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만나는 세상

정원에서 만나는 세상 ㅣ 이레네 페나치 그림책
이레네 페나치 지음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0년 4월

이런 꿈 같은 정원이 있다면..

내가 어릴 적 살던 곳은 이렇게 나무로 둘러쌓인 농촌이다. 

시골출신이라 그런지 나는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보다 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시골이 좋다.

어릴 적 내가 꿈꾸던 나의 미래의 집 모습엔 항상 다락이 있는 이층집과 그네가 달린 큰 나무가 있는 마당, 그리고 커다란 나무 위에 지어진 오두막이 있었다. 

허리베리핀에 나오는 아름드리 나무위에 지어진 그 오두막...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그 오두막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세 명의 아이들은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으로 향한다.

거기에 온갖 잡동사니들을 다 가져와 정원을 꾸민다. 

어디서 이 많은 물건들을 가져온건지..

없는 게 없다.

나무숲하면 생각나는 해먹에, 취사시설, 천막에 인디언집도 있다.

심지어 새집과 닭장도 있다.

정원을 가득채울 정도로 물건들이 넘쳐난다.

온갖 종류의 새들도 날아와 구경한다. 

아이들은 분주히 정원을 꾸민다. 

화분도 가져오고, 의자도 놓여있다. 

새집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배고프면 체리를 따먹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그 곳은 파라다이스다.  

처음엔 세 명 뿐이었는데...

어디선가 동네 아이들도 나타나 저마다 정원을 꾸미거나 놀잇감을 만든다,

아이들에게 이곳 정원은 놀이터, 캠핑장이자 자연체험장이기도 하다.

정원에도 어느 덧 봄, 여름을 지나 가을이 온다.

그 곳은 갖가지 색으로 물들며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겨울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그 곳을 정리한다.

아이들은 눈으로 덮인 정원을 바라보며 새봄을 기다린다.

다음 계절엔 정원이 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하게 된다. 

이 책엔 글자는 하나도 없다.

오로지 멋진 삽화로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정원도 너무 멋지게 표현되고, 아이들의 모습도 활기차 보인다. 

색연필로 표현된 색감과 질감이 내 마음에 꼭 든다.

책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이런 정원이 있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다.

이렇게 멋진 정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 존재하는 곳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계절의 모습을 오로지 느끼며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부러우면 지는 건데..너무 부럽다.

푸르름이 가득한 멋진 정원에서 즐거움이 가득한 아이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싶다면

'정원에서 만나는 세상'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이런 정원에서 꼭 한번 살고 싶다.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ㅣ 인생그림책 4
변예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6월

핑크빛 배경에 수많은 물고기, 그들 중 떠올라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하얀 물고기 한마리.

몽환적인 느낌의 삽화가 눈길을 끈다.

'나를 찾아서'는 어느 날 신비로운 빛을 본 물고기가 자기에게 없는 반짝이는 것을 찾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느 날 물고기는 신비로운 빛을 발견한다.

그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더 반짝이고, 더 빛나는 무언가를...

물고기가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을 때마다 그 색으로 물들어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결국 물고기는 자기만의 색을 잃어버리고 완전히 다른 색깔을 가진다.

주변에서 무어라해도 듣지 않는다. 믿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물고기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깨닫는다.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거울 속 자신을 보고 물어보는 

"넌 누구니?"

거울 속 자신이 대답하는

"날 기억해줘."

이 두 대사가 머릿 속을 계속 맴돈다.

흔히 있는 대사지만 왜 이렇게 마음을 어지럽히는지....

물고기는 본래의 색을 찾는 과정은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빛나는 무언가를..

이 책은 가로로 긴 A4사이즈의 그림책 크기에 비해 글꼴 크기가 매우 작은 편이다. 

글 내용에 딱 맞는 삽화가 인상적이다. 

아마 이렇게 멋진 삽화를 해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것 같다.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쩌면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는

읽으면 읽을수록 고학년 아이들이나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삶에 치여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어느 날

'나를 찾아서'를 만나보자.

