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어떤 자세로 잠들고 싶으세요?
 
강변, 침대 밑 마루바닥, 흰 구름 아래 풀밭, 밤의 노천 카페, 아니면 밀밭
 
오후 네 시면 밀밭에서 여우를 기다리던 어린 왕자
 
 
아아, 저도 자러 가야지요........
 

          RADIOHEAD in Gogh

출처 : the origin by rh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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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3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언덕 위하고 노적가리 앞에서 한숨 잘래요.

urblue 2004-10-0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고 싶어요. 흑. 잠안와서 밤새고 새벽 6시에 잠들었는데 벌써 깬 거 있죠.

에레혼 2004-10-03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들 그러세요, 님들?
우리 잘 건 자면서 삽시다
아무리 알라딘에 소원을 들어주는 신기한 램프가 있다 해도 말이지요......

로드무비님, 새벽 다섯 시가 가까워지도록 심야 산책을 하신 걸 알고 있습니다(간밤에 네가 한 일을 나는 알고 있다! 버전 ㅋㅋㅋ)
유아블루님은 연애라는 비타민 부족 현상이 아닐까요^^
두 분께 적당한 처방전을 곧 보내 드리지요

urblue 2004-10-0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연애라는 비타민 부족 현상에 적당한 처방전이라면, 남자라도 보낼 요량이신 건가요? -_-;

에레혼 2004-10-0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품 값보다 택배 비용이 더 들지 않을까요 ^^
가볍게 처방전을 생각했다가, 님의 반응에 갑자기 고민이 되기 시작하네요....
그런 상품이라면, 또 따져 봐야 할 조항들이 많아서.... 혈액형이라든가, 체형이라든가, 식성이라든가, 성격이라든가, 채무 관계나 보험 등속... 거기에 종합검진 증명서도 하나 발부받아야 하고..... 이런 골치 아픈 선물을 원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그냥 종합 비타민 한 병 쯤으로!

urblue 2004-10-0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역시 남자보다는 책이나 음악이나 먹을거나 뭐 그런 게 좋다구요.
 

 

"혼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공상을 나는 몇 번씩이나 해 보았었다. 그리하여 나는 겸허하게, 아니 남루하게 살아 보았으면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되면 '비밀'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하여 말을 한다거나 내가 이러이러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인다거나, 나의 이름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바로 내가 지닌 것 중에서 그 무엇인가 가장 귀중한 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는 생각을 나는 늘 해 왔다. 무슨 귀중한 것이 있기에? 아마 이런 생각은 다만 마음이 약하다는 증거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단순히 살아가는 일뿐 아니라 자기의 존재를 '확립하기' 위하여 누구에게나 반드시 필요하게 마련인 힘이 결핍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환상에 속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같은 타고난 부족함을 무슨 드높은 영혼의 소치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전히 그런 비밀에 대한 취향이 남아 있다. 나는 오로지 나만의 삶을 갖는다는 즐거움을 위하여 하찮은 행동들을 숨기곤 한다.
비밀스러운 삶. 고독한 삶이 아니라 비밀스러운 삶 말이다. 나는 오랫동안 그 꿈이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믿어 왔다.

...................
자기가 사랑하는 그 꽃들을 아깝다는 듯 담장 속에 숨겨두는 그 사람들의 심정을 나는 너무나도 잘 이해할 수가 있었다. 하나의 정열은 그 주위에 굳건한 요새의 벽들을 쌓아두고자 한다. 그때 나는 하나 하나의 사물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밀을 예찬했다. 비밀이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것을.

................
이런 비밀스러운 삶은 그러므로 반드시 부자연스럽고 수치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런 삶은 우리들 자신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나는 그런 비밀스런 삶이 반드시 우리들을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나는 여기서 어떤 행동의 방식을 묘사하고 있는 것뿐이다....... 겁을 먹은 짐승들만이 몸을 숨긴다. 그들이 몸을 숨기는 것은 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종류의 삶은 분명 내면적으로 약한 데가 있다는 증거라고 여겨진다."

