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10년쯤 다니면 어떻게 될까? 사원, 대리를 거쳐서 아마 과장쯤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부하직원도 좀 달려서 어깨도 무거워지는데 조직의 허리 역할을 하라고 위에서 질책도 받다 보니마음도 따라서 무거워진다. 분명 일은 늘었는데 월급은 그만큼 늘지는 않은 것 같다.그런데 어려운 점은 앞서가던 선배들이 부장 주변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불안감이 커져간다는 것이다.보이지 않게 정년은 짧아져가는데 나의 미래는 있나 고민하다보면 밖으로도 눈을 돌린다.헤드헌터에게 전화가 오면 왠지 뿌듯해진다. 하지만 착각은 금물 실제 성공적 이직인 영전으로 연결될 확율은 10% 미만이다. 나머지는 연봉도 별로 오르지 않고 지위도 고만고만한 수준의 전직일 뿐이다.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재테크에 관심을 두게된다. 10억만들기 시리즈는 주말의 귀한 시간에 피곤한몸을 이끌고 땅을 보러다니게 하거나 주식책에 몰두하게 만든다.아 피곤하다 하면서 쉬려고 해도 아이들의 교육비 타령에 작아져가는 집의 상대적 크기 등결코 몸을 쉽게 누이게 하지 못한다. 이 시점 쯤 되면 내가 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처음부터 전문직이나 자격증에 몰두했으면 어땠을까후회도 해본다. 예전에 비해서 직장인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평가가 엄정해졌다는 점이다.과장까지도 크게 차이 없이 올라가다가 부장 정도에서 승패가 갈리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그 한계가 과장까지 내려와버렸다. 연봉제와 직급파괴가 그런 경향을 만들어냈다.어제까지 가까웠던 동료도 내일 몇개는 사라질 의자를 놓고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경쟁해야 한다면 정보를 주고 받기도 어렵고 업무 협조도 어려울 것이다.세상은 더 각박해지고 은연중에 피로를 느끼게 된다. 여기다가 과거에는 큰 회사라면 직원들의 교육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투자해서MBA 같은 자격증을 따온 사람들을 우대한다. 소외감을 느낄새도 없이 그런 출신들에게 자리까지빼앗기면 쉽게 하소연 할 곳도 없다.이런저런 피곤한 직장인들에게 그래도 다시 한번 하면서 권할만한 책이 김현정씨의 이 작품이다.우선 당신의 오늘 Present는 선물 Present 입니다라는 말이 내게는 가장 인상적이었다.막 취직 시험을 통과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이나 최근 대우자동차에 복귀한 해고노동자들이라면 아마 이 말을 가슴 벅차게 받아들였을 것이다.점점 없어져가는 기회와 급격히 변모하는 환경속에서 남의 탓만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우선 자신을 차분하게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모든 문제가 나에게서 시작한다는 자세로 하나 하나결점을 고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자산이 오직 돈만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선배나 동료를 못 만들었다면 직장생활은 그리 성공작이 아닐 것이다.읽기 편한 문장으로 채워진 여러가지 짧은 꼭지들로 구성된 이 책의 미덕은 무엇일까?대성공을 거둔 외국 CEO들의 스토리로 가득찬 성공학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대부분의 직장인에게 그런 드림은 점점 깍아지면서 좁아지고 있다.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개선해보고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는 그런 사람들에게 적절한 교훈을 준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