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지난주에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사람과 조촐한 환송회를 했다.음 나와 이번에 그만둔 분이 먼저 만나고 그전에 그만둔 청년이 나중에 합류했으니 상당히 조촐했다.
얼마전에 그만둔 분인 a는 정말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그만둔 케이스였다.아니 거의 짤린 수준이었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짐싸 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본인도 당황스러웠지만, 나도 무슨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수 없어서 한동안 어리버리했다.
짐을 싸시는 분위기로 보아하니 정상적인 환송회같은것이 있을 분위기가 아니였기 때문에 메신저와 문자로 무조건 술약속을 받아냈다. 직급은 나보다 위이지만 나이는 나보다 어리기도 했고, 내일을 보이지않게 많이 덜어주려고 한 분인지라 나도 맘이 아팠다.
미리 약속을 잡아놓았지만, 설마 요즘 하고 있는 일이 막바지에 이르러 모두 정신이 없었지만, 난 우리 중간 보스나 (a를 스카웃한 분이다) 다른 직원들이 말로는 모라고 못해도 메신저라도 언제 우리끼리만이라도 한번 봐요 라는 멘트들을 날릴 줄 알았다.
근데 오호 통재라... 어제 나랑 술을 마시면서 a는 자기에게 술 마시자고 한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했다.우리는 강호인으로써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는지를 애통해했다...
친하기로 따지자면 난 a와 4개월동안 같이 일했지만, 제대로 술한번 마셔본적이 없고 다른 직원들은 야근과 주말 근무 등으로 정말 얼굴 마주보고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이 살면서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한다. 하지만 내가 알고 이해할수 있는 강호의 의리는 이런것이 아니다.별로 좋은 모습으로 나가지 못한 분에게 어떻게 밥한번 먹자는 말을 하는 인간이 없다는 말인가? 이런 잡것들...
제발 이번 바쁜일이 마무리되면 사람들이 a에게 한번 보자고 전화했음 좋겠다. 다시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이렇게 대한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세상이 넓은 듯 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 줄 모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설령 다시 못본다하면 좋은 기억으로 오래오래 남아야 될것이 아닌가..
한동안 내 메신저 명이 一期一會였던적이 있다. 나도 퍽이나 지랄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관계의 폭이 무척이나 작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만나는 모든 인연들을 소중히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다 내맘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도리는 하고 살았음 좋겠다. 아무리 직장이라는 곳이 인간의 형상을 한 짐승의 무리라고 해도 말이다.
글을 쓰고 삼실을 한번 둘러보니 인간들이 더 싫다.ㅠㅠ 이런 드러운 성격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