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the dog of flanders (파트라슈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이 세상은 내게 단 한번만 주어진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20 Jun 2026 18:09:04 +0900</lastBuildDate><image><title>파트라슈</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264211871459820.jpg</url><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파트라슈</description></image><item><author>파트라슈</author><category>문학/소설/시/에세이</category><title>크누트 함순, &amp;lt;땅의 혜택&amp;gt;을 읽고  - [땅의 혜택 (무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17339751</link><pubDate>Wed, 17 Jun 2026 12: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patrache/173397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36748&TPaperId=173397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6263/23/coveroff/89546367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36748&TPaperId=173397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땅의 혜택 (무선)</a><br/>크누트 함순 지음, 안미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06월<br/></td></tr></table><br/><br><br>1890 년즈음, 북유럽, 노르웨이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었다. 경상도 사나이처럼 무뚝뚝하고 억센 남자 이사크. 이사크는 아무도 없는 공유지에 들어가 혼자 황무지를 개척하기 시작한다. 나무와 풀을 베고 감자를 심고  염소를 기르고 오두막을 짓는다. 이사크는 힘이 좋고 부지런하여 순식간에 황무지는 각종 농작물로 가득차고 풍성해진다.  이사크는 집도 땅도 가축도 있었지만 일을 도와줄 하녀는 없었다.  친절하지도 않고 잘생기지도 않았고 목소리는 거칠어서 짐승 같았다. 그래서 혼자 살 수 밖에 없었다. 외롭고 고생스런 나날이 이어졌다. 어느날 이사크를 도와줄 사람이 우연히 찾아왔다. 키가 크고 피부가 그을린 여자였고 큰 체격에 손이 단단한 서른에 가까운 여자였다.<br>이사크와 잉에르의 첫 만남을 묘사한 대목은 이 소설의 백미다.  투박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는 두 사람의 만남을 그려내는 대목부터 나는 이 소설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br>"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잉에르랍니다""그쪽은요?""이사크요""이사크라, 여기 사시나요?""그렇지요,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삽니다""괜찮네요"그녀가 칭찬하며 말했다. <br> 그녀는 안으로 들어와서는 자신이 갖고 온 음식을 좀 먹고 그가 내놓은 암소젖을 마셨다. 그러더니 따뜻하게 싸 온 커피를 데웠다. 잠자리에 들기 전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고 아늑한 시간을 보냈다. 자리에 누운 그는 그녀와 함께 있고 싶었고, 그녀는 그에게로 왔다. <br>아침이 되어도 그녀는 떠나지 않았고, 낮이 되어도 머물렀다. <br>여자의 이름은 잉에르였고 남자의 이름은 이사크였다. <br>&nbsp;외로운 남자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여자에게서 흠잡을 것이라면 발음이 또렷하지 않고 언청이라서 늘 고개를 돌리고 있다는 것뿐이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런 입술이 아니라면 그녀는 그에게 오지도 않았을테니, 그녀의 토순은 그에게에는 행운이었다. 그 자신은 어떤가. 그에게는 흠잡을데가 없던가? 수염은 뻣뻣했고 체구는 땅딸막했으며, 생김새는 울퉁불퉁한 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흉측했다. 그는 언제라도 날강도로 변할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잉에르가 도망치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었다.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가 나갔다가 돌아오면 잉에르는 오두막에 있었다. 둘, 오두막과 그녀는 하나가 되었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6-<br><br>&nbsp;잉에르는 이사크와 같이 농장을 일구어 나간다. 둘은 어느새 서로 믿고 의지하는 동반자가 된다. 잉에르는 언청이였다. 그런 잉에르를 이사크는 땅처럼  사랑한다. 잉에르는  마을에 가서 자신이 키우던 소 금뿔이를 데려온다. 금뿔이는 송아지 은뿔이를 낳고 잉에르도 아이를 여럿 낳아 땅의 혜택으로 키워간다. 이사크 부부는 늙어 마침내 대농장의 영주가 된다. <br>&nbsp;소설에서 끊임없이 묘사되는 것은 이사크와 잉에르 가족의 노동이다. 그들은 황무지에서 풀을 베 건초를 만들고 돌을 걷어내고 나무를 자르고 염소젖을 짜 치즈를 만들고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오두막과 가축우리를 만든다.  일상의 노동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노동은 수고롭고 고단하게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기찻길의 침목처럼 소설을 지탱하는 힘이자 고갱이다. <br>&nbsp;이 소설을 읽다보면 고단했던 한국 시골 농부들이나 화전민의 삶이 그려지기도 하고 산업화 시대에 땅을 지키려 했던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한다.  