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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아이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33
양지안 지음, 이윤우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평점 :
출판사 서평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읽게 된 책.
'모퉁이 아이'
이 책은 '모퉁이아이, 닭 잡는 날, 기역과 히읗 사이, 나라를 구할거야' 이렇게 4개의 단편들로 구성된 책이다.
모퉁이 아이는 세영이엄마와 언니아빠의 재혼으로 가족이 된 세영이와 언니의 이야기이다.
둘은 3년만 같이 살고 다시 헤어졌지만 둘은 계속 연락하며 지낸다.
언니랑 피한방울 안 섞였다는 세영이의 말에
'됏다고 스래. 너랑 나, 언니 동생으로 이어 준 건 어른들 마음대로였지만 끊는 건 우리 마음이야. 너 나중에 나 싫어지면 그때....'
'안 싫어, 절대 안 싫어! 언니 좋아!'
라고 말하는 둘의 대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비록 동화지만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부모들의 태도에 화가 났다.
세영이 언니의 말은 어른인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닭잡는 날은 딸이 죽자 오랫동안 손녀를 돌보아 온 할머니와 손녀, 그리고 그 손녀를 서울로 데려가려고 하는 사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위가 아이를 데리고 가 서울에 함께 살아야한다는 건 알지만 할머니는 섭섭해하며 기운을 잃는다.
아이의 아빠는 그런 장모의 마음도 모른채 장모님에게 닭백숙을 해준다며 닭을 잡는다고 난리를 친다.
닭을 못잡는 아이 아빠의 모습이 자세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져 있다.
닭은 결국 다시 기운이 솟은 할머니가 잡게되지만 말이다.
기역과 히읗사이는 히읗이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기역이라는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이다.
아들이 엄마말은 안 들으면서 여자친구의 말은 기똥차게 잘 듣는 아들을 보며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엄마의 심정변화에 따라 재미있게 그려놓았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시어머니 모습이 살짝 보인달까?
암튼 재밌고 유쾌한 단편이었다.
마지막 나를 구할거야는 복짓기를 하는 지원이네 가족과 지원이 친구 용수, 그리고 새로 이사온 위층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원이와 용수는 우연히 알게 된 위층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하는 줄 알고 고민하지만 할머니의 지혜로 오해였음을 알게 된다. 지원이와 용수의 썸도 있고, 위층꼬마의 반전도 있고, 암튼 이래저래 재밌는 이야기이다.
네 가지 이야기 모두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지만 어떤 건 마음 아프고, 어떤 건 유쾌하고, 각자 나름의 매력이 듬뿍 담긴 작품들이었다.
한 사람이 아니라 네 사람의 작가가 쓴 글처럼 느껴졌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닌가보다.
분량이 많지 않아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단편에 모두 좋은 작품이라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먼저 읽고 좋은 작품은 소개해주는데, 이 책은 꼭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