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토리 - 트렌드를 창조하는 지식군단
장정훈 지음 / NEWRUN(뉴런)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일간신문 기사들 수준의 글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별 깊이 없는 책이다.

무려 10년의 세월을 다루지만 매우 평평하고 단조롭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그 안에 담긴 무수한 기복에 대해서 심도 있게 파고들어가지도 못하고
무엇이 오늘의 강자를 만들 수 있었나 하는 질문도 던지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그냥 기업체가 자체로 발행하는 사사 정도 수준의 책이 되어 버린다.

이 책과 대조해서 읽기 권하는 것은 최근 서로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두 권의 <구글스토리>다.
한쪽은 좀 더 비즈니스 다른 한쪽은 기술에 치중해서 만들어졌지만 모두 볼만하다.

이 책에서 읽은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네이버 이야기를 조금 더 붙여보겠다.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때로는 기술 때로는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주면서 대응하는 구글의 경우 그 하나 하나의 결정에 따라 자신의 지위를 다르게 만들었다.
이는 네이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삼성SDS에서의 분사, 새롬기술과의 M&A 불발, 다시 한게임과의 성공적인 M&A 등이 계속 이어지면서 오늘을 만들어내었다. 지금은 거의 독점화된 기업으로 한국의 여타 매체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정말 작은 방 하나에 머무는 5명의 멤버들의 모임이었다. 그 기업이 오늘날 이렇게 큰 영향을 주게 될지는 아마 본인들이나 주변에서도 확신이 강하지는 않았던 것 갔다. 창업시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이 퇴사하고 유학가면서 이를 반납한 경우도 있었다. 지금 고스란히 보유한다면 수천억에 이를 지분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전산학 박사를 받아 좋은 대학에 자리하는 것은 한국적 가치인데 미국에서는 오히려 야후나 구글과 같은 창업자를 훨씬 존경한다.

가깝게 지내는 회사 직원들이 네이버의 가치를 잘 몰랐다면 당시 같은 건물의 경비를 서던 나이 드신 분은 오히려 그 가치를 크게 보았다. 밤 늦게 열심히 일하고 삼성이 지원하는 인터넷 벤처라면 돈이 된다며 지분을 살 수 있냐고 문의를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안목의 불일치는 개인들의 문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창업을 꾸준히 후원했던 삼성SDS의 경우 지분 20%에 만족했고 실제 상장시 차익이 생기자 곧 팔아서 현금회수를 했다고 한다. 이를 꾸준히 보유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제는 조단위가 훌쩍 넘는다.

이렇게 제한된 소득을 거둔 것은 비단 SDS만의 아픔이 아니다. 바로 초기 지분 250억을 투자해서 10%를 획득했던 새롬기술도 마찬가지였다. 상장 직후에 지분을 상당수 처분해서 주가를 출렁거리게 만들었지만 이것 또한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가깝게 있다고 가치를 아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의 네이버는 많은 기대와 욕을 동시에 먹고 있다. 잡지에서 연달아 때리는 포털의 명암 기사에서도 위력을 알 수 있고 정치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제출한 대선관련 법안이 포털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때로는 남과 나누기를 거부하는 닫힌 포털이라고 비판 받고 있는데 어쨌든 결과는 막대한 수익이다. 원래 욕은 돈이 쌓이면서 함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 가치와 투자자의 탐욕은 결코 같이 가기 어렵다. 카지노 주변의 폐인이 불쌍한 것은 맞지만 강원랜드 주식은 매력적이고 메가스터디가 씌우는 바가지가 짜증나 퇴사하게 된 18억 연봉의 강사 이범에 공감하지만 그래도 주식은 메가스터디를 사야 한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에서도 그러한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도 선발 주자였던 다음이 벌인 몇가지 자기 기만에 빠지지 않을 수 있던 것은 내부적으로 폐쇄되지 않는 오픈 마인드를 가진 CEO 이해진의 역량 덕분이었다.

반면 선발 주자였던 다음은 연세대 출신 경영진들 위주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다보니 중간 레벨의 간부들의 좌절이 많았다고 한다. 한번 이루어진 결정이 오류로 판정되어도 이를 정정하려는 노력도 없다. 이미 권위화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한메일 유료화가 경쟁자를 키웠고 라이코스 인수, 자동차보험 진출 등도 현명한 결정이 아니었는데 교정하는 데는 매우 어려움이 많다.

