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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단순히 경제적 부를 이룬 것뿐만 아니라 나아가 나눔을 실천하며 사회에 유익을 끼치는, 이른바 '좋은 부자'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표지에 써 있는 'Good Rich'라는 단어는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다. 아메리칸 드림 그 이후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참신했다.   

성공한 10명 중 9명은 현재 자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가이며 한 명은 큰 회사의 중역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쭉 읽어나가다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크게 보면 꿈, 인내와 노력, 열정, 자신감, 긍정적 마인드, 용기,  믿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할 만한 점은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종교인, 비종교인 할 것 없이 자기만의 신념, 믿음의 근거 등을 가지고 흔들리는 중심을 바로잡아 왔다는 것은 대다수의 공통점이었다.   

그리고 하나, 모든 인물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이 바로 '사람',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아주 중요하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성공을 위한 출발점 혹은 출발점을 딛고 나가게 된 계기가 자신이거나 자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무언가로 시작되지만 결국은 모든 성공 요소들의 매듭을 지어주는 것은 '사람'이었고, 그 사람들과의 소통, 나눔, 궁극적인 '함께함'이었다.  

행복의 의미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기존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들과는 차별화에 어느 정도는 성공한 듯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형식으로 담다 보니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 너무 요약되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세월을 거쳐왔는지 자세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관심이 가는 인물에 대해 개인적으로 더 알아보고 정보를 얻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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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고 있었던, 그러나 참으로 소중한 것들 46
정희재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도시에서의 삶 혹은 도시생활에 대한 나의 경험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런 입장에서 '도시에서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읽기 시작했을 때 이 책이 나에게 적절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도움이 될까? 와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직 제대로 된 사회경험이 부족한 이유였다.   

그러나 도시에서 살든 살지 않든, 사회 경험이 많건 적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도시인화 되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적인 경쟁 체제로 바뀌어 버린 학창시절, 대중매체에서 매일 접하게 되는 물질 중심의 가치체계, 그 아래서 벌어지는 희비극.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우리를 일정 수준 이상 '도시인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때 '도시'라는 것은 자본주의라는 말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본주의의 병폐를 신물나도록 지켜봤다. 그리고 실망하고 좌절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철저히 시스템에 적응하여 살던가, 끝내 대열에 합류하지 못해 피폐한 삶을 살던가, 그 중간에서 우왕좌왕하던가 - 로 나뉘었다. 그나마 있던 낭만도 시간이 지날수록 철없는 생각과 행동으로 치부되기 시작했다. 결국 도시에서의 삶이란 메마르고 각박하고 욕망에 충실한 삶과 같은 뜻이 되어버렸다.  

어찌보면 이 책은 심하게 물질중심이 되어버린 도시의 한가운데서 그 잃어버린 낭만을 다시 일깨우려는 시도 같기도 하였다. 결국 중요한 건 외적인 장소의 문제가 아닌 내적인 문제, 즉 존재의 풍요로움이 절실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을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새로운 가치로 환원하는 (아, 결국 마음문제, 발상의 전환이라는 거잖아, 라고 절레절레 하면서도 어느 순간)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우리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세상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우주의 중심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귀한 환원의 노력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로 확산되지 않고 머물기만 한다면...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린다면 재미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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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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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은 얼핏 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아카시아 상점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일곱 개의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이야기마다 ‘사치코 서점이라는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백발의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지닌 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찌 보면 철로 변에 위치한 아파트나 이승과 저승을 잇는 신비한 가쿠지사(절) 등 작품에서 주요 배경이 되는 건축물들 혹은 상점가 자체가 화자로서 담담히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느낌도 든다.  

인생은 참 신기하다. 어떤 때는 굉장히 애절한 순간이 있는가 하면, 믿을 수 없이 끔찍하고 잔혹한 일들이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기도 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 있는가 하면 영혼 혹은 감정의 끌림에 의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또 혼자 있어도 모든 것을 품은 듯한 충일감을 느끼는가 하면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바닥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모두가 별것 아니라 하는 것에 평생을 매여 고생하기도 하는가 하면 모두가 두려워하고 공포를 느끼는 것에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복잡하고도 다양한 일들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각각의 특징을 지닌 채 어울려 살기도 한다. 

작품 속 아카시아 상점가는 바로 이 복잡하고 다양한 한 사람의 인생이나 사회, 혹은 세상을 확대하거나 축소시켜놓은 것 같다. 이 소설은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네 삶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추억에 잠기게 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내게 하는 안타까움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다. 

한적한 절을 지나 ‘아카시아 비가 그칠 때’를 들으면서 상점가를 거닐다 서점에 들러 험상궂지만 알고보면 온화하고 다정다감한 주인 할아버지와 주류상점에서 사온 캔 맥주를 하나씩 들며 한담을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스낵바에서 간단히 한 잔, 그리고 라면가게에서 저녁 끼니를 해결하고 집으로 오는 상상을 당분간 하며 지낼 것 같다.  

~ 인상깊었던 구절은...
울어서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면 얼마든지 울어도 좋다. 하지만 실제로 지나친 눈물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눈물은 그 맛을 씹어가며 다시 일어서기 위한 것이다. 그저 우는 것이라면 개나 고양이도 할 수 있다. - p.132 '여자의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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