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 성과주의 리포트
조 시게유키 지음, 윤정원 옮김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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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몇가지 점에서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1. 일본 기업이 왜 한국의 삼성에게 뒤지고 있을까?
삼성이 잘 나간다고 하는데 막상 삼성 내부로보면 스스로도 놀란다고 한다.
그리고 분명 기술은 아직도 일본이 훨씬 우위인 분야가 많다.
그런데 왜 일본은 안될까 그 의문에 대해서 이 책도 어느정도 답을 준다.

답은 먼저 파벌주의이고 다음올 고성장이 저성장으로 변하면서 그에 맞는 적절한 조직형태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에 따르면 그 세세한 실상이 자세히 나오게 된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에 결재가 느려지고 의사결정이 여러 파벌 사이에 견제가 되어 느려진다.

2. 귤이 강을 건너면 탱자가 되버린다.
성과주의의 단면이 KPI를 이용한 개별 평가다. 이 제도의 문제는 모든 것을 평가하기 어렵고
한면을 보다가 다른 면들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막상 자신이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실적을 손해보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상사가 자신의 총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 떨어지는
물량을 부하에게 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부하들이 오랫동안 추진했던 일이라도 자신의 KPI에 악영향을 끼치면 한번에 밀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3. 그럼 한국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마 공무원 조직과 공기업이 딱 유사한 꼴일 것이다.
형식으로는 각종 혁신활동한다고 했지만 그 본맥은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겉으로 흉내낸 다음 자화자찬하고 있다.
정작 최종 고객인 국민에게 성과를 무얼 주고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채
각종 기득권만 주장한다.
후지쯔 = 한국 공공으로 대체하면 의미가 다가올 것이다.

나아가 최근의 신자유주의 수입도 딱 그런 꼴이다. 노무현이 신자유주의 좌파라고 자신을 주장하니
반대편에서는 아르마니 좌파라고 비판한다. 어쨌든 우스은 꼴이다.
얼마전 한홍구가 한겨레21에 실어놓은 글을 보니 아직 철이 덜들었고 실제 사회에서 움직이는
실상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노무현과 유시민이 만들고 있는 폐해와 무능에는 전혀 비판하지 않고 실사회가 국제경쟁
시대에 그 무능에 대해 어떤 고통들을 겪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경제와 정치를 쉽게 분리하고 노무현의 무능에 대해서는 무조건 면책을 해버린다.
그 둘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 현상인데도 불구하고.

맑스가 인용한 괴테의 금언인 모든 이론은 잿빛이고 오직 푸르른 것은 생명의 나무라는 말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
사람이 아무리 선하고 과거의 고난극복에 의해 훈장을 달고 있더라도 오늘 죽은 사상에 매달려
있다면 과감히 떨어내야 한다. 한홍구가 바로 그런 대상이 된다. 노무현과 유시민과 함께.

그럼 누구를 살릴 것인가?

강준만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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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7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1-24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우중 - 신문배달원에서 세계 최고 경영자까지
조동성 외 지음 / 이지북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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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의 노인이 쓸쓸하게 공항을 내려온다.
쇠락해진 몸을 이끄는 그가 한때 한국의 4대그룹의 하나였고 전세계를 누비며 세계경영의 기치를 높이들었던 인물인 대우 그룹의 회장 김우중이다.
전성기에 바람처럼 날아와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는 징기스칸과 닮았다고 해서 김기스칸이라고 불리우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과연 막대한 부채를 안겨준 죄인일까 아니면 한국사람들의 발걸음을 세계로 돌리게 한 선각자일까 여전히 의견은 분분하다.

