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에 Historie 3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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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의 주인공 에우메네스가 주는 매력은 무엇일까?
애 늙은이라는 표현대로 그의 안에는 무엇이 있다. 책을 통해 얻어진 지식은 세상을 넓게 다닌
여러 사람들의 생각 모음이고 노예로 추락이라는 사회적 지위의 급변에 의해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보게된다. 이 조건들은 사마천이 사기를 만들수 있었던 여행과 독서 그리고 자신의 지위 하강와 상승이라는 조건과 매우 엇비슷하다. 그래서 에우메네스가 후일 남긴 왕궁일지라는 기록물이 역사적 사료로 높게 평가되는 것 같다.

조건이야 그렇다치고 그가 홀로 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먼저 침착한 태도가 보인다. 그런데 왜 그렇게 담담히 창의 숲 사이로 걸어갈 수 있었나?
따지고 보면 그가 인간의 심리를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정작 싸움을 걸지 않고 위협만 가하려 하는
마케도니아의 군대의 허실을 보았기에 창속을 걸어갔고 상대방인 칼데아의 자존심을 자극해 문을 열게 만드는 솜씨도 발휘하였다.

결국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이해다. 허영과 자만, 방심 등 인간의 다양한 약점에 대해서 알기에
상대방과 대결할 수 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업을 완벽한 조건으로 수행할 수는 없다. 많은 군대를 거느리고 적지로 들어간다면 보급의 한계에 부닥친다. 반대로 너무 적게 끌고가면 수로 압도할 수 없다.
그래서 알렉산더는 적은 수지만 충분히 정예화된 병력을 끌고가 매번 새로운 전략으로 상대를 꺽어내었다. 상대인 다리우스가 보이는 외형적인 수에 의한 허세에 굴하지 않고 반드시 이기고야 만다는 신념을 가지고 약점을 꾸준히 찾아내 헤집고 들어가는 것이다.

노예와 주인, 평민과 귀족, 그리스인과 바르바로이 등 다양한 구분이 존재하던 시대에 이들 모두와 교류하며 자신의 이해를 넓혀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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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장 삼대째 2 - 성난 복어의 마음
하시모토 미츠오 지음 / 대명종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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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작은 그렇게 상큼하지 못했다.
정리해고의 바람에서 은행을 뛰쳐나가 어시장으로 들어간 말쑥한 주인공도 어색하고 적응해나가는 과정도 자연스럽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권 한권 뒤로 갈수록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

초밥과 회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을 위해서 어시장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물건을 도매로 받아다가 소매로 나누는 장사꾼의 관점도 나오지만 정말 제값을 받아야 할 귀한 생선을 구별해내는 솜씨도 필요하다. 그래서 초밥왕의 주인공 쇼타가 막판에 열심히 어시장을 뛰어다니며 한수 한수 배우는 모습이 나오게 된다. 

배경이 어시장이다보니 재료가 되는 생선 하나 하나에 대해 해설이 붙어나간다. 어떻게 먹으면 맛이 있다는 둥 각종 요령을 배워가는 것도 재미있는데 다른 요리 만화와 다른 점은 생선의 유통과정에 대한 묘사다. 수조에 담긴 생선이 사실은 각종 항생제 등 약품과 제대로 갈아주지 못한 물에 의해 오염된다는 주의를 먼저 준다. 그리고 나서 수조를 통해 한결 나은 생선을 공급하는 가게를 보여준다.
생선이 막 잡혀서는 사투를 겪었기에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 물고기 종류마다 온도가 달라야 한다는 것, 놀라게 하면 게는 스스로 발을 잘라버린다는 것 등 각종 사실을 알게 해준다. 그 과정에서 놀라는 점은 일본 사람들의 세심함이다. 하늘에 끝이 없지만 그래도 도달해보려고 노력한다는 자세로 생선의 맛을 향상시키기 위한 각종 시도를 해보는 모습이 진지하게 다가온다.