결국 기업은 CEO를 중심으로 한 핵심인재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모델이 중요하다.
기업이 사람이라는 점을 더욱 알게 되는 것이 네이버와 다음의 경쟁스토리였다.

하지만 현재의 네이버가 정말 세계로 뻗어갈 수 있을까하는 물음은 여전히 갖고 있다. 구글이 매우 뛰어난 기술지향적 기업인데 비해서 네이버는 철저히 응용 아이디어 중심의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은 스스로 연구하기 보다 사오고 대신 이를 가장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시장에서 돈 버는 기술에 치중해왔다. 그 방법이 문화가 다른 타지역에서 통할지는 아직 의문일 따름이다.
덕분에 한국의 두 인터넷 대표 기업이 번갈아가면서 구글과 관련설에 의해 출렁이는 것은 아쉬움이 많다. 다음의 경우 부족한 경쟁력을 일거에 만회하려고 구글과 다양한 제휴를 시도한다. 초기 TV광고에서 한국의 인터넷은 다음이 지키겠다고 광개토대왕이나 이순신의 이미지를 담은 광고를 시도했던 점을 상기해 보면 더욱 그렇다.
네이버는 어떨까? 아직은 여전히 의문을 갖게 된다.

하지만 사람일이란 내일을 모르니 쉽게 단정하고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꿈은 사람을 위대하게 만든다. 크면 클수록 말이다. 해외에서 삼성이나 현대의 상품을 만났을 때 반가운 것만큼이나 네이버나 다음이 해외에서 멋진 성과를 보인다면 그 만큼 기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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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추얼펀드 제국 피델리티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4
다이애나 B. 헨리크 지음, 김상우 옮김 / 굿모닝북스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한국사회의 재테크 키워드의 핵심에 펀드가 자리 잡은 것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박현주,강방천 등 스타 매니저들이 IMF 이후 아예 자기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워 오늘처럼 행사할 수 있게 된 것도 펀드자본주의의 위력 덕분이다. 그 모델에는 여기 이 책에서 소개된 피델리티라는 뮤추얼펀드 업계의 거인이 있다.
미국 동부 보스톤을 기반으로 하고 우리에게 흔히 피터 린치라는 스타 펀드매니저를 통해 알려진 회사다. 관심이 있다면 여러 은행에서 파는 이 회사의 펀드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나라에 걸쳐 다양한 산업으로 세분화된 펀드들을 살피다보면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남의 돈을 맡아 굴려서 돈을 벌게 해주고 자신도 같이 부자가 된다.
언뜻 보면 쉬운 공식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사업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가장 큰 것은 아마 신용일 것이다. 돈을 끌어모으려면 오랜 기간 쌓은 믿음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미국도 여러차례 자본주의 사이클에 따라 불황을 겪었고 많은 기업들이 파산해버렸다. 우리를 오늘 위협하는 시티은행도 그 위기속에 놓인 적이 있을 정도였고 최근 모기지 회사들 중 신용도 낮은 기업들이 무너지는 소리도 들린다.

다음은 끌어 모은 돈을 잘 운용하는 능력이다. 돈 버는 방법처럼 전파속도가 빠른 정보도 없을 것이다. 한쪽에서 히트를 치면 금방 모방되어 버린다. 그 속에서 독자성을 잘 유지하면서 성과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피델리티의 최고 매니저였던 린치가 은퇴해버린 것이라고 설명도 달려나온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게 성과를 돌려주는 것이다. 어 처음 약속한 것처럼 당연한 말이지 않냐고 물어올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매니저들이 자신의 돈을 먼저 빼고 그 다음에는 유력자의 성과 몫을 빼는 등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하다가 적발되기 마련이다.
이 책에도 그렇게 유사한 게임을 하다가 피델리티의 주요한 펀드매니저가 유죄 판결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세가지 프로세스를 잘 지키면서 거대한 제국을 만든 것이 바로 피델리티의 오너 네드 존슨 일가다.
미국에서도 당대에 자기 힘으로 오너가 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책의 앞 표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의 아버지와 네드 존슨 자신 그리고 이제 3세 경영으로 가는 딸 까지 세 사람을 주로 내세우면서 기업의 각종 주요사건 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채워간다.