이 책은 그와 인연이 있었던 여러 사람들이 한 꼭지씩 글을 모아 만들어졌다. 작가 이문열에서 시작해 서울대 교수 조동성, 대우의 전 임원 등 필자가 다양하고 그만큼 글의 성격과 수준 또한 편차가 크다. 그 글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인간 김우중이 가졌던 긍정적 면모를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문열은 문인들이 어려울 때 특별히 요청했더니 선뜻 생활비를 보내주게 되었다는 이야기, 해외 출장에 동행시켜서 안목을 넓혀주었다는 이야기를 적었다. 예전에 도올 김용옥과 나눈 대화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빠른 식사, 골프치지 않기 등은 그의 시간에 대한 애착을 잘 보여주는 일화들이다. 그 남는 시간에 그는 정말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그의 기행은 이런 지원에만 머물지 않았다. 운동권 출신들이 사회주의 몰락 후 갈피를 못 잡자 대거 채용해서 당신들이 목숨을 바치려 하던 그 정열을 이제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도록 해보라고 기회를 주었다. 그 사람들 중에서 <대우 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다.

그가 말년에 주목한 것은 동구권 신흥 체제전환국들이었다. 폴란드의 자동차 공장이 자체적으로 살기 어렵게 되자 GM이 싸게 인수한 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수익을 만들려고 했다. 폴란드 정치권이 주저하는 사이 나타난 김회장은 매출을 늘리면 생산성을 해결되고 기업의 기능은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기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폴란드 정부는 대우에게 경영을 맡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이 때 달러가 부족하니 대금을 현물로 받아 대신 처리해주는 종합상사가 참여하고 각종 제도적 개선을 이끌어내는 등 대우의 활약은 계속 이어진다.
각국의 지도자들은 그의 방문을 환영하였고 세계 곳곳에 대우의 깃발이 날리게 된다.

이런 시각의 반대편에는 질시도 뒤따른다.
정치권에서도 부정적인 비판이 많이 따랐다. 정치자금을 왕창 얻어쓰고 나 몰라라 하는 지도자들이 많았는데 심지어 얻어쓴 정치인들은 처벌 받지 않으면서 YS시절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게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나가서는 국빈 안에서는 피고인이라는 극과극의 대우를 대우 김회장은 받게 된 것이다.

또 나라 밖에서는 과거 GM의 기술을 받아 하청업체 수준에 머문다고 생각했던 대우가 이제 당당히 해외에서 GM과 경쟁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질시를 받게된 대우의 입장은 나중에 IMF가 요청한 재벌해체의 주 타깃이 되고 만다.

대우의 몰락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가지 말이 많다. 이헌재와의 불화라던가 여러 설이 있지만 이 책의 주제는 아닌 것 같다. 

이 대목에서 한번 돌아볼 것은 우리 사회가 점점 꿈을 상실해가고 있고 활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노무현의 집값 부풀리기 정책 덕에 중소기업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 같이 부동산에 더 큰 관심을 두고 있고 젊은이들의 취업은 당신들의 문제라고 하는 유시민 장관님의 주장은 민주화 세력의 무능을 단적으로 드러내주는 대목이다.

이 그늘 속에서 사람들은 향수에 젖게 된다. 성장시대, 꿈이 있던 시기, 어제보다 나은 내일, 내가 누린 삶보다 더 나은 것은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는 점을 다시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 안에 분명 부정적 그늘이 많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추억으로 몰려가는 추세를 쉽게 부정하기는 어렵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이 히틀러를 끌어냈듯이 박정희 패러다임의 부활은 이제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그 속에 재벌의 시대, 김우중에 대한 추억이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한국적 글로벌 경영의 원조였던 대우는 이제 추억이 되고 있지만 그의 손을 거친 여러 기업들은 지금 다시 일어나 세계를 누비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대우인터내셔날 등이 그런 기업들이다.

최근 한국사회에 여러가지 사상이 도입되어 실험을 거치고 있다. 자유주의,신자유주의,좌파이론 등 다양한 생각이 혼재하지만 쉽게 마음 줄 만큼 정련되지는 못하고 있다. 노무현이 자신을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어정쩡한 개념을 만들어 멋대로 하는 잡 짓거리들의 명분을 만들고 있지만 이는 치졸함 고민없음의 고백이 따름이다.