항상 여유로운 포용력을 발휘하며 주변을 감싸고 맛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 탐식의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의 지속적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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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에 Historie 2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아는 지인 중에 출판사를 경영하는 분이 있다. 새로 만화사업을 시도해 보고 싶어하길래 
기생수를 읽어보도록 권했다. 일본 만화의 독특한 면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이 만화 히스토리에 또한 기생수의 작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최신 작품이다.
결코 전작에 뒤쳐지지 않는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주변에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

주인공의 나이는 한참 어려졌고 시대는 멀리 알렉산더가 활약하는 기원전으로 넘어갔는데
당시 시대를 치밀하게 고증해서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이 알아두었으면 하는 내용들을 잘
포함시키고 있다.

당시 세계는 그리스인은 주변국을 야만인이라고 멸시하며 자신들이야 말로 유일하게 문화의
가치를 아는 존재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반면 페르시아는 제국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비효율에 시달리고 있었다. 오랜기간 적으로 페르시아를 의식했지만 이제
가까운 마케도니아가 군사력을 바탕으로 그리스의 여러 나라들을 압박해간다.
1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가 주인공을 야만인 취급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당시의 일반적
시각을 대변한다. 반면 작가는 주인공의 출신에 대한 신비함을 보이면서 통념은 분명 틀릴 수 있다는
점을 넌지시 드러내 보인다.

주인공이 나중에 알렉산더의 역사기록관이 된다는게 작가의 설정이라고 하는데
알렉산더는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화-야만의 구분을 넘어서서 코스모폴리탄적인 세계관을
만들어간 인물이다. 따라서 이방인 출신인 주인공으로서는 알렉산더 편이 되어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는게
훨씬 자연스러운 줄거리가 될 것 같다.

작품의 주인공들이 초인적인 면모가 있어서 묘사를 하는 과정이 잔인하게 느껴질 수 도 있다.
그림이 사진이 아니고 만화책이 영화가 아닌다음에야 똑 같이 흉내를 내려고 하는데
그친다면 자리가 점점 좁아질 따름이다. 작가는 이러한 점을 잘 의식해서 평범하지 않은 기괴한 주제(^^)를
잡아서 강한 개성으로 묘사해간다.

혹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의 스승인 점을 알지 못하는 분이 계신다면 그것부터 확인해두시는 게
좋을 것이다. 더해서 헤로도토스가 묘사한 여러 민족들의 삶에 대한 역사책을 보는 것도 좋다.
올리버 스톤의 영화 알렉산더를 보시는 것도 좋은데 어쨌든 거기에 더해서 이 만화 또한 충분한
재미와 가치를 줄 것 같다.

참 약간의 보탬을 하자면 1권에 나오는 메무논이라는 사람은 원래 우리식 발음으로는 멤논으로
실존인물이다. 발시네는 다리우스왕의 공주로 마찬가지로 실존인물,
상인으로 나오는 안티고노스 또한 마케도니아의 고위인물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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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6-01-05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다만.. 3권이 여태까지 안나온다는게...ㅠ.ㅠ
기다리다 목빠지겠어요~

사마천 2006-01-06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목빠지는데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생수 보다 더 나은 작품이 나온다면 더욱 기쁘겠죠. ^^
 
맛의 달인 91 - 로산진의 오차즈케
카리야 테츠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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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하라와 지로 두 사람의 원래 관계는 부자간이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각기 경쟁 신문사의 후원을 받아서 맛대결을 벌이는 라이벌이 되고 말았다.
우미하라쪽이 최고, 지로가 완벽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이유가 있으리라.
우미하라쪽은 돈과 시간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기에 최고를 추구한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다.
가난한 신문기자인 지로로서는 똑 같이 따라가기는 어려워도 주어진 조건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것을 내놓는다는 의미에서 완벽쪽이 좀 더 인간적 냄새가 날 것 같다.