전반적인 흐름은 뮤추얼펀드 산업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하게 되고 나아가 펀드의 권력화라는 테마 또한 엿보게 된다. 경영권싸움에 대한 개입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고자 하고 보다 단기 고수익에 심취하다보니 정크본다나 헤지펀드와 기법을 같이 하게 된다는 것도 지적한다.
최근 한국에서 미래에셋과 박현주가 자본시장의 권력이 되고 있는 것과 똑 같은 현상이다. 아직 이곳은 출발점일 따름이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마치 기업의 역사(사사라고 부른다)를 차분하게 늘어 놓는 형태라 재미는 떨어진다. 두께에 비해 개인적인 소감도 깊지는 않아서 별은 세개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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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위기 - 중류층이 끝장난다
오마에 겐이치 지음, 지희정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부의 위기>

이렇게만 제목을 달면 혼동이 생긴다.
부제를 보면 중산층이라는 특정 계층이 무너져 내려간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이야기는 위기 속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였다.

오마에 겐이치는 실제 도쿄도 지사까지 출마해본 경험에 의해 꽤 논리적으로 일본의 앞날에 대해 논파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내어 놓았다.

일본의 특징 중 하나가 사장과 사원의 급여차이가 작고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 받는 총중류라는 점이었다. 이를 장점으로 강조하면서 어떠한 위기도 함께 극복해가는 단합력이 있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최근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최강전설 쿠로사와> 같은 만화를 보아도 중류는 급속히 파열되고 있다. 이제 적당히 살아서는 라이브도어와 같은 신생 벤처 기업가들에 의해 소외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중도퇴진 압박속에서 쓸쓸히 뒷골목으로 밀려나가게 된다. 더해서 황혼이혼까지 생각하면 완전히 암울 그 자체다.

오마에 겐이치가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위기 그 자체는 아니다. 그보다 먼저 사고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연 6000만원의 소득이 작다고 하면 이는 타국의 많은 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소리가 될 것 같다. 그럼 이렇게 작지 않은 수입으로 왜 우리는 불평불만 늘어 놓으며 살 수 밖에 없는가?

가장 큰 이유는 왜곡된 규제에 의해 실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매우 좁게 줄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쇠고기 하나만 들고 보아도 와규라고 불리는 일본식 고급 소고기가 사실은 지방덩어리로 웰빙의 적이라는 것 하지만 여기에 목숨을 걸고 거금을 쏟아붇도록 잘못된 소비자 의식이 만들어졌다는 점.
주택 하나만 해도 멀리 캐나다,호주에서 통나무집 지어서 통채로 가져와도 지금보다 훨씬 싸게 더 좋게 살 수 있는데 이를 막는 것은 규제라는 것.

쌀도 마찬가지고 기타 고쳐야 할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막대하게 지불하는 세금과 사회보장 비용이 실제로는 별로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다.

우정민영화라는 거대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온 사건을 놓고도 바람직한 해결책은 민영화가 아니라 수명을 다한 공기업의 폐지라는 쪽으로 몰아간다. 즉 부분을 개선하는 효율이 아니라 아예 근본적인 효과에 대해 개선책을 찾으라는 식이다.
거기에 더해서 팁으로 제공하는 지역밀착형 서비스는 공평무사하게 제공하도록 하고 보다 큰 범위에 대해서는 민간이 서로 경쟁하도록 만들라는 아이디어도 꽤 좋게 들린다. 하긴 최근에 한국에서는 서로 다른 회사에 주문해도 같은 택배직원이 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규제에 의해 국내를 오가는 우편 요금이 해외에서 날아오는 것보다 더 비싸게 되었다. 덕분에 정보처리를 통해 해외에서 DM 으로 우편물을 발송하는 쪽이 싸게 된다. 이를 규제하려는 우편당국과 기업들의 숨박꼭질이 이어진다.

우편 말고도 문제는 많다. 특히 국내여행과 관련해서 항공,철도 등 요금이 비싸다.
덕분에 각지에 건설한 테마파크가 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나가사끼에 가 하우스텐보로라는 가짜 네덜란드를 보느니 차라리 국가간 경쟁으로 싸져버린 국제선을 타고 실제 네덜란드에 간다.

