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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원작, 이희재 만화 / 양철북 / 2019년 11월
평점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는 꼭 읽어야지 하면서도 좀처럼 읽을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주인공 이름과 슬픈 내용이라는 것만은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드디어 읽게 되다니. 꼭 숙원사업을 이룬 것만 같다.
이 책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이희재님의 그림으로 표현한 만화책이다.
내용은 제제의 성장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제제는 장난, 아니 말썽꾸러기다.
그 아이의 주변엔 늘 장난과 말썽이 넘쳐난다.
정도가 좀 심하다. 욕도 하고, 막말도 하고..
그래서 전반부를 보면 솔직히 제제에게 정이 안간다.
제제의 가족이나 주변 이웃들 모두 제제를 싫어한다.
하지만 제제는 가족을 무척 사랑한다. 잔디라 누나만 빼고.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제제를 사랑하지 않는다.
다섯살 제제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오히려 학대를 일삼는다.
제제의 가족들의 삶이 녹녹치 않지만, 힘든 삶을 제제에게 학대를 하며 푸는 것 같다.
정작 보호받아야할 가족들에게선 보호받지 못하고 주변 인물들에게서 안식을 얻는다.
제제의 이야기상대이자 첫친구인 라임오렌지 나무 밍기뉴나 노래를 부르며 악보를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아리오발두 아저씨..
특히 제제의 영원한 친구 뽀르뚜까 아저씨에게서..
뽀르뚜까 아저씨는 가족들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는 제제를 무한한 사랑으로 이해하고 깜싸준다.
어느날 갑자기 뽀르뚜까 아저씨가 돌아가시면서 제제는 큰 슬픔에 잠긴다.
만화책이라 덜 슬플 줄 알았는데, 눈물이 핑돌았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제제에겐 이제 그를 사랑해줄 사람이 세상에 없는 것이니 마찬가지니까.
그에게 가족은 뽀르뚜까 아저씨 뿐인 것 같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제제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에게 딱지와 구슬을 나눠주며 뽀르뚜까 아저씨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여운에 남는다.
왜 이리 마음이 아프지?
읽을 땐 몰랐는데, 읽고 나니 더 마음아프고 먹먹해지는 것 같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만난 오늘 내 마음속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