 번역 또한 '도살장'이어서 살아남는 번역은 몇 안된다. 

 

 

 

 

자신의 최초 전공이기도 했던 중세미학에 관한 책으론 <중세의 미와 예술>(열린책들, 1998), 기호학자로서 명망을 얻은 책으로 <기호학과 현대예술>(열린책들, 1998)이 국내엔 소개돼 있다(<기호학과 현대예술>은 불어본의 번역이고, 영어본 번역은 <기호학이론>(문학과지성사)이다. 이 국역본보다는 영어본이 훨씬 읽기 쉽다). 기호학자로서의 출세작 <기호학 이론>의 속편에 해당하는 <칸트와 오리너구리>(열린책들, 2005)에 대해서는 한번 소개한바 있으므로 생략하고, 대신에 추천할 만한 것은 에코가 공저한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인간사랑, 1994). 역자가 에코의 제자이다. 에코 기호학에 관한 국내 연구서로는 박상진 교수의 <에코 기호학 비판>(열린책들, 2003)이 유일하지 않나 싶고,  김성도 교수의 <하이퍼미디어 시대의 인문학>(생각의나무, 2003)에는 에코와의 대담이 실려 있다. 좀 특이한 책으론 에코의 축구광적인 면모를 기호학과 엮은 <움베르토 에코와 축구>(이제이북스, 2003)가 있다.

 

 

 

 

에코는 잡지에 기고하는 짤막한 에세이로도 유명한데, 국내엔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열린책들, 1995)으로 또 흥행몰이를 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 1999)은 그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이후에도 물론 열린책들에서는 그의 에세이집들을 꾸준히 내고 있으나 내가 사거나 읽지 않았으므로 언급을 자제하겠다. 에코의 에세이들에 비교적 일찍부터 눈길을 준 출판사가 새물결이고, <포스트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1993)을 시작으로 댓 권을 연이어 출간했었다. 얼마전에 그 책들이 재출간됐다(일부는 독일어판의 번역이다). 이 정도면 에코는 촘스키 뺨치는 지성인이다.  

3위는 리처드 도킨스(영국). 아마도 우리 시대의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일 듯하지만, 도킨스가 그래도 3위에 오를 줄은 미처 몰랐다. 영국에서의 대중적 인기를 짐작하게 한다. 도킨스에 관해서는 여러 번 소개한 바 있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간단하게 훑어보기로 한다.

 

 

 

 

국내에 제일 처음 소개된 도킨스의 책은 <이기적인 유전자>(두산동아, 1992)이고, 그의 책으로 내가 제일 처음 읽은 책이다. 물론 그때 도킨스란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막연하게 '이타적 행위'라는 게 모종의 심리적/도착적 만족감을 주는 '이기적 행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는데, 늘 그렇듯이 서점을 두리번 거리던 차에 <이기적인 유전자>란 책이 눈에 띄었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그리고는 '유레카!'(우리식 버전으론 '심봤다!') 이후에 원서의 개정판을 옮긴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1993)이 출간됐고, 절친한 친구는 나의 권유에 따라 그 책을 읽고서 '유레카!'를 복창했다(그는 한동안 나만큼 도킨스를 욹어먹고 다녔다). 지금의 <이기적 유전자>(2002)는 보다 세련된 장정을 하고 있는바(표지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 이름하여 '고전100선'이요, 대학생/청소년 필독서이다.    

 

 

 

 

이후 도킨스의 주저라고 할 만한 책으론 <눈먼시계공>(민음사, 1994)과 10년만에 재간된 <눈먼 시계공>(사이언스북스, 2004)이 있다. 작년에 나온 <확장된 표현형>(을유문화사)은 내가 원서까지 사둔 책이지만 아직 읽지 않았으므로 감동을 적기는 어렵지만, 하여간에 다른 책들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최신간인 <악마의 사도>는 이전에 소개한바 있듯이 주로 칼럼모음집인데, '인간' 도킨스의 체취를 가장 강하게 내뿜는다. 도킨스 다이제스트를 원하는 독자라면 <도킨스와 이기적 유전자>(이제이북스, 2002)를 보셔도 좋겠다(다이제스트라 감질이 나겠지만).

 

 

 

 

세계석학 30인과의 대담집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가야넷, 2000)에는 촘스키와 에코는 물론 도킨스와의 대담도 실려 있다(지젝도 들어가 있다!). 내가 감히 사두지 못한 <사이언스북>(사이언스북스, 2002)에도 도킨스는 (당연히)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내 기억에 존 브로크맨이 편집한 <제3의 문화>(대영사, 1996)에서도 도킨스를 읽을 수 있다. 그의 호적수였던 스티븐 제이 굴드와의 비교는 <유전자와 생명의 역사>(몸과마음, 2002)를 참조할 수 있다.