일본 싫어하는 사람들은 여기서 웃지만 조금 비틀어보면 한국의 교육이 보이지 않는가?
일본과 한국은 기분 나쁜 구석에서도 서로 닮은 점들이 많다.

하여간 이런식의 불필요한 각종 규제를 쭉 없애가다보면 공무원이 아예 1/10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세금 적은 나라. 세금을 줄여 소비를 활성화하자. 이런식의 구호는 언젠가 들었던 레퍼토리인 것 같다. 아마 레이건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그런데 경기는 활성화하고 부담은 줄이자 그러려고 하면 결국 처방은 세금을 줄이고 그 필요가 되는 정부의 일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이 된다.

아마 한국에서의 다음 선거의 구호는 먹고 사는 문제가 될 것이고 그 핵심에는 세금이 놓일 것이다.
반값 아파트가 하나의 화두를 던졌듯이 세금을 반으로 줄이자는 구호라면 아마 대선을 충분히 휩쓸수 있을 폭탄이 되지 않을까? 정책 아이디어는 많고 중요한 것은 실천할 수 있는 의지다.

그러면 어떻게 세금이 반으로 줄어들 수 있을까? 답은 아웃소싱에 있다. 정부가 해오던 일을 더 이상 굳이 정부가 계속 하려고 하지 마라. 주민등록 등본 떼는 것부터 인터넷으로 각자 떼어가는 식의 전산화시키지 말고 아예 인증서 통해서 해당기관에 바로 전자적으로 송부하도록 만들어라.
세계에서 드물게 막강하게 갖추어진 인증 인프라는 충분히 이와 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든다.
민방위 훈련을 사람 불러다 놓고 구청장 선거운동 시키는 한심한 짓거리는 그만해라. 강남구가 인터넷으로 듣게 해준 것은 많이 좋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해결책은 아예 없애라는 것이다.

이렇게 정말 정부가 해야만 할 일을 찾아보면 몇가지 남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기관들 중에서도 각종 독점으로 자신의 우위를 누리는 조직은 과감히 규제를 없애거나 민간에 넘기는 것이 답이다.
통신,방송 영역 하나만 살펴보아도 얼마나 많은 독점의 잔재가 많이 있는지 놀랄 정도다. 얼마전 잡지 하나가 만들어 놓은 신이 내린 직장 20이라는 기획을 보았다. 한편으로는 부럽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그런 직장이 부러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괴이한 현상이다. 그 직장 구성원 대부분이 누리는 효과는 독점에 의해서 만들어진 과잉 소득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러한 기업들의 노사 단체협상에는 꼬박꼬박 아이들에게 직장 물려주기가 들어간다. 이게 과연 재벌들의 2세 물려주기 보다 한치라도 더 도덕적인 면이 있을까?

사회의 부는 내부적으로 서로 교환가능한 가치가 존재하고 외부적 특히 국제적으로 교환할 때의 가치가 존재한다. 부동산 폭등, 토지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소득 증가 등 내부적인 부담을 늘려간다면 결국은 외부와의 교환을 위한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수출에 기반을 둔 한국경제 구성원 모두의 무너짐을 가져올 따름이다.

일본을 놓고 이야기하다보니 결국은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는 오마에 겐이치처럼 솔직히 그리고 현실적으로 절박성을 논하는 이야기가 적다. 기껏해야 노무현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수준에서 머무는 담론구조가 유치한 것 같아서 서글프게 느껴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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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07-03-04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식이 탄로나지만 순간의 쪽팔림을 참는 게 무식한 채로 있는 거 보다 낫다라는 말에서 용기를 얻습니다. 강남구가 뭘 인터넷으로 듣게 해 줬나요?

사마천 2007-03-0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방위 훈련입니다. 덕분에 집에서 적당히 엔터 치면 넘어가게 되더군요 ^^

심술 2007-03-0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선입관이 이럽게 무섭습니다. 바로 코 앞에 적혀 있는데도 민방위 훈련은 '가는' 거라는 생각만 했지 '듣는' 걸 수도 있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어요.

