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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69 SIXTY NINE
예문, 1995-03-02
2002년 8월 19일 씀.
페일레스 peilles@gmail.com
1969년, 나는 17살이었다.
제목만 보면 소위 '야설'에 가깝지만, 실은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기 짝이 없는 류의 발랄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자전적인 요소가 아주 많은데요. 류도 후기에서 '1969년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을 일부 기록한 것이다' 라고 쓰고 있습니다.
1969년, 열일곱 살의 야자키 겐스케라는 규슈 서쪽 기지촌의 고등학교 삼학년생이 주위의 어른들, 혹은 어른들에 복종하는 학생들과 싸워가며 친구들과 함께 그들만의 페스티벌을 치뤄낸다, 라는 이야기입니다. 소설 곳곳에 깔린 대사의 유머러스함과 유쾌한 상황설정 등이 웃음을 자아냅니다. 화자의 열일곱 살답지 않은 생각을 열일곱 살처럼 표현해 내는 류의 글솜씨도 눈여겨 볼만 하구요.
소설의 중간 부분의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장(章)에서 전공투(全共鬪) 세력과 함께 교내에 스프레이를 칠하고 옥상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하는 부분도 아주 재미있지만,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의 페스티벌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답지 않은 전위적인 영화를 제작해 상영하고, 밴드가 연주를 하며, 일본 수상과 도쿄 대학 정문의 모형을 부숴버리는 행위예술(?)도 벌입니다.
보통의 도시와는 다르게 미국의 문화를 바로 받아들이는 기지촌에서, 전공투라는 묘한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비정상 체위를 뜻하는 'Sixty Nine' 은 1969년이라는 시간적 상황말고도 정상적인, 혹은 사회에 무릎꿇는 이들에게 보내는 류의 웃음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고등학교 삼학년이라면 저도 다시 한 번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마구 마구 드는데요. 유쾌하고 발랄한 무라카미 류의 청춘소설(?) <69 Sixty Nine>, 영화로 제작해도 꽤나 재미있을 것 같은 소설입니다. 류의 글솜씨도 한창 물이 올라있을 때고 말이죠.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는, 하지만 단순히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소설입니다.
사족: 전에 리뷰한 '리허설' 은 구하기 힘든 편이지만 식스티 나인은 구하기 쉬우니까 꼭 일독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여름의 끝물인데 아주 상쾌할 거라 생각합니다.
▒ 목차
랭보
아이언 버터플라이
레이디 제인
다니엘 콘반디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저스트 라이크 어 우먼
알랭 드롱
린든 존슨
치프 스릴
꿈꾸는 마음
웨스 몽고메리
레드 제플린
사월이 오면 그녀는
언더그라운드
이츠 어 뷰티풀 데이
▒ 책 속에서
1969년, 이 해 도쿄(東京) 대학은 입시를 중지했다. 비틀스는 화이트 앨범, 옐로 서브마린, 애비 로드를 발표했고, 롤링 스톤스는 최고의 싱글 홍키 통키 우먼을 히트시켰고, 히피라 부르는 머리카락이 긴 사람들이 사랑과 평화를 부르짖고 있었다. 파리에서는 드골이 정권에서 물러났다. 베트남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이 때부터 여학생들은 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 원서 정보
작가 : 무라카미 류(村上龍)
제목 : 69 sixty nine
출판사(단행/문고) : 슈에이샤(集英社) / 슈에이샤(集英社)
초판(단행/문고) : 1987-08-10 / 199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