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의 박물관 이스탄불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5 세계인문기행 5
진순신 지음, 성성혜 옮김, 이희수 감수 / 예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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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순신은 역사소설, 동서양 문화 비교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일본에서 활동중이고
한국에 번역된 책도 꽤 많다.

이 책은 이스탄불, 옛 이름으로는 콘스탄티노플을 둘러보며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오가는 묘사하는 기행문이다.

동과 서의 교차점에 서있다. 그리스,로마,이슬람으로 지배자가 바뀌어갔지만
계속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면서 문화의 꽃을 피웠다.

큰 영향을 준 역사적 사건 몇개를 보면
성지회복을 위해 몰려가던 십자군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이 도시를 점거한 사건도
유명하다. 거기에 관해서 경과와 베네치아의 입장을 잘 묘사한 대목이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에 나온다.

그런 갈등이 잘 남아서 마지막 공격을 받을 때 로마쪽은 별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 
도시를 둘러싼 싸움을 묘사한 시오노 나나미의 책도 인상적이다.
전쟁이 끝나고 아야 소피아를 고스란히 개조하여 모스크로 사용하는 정복자.
같은 하나님을 모시지만 방법을 달리 할 뿐이라는 그들의 자세에
차라리 터번을 쓸지언정 로마 카톨릭 휘하에 들지 않겠다는
그리스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복자가 만든 톱카피 궁전에 식기로 쓰이던 도자기들의 컬렉션은
지금 전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세계 곳곳의 그릇들이 모여서
술탄의 식탁에 올랐지만 이제 과거의 영광이다.

시장의 활발함은 이곳이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이 만나던 곳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거리를 직접 걸어다니는 듯하게 잘 묘사된 글솜씨와 아름다운 사진들은
우리를 이스탄불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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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봄
이시다 미키노스케 지음, 이동철 외 옮김 / 이산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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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모두의 수도였던 도시 장안의 옛모습을 살펴본다.

코스모폴리탄적인 성격이 강해서
멀리 페르시아 사람들이 와서 현란한 춤솜씨를 보이고
술집을 차려 주머니를 털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 러시아 미녀가 보이는 술집도 한국에 있던것과 같은가?
패망한 나라 출신 고선지에게 대군을 맡겨 서역정벌에 나서게 했던
대국이니 반대로 이렇게 다양한 민족이 모여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 기술이 빠져나가 종이가 아랍과 서양에 보급되고
반대로 그들의 종교들이 들어와 자유롭게 포교하는데
조로아스터교는 마니교라는 이름으로
기독교의 네스토리우스파는 경교라는 이름으로 흘러들어온다.
각종 회화속의 사람들의 모습, 후일의 송자에는 못미쳐도 당삼채의 화려함
시의 최고봉을 이루는 자유로움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1000년도 한참 지난 옛날 일들이지만 마치 이웃나라 기행문인 듯이
쉬운 필체로 풍성하게 그려낸 글솜씨가 놀랍다.

여러가지 글들을 모아 만든 책이고 초판 출간일은 놀랍게도 해방전이다.
역시 옛 역사를 제대로 다룬 책의 수명은 꽤 길다.

참고로 북경에 갔을 때 호텔에서 이란요리 부페를 하는 걸 보았다.
여러 나라들로부터 조공을 받고 무역을 하던 중국의 옛전통이 지금도
이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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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여행에 똥침을 쏘다 - Never Ending Travel 3
딴지관광청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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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기획의 승리다.

아름다운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덜 아름다운 여행을 피해야 한다.
이 책이 까발리는 여행의 허구성은 적나라한 수준이다.
집에 오는 카드 통지서에 끼여들어 오는
값싼 제주도 여행이나
비행기 값 부근인 미국여행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이
써내려간 여행기는
아름답지 못한 여행을 제대로 알게 해주어
굳이 겪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주는 충분한 간접체험이 된다.

덧붙여 유명여행지의 허구성도 좋은 시도다.
싱가폴의 사자상, 속초의 잠수함 여행 - 나도 이거 해보려다가 이 책보고 관두었다.
이건 spoiler 인가? 아니면 주머니 사정 절약해주는 고마운 팁인가. 글쎄 어쨌든
딴지다운 짓거리다.

이것만 있나? 아니 다른 책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여행체험도 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면서 여행 기법 다듬는데 좋은 책이다.
짧은 시간에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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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Y - 진짜 뉴요커처럼 여행하는 비밀, I Love Series 01
윤신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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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자본주의 문명의 꽃, 세계금융의 중심지, 9.11 테러, 다인종의 멜팅 포트,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의 배경.

국민소득이 1만에서 2만불로 올라가면 바뀌는 부분이 바로 문화다.
특히 식문화와 공연문화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오페라의 유령이 히트 치고 이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가끔씩 소개되는 것을
보면서 한단계 올라서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울러 동남아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전통음식들이 그 나라 출신 요리사들의
손에 의해 소개되는 것도 새로 발견할 수 있는 현상들이다.
이런 문화의 원류는 뉴욕에 있다. 수십개의 뮤지컬들이 365일 공연되고
거의 대부분 민족들의 음식이 원형대로 혹은 미국화되어서 우리들의 입맛을 유혹한다.
그러니 여행가서 절대로 한국식당 고집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저자는 그 뉴욕에서 1년 가까이 체류하면서 이책을 만들었다.
기존의 여행안내서와는 다르게 장기 체류를 하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샅샅이 훑을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보는 쪽이 맞다.
덕분에 짧게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불만일수도 있다.