묵묵히 땅을 지키는 이사크 가족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감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지만 흥미롭게도 함순은 소설 곳곳에 불안감을 일으키는 복선을 깔아 놓았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작품을 읽는 내내 이사크와 잉에르에게 불행한 일이 터질 것 같은 위기감이 느껴져서 페이지 넘김을 서두르게 된다.&nbsp;<br> &nbsp;이사크가 터전을 잡은 곳은 공유지였고 국가소유의 땅이었다. 이사크의 농장이 남부럽지 않을 만큼 잘 되고 있을 때 지방행정관 게이슬레르가 나타난다. 게이슬레르는 이사크가 현재 무단으로 농사짓고 있는 국가소유의 땅에 대해 소유권 이전을 제안한다. 이 대목에서 혹시 이사크가 게이슬레르에게 사기를 당해 농장을 전부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결국 게이슬레르라는 인물도 땅의 혜택을 믿는 사람이었다. 나중에 이사크의 농장에서 구리광산이 발견되면서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이사크가 종사하고 있는 전통적인 농업의 대척점에 있는 광산업과 상업의 물결이 이곳에도 휩쓸려 오기 때문이다. 돈냄새를 맡고 몰려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사크는 농장을 지킬 수 있을까?<br>&nbsp;그리고 이사크의 아내 잉에르, 그녀는 대단히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인물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매력을 느꼈던 인물이 그녀였다. 그녀는 순수해 보이면서 가슴 가득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다. 언청이라는 결점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고 사랑받지 못했던 탓일까? 그녀는 자신의 딸을 죽인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언청이 수술을 받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출소한다. 이사크도 몰라보게 예뻐지면서 그녀는 이사크 몰래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잉에르에게 교도소 경험은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니라 새로운 날개였던 셈이다. 그러나 잉에르는 결코 농장을 떠나지는 않았다. 잉에르가 농장을 떠났던 것은 단 한번, 감옥에 갔을 때 뿐이었다. <br>&nbsp;잉에르가 교도소에서 풀려나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 이사크의 설렘, 잉에르가 교도소에서 낳은 딸과 셋이서 그들의 농장 셀란로를 향해 가는 여행길은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잉에르가 농장 셀란로와 이사크를 끝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언청이였던 자신을 받아준 이사크를 기억했기 때문일 것이다. <br>&nbsp;이 소설은 19세기 말 노르웨이의 시골을 그린 작품이다. 멀고 생소한 북유럽의 노르웨이의 시골이지만 과거 산업화시절 우리의 시골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다. 소설에서 이사크의 농장은 셀란로라는 이름이 붙고 이웃 악셀 스트룀의 농장은 모네란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려진다. 농장마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우리 전통 농촌에서 집집마다 택호를 붙이던 관습과 비슷하다.  집주인의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고 그의 집과 농사짓는 땅 전체를 아우르는 별도 이름(택호)를 붙이는 관습이 그 먼나라 노르웨이의 옛 시골에도 있다니 인간의 삶의 양식에는 확실히 보편성이 있다. <br>&nbsp;80년대 방영하던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나는 디지털 문명에 지친 내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고  땅과 자연에 대한 동경이 더 커졌다.  실제로 함순이 이 소설을 발표한 시기는 1920년.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으니 전쟁에 대한 환멸과 공포에 극도로 시달리던 때. 그때와 지금도 여전한 게 있다면 또 다른 경제전쟁이 끝도 없이 사람들을 피곤하고 소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br>&nbsp;변하는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고단하지만 소박하고 작은 세계에 만족하는 소설 땅의 혜택이 가지는 의미는 만만치 않다.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모든 것을 소유해야하고 일과 쉼이 구분되지 않아 만성적 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처방은 작고 소박한 이사크의 농장이면 충분할 듯 하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꿈도 없이 깊은 잠을 자는 곳.<br> 이 책을 읽고 또 다른 소득도 있었다. 북유럽의 먼나라 노르웨이의 시골모습을  마음껏 상상하는 즐거움이었다. 내가 아는 세계가 훨씬 더 넓어진 풍성하고  경험을 했다. 지금도 어디선가 황무지를 일구며 이사크와 잉에르가  노르웨이의 깊은 산골에 실제로 살고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만약 북유럽을 여행할 수 있다면 노르웨이를 맨 먼저 가보려고 한다.  다만, 함순은 이사크의 농장이 위치한 곳의 구체적인 지명을 소설에서 설정하지 않았던 점은 아쉽다. 그래서 내가 직접 그 곳을 그려봤다.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6263/23/cover150/89546367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263235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