사마천 2007-03-04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러셨어요. 저도 필법을 조금 손보아야겠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책 괜찮고 참조할 내용도 제법 됩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심술 2007-03-0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겠네요. 위에 쓴 글 이럽게는 이렇게의 오탑니다.

심술 2007-03-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는'도 뭔가 이상해서 곰곰 생각해 봤는데 맘에 드는 낱말이 드디어 생각났습니다. 바늘 하면 실이 생각나듯이 '민방위 훈련'은 '받는'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듯 합니다.

2007-03-04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마천 2007-03-04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저는 한국의 세금 제도의 문제가 월급쟁이들이 너무 많이 낸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급여생활자들의 불만이 거의 목에 찼죠. 특히 연금과 의료보험 놓고서... 아마 그쪽을 타깃하면 꽤 반향이 클 것 같습니다. 선거팀들이 움직이고 있겠죠. 하여간 이 책의 주장은 세금을 적게 걷어도 알차게 쓰면 서비스 질은 올라간다는 내용입니다 ^^

sayonara 2007-03-2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마에 겐이치, 진지한 학자들은 쇼맨(?)이라고 비웃는다지만 역시 이번에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군요. 리뷰도 그렇구요. 나중에 땡스 투 날리겠슴다.
.
근데 이렇게 좋은 리뷰에 추천이 없다니. 한방. 꾸우~ㄱ.-사마천무추천방지위원회일동

사마천 2007-03-27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유 감사합니다. 책은 아주 깊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고방식과 테마를 이해하는데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매킨지가 어떤 식으로 국가경영에 접근하는가 알게 도와줍니다. IMF 직후에 실제 매킨지가 한국 위정자들 위협 많이 했었죠 ^^
 
임자, 자네가 사령관 아닌가
김용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뛰어난 일을 한 사람과 좋은 책을 지은 사람은 같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키아벨리가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유배되어 활동하면서 정치학의 고전 군주론을 만든 것이나 사마광이 자치통감을 만든 것 등이 그런 예다.

반대로 일을 뛰어나게 하고 있지만 책은 매우 허접한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특히 선거철에 우르르 나오는 책들을 보면 그런 믿음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된다.

책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가야 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중요하다.

최근 박정희 시대에 대해 여러 책을 들추어보고 있다.
얼마전 읽었던 오원철의 책이 꽤 괜찮아서 기대를 가지고 이것저것 살피다가
정치인이자 경제관료였던 김용환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결과는 대실망.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원철은 나이가 더 들어도 한가한 분이다. 전두환에게 밀린 이후에
현직에서 바쁘게 몰려가면서 활동해야 하는 처지는 안되었다.
반면 이 책의 김용환은 아직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발히 움직이기 있다.
그래서 시간이 나기 매우 어렵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가치관의 문제보다는 일의 경과 정도를 정리한 부분이 많다.
그리고 워낙 오랫동안 활동하다보니 박정희 초기의 관주도 경제운용 시절의 무소불위
방식 - 대표적인 것이 채무관계를 부정한 8.3조치로 자본주의 기본 원리에 위배되는 약탈경제 -
에서 최근 IMF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신자유주의 개혁 - 저자가 DJ 정부 인수단으로
급한 불 끄러 미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협상 대표로 활약했다 -
까지 가치의 차이 문제가 크게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런 부분을 심도 있게 논의 한 대목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IMF 직전 경제 차관이었던 강만수의 책이나 앞서 이야기한 오원철의 책보다 심도가 낮고
바깥으로 비교하면 루빈이 언급한 한국경제의 IMF 상황 만큼 global 시각도 없다.