4위 바츨라프 하벨(체코). 이 리스트에 들어 있는 유일한 동유럽 지식인. 직업은 극작가이자 정치인으로 돼 있는데, 대통령을 역임한바 있으니 저명한 인사이지만 국내에는 별로 연고가 없는 듯하다.

 

 

 

 

뒤져보면 하벨의 책으론 <대통령의 꿈>(들꽃세상, 1992)이 처음 소개됐었고, '하벨 대통령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사상'이란 부제의 <프라하의 여름>(고려원, 1994)과 드라마 <청중>(예니, 2000)이 소개돼 있는 정도. 동구권 희곡모음집인 <탱고 外>(현대미학사, 1994)에도 <도시 재개발 계획>이라는 하벨의 작품이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지역적 편향성 때문에 러시아/동구권 지식인들에 대한 소개/이해는 턱없이 부족한 편. 멋쩍은 김에 하벨의 나라 체코에 대한 안내서 두 권 정도만을 적어두기로 하자. 체코 문학 전공자인 김규진 교수의 <체코 문화>(한국외대출판부, 2000), 그리고 체코 여행 가이드북 <체코>(휘슬러, 2005).

5위 크리스토퍼 히친스(영국). 직업은 정치평론가라고 돼 있는데, 톱10의 지식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생소한 인물이다. 나의 견문이 짧은 것인가 하고 검색해 보았더니, 국내에 소개된 건 <키신저재판>(아침이슬, 2001) 달랑 한 권이다. 하면, 나의 '무식'을 탓할 수는 없는 것. 도서관에서 다른 책들을 검색해 보니까 <선교사의 입장: 마더 테레사의 이데올로기>(1995)란 책이 있고, 에드워드 사이드와 공저한 <희생자를 탓하기: 사이비 학문과 팔레스타인문제>(1988), 아담 바르토스란 이와 공저한 <국제 영토: UN, 1945-95>(1994) 등의 저작을 갖고 있다. 아마도 영국의 영향력 있는 정치평론가인 모양(우리의 경우라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6위 폴 크루그먼(미국). 내가 이름을 아는 몇 안되는 현역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최근엔 反부시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이며(뉴욕타임즈에 칼럼을 쓴다) 해마다 노벨경제학상 후보에 오르고 있다고. 촘스키와 함께 MIT에 몸담고 있고, 1953년생이니까 나이도 비교적 젊다.

 

 

 

 

그의 책으론 <경제학의 향연>(부키, 1997)이 유일하게 내가 갖고 있는 책이다. 그가 공저처럼 돼 있는 <복잡계 경제학2>(평범사, 1998)도 갖고 있었지만 지난번에 책정리를 하면서 <복잡계 경제학1>과 함께 쓰레기장으로 갔다. 아마도 그 책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 <자기 조직의 경제(Self-organizing Economy)>(부키, 2002)일 것이다. 제목만으로도 대충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데, '복잡계 경제학 개척자'로도 평가된다는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복잡계 경제학의 사고방식과 모델을 다"룬다고. "그는 '불안정으로부터의 질서(order from instability)'와 '불규칙한 성장으로부터의 질서(order from random growth)'라는 자기 조직화의 두 원리가 어떻게 도시의 형성과 기술 집중 및 경기 순환 등 제반의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자기조직계'에 대한 책들이 한동안 붐을 탄 적이 있는데,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카오스: 현대 과학의 대혁명>(동문사, 1993)이 발단이었다(물론 얀치의 <자기조직하는 우주> 같은 신과학 천문학서도 있었다). 이어서 <복잡성 과학이란 무엇인가>(까치, 1997) 등이 나왔고, <복잡계란 무엇인가>, <왜 복잡계 경제학인가> 같은 일본서들이 번역/소개됐다. '복잡계 경제학'에서 크루그먼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이름은 '수확체증의 법칙'을 주창했던 브라이언 아서인데, 크루그먼은 이를 더 발전시킨 공로가 있는 듯. 이 '자기조직화'는 문학/예술에서도 많이 나오는 테마이며, 들뢰즈를 읽다가도 종종 마주치는 용어이다. 그러니 나중에 좀더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하는 크루그먼의 나머지 책들이다. 

 

 

 

 

7위는 위르겐 하버마스(독일). 작년 10월에 데리다가 타계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하버마스와 함께 이 명단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연로한 세계철학계의 원로이지만 하버마스는 언제나 '막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막내였으며(물론 그의 제자들이 2세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1세대 학자들의 파워와 명망에 미치지 못한다) 20세기 독일철학의 막내이다.