반면 한국적 상황에 대한 고민으로 연달아 히트작을 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하준이다. 한국 사회과학 중에서 몇 안되게 해외로 번역되어 나가는 책을 낸다. 그의 주장이 담고 있는 맥락과 김우중의 삶과 일맥이 통한다고 나는 본다.

항상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불가능은 없다고 외치며 미래를 내다보려 했던 어느 거인에 대한 아쉬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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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 전망 2007
홍순영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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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결코 쉽지 않군"

책을 덮으며 머리를 스치는 일감이었다.

2005,6년 SERI를 읽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 해 보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게 느껴진다.
경제를 내수와 수출 둘로 양분해 보자. 내수의 경우 부동산에 과투자된 가계 자금이 이자부담으로 허덕이고
취업이 늘지 않아 소득이 증가하기 어렵기에 쉽지 않다. 수출의 경우는 모수가 되는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예년에 비해 낮게 되는데 특히 주 타겟이 되는 미국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미국의 부동산 하락세가 커진다면 수요 하락의 속도도 더 클 것인데 설혹 규모가 비슷하다고 해도
약달러는 수출증가가 이익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한국의 경쟁력이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니라고 보여진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조선을
제외하고는 밝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휴대폰의 경우 한동안 세계 1위에 도약한다고 한껏 자랑했지만
선진기업들의 전략적 반격에 의해 한 계단 아래로 주저앉아버렸다. 그 결과는 텔슨,VK 최근의 팬택까지
연달아 중견기업이 부도를 맞게되는 작금의 상황이다. 약간 옆으로 보면 레인콤과 같은 MP3 기업들의
고전도 매한가지다.

자동차의 경우도 현대가 한동안 제2의 도요다라고 주장하더니 주식은 최저가로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환율 압박을 극복할 질의 향상이 확보되지 못한 결과인데 허무함도 느껴질 정도다.

소비의 경우도 별로 밝지 않게 보인다.

2007년은 무엇보다 대선이라는 이벤트가 있는 해다. 무능에 대한 심판의 날을 버려온 국민들의 앞에서
권력은 빠른 속도로 레임덕에 빠져들수 밖에 없고 그 결과는 각종 정책의 표류다. 갈등 속에서 문제가
되는 법안은 아무도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해로 미루려고 할 것이다.
YS말기 취약해지는 수출경쟁력을 덮으려고 환율을 억지로 방어하려다가 맞게된 IMF, 소비 억지 부양책으로
화려하게 보낸 월드컵 속에서 커져간 부동산 거품의 DJ말기와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니 이미 10%가 채 안되는 노무현의 지지율은 이미 유사한 상황속으로 우리를 몰고가고 있다.

한국이 현재 안게된 잠재 위험은 환율 방어를 위해 투입된 과도한 공적자금이 과연 약달러가 지속될
때 무사히 보전될 것인가 여부, 부동산이 올라도 떨어져도 고민이 될지 여부 등이다.
거기다 한미 FTA도 쉽지 않을 갈등요소다.

증권 측면으로 보면 외국인들이 일년내내 15조 가까운 금액의 주식을 매도한 것도 연관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최근 내년 전망을 할 때 판매 사이드의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사라고 권하지만 보수적인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이채원씨 같은 경우가 그렇다.

어려움이 예상될수록 피해가거나 덮거나 남의 탓을 하기 보다는 지혜를 모아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그 지혜의 출발점이 책읽기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은 여전히 세상보는 눈을 주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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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그 열정과 도전
아메이 스톤 외 지음, 이종천 옮김 / 황금부엉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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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거대한 공룡인 씨티그룹을 이해하는데 꽤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은행,카드,보험 등 다양한 금융영역을 모두 포괄하는 거대한 존재로서 이 기업은 자리매김한다.
그 사업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데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 기업의 중심에는 누가 있을까? 샌디 웨일이라는 거물이 하나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는 존 리드라는
신화적 존재가 있다. 리드는 정보처리 전문 임원인 CIO로서 CEO가 된 인물로 한때 이를 따라
향후에는 정보담당임원이 득세할 것이라는 분위기도 만들었었다. ATM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금융의 정보화를 만들어낸 존재다.
반면 웨일은 내게 꽤 낯선 존재였는데 이 책의 중심인물은 웨일쪽이었다.
얼핏 보기에는 욕심에 가득찬 일벌레로 아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온 수준의 악마의
이미지에 부합되는 존재였을 것이다. 무조건 요구하고 빠른 실행을 명령하며 답을 듣기도 전에
자기 주장을 펼치는 그런 까다로운 인물이었다.
경영 또한 야멸차서 M&A하면 즉시 인원감축에 나서고 각종 복지혜택은 최소화하면서도
자신에게 돌아가는 보상프로그램은 꽤 높여서 빈축을 사곤 했다.