나의 본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밝고 빛나는 나의 원래 모습을..

초등 국어 뿌리 공부법

초등 국어 뿌리 공부법 - 흔들리지 않는 공부 실력을 지닌 아이들의 비밀
민성원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4월

학창시절 나는 국어를 참 좋아했다. 책읽기도 좋아했다.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까지 국어성적은 항상 잘 나왔고, 전혀 걱정을 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치는 중간 기말 고사 성적은 괜찮았지만,

모의고사를 칠 때마다 국어점수는 공부한 만큼 나오지 않았다.

배우지 않은 지문은 내게 쥐약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무척 기대되고 궁금해졌다. 

'초등 국어 뿌리 공부법'은 TV프로그램 '공부가 뭐니?'의 그 분 민성원님이 지은 책이다.

이 책에는 국어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초등학생때부터 국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 쉽고, 내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내용도 좋지만 구성도 참 좋다.

어디하나 버릴 때가 없다. 편집도 깔끔하다 .

핵심문장은 다른 글꼴색에, 물결무늬로 표시까지 해놓아 한번 읽고 다시 그 내용을 찾을 때 한눈에 들어오게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국어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이다. 

국어가 모국어라는 이유로 등한시하거나 수학이나 영어에 비해 많이 공부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들이 초등학교때에는 괜찮지만 고등학생이 될수록 그 편차는 어마어마하게 커지게 된다.

그래서 1부에서는 국어가 성적향상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가감없이 설명한다.

아마 이 부분을 읽는 순간 국어공부가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국어의 기초를 다지는 습관에 관한 내용이다. 

올바르게 읽고 쓰고 말하기, 배경지식 쌓기 등 8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8가지 습관은 대부분 국어공부한다고 할 때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지만 잘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습관이 될 만큼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데 실천으로 잘 옮겨지지 않는다.

습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 암송'이었다. 

시 암송이 이렇게 좋은 효과가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짧은 시를 찾아 내일부터 아이들에게 꼭 적용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부에서는 국어 뿌리를 내리는 5단계 공부법에 대해 설명하고 잇다.

아마 독자들이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인 1단계부터  고등학교시기인 5단계까지 적정시기에 어떻게 국어공부를 하면 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자기가 어느 단계인지 파악한 다음 그 시기에 해야 할 공부방법을 제대로했는지 체크한 다음, 그 부분을 보완하면 국어실력 향상에 효과적일 것 같다. 

4부에서는 9문 9답을 실어놓았다.

학부모나 학생이 궁금해할만한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기하게도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좋았다. 

이 책은 부록도 참 매력적이다.

어쩜 이렇게 딱 필요한 것만 쏙쏙 실어놓았는지..

이래서 민성원 민성원하는가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국어가 중요하며, 학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국어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 초등국어뿌리 공부법' 이 책을 추천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재잘재잘, 이야기 손그림 세트

재잘재잘, 이야기 손그림 세트 - 전2권 - 노래로, 수수께끼로, 이야기로 ㅣ 재잘재잘, 이야기 손그림
김혜린.박진성 지음, 홍미애 그림 / 예술놀이터 / 2020년 4월

올해 아이들과 책 쓰기를 해볼까 계획 중이었다.

그림책과 그림에세이에 도전해 볼 생각이었는데,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써보고 싶다고 한다.

그림책이든 그림에세이든 그림을 그려야 하기에 어떤 책을 소개해줄까 고민이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잘재잘 이야기 손그림'은 쉽고 간단하면서도 재미있게 손그림을 그릴 수 있는 책이다.

자연, 동식물, 탈 것, 먹을 것 등 다양한 종류의 그림들이 가득하다.

모든 그림은 순서대로 따라 그릴 수 있게 소개하고 있으며, 모든 그림에 QR코드가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영상을 보면서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다.