책 뒤에는 장기 체류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소개된다. 다들 큰돈을 들여 와있지만
보다 중요한 건 꿈을 키우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모던 한 것을 느끼고 싶어 더 넓은 세상에 뛰어들기를 원한다면
먼저 이 책을 들고 거리 하나 하나를 걷는 꿈을 꾸기를 바란다.
꿈을 간절히 꾼다면 언젠가 이루어지니까.
그리고 언젠가 정작 그 장소에 갔을 때 미리 준비된 사람이야 말로
제대로 값어치를 느낄 수 있을 거니까.

PS : 회사일 하면서 뉴욕 부근에서 수개월 장기체류 하면서 맨하탄을 열심히 방문했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것들을 보고 느꼈다.
지금도 나에게 첫번째 방문기회를 준 회사의 여러 팀장님과
JFK공항까지 마중나와준 친구, 가족과 장기체류할 수 있도록
집을 빌려준 후배까지 여러 사람들이 베풀어준 고마움을 잊기 어렵다.
팁 하나 덧붙이자면 삼성다니는 친구 명함 빌려가면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짜다. 일행까지. 수십불 절약할 수 있다. 물론 명함과 여권을 대조하자는
정신나간 소리를 그네들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메트로폴리탄도 도네이션 시스템이기 때문에
적당히 내면 된다. 그돈 모아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꼭 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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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새 시대를 열어간 사람들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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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대립하는 두 분단국가 한국,북한,중국,대만이 일제히 한목소리를 낼때가 있다. 바로 일본이 국사교과서 검정을 할때다. 다른 나라들은 일본이 늘 자기 편의에 의해 사실을 왜곡한다고 생각하고 강력 항의하면 일본이 반론을 펴면서 자기 식대로 밀고 나가는 일이 계속 반복된다.
하지만 잘못된 역사, 권력의 편의에 의한 역사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한국의 역사교과서는 다시 쓰여야 한다. 아니 역사교과서라는게 없어지고 다양한 책으로 직접 역사를 배워야 한다.

희대의 천재 정약용이 살았던 시대는 사실 닫힌시대였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서 느낀 감상은 조선이 실은 후진국이고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소중화라는 얼토당토 않은 자존심을 내세워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청과의 전쟁에서 지고난 다음에는 북벌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나라를 전시체제로 몰아가 민생을 피폐시키고 선진문물과의 교류를 단절시켜서 과학과 상업의 발전을 막아버렸다. 그렇게 살아온지 100여년이 지난 조선은 실은 가난하고 몽매한 고집불통의 나라였다. 지금의 북한처럼 그들은 우상을 모시면서 그것이 우상인지 몰랐다.

1800년대는 유럽에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이 일어나서 봉건제가 종말을 맞게되는 시점이다. 이 때 조선은 여전히 사농공상의 엄격한 구분을 통해 사람을 차별하고 억누르는 체제를 고집했다. 억누르면 억누를 수록 벗어나고자 하는 억눌린 사람들의 욕구는 천주교로 뻗어나갔다. 왜 천주교 일까?

전에 파키스탄 사람 하나에게 너희 나라에는 카스트가 없냐고 물어보았다. 답은 알라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가르친다라는 나의 무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었다. 기독교가 이슬람교가 전세계의 종교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평등사상이었다. 반면 조선의 유교는 인도의 힌두교와 마찬가지로 차별을 위한 종교를 고집하고 있었다.
반면 중국이나 일본은 양이와의 교류가 전면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과학과 기술에 호기심을 막지는 않았다. 특히 일본은 사무라이들의 엄청난 반발을(라스트 사무라이 영화를 보시면) 물리치고 차별을 폐지시켰다. 그렇게 살아온 결과는 후일 조선 스스로 근대체제로 가는 것이 실패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귀결되었다.

조선왕조는 천주교를 믿는다고 참수한 백성도 많지만 더 많은 수를 학정에 의해 굶겨죽였다. 여기 정약용은 그러한 시대에 불합리한 점을 느끼고 자기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고쳐보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래도 정약용을 안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잡고 읽어내려가 보니 정말 생생하게 삶의 순간순간을 잘 살려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체와 서술방법을 굳이 비교하자면 스펜스의 <옹정제>류의 역사서들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된다. 교과서와 다른 역사 현실에 의문을 던지며 새롭게 해석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게 하는 역사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역사 만들기의 초석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직도 효종의 북벌을 민족의 자주로, 광해군의 현실외교를 불의로, 영조를 현명한 군주로 배우는 역사서를 이제 던져버릴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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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1-20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덕일씨의 장점이 잘 나타나 있는 저서같군요. 저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역사 속의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또 한 권의 역작이군요.

사마천 2005-01-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덕일님은 글솜씨가 뒤로 갈수록 더 쉽고 이해가 가도록 나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