그런 부정적인 측면을 잠시 접고 인물 하나 하나의 개성을 보려고 시도해보았다.
동구권 유태계 출신이라 월가가 인맥에 기반한 보수적인 가족기업들이 주축을 이룰 때 직장 하나
얻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얻어낸 자리는 주문 들고 사무실을 뛰어다니는 수준이었는데
이 일을 통해 회사의 업무처리 배후과정(back office)의 실상을 속속들이 알게되었다고 한다.
이는 취업 후 수년이 지난뒤 파트너들과 독립적인 자기 사업을 시작할 때 큰 힘이 된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컴퓨터에 의한 정보화 물결의 초창기였는데 웨일은 훌륭히 back office를
갖추고 냉정하게 원칙을 세워 운영해서 성과를 내었다고 한다. 은투기로 유명한 헌트형제의 몰락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나 후일 씨티은행의 PB 대상자인 중남미 독재자들의 이름을 고객명단에서
제거하는 것은 꽤 강력한 사업상 투명하자는 원칙이었다고 보여진다.

지속적인 M&A를 통한 급성장과 바닥의 실무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현실감 가진 경영자라는 특징들을
보면서 징기스칸이 떠올랐다. 바닥에서 출발해 초원의 여러 부족들을 차례차례 통합해나간 그는
특히 하층민들을 전사로 탈바꿈하면서 부족장들의 권위를 뭉개버리고 강력한 힘을 만들어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속들이 조직을 알아야하는데 처음 출발이 바닥이었다는 점이 오히려 그에게
큰 자신이 되는 경험을 주게 된다. 웨일 또한 애초 자신을 접근조차 시키지 않던 월가의 성들을
하나하나씩 점거해나갔다. 강력한 역동성을 가지고 말이다.

그에게 무기로 쥐어진 것은 IT분야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금융에 접목시킨 것이고 다른 측면에서
넓은 시야를 준 것은 은행,보험,증권으로 나뉘어진 금융서비스가 결국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는
거대한 비전이었다. 애초에 하나의 조사보고서로 출발한 이 개념은 지속적인 M&A의 논리적 근거로
활용되었고 나중에 결국 의회가 금융간 벽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은행은 대중적이기에 규제가 많은데 반해서 주변의 타 금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상품들은 내어
놓는다. 최근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CMA가 그렇고 <은행을 떠나라>라는 책 또한 그렇다.

원대한 비전,업무의 이해에 기반한 실행력,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은 웨일에게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그 보상은 경제적인 것 뿐이 아니라 주주들의 폭넓은 지지였다고 한다. 금융분야에서는 잭 웰치 만큼이나
높은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성장은 이제 거대해진 금융 공룡 씨티그룹을 만들어 전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아마 한국에서도 금융간 장벽을 없애고 씨티나 골드만 같은 거대 기업을 만들자는 논의가 한창인데
이 책이 보여주는 시사점이 꽤 많을 것 같다.

읽다보면 다양한 에피소드가 잔잔히 나타난다. 카드사가 고객정보 가지고 전화로 온갖 장사하면서
고객 귀찮게 하는 것도 있다. 최근에 내가 느낀 불만인데 이를 놓고 다투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파티장에서 경쟁하는 두 부서의 책임자가 다투다가 다음날 견책을 받는 모습.
합병 후 하나밖에 남지 않는 CEO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과 투쟁.
그리고 일이 주는 압박을 느끼면서 이를 좋은 음식과 와인 그리고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솜씨.
역시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일도 잘하게 된다.