영상도 짧은 편이다. 짧으니 그림도 당연히 간단하게 그릴 수 있다.

이 책은 노래로 그리는 손그림, 수수께끼로 그리는 손그림, 이야기로 그리는 손그림 이렇게 3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노래나 수수께끼로 그리는 손그림은 저학년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영상까지 있으니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

뒤쪽으로 갈수록 야주 약간 복잡해지기는 하지만 중,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쉽게 그릴 수 있다.

특히 이야기로 그리는 손그림파트는 그림책을 그릴 때 활용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이부분으로 그림책 삽화를 연습하고, 자기가 쓴 이야기에 맞는 삽화를 구상하면 될 것 같다.

워크북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본책에 소개된 손그림을 따라 그릴 수 있게, 그리고 자기만의 손그림도 창작해서 그릴 수 있게.. 

이 책 정말 아이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져 있다.

힘들이지 않고 예쁘게 그릴 수 있도록.

그림그리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무척 좋아할 것 같다.

다음 미술시간은 손그림에 도전해보아야겠다. 

아이들이 좋아할 모습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쉽고 재미있게 손그림을 따라 그리고 싶다면 '재잘재잘 이야기 손그림' 을 추천한다.

소원 떡집

소원 떡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김리리 지음, 이승현 그림 / 비룡소 / 2020년 4월

표지에 그려진 소원떡집과 생쥐 한마리..

이상한 조합이다.

내용이 상상이 안간다.

'소원떡집'은 사람이 되고싶은 생쥐 '꼬랑쥐'가 사람이 되기 위해 소원떡집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꼬랑쥐' 

작고 볼품없고, 앞니도 작아 왕따를 당하는..

철저하게 외톨이인 인생을 살고 있다. 

꼬랑쥐는 자신의 삶이 서러워 사람이 되고자 아이들의 손톱을 먹는다.

왜냐하면 꼬랑쥐 조상 중에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된 쥐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이런 내용의 전래동화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을 여기에 포함시킬 줄이야..

작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다.

꼬랑쥐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아이들의 손톱을 마구마구 먹는다. 

하지만 사람은 못 되고 배탈만 난다.

그러던 어느 날 소원떡집을 알게 되고, 사람이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일은 소원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그에 어울리는 떡을 신속 배달하는 것이다.

재미난 이름의 떡이 많다. 

기운이 쑥쑥나는 쑥 버무리, 시간을 되돌리는 호떡 등등

이 떡 모두 꼬랑쥐가 배달할 떡이다.

꼬랑쥐는 자신이 먹은 아이들의 손톱으로 성향을 파악하여 맞춤떡을 신속배달한다.

이 알바는 꼬랑쥐밖에 할 사람이 없다. 최적 알바생이다. 

떡을 받은 아이들은 모두 각자 나름의 사정들이 있다.

그 소소한 사연들도 좋았지만 

몸집이 작은 꼬랑쥐에게 만만치 않은 배달과정도 재미있게 풀어놓아 한층 흥미를 자극한다.

꼬랑쥐가 배달해 준 떡을 먹은 아이들은 모두 행복해진다.

드디어 꼬랑쥐는 자신의 소원대로 사람이 되었다.

어디선가 누군가의 무슨 일이 생기면~

꼬랑쥐는 짠하고 나타난다. 

이젠 배달할 떡이 더이상 없지만 아이들에겐 사람이 된 꼬랑쥐가 있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꼬랑쥐가 활약하고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쪼그리고 앉아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자세가 불편한 것도 잊은 채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이야기도 소소하지만 재미있고, 해피엔딩이어서 더 그런가보다.  

그래서 이 책 더더욱 좋다. 

나는 아이들이 읽는 책이 슬프거나 힘든 내용이 아니길 바라니까..

소원떡집을 배경으로 꼬랑쥐의 활약이 궁금하다면 '소원떡집'을 추천한다.

나머지 떡집 시리즈 '장군이네 떡집', '만복이네 떡집'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