                            

                        쟝 그르니에,  <섬>의 "케르겔렌 군도" 중에서 
 
 
                                -----------------------------------
 


 

 

 

 

 

 

 

 

 

 


* 요즘 상반된 두 가지 목소리가 불협화음의 교향곡처럼 내게 울려온다.
지금까지 살아온 습성대로 나를 은밀하게 자기 안에 품고 있고 싶은 욕구, '비밀에 대한 취향'을 노래하는 목소리가 하나라면, 
다른 또 하나는 나를 내 밖으로 끄집어내 '타인의 시선' 앞에 던져놓아 버리라는 유혹의 목소리.
 
* 삶의 비밀스런 태도가 지닌 명백한 장점 몇 가지...
첫째, 쓸데없이 다른 이의 반응에 신경 쓰거나 간섭받지 않을 자유가 있다. 관계나 소통을 위한 의무와 책임에 기운을 소진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구체적인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속으로는 제멋대로의 생각과 판단을 하더라도, 적어도 '관계 속에서의 실수'를 막을 수 있다. 그러므로 상처란 게 있다면 자신 안에서 자연 발화, 연소되는 내상이 있을 뿐이다.
셋째, 쟝 그르니에도 말하고 있듯이, 그것이 환상이든 아니든, 비밀스러움만이 형성해 주는 행복감과 자족감이 있다.
   
* 그런 한편 "겁을 먹은 짐승들만이 몸을 숨긴다. 그들이 몸을 숨기는 것은 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종류의 삶은 분명 내면적으로 약한 데가 있다는 증거"라는 그르니에의 말이 내 안의 벽에 부딪쳐 울려나온다.
나의 '비밀스러운 삶에의 취향'은 바로 나 자신이 빈한하고 나약하고 평범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이건 섬약하고 면역성 없는 자신을 생생한 자극과 관계의 부딪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비겁함이다. 두려움에서 나온 격리주의이다. 

* 진정한 비밀스런 삶이란 무엇인가와 그것을 얻기 위한 전략에 대해 쟝 그르니에는 이렇게 훈수를 둔다.
데카르트가 암스테르담의 한복판에서 "도무지 변화라곤 없는 데다가 계속적이며 공개적인, 그리고 극단적으로 단순한 생활을 영위함으로써 그 비밀을 충실히 지킬 수 있었고",  "그는 생활을 완전히 개방해 놓음으로써 정신은 자신만의 것을 간직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무해무득한  내용의 비밀 얘기는 보다 솔직하고 소상히 털어놓아 다른 사람의 호기심에 선수를 치고, 자신의 비밀스런 삶을 제대로 손상 당하지 않고 보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 나는 두 목소리 모두에 귀 기울인다. 두 목소리 모두에 이끌린다. 그건 둘 다 내 안에서 들려오는 것이다. 나는 동시에 '비밀의 취향'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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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3 0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해무득한 내용의 비밀 이야기 정도로 해요.^^

에레혼 2004-10-0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까요
無害 無得.... 과연 그런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지
저는 이즈음 내가 나를 열어놓는다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인지를 궁금해 하고 있어요
어디까지 나를 던져 놓을 수 있을까, 무심하게, 별것 아닌 그 '나'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아오이 2004-10-03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앙.....앙.....

에레혼 2004-10-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이
시월은 분명 물기가 많은 계절인 듯싶어
하늘의 구름들도, 나뭇잎들도, 사람들의 옷깃 사이로 보이는 빈 목덜미도, 그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동자에도......

프레이야 2004-10-0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혹적입니다.^^ 비밀스러움도 님의 취향도...

에레혼 2004-10-0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매혹'이란 말, 제가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그렇기는 하나 그 말을 저를 장식하는 형용사로 부여하는 건 좀 가당찮다는 생각이......

매혹은 '순간들'에 있는 것 같아요, 지나가 버리는, 가볍게 흩어지는 구름 같은, 불꽃놀이의 환한 빛의 명멸과 사라짐과 같은, 짧은 순간들...... 그런 순간의 매혹을 느끼고 알아차리는 데 점점 기운이 딸려 가고 있어요...... 비밀에 대한 취향을 유지하는 데도 어떤 에너지가 필요한데, 가령 자신에 대한 고집스런 믿음이라든가 고독에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는 견고함 같은 것 말이지요...... 순간의 매혹과 비밀의 취향을 오래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과 그 마음을 따라 주지 못하는 몸, 이 이율배반에서 오는 나른한 피로와 순응......
 

그저께 저녁에 돼지국밥집엘 갔습니다

돼지국밥.......

이름이, 어감이 좀 그런가요?

경상도 지방 음식인 돼지국밥

서울 사람들은  "돼지국밥 먹으러 가자" 그러면 잠시 움칠하더군요

소고기국밥은 들어봤어도 돼지고기로도 국밥을 끓이나... 기름기가 많고 냄새도 제법 역할 텐데.....

하지만, 일단 한번 맛을 보시라니깐요

신기할 만큼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저는 속이 좀 부대끼거나 허하게 느껴질 때,  뜨거운 국물로 속을 채우고 싶을 때, 돼지국밥이 몹시 땡깁니다

어쨌든 제가 잘 가는 돼지국밥집이 있는데, 이름하여 "권 돼지국밥"

 

 

 

 

 

 

 

 

 

 

 

 

 

이 인근에서는 제법 그 맛이 알려져 있지요

실속있는 맛집들의 거개가 그러하듯이, 이 집 역시 허름하고 좁은(깔끔함과는 거리가 먼) 외관에 변함없는 메뉴와 음식 맛으로만 승부를 겁니다

이 집의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아래 사진에 담은 것인데요,

자, 퀴즈 나갑니다

이건 대체 뭐에 쓰는 물건일까요?

이 식당의 테이블 상판과 아래에 붙어 있는 것이랍니다

 


 

 

 

 

 

 

 

 

 

 


 

 

 

 

 

 

 

 

 

 

퀴즈를 맞추신 분께는 '돼지국밥' 정도의 따뜻함과 정을 담은 선물을 드리도록 할게요

조촐한 시월맞이 퀴즈, 즐겁게 도전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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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0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그 온기를 먹는 내내 유지할 수 있는 핫 플레이트 같은 것?

starrysky 2004-10-0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플레져님과 같은 생각이어요.
근데 저거 혹시 다리미?? 우와, 아이디어가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쿠쿠. (근데.. 혹시 무릎이나 발등 위로 떨어지면 어쩐대요..;;)

저도 라일락와인님께서 예를 드신 여느 서울사람들처럼 '돼지국밥' 하면 왠지 냄새도 많이 나고 느끼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한번도 못 먹어본 메뉴인데, 찍어주신 사진 보니까 맛날 것 같네요.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

에레혼 2004-10-02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플레져님, 퀴즈 내자마자 부저를 울려서 깜딱 놀랐잖아요^^
그러고 보니 제가 데드라인을 정하지 않았군요
뭐, 잠시 즐겁자고 낸 퀴즈이니까, 오늘 밤 자정까지 기다려 보도록 하자구요
일단 플레져님의 답은 접수해 놓을게요

에레혼 2004-10-02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답글 다는 사이에 스타리님도 부저 울리셨네요^^
님도 조금만 같이 기다려 주세요!
[아, 상품은 어떤 수준에서 준비해야 하나.... 이러다가 혹시 살림 거덜나는 사태가^ㅣ^]

그리고 돼지국밥,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드셔 보세요, 단 중독의 위험이 있음!
(남녘으로 내려올 일이 있으면 제가 구수한 돼지국밥은 얼마든지 대접해 줄 수 있는데 말이지요!)

로드무비 2004-10-0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떡하죠?
플레져님과 스타리님이 부저를 먼저 눌렀으니......
핫플레이트 같은 기능 맞는 것 같은데요.
으슥한 골목길의 권돼지국밥에서 저도 국밥 한 그릇 먹어보고 싶군요.^^

urblue 2004-10-02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생각이...그런데 설마 다리미로?

에레혼 2004-10-0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이제 신데렐라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예상했던 대로 조촐하고 오붓한 퀴즈 놀이였네요... 기꺼이 같이 놀아 주신 님들, 고마워요!
처음 내보는 퀴즈라서, 난이도를 잘 조절하지 못했나 봐요, 문제가 너무 쉬웠든지, 아님 님들이 너무 지혜로운 건지 둘 중 하나겠지요, 모두 딩동댕 정답의 실로폰을 울려 드립니다!

ㅋㅋㅋ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디어죠? 다리미로 핫 플레이트 기능을!(대략 특허감 아닐까요?) 권 돼지국밥의 '권씨' 주인장 아저씨가 한 유머 하는 분이세요, 때마다 기발한 문구의 플래카드를 간판 위에 걸어놓곤 한답니다.

플레져님, 스타리 스카이님, 로드무비님, 유아블루님
제게 귓속말로 주소를 알려주세요(아, 로드무비님 건 알고 있네요...)
돼지국밥에 버금가는 따끈따끈한 선물을 보내 드릴게요
선물은.... 으음.... 퀴즈 출제자 마음대로 정하겠습니다 ^^

2004-10-03 0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03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야, 플레져님만 주는 게 아니라 네 명 모두에게......
심야에 소근소근 벌이길 잘하셨습니다.
밝은 대낮에 했으면 난리도 아니었을 거예요.
그나저나 돼지국밥 한 그릇을 밀폐용기에 넣어 보내시려나? ㅎㅎㅎ

에레혼 2004-10-03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귓속말은 잘 들렸으나, 정작 하실 말씀은 빠뜨린 게 아닌지...
주소! 님의 주소를 알려주셨어야지요^^
우리가 좀 그런 경향이 있지요, 기쁘고 설레는 마음에 정작 '사랑 고백'은 못하고 애먼 말만 잔뜩 늘어놓기 일쑤이지요, 아, 님의 말씀이 '애먼 말'이라는 건 아니구요^^

로드무비님, 님께는 돼지국밥 한 그릇 배달 나갈 테니, 깎두기나 김치 한 보시기 준비해 두세요!(아, 본디 돼지국밥에는 부추- 이 동네 말로 '정구지' 무침이 한짝을 이룹니다만)^^

urblue 2004-10-03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렇게 달랑 한 줄 코멘트로 넙죽 선물 받아도 되는 건지...
가끔 보면 말이죠, 서재 주인장들은 뭔가 주고 싶어 안달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구요. ^^

2004-10-03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4-10-0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작은 밥상에 옹기종기 둘러앉은 기분이네요~ ^^

2004-10-03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김치도 괜찮죠?ㅎㅎ
플레져님, 코멘트 추천!^^

마녀물고기 2004-10-0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신천역 근처에 촛불로 불판을 달구어 고기를 굽는 갈비집이 있다지요. 그곳 만큼이나 주인장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곳이네요. 연휴 잘 보내셨죠? (웬 뒷북이람.. )

에레혼 2004-10-0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휴가 벌써 까마득한 남의 시간처럼 느껴지는걸요
오랜만이네요, 마녀물고기님
우리 언제 촛불구이(아, 그럴듯하네요, 작명법이^^) 갈비집이나 '권 돼지국밥'에서 소주 한잔 해요...... 어쩐지 마녀물고기님한테는 고기라도, 국밥이라도 좀 먹이고 싶은 육친의 감정이, 기묘한 안쓰러움이 느껴져요, 왤까...

2004-10-04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 고흐부터 비발디까지"

제목이 그럴듯하지요?

요즘엔 이런 동영상이 아이들 교재로 쓰이고 있다네요

이런 주말 오후에,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화랑을 슬슬 거닐듯이, 가볍게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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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10-02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요즘 애들은 좋겠군요. 이런 걸로 배우면.

로드무비 2004-10-02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와인님, 언제 스티븐킹 빌려주세요.
나중에 제 만화책 읽고 반납할 때 함께...
님이 마지막였죠? 선인장님이 님 앞인가 뒨가?
아무튼 좀 있다가요.
님의 마이리스트 저번에 훔쳐봤답니다.
멋진 책이 많더군요.(침을 닦는다!)

에레혼 2004-10-0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아이들 책과 교육에 관심이 많으시지요? 님 서재에 들렀더니 그 사랑과 관심의 눈길이 가득하더군요, 새벽별님이 좋아할 만한 자료죠?^^
유아블루님, 우리도 일찍부터 저렇게 예술과 어울려 놀 수 있었다면 지금쯤 조금은 더 괜찮은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죠? 반 고흐의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이런 걸 그냥 드립다 줄 그으며 외우는 식이 아니라 좋은 음악과 함께 감상하고 음미할 수 있는,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놀이'로 말이지요......

에레혼 2004-10-02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지요, 로드무비님
제 기억에는 선인장님이 제 뒤였는데.... 그나저나 제 차례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지요?

지난번 님이 권해 준 덕분에 그냥 처박혀 있던 <낯선 연인>을 아주 맛있게 읽었답니다, 역시 책과의 인연도 다 때가 있고, 운명적인(!) 계기가 있는 것 같아요, 님이 아주 좋아하는 책이라는 말, 공감했어요!

로드무비 2004-10-02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쯤 블루님이 받으신다는군요.
그래도 만화라 금방금방 읽어치우시는 것 같아요.
<낯선 연인> 갖고 계신 분 처음 봅니다.
맛있게 읽으셨다니 참 반갑고 정말 님 말씀처럼 책과의 인연도
다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아주 깜찍한 이벤트를 하시는군요.^^
 

 

기억상실 - 오소영

내가 누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이럴 수도 있지, 뭐
왜 비틀거리냐고? 배가 너무 고파
왜 굶고 있냐고? 돈이 없으니까

아무리 걸어도 보이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배고프고 더러운데

쉴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 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디 사냐고? 나도 몰라
그런 게 어딨냐고? 여기 있지, 뭐
잘 곳은 있냐고? 물론 없지
어떻게 할거냐고? 될 대로 되라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는 것이 없어
난 이렇게 지치고 외로운데

머물 곳이 필요해 어디로 가야 할까 도대체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어딘 거야 어딘 거야 어딘 거야 도대체 여긴

 

 

 

 

 

 

 

 

 

 

 

 


편지 ─ 이성복


    1
 
 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길 가다 보면
 남의 집 담벼락에 붙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끼여 있다 아이들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가져갈 때도 있다 한잔 먹다가
 꺼내서 낭독한다 그리운 당신…… 빌어먹을,
 오늘 나는 결정적으로 편지를 쓴다

     

        2

   안녕
 오늘 안으로 나는 記憶을 버릴 거요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왜 그런지
 알아요?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요
 나는 선생이 될 거요 될 거라고 믿어요 사실, 나는
 아무 것도 가르칠 게 없소 내가 가르치면 세상이
 속아요 창피하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하오 결혼할 수 없소
 결혼할 거라고 믿어요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 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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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0-02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 묻고 있는 거며, 누구에게 쓰는 건지 조차 잃어버릴 때...
갑자기 추워진 어젯밤 불던 바람 만큼 낯선 풍경이네요...
추천하고 퍼갈게요 ^^
가을 맞으세요, 라일락와인님...

urblue 2004-10-02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은 한참 좋아할 때 친구 동생이 오소영을 추천했었지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랫만에 듣습니다.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4-10-0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듣는 곡인데 참 좋네요. 목소리에 청승도 없고...
추천하고 퍼갑니다.^^

에레혼 2004-10-0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유아블루님, 로드무비님
이 노래 참 좋지요? 오소영의 저 장식 없는 목소리와 창법도 좋고, 노랫말도 줗구요.
언젠가 서울 지하철에서 몇 년째 살고 있는 노숙자를 다룬 다큐 프로그램에서 저 노래를 듣게 됐는데, 한 마디 한 마디가 제 몸에 와닿아 소름처럼 돋아나더라구요......
가끔씩 어디선가 저 물음이 들려와요, 내가 누구냐고? 나도 몰라......