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루는 요소로 이 책은 열 가지를 말한다. 과학, 교육, 문자, 법, 민주주의, 시간, 국민, 예술, 죽음, 공동선이다. 과학, 교육, 문자, 예술 등은 직관적으로 문명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민주주의는 잘 모르겠다. 시간이 흐를수록 역기능을 많이 목격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시간, 죽음, 공동선 같은 추상적 색채가 짙은 개념은 문명이라는 필터를 통해 그 의미가 재정의되어 선택된 것 같다.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문명을 누가 규정하고 있는가이다. 규정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영광스럽고 찬란하기만 할 것 같은 문명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편향적이고 추악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식민지 역사와 관련하여 서양의 백인중심 사상이 자기들의 이익과 권력, 탈취와 학살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프레임으로 문명을 규정하고 구성해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