두 사람은 서로 갈등하지만 공통점이 많다. 맛에 대한 탁월한 감각에는 두 사람 모두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우미하라의 장점이 오랜 삶에서 나오는 폭넓은 경험으로 다양한 재료, 복잡한 요리 기교 등에 능숙하고
사물의 배경에 대한 지식의 깊이가 대단하다.
반면 지로는 주변의 교유가 넓어서 아래로는 노숙자에게도 마음을 허하지만
위로 사장들의 권위에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도 가지고 있다.
음식문화에 있어서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민을 보여주고 지식의 상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혀 두려움 없이 도전한다. 져도 또 도전하고 다시 져도 또 웃는 낯으로 도전하는 그에게서
상사가 지면 할복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가 유머로만 느껴진다.

아버지와 아들은 같이 출발해서 갈등하다가 다시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갈등의 시작은 사춘기 이해의 시작은 아들이 아버지가 됨이라고 하는데 지로도 이제 아버지가 되었다.
두 사람의 진정한 화해는 아마 이 시리즈의 끝을 의미할 것 같다.
그렇다면 굳이 화해하도록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인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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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달인 91 - 로산진의 오차즈케
카리야 테츠 글, 하나사키 아키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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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기 위해 먹는가 아니면 먹기 위해 사는가?
이 질문에 당당히 살기 위해 먹는다가 답을 해왔다. 
하지만 때로는 먹는 것도 살아가는데 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농업혁명 전에는 먹는다는 것이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함께 먹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한다던가 한솥밥 먹는다는 표현들이
가지는 의미는 지금보다 훨씬 강한 생존을 위한 운명공동체였다.
먹거리가 풍부해진 오늘날 예전의 느낌을 고스란히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함께 먹는다는 것은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혼자 먹는 사람, 매번 똑 같은 것을 먹는 사람, 똑 같은 사람과 먹는 사람 등은 아무래도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지로는 다른 재주는 없지만 먹거리에 조예가 많다.
신문기자라는 직업 답게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데 이들이 다시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끌고 온다. 이 때 지로는 음식에 대한 깊은 조예를 가지고 고민을 풀어나간다.
음식을 통한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런 주제를 담았다고 주장하면 거창할까?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를 알려준다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호모 먹쇠라고나 할까 인간의 식문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기 위해 저자가 기울이는 노력은
다양하다.
일식을 기본으로 해서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보여준다.
글을 쓰는 스토리 작가가 호주에서 활동하는 관계로 호주 왕복이 잦은 편이지만
가끔은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 데리고 가기도 한다. 비행기 값이 비싸서 자주는 안가는 것 같다.

원래 일식은 재료를 중시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원래 대로 만드는 재료가 별로 없다.
대표적인 요리인 회와 초밥이 잘 보면 생선을 거의 그대로 올려 놓는 셈이다.
따라서 신선함 내지 최소한의 가공을 통해 원래 재료가 가지고 있는 맛을 잘 드러내려고 한다.
그런데 생선 양식과정에서 각종 화학 약품 넣는 것은 일반적이다.
말라가이트 파문이 막 지나갔지만 일본도 여기에 대해서는 고민이라고 한다.

또 닭은 한곳에 모아서 관리하는 브로일러인데 이 때 엄청난 양의 항생제가 투입된다고 한다.
덕분에 먹는 사람까지 겨울에 감기를 덜 걸리게 할 정도라고 하니 겁이 난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당연시 했던 재료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게 이 책 곳곳에 나타난다.

요리를 만드는 기교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고기를 구울 때 육즙이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흘려버릴 것인가에 따라
철판, 석쇠, 꼬치 등 다양한 고민을 한다. 하나 하나의 과정에 세세한 연구가 녹아 들어가 있다.
읽다 보면 일본의 장인문화가 다양한 곳에서 발현 되고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참고로 한국의 부품산업의 정밀도가 떨어지는 큰 이유가 하나에 매달려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는
노력이 부족한 때문이라 늘 생각한다. 음식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자기 직업에 목숨을 걸고
평생을 매진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렇게 예술로 비유할 수 있는 요리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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