 

 

 

 

독일 관념론의 적자를 자처하는 독일의 '괴물' 철학자 비토리오 회슬레(<객관적 관념론과 그 근거짓기>(에코리브르)가 지난 여름에 출간됐었다. 회슬레는 방한강연을 가진바 있으며 그때의 인연으로 한국여성과 결혼했다)가 꼽은바, (거명 당시에 생존하고 있던) 20세기 최고의 독일 철학자는 바이스체커, 가다머, 칼-오토 아펠, 하버마스 4인이었다(거기서도 하버마스는 가장 '젊은' 철학자였다).

 

 

 

 

하버마스의 책들은 국내에 '충분히' 번역/소개돼 있다. 물론 질과는 무관하게. 예컨대, 그의 명성을 널리 알린 <인식과 관심>(고려원, 1996)은 오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책이며, 따라서 '대중들'은 읽을 수 없는 책이다. 프랑스의 난다긴다하는 철학자들을 '신보수주의' 철학자로 몰아세우며 그의 '거장적' 면모를 부각시킨 책이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문예출판사, 1994)이다(이 또한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있다). 기억에 그의 교수자격취득논문인 <공론장의 구조변동>(나남, 2001)부터 <소통행위이론1>(의암, 1995, 이건 2권이 아직 번역되지 않은 대표적인 '부실'번역 사례이다)를 거쳐서 <사실성과 타당성>(나남, 2000)에 이르는 주저들은 대부분 국역본을 갖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의사소통의 철학>(민음사)와 대담 <테러시대의 철학>(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하버마스에 대한 국내 연구만 해도 (상대적으로) 차고 넘친다. 그래서?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8위 아마티아 센(인도). 경제학자. 인도 출신으로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센의 책들은 수상에 힘입어 바로 출간된 바 있다. <불평등의 재검토>(한울, 1999), <윤리학과 경제학>(한울, 1999)이 그것이다. '경제학의 테레사 수녀'라고도 불린다니까 그걸로도 그의 학문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도 케임브리지대의 교수이다!).

 


 

 

 

센의 신간은 <자유로서의 발전>(세종연구원, 2001)이며, 소개에 따르면 "아마티아 센은 이 책에서 개인을 단순히 분배된 혜택을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하는 능동적인 행위자로 보고 논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국가, 시장, 법 체계, 정당, 언론, 이익단체 등을 포함하는 일련의 사회적 장치들이 개인의 실질적인 자유를 충족시키고 보장하는 데 얼마나 공헌하는가 하는 일관된 관점으로 중국과 인도, 유럽과 미국 등 세계의 다양한 나라들을 검토한다. 이 책은 개인의 자유 속에 정치 참여와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진보의 능력이 어떻게 놓여 있는가라는 물음에 지표를 제시하며, 발전에 대한 보다 넓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알려진 바이지만, <국부론>의 저자이자 동시에 <도덕감정론>의 저자인 아담 스미스는 도덕철학 교수였으며, 경제학의 두 축은 윤리학과 경제(공)학이다. 센은 거기서 잊혀지거나 간과되고 있는 윤리학의 전통을 경제학에서 다시 되살리고자 애쓰고 있는 것. 이를 테면 '아담 스미스 구하기'이다. 그리고 그게 '나라 구하기'이다, 경제기술자들아! 

9위는 역시나 도킨스의 경우처럼 나를 놀라게 했는데, 미국의 생물/지리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이다. 사실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지만 다이아몬드가 대중적인 인기만큼이나 지식인으로서 대우받는다는 사실 자체는 흥미롭다.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에 군말을 덧붙이지 않겠다. 요컨대, '다이아몬드의 모든 책'이며, 그의 최신간 <붕괴: 어떻게 한 나라가 망하는가>가 빠른 시일 안에 번역되기를 기대한다.

 

 

 

 

10위는 인도 출신의 소설가 살만 루시디. 문제작 <악마의 시>로 1989년 이란정부(호메이니)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더욱 유명해진 작가. 그런 연유로 노벨상을 타기는 힘들겠지만(이번에 터기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파묵이 논란 끝에 수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전해지지만), 아마도 루시디는 노벨상 수상작가보다 더 유명한 작가일 것이다(루시디의 문학에 대해서는 언젠가 박노자가 한 칼럼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한바 있다). 그의 작품으론 <악마의 시>(문학세계사, 2001), <무어의 마지막 한숨>(문학세계사, 1996)가 번역돼 있고 <하룬과 이야기바다>(달리, 2005)도 올해 나왔다. 좀 오래된 번역으론 <한밤의 아이들>(하서출판사, 1989)과 <악마의 수치>(청림출판, 1989) 등이 있다.

 

 

 

 

05. 10. 18.

P.S. 이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7위,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19위에 올라 있다고. 울포위츠를 선정 리스트에 올린 시사'잡지'들의 양식이 좀 의심스럽긴 하다(하긴 '은행' 눈치도 봐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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