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the dog of flanders (파트라슈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이 세상은 내게 단 한번만 주어진다</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07 May 2026 16:55:17 +0900</lastBuildDate><image><title>파트라슈</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264211871459820.jpg</url><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파트라슈</description></image><item><author>파트라슈</author><category>나의 이야기(글쓰기)</category><title>옛친구</title><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17098571</link><pubDate>Wed, 18 Feb 2026 11: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patrache/17098571</guid><description><![CDATA[&nbsp;모임앱에서 20년 전 인연이 끊어진 옛친구를 만났다. 만난 것이 아니라 발견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다른 모임 구경도 해보자 싶어서 이런저런 모임을 둘러보는 중 알고 있던 이름을 하나 발견했다. 처음엔 동명이인 인가 싶었다. 프로필을 클릭해보니 역시 그였다. 본인 사진을 프로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는 순간 나는 뭔가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것처럼 깜짝 놀랐다.<br>&nbsp;그와 인연이 끊어질 때 좋지 않게 헤어졌고 심한 말다툼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정확히 특정할 수 없었지만 아마 내 잘못이 더 컸을 것이다. 말다툼할 때 심한 욕설도 오고 갔었다. 그의 사진을 보고 놀랐던 이유는 그와의 마지막 연락을 기억에서 삭제시켜 버릴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 일을 다시 떠 올리는 일은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다. 그도 그랬을까? 아마 그도 나에 대해 다시 떠 올리기 싫은 혐오스런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br>&nbsp;그는 대학시절 나름 나의 유일한 절친이자 지기였고 책을 좋아하고 전공이나 철학쪽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 이야기가 잘 통했지만 성격이 깔끔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일을 대책 없이 벌려놓고 수습을 잘 못하는 사람이었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 듯 했지만 학과 리포터를 제때 제대로 제출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고 마감기한이 다 돼서 내 리포터를 기웃거렸다. 내 자취방에 와서 며칠씩 묵으면서 나를 불편하게 한 적도 많았다. 전기밥솥 솥을 철 수세미로 박박 긁어 설거지해서 밥솥 코팅을 다 벗겨 못쓰게 만든 일이 생기자 나는 그를 내 자취방에서 영구 추방해 버렸다. 밥솥 사건은 그 이후로 그가 나를 비난할 때마다 되풀이하는 좋은 먹이감이었다. <br>&nbsp;그는 독실한 크리스챤이었지만 술과 담배를 마음껏 즐기다가 주일마다 교회 가서 참회기도 한 번으로 깨끗하게 도덕 세탁을 하는 모습도 보기 싫었지만 결국은 나도 그와 같은 부류였다. 차이점이 있다면 나는 교회에 나가지 않고 방에서 스스로 셀프 사면을 해 왔다는 것. 그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있자니 또다시 온통 그를 비난하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내 모습도 제대로 된 인간은 아닌듯싶다. 그래서 다시 기억을 복원해 보니 좋았던 일, 고마운 일이 훨씬 많았다. 좋은 일이 없었던 게 아니라 나는 그와의 추억을 부정적으로 편집해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br>&nbsp;그가 속해있던 그 모임에 가입해서 그에게 연락을 시도해 볼까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와는 인연이 끝났지 않은가? 지금 와서 그에게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인간은 육체적 생노병사만 겪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생노병사가 있다는 말을 누군가 했었고 나는 그 말을 정말로 확실하게 믿는다. 아니 믿음이 아니라 그말은 엄연한 사실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잘 관찰해보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미친 듯이 사랑하던 사람과도 언젠가는 헤어져 죽는 순간까지 영영 볼 수 없는 상황들은 전혀 생소하지 않고 지극히 자연스럽다. 친구 간의 우정도 마찬가지고 부모 자식 관계도 역시 그렇다. 죽음이 관계를 소멸시키기도 하지만 죽음과 상관없이 소멸되는 관계가 사람들에게는 훨씬 많을 것이다. <br>&nbsp;그는 어딘가에서 잘 살아 있겠지만 그와 나의 관계는 연락과 소통이 단절되면서 완벽하게 끝이 났다. 관계의 생노병사에서 死의 단계다. 그러니 나는 그에게 말을 걸 수도 없고 걸어서도 안된다. 역으로, 웃기는 상상이지만, 그가 내 연락처를 알아내서 내게 말을 건다 해도 나는 응하지 않을 참이다. 이렇게 독백으로 그를 추억하는 일만이 그와 소멸된 관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합당한 일이라고 본다. <br>&nbsp;그때는 그가 미웠지만 지금은 그 미움이라는 감정보다는 당시 미숙했던 내 인간관계 요령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 대학시절부터 10년의 인연이었고 그 후 20년이 흘렀다. 나는 이제 20년만에 그 옛 친구와의 관계를 홀가분하게 정리할 수 있다. 그에게 빚진게 있어 내 몫을 마무리하려 한다. 그때 내 친구여서 정말 고마웠다. 이 짧은 글은 그를 마지막으로 소환해서 내 기억에서 완전히 소멸시키는 리추얼이다. ]]></description></item><item><author>파트라슈</author><category>나의 이야기(글쓰기)</category><title>군불</title><link>https://blog.aladin.co.kr/patrache/17098565</link><pubDate>Wed, 18 Feb 2026 11: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patrache/17098565</guid><description><![CDATA[오래전 부모님과 살던 집.아랫목에 자식들 양보하고 아버지는 늘 창호지 발린 문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주무셨다.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잦아들면 겨울바람에 문풍지 바르르 떨리는 소리. <br>&nbsp;새벽에 방이 식어 잠이 깨면 창호지문 밖에 빨간 군불 그림자 화르륵 솟구친다. 아버지는 늘상 새벽에 일어나 군불을 넣어 방을 다시 데워줬고 그 온기에 사르르 아침잠 늦게까지 달게 자곤 했다.<br>&nbsp;아버지의 그 수고로움 이제는 잘 아는데 그 고마움 전할 아버지 안 계시고 기억도 희미해져 간다. 가스보일러 돌리면 후끈한 아파트 방은 외풍도 없고 어깨도 얼굴도 안 시린데 군불 때고 들어오시던 아버지 외투에 묻어있던 그 서늘한 새벽 냉기는 왜 그리운 것일까. ]]></description></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