비행기가 공항에서 고장 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투덜대고 있는데 웨일은 전화를 걸어 현재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역시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해결 못할 문제는
없고 단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참고로 웨일에 대해서 다른 시각도 있다. 하나는 루빈의 회고록에 나타난 모습인데
씨티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서 같이 일해보니 웨일은 너무나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한분기 한분기 성과를 꼬박꼬박 채우라고 모두를 압박했는데 이러다보니
무리수가 나오게 된다. 기업 공개 수수료를 벌기 위해 리포트를 과대포장 시키다가 결국 검찰의
수사망에 걸리고 만다. 당시 청탁 내용은 애널리스트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더해서 유태인 중심의
유치원 입학 지원이었다고 한다.
교육에 끝없이 집착하는 유태인들 역시 보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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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평평하다 - 21세기 세계 흐름에 대한 통찰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이윤섭 외 옮김 / 창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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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논란이 한참 일어날 때 이 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프리드먼이 전작인 올리브나무에서 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던 이론이
세계화가 된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화가 서로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전쟁을 통해 그 틀을 깨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해서 굳이 전쟁으로 휘말려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 예로 전작에서는 맥도날드, 이번 작품 평평하다에서는 델(Dell)의 공급망에 포함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그렇게 보면 한국과 북한, 대만과 중국은 어떠한가? 대만과 중국 사이의 전쟁가능성은 미사일 훈련
대만의 독립선언 등으로 가끔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 발발 가능성은 한국보다 훨씬 낫다.
대만 자본은 본토(중국)에 막대하게 투입되고 있고 심지어 한국 기업에 대한 대결을 위해
일본이 대만에 기술을 공여하고 대만은 자본과 결합해서 중국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다국적 포위망
구조가 설립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양국 사이의 긴장은 공급망의 파괴에 따른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는게 프리드먼식 주장이다.

반면 한국과 북한은 어떠한가? 교류는 있지만 그것이 세계화의 기준에 부합되는 수준은 아니다.
개성공단에서 만들고 있는 산품들은 아직 초보적이라 고부가가치 제품들이 되지 못한다.
Dell의 예를 볼 때 컴퓨터 산업의 여러 부품들 중 하나라도 맡으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기술적
축적과 자본 투하가 많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남과 북의 관계가 중국 대만 보다는 한결 위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는 그런 각도에서도 중요하다.
이 공단이 지금보다 생산능력을 늘리고 고도화시킬 수 있다면 북한 사회 자체에 미치는 변화의 영향은
놀라울 정도로 커질 것이다. 지금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것이 북한사람들의 선망에 들어간다면
만약 100만명 까지 고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친 가족까지 포함시키면 400만 친척을 포함시키면
1000만 이상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 된다.

어떻게 100만명까지 늘리냐고 묻는다면 답은 오히려 매우 간단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조선족을 수백명 이상 고용하고 있다. 네이버의 검색 메커니즘이 상당히 많은 수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조선족의 특화된 장점 즉 한글소화능력으로 커버하는 것이다. 이런식의 일의 재편은 무수히 많이 일어날 수 있고 한국사회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콜센터,SW 개발 등 옮겨 갈 수 있는 후보들은 무수히 많다.

굳게 닥친 죽의 장막을 타고 넘어간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볕이다. 그런 점에서 개성공단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지렛데임은 분명하다. 소련사회를 붕괴시킨 것도 서방의 무기가 아니라 각종 공산품에 대한 동경임을 잘 기억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프리드먼식의 평평해지는 세계를 이야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부시와 같은 네오콘들은 파키스탄에게 했던 협박처럼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고 말한다. 폭격을 통한 평평함을 추구하는 그들과는 다른 각도로 세상을 논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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