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그려진 지렁이를 안고 잔뜩 삐친 표정을 짓고 있는 두더지의 표정이 일품이다.
삐돌이 두더지의 표정 하나만으로도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없어'
이 책은 땅을 파다파다 정글까지 와버린 선입견으로 똘똘 뭉치다 못해 혼자 감정의 땅꿀을 파고 있는 두더지의 이야기이다.
정글에 온 두더지는 주변을 둘러본다.
홍학, 하마, 말코손바닥사슴, 뱀, 고릴라 등등 정글엔 동물이 가득하다.
커다란 동물들 속 쪼꼬맣고 빨간 두더지가 넘 깜찍하게 그려져있다.
그런데, 우리의 두더지! 이 녀석 한마디로 심상치 않다.
그 넓다란 숲속 수많은 동물들이 가득한데, 쪼끄만 두더지가 눈에 들어올 리가...
누가 봐도 안 들어오는데...아무도 자기한테 관심이 없다고, 관심 좀 가져 달라고 혼자 난리부르스다.
삽화만 봐도 두더지는 딱 관심받고 싶어하고, 다른 동물들은 무덤덤해보이는데 말이다.
두더지는 동물들과 말한마디 안해보고 편견에 선입견을 더하여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얘는 이럴 것 같고, 쟤는 저럴 것 같고, 그러곤 무조건 자기에게 관심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한다.
그러다 정글에 비가 쏟아지면서 숲은 잠기게 되고, 두더지도 다른 동물들처럼 나무 위로 올라가려다 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물살에 휩쓸려 간다.
소리를 쳐도 아무도 못 듣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자 두더지는 온갖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혼자서 감정의 땅굴을 판다.
파다파다 파다파다 완전 지구 핵을 뚫을 기세다.
상상력 한번 기가 막히다. 물론 죽을 것 같은 공포때문이긴 하지만 말그래도 대박이다.
두더지가 공포에 사로잡혀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뙇!!!!
극적으로 구출된다.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정글의 동물들에 의해...
그 후 두더지는 고마움을 전하며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반성하면서 끝이 난다.
이야기가 넘 귀염뽀짝하다. 물론 삽화도 마찬가지다.
특히 두더지 얘 너무 귀엽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라 더 좋다.
다음엔 우리의 두더지가 땅을 파다 또 어떤 곳을 여행할 지 궁금해진다.
'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없어' 이 책을 동물과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
귀염뽀짝한 두더지도 만나고 내용도 아기자기해 책을 읽고 아이들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참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