그래도 아무나 만들어내는 허접한 선거용 프로파간다 보다야 건질 것들이 있다.
관료 시절 말 한마디로 금융권 인사가 뒤바뀌는 장면을 보면 모피아라는 집단의 위력이
여기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때로는 원치 않는 상대방을 은연 중에 추천이라는 이미지로
포장해 한직으로 보내는 솜씨는 마키아벨리즘의 모습 혹은 삼국지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도 주변에 권한다면 우선 강만수,오원철을 읽고 다시 생각해보겠다.
언제 이 책의 저자분은 좋은 책을 만들만큼 한가해지실까? 아니면 아예 한가해지지 않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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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유정식 지음 / 거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제는
한국 컨설팅 산업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 문제는 파는쪽 뿐만이 아니라 사는쪽에도 존재하는 것이라 양면을 잘 살피고
문제와 더불어 해결책도 어느 정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컨설팅사의 문제들을 살펴보자.
컨설팅사가 수익을 최우선시 하다 보니 정작 자신들의 인력에 대해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다.
고객들에게는 거창한 real time 솔루션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하라고 강조하지만
자신들의 경비처리 및 회계 시스템은 지극히 단순하게 되어 있다.
영어로 화려하게 꾸며진 보고서를 잔뜩 날라다주고 돈을 받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객들에게 주는 키 메시지에는 알맹이가 없다.
저가로 수주하면 거기에 맞추어 인력을 싸게 집어넣는데 심지어 월 100만원 주는 인턴도 해당된다.

그럼 반대로 고객 쪽을 살펴보자.
컨설팅사의 이런식의 문제점의 이면에는 싸고 빨리를 원하는 고객의 심리가 있다.
특히 빨리라는 점은 한국인들 고유의 속성에 해당하다보니 같은 유형의 프로젝트도 점점
기간을 단축하여 수행하기를 바란다.
여기에 맞추어 컨설팅 수행사도 같은 양을 적은 시간에 수행하려고 머리를 쥐어짠다.
그 답은 기존 산출물의 적절한 짜집기(copy & paste)가 된다.
이를 보고 받는 경영자들은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열심히 했겠지 하고 덕담을 늘어 놓는 쪽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이건 도대체 해당 분야에 대한 책 3-4권만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냐고 내다 버리라고 호통치는 경우도 있다.

다시 전체를 살펴보면 이 모든 현상의 근저에는 지식노동에 대한 가볍게 여김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근본이 되는 원인은 "왜 한국만화가 일본만화를 못 따라잡는가"라는 의문과 함께 한다.
일본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값을 지불하는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서 만화도
값을 주고 산다. 반면 한국에서는 절대적으로 고객사가 옳은데 가격과 범위에 대해 무한한
권한을 행사하려고 한다.
존중하지 않는 풍토에서 명작이 나올수는 없다.
덕분에 한국 소프트웨어 회사가 해외 수출할 수 있게 성장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컨설팅 분야에 대해서도 그 결과는 한국에서는 오마에 겐이치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여 세계에 대놓고 떵떵거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대 컨설턴트는 절대 나오기 어렵게 되어버리고 있다.
이 문제는 비단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산업 자체가 업그레이드 되어 밖으로 내놓을 만하지 못하게 되는 뼈아픈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

참고로 주식 분야에서 내가 특별히 높이 평가하는 책들이 있다.
김동조씨가 저술한 <주식 작전의 해부>
고승덕 변호사가 번역한 <애널리스트 절대로 믿지 마라>
<하락장에서 큰돈을 벌어라> 등이 그런 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독자에게 자기 분야의 치부를 드러내어 보여주는 솔직함이다.

저자는 자신이 수행한 컨설팅에 대한 고백을 덧붙여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업계에 다시 발붙이지 않을 각오를 하면서 퇴로를 끊는 배수진의 심정이 곳곳에 잘 담겨 있다.

그 결과는 컨설팅을 처음 시도하는 회사라면 무조건 읽어야 하고 컨설턴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 또한 적극 보아야 할 이 책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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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coat 2007-02-0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냉정히 평가하시던 것과 달리 좀 관대히 평가하신듯...

사마천 2007-02-01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쓰여진 것은 아니라도 한번쯤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군요 ^^

볼우물 2007-02-0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의 생각에 백분 동의합니다. 근데 redcoat님은 다른 생각이신 것 같네요. 암튼 추천 드리고 갑니다.

사마천 2007-02-02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고맙습니다. 저는 우선 솔직하게 썼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솔직하지 않은게 너무나 많은 세상이라 ^^

sayonara 2007-02-2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아서 출간되자마자 구입해놨지만, 일단 나한테 필요한 책부터 먼저 읽는다는 주의인지라..
이 책 리뷰도 사마천님이 먼저 땡겨버렸군요. -_-+

사마천 2007-02-2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과는 상당히 독서가 유사한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거꾸로 제 관심사 먼저 땡기시는 경우도 